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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산림조합-산불복구 사업 관련 업체, ‘부적절한 자리’ 후 9일 만에 공동사업협약 체결

박윤식 기자
등록일 2026-06-09 14:30 게재일 2026-06-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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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피해목처리 업체와 상식선 넘는 술자리
포항으로 나와 2차까지 이어지는 자리 가져
영덕군, 논란 불거지자 공모 절차 일단 보류


 

부실 사업 집행과 구조적 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국정감사장 도마까지 올랐던 영덕군산림조합이 이번에는 산불복구 사업 관련 업체와 유흥주점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뒤 공동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는 시비에 휩싸였다. 

특히 이 논란은 조합장이 중심에 있어 파문이 커지는 모양새다.

영덕군산림조합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숲 가꾸기 사업 집행 부실과 수의계약 중심의 산림사업 구조 문제로 집중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영덕군산림조합 조합장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산불 피해목 파쇄사업 관련 업체인 B사 관계자들로부터 상식 선을 넘는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자리에는 A 조합장을 비롯해 B사 대표 C씨와 주주, 임원 등 업체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영덕지역 식당에서 식사한 뒤 포항 북구의 한 유흥주점으로 이동해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산림조합과 B사의 술자리가 있은 지 9일 뒤인 지난해 5월 20일 산불 피해목 파쇄사업과 관련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공동사업협약(MOU)을 상호 체결한 부분이다.

한 조합원은 “술자리 후 신속하게 업무협약이 진행된 것은 조합장의 부적절한 처신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면서 “이런 식으로 일 처리를 한 사실에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적정성과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가 조합장을 접대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본지가 확보한 녹취록에도 나타난다.  녹취록에는 “사업을 위해서 한 것”,  “나를 믿었어” 등의 발언과 함께 술자리 비용이 수백만 원에 달했다는 취지의 대화 등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런 내용을 제보한 D씨는 “산불 피해목 파쇄사업 물량 확보를 위해 업체 측이 조합장과 친분을 쌓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접대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당시 술자리에 접객원이 동석했으며, 업체측이 조합장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A 조합장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업체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영덕에서 포항으로 이동해 2차 자리를 가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응 제공 여부와 업무협약 체결 과정의 적정성, 사업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합장에게 접대한 B사 측은 술자리 참석 경위와 비용 부담 여부, 업무협약 체결 과정 및 사업 추진 경위 등에 대한 본지와의 사실관계 통화에서 “상당수는 부정하기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B사가 2차 유흥주점까지 가며 조합장을 접대한 것은 영덕군산림조합이 영덕군으로부터 양여 받을 227억 원 상당 규모의 산림관리 대행 예산 중 산불 피해목 제거사업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 것이란 분석이다. 

 

영덕군은 지난해 대형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나무들을 올해 중 대거 처리할 계획으로 있다. 군은 이 사업이 인력 구조상 집행이 어렵다고 보고 영덕군산림조합에 위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가 군민들의 특혜 의혹 지적에 일단 공모절차 보류를 결정했다.

 

영덕군산림조합의 전 팀장 K씨는 “조합이 B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상 사업 계약을 밀어줄 수밖에 없게 된다”면서 “이는 다른 업체들에게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영덕군산림조합 관련 의혹들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영덕지역 산불 예방 숲 가꾸기 사업과 관련해 활엽수 오벌채와 인건비 부풀리기 의혹, 설계·감리 부실 문제 등을 꼬집고 “산림청이 사실상 조합의 부실과 비리를 방조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당시 국감에서는 백억 원대 예산이 투입된 산림사업 과정에서 산림청과 산림조합, 지자체, 사업자 간 유착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이른바 ‘산림 카르텔’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산림청은 당시 관리·감독 부실을 인정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영덕군산림조합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이어지면서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은 여전한 상황이다.

영덕군산림조합원들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산불복구 사업에 막대한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사업 선정과 계약, 물량 배정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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