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기자`를 하려고 그랬는지, 어릴 적부터 식성이 좋았다. 어렴풋한 기억에 어머니의 증언을 더하자면, 밥을 먹다 부모님이 입씨름을 벌일 때 어린 나는 숟가락을 한 손에 들고 “밥 좀 먹자!”며 울었다고 한다. 될 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지금도 보양식 한두 가지를 빼곤 모두 잘 먹는 편이다. 그래도 피하는 음식은 있었다. 미꾸라지를 넣어 끓인 국, 추어탕이다. 맛 때문은 아니었다. 고등어, 갈치, 꽁치를 좋아해 생선이라는 이유도 통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미꾸라지를 한 무더기 사온 어머니는 넓은 대야에 그것을 풀어놓곤 했다. 매끈한 몸을 쉴 새 없이 좌우로 움직이던 미꾸라지는 곧 형체가 없어지고, 국이 되어 식탁에 올랐다. 살아 있던 미꾸라지가 생각나 차마 떠먹을 수 없었다. 당시
한우가격 고공행진에 한우전문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품질 좋은 재료로 최상의 요리를 만들어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는 것이 관건이다. 북구 장성동의 포항축협 축산물프라자 장량점은 최근 단돈 만원에 가마솥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한우요리를 점심특선 메뉴로 출시했다. 질 좋은 국내산 소고기로 만든 음식을 영양만점 솥밥과 함께 손님상에 올린다. 주 고객은 식당 인근 직장인들이다. 이들에겐 그야말로 `만원의 행복`이다. 3가지 점심특선 가운데 가장 심혈을 기울인 메뉴는 솥밥한우탕. 상주축협 직영식당인 `명실대감`의 인기메뉴를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사골 우려낸 국물은 뽀얀 자태를 자랑한다. 진하면서도 맑은 맛이 난다. 탕에 들어간 한우는 뼈 무게를 제외한 순수 고기 양만 170g이다. 약수로 지은 가마
콩국수는 여름을 대표하는 계절메뉴다. 콩국이 사르르 묻어난 쫄깃한 면발은 단연 여름철 별미로 꼽힌다. 각종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 무기질이 풍부하고 소화도 잘돼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불린다. 식당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콩국수 개시`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거나 메뉴판을 바꾼다. 여름 한 철이 끝나면 이듬해까지 또 `개시`를 기다려야 한다. 콩국수를 여름메뉴로 선보이는 식당과 대표메뉴로 판매하는 전문점의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남구 해도동의 `유림콩국수`는 사시사철 콩국수를 만든다. 국내산 콩으로 만든 콩국수를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자랑거리다. 유림콩국수는 대접에다 탱글탱글하게 삶은 면발을 담고 콩물을 부어 손님상에 올린다. 일반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집` 포항시 남구 일월동에 있는 `또순이얼큰한명태찌개`식당은 맛에 대한 자신감을 유리창에 문구로 새겨놨다. 세월 따라 간판은 낡고 상호는 빛바랬지만, 이 문구에 토를 다는 이는 없다. 오히려 단골만 더 늘었다. 시간이 흘러도 맛은 변함없단 뜻이다. 청림시장을 지나 도구방면 50m 지점에 자리한 이곳은 명태찌개 1인분 가격(1만2천원)이 저렴하진 않지만 때때마다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단골들은 또순이 명태찌개의 맛과 양(量)에 대해 입을 모아 칭찬했다. 특히 “반드시 배가 많이 고플 때 가라”고 강조했다. 얼큰한 국물로 속을 풀거나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에도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식사 주문을 하면 반찬이 먼저 상을 메운다. 구운 김과 노릇하게 익힌 생선구이, 배추
지난해 겨울 무렵 “우리 회사 근처에 괜찮은 곰탕집이 생겼다”라는 선배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다. 해(年)가 넘어가고 계절도 바뀌었지만, 그 곰탕집에 가봤느냐고 물어보는 직장 동료가 하나둘 늘어났다. 냉철한 시각만큼이나 까다로운 입맛을 지닌 기자들의 추천이 많아진 만큼 언제 한 번 가봐야겠다고만 생각했다. 사실 곰탕이 거기서 거기, 별반 다르겠나 싶었다. 하지만 직접 `서울곰탕`의 소머리곰탕을 먹고 나서야 `이 집은 꼭 소개해야겠다`로 생각이 바뀌었다. 이 정도 품질의 곰탕 한 그릇이라면, 독자들과 공유하는 게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북구 중앙로의 한일냉면 식당에서 포항운하 방면으로 50m가량 걸어가다 보면 크고 눈에 띄는 간판 집이 바로 `서울곰탕`식당이다. 죽도시장 안에서 운영하다 지난해
의외의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식당을 불쑥 만날 때가 있다. 평소에는 가던 걸음을 재촉하며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배가 고플 때에는 반가움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별 기대 없이 음식을 주문했는데 서비스는 물론 맛까지 좋다면 복권에 당첨된 기분마저 든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의 `가야성`도 기대 이상의 기쁨을 안겨주는 동네 중국집이다. 그린종합상가 입구를 지나 바로 정면에 자리한 가야성은 우연히 이곳을 찾은 손님들의 주린 배는 물론 허한 마음까지 채워주는 곳이다. 가야성에 들어서면 여느 식당과 분위기부터 다르다. 일단 위치부터 식당이 있을만한 자리가 아니다. 상가건물 1층 외곽에 자리해 인적이 드문 편인데, 식당 내부에도 4인용 탁자 3개가 전부다. 중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인 만큼 배달
김치찌개는 비교적 흔하고 평범한 음식이다. 김치만 있으면 누가 끓여도 평균 이상의 먹을 만한 맛을 낸다. 재료와 조리법이 간편해 요리하기 쉬운 것 같으면서도 깊은맛을 내기란 만만치 않다. 흔하고 평범한 음식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남구 대송면 송동리의 `고향토종흑돼지식육식당`은 포항공단 방면에서 대송면사무소를 지난 다음 삼거리에 있어 흔히 `삼거리식당`으로도 불린다. 흑돼지를 사용한 연탄양념불고기, 삼겹살·목살구이 등이 대표메뉴이지만 단골들만 아는 진짜 맛있는 요리는 따로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흑돼지김치찌개. 주로 고깃집엔 저녁손님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지만, 대낮에도 이곳을 북적이게 하는 인기메뉴이다. 이 집 흑돼지김치찌개는 된장찌개나 멸치촌국수 등 다른 식사
매끼 `집밥`을 먹기란 어려운 일이다. 최근 채널마다 셰프들이 등장해 일반 가정에서는 흔하지 않은 도구나 식재료 없이도 간편하고 쉬운 요리법을 선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직장인은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다반사다. 누구나 집밥을 그리워하지만 항상 먹을 순 없다는 점을 이용해 `우리가 진짜 밥집`이라고 내건 음식점도 많아졌다. 포항에도 가정식을 내세운 식당들이 꽤 있지만 남구 해도동의 `민들레식당`은 익숙한 듯 낯선 메뉴인 돌솥콩나물밥으로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향한 허기를 채워준다. 좁은 골목 한 편에 자리 잡은 이 식당은 내부구조 또한 일반 가정집처럼 돼 있어 분리된 공간마다 오붓하게 식사시간을 보낼 수 있다. 민들레식당의 대표 인기메뉴인 돌솥콩나물밥은 이름 그대로 돌솥
희로애락(喜怒哀) 감정에 따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음식은 달라진다. 슬프거나 우울할 땐 맵거나 혹은 달콤한 자극적인 맛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누구나 한번쯤은 음식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거나 혹은 스트레스를 해소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맛있는 음식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힘을 지녔다고 말한다. 다행히 얼큰하고 달달한 음식으로 위안을 얻으면 좋겠지만, 간혹 너무 많은 자극은 오히려 속을 불편하게 만들어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위안과 위협의 경계를 잘 정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국물요리 가운데 자극이 덜한 음식을 찾기란 힘들다. 따뜻한 국물은 먹고 싶은데 짬뽕처럼 간이 강한 건 싫고 돼지국밥을 먹자니 느끼하고 부담스러울 때, 안성맞춤인 요리가 재빨리 떠오르지 않는다
“괜찮은 음식점이 한군데 있는데, 시간 되면 같이 갑시다.” 부산 출생으로 스무 살 이후 타지생활 25년째인 40대 중년의 A선배가 맛집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지 어느새 30년에 접어든 기자는 고작 `포항살이` 3개월째인 그의 발걸음을 따라 북구 동빈동으로 향했다. “저 그런데 메뉴가 뭔가요?”라는 질문에 A선배는 “그러고 보니 먹을 줄 아는지 모르겠네. 꽁치추어탕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문득, 타향살이를 오래한 그가 지난 3개월간 이미 수차례 주변 사람들을 데리고 찾아갔다는 그 집 추어탕 맛의 비결이 무척 궁금해졌다. 포항운하 근처에 있는 `꽁치 다대기 추어탕`식당은 줄임말로 표기된 `꽁다추`간판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게 이름에서 이미 짐작
가히 추억의 위력이라 할만하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황금시간대, TV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추억을 판다. 17년 전으로 되돌아간 시청자들은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 열광한다. 과거의 기억이 상품으로 통하는 세상이다. 추억은 맛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특별한 요리가 아니더라도 당시 분위기와 상황이 미각을 자극해 맛을 결정짓는 경우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에 길들여진 남편이 `엄마가 해주던 맛이 아니다`며 아내를 괴롭히는 것도 추억의 책임이다. 실제로 어머니의 손맛이 뛰어날 수도 있지만, 솔직히 모든 엄마들의 음식솜씨가 좋은 것은 아니기에 맛 보다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의 탓이 크다.
각 그릇에 밥과 국, 반찬을 따로 담아먹는 일반적인 식단과는 달리 찜닭은 냄비나 쟁반을 중심으로 여럿이 모여 훈훈함을 곁들어 먹는 요리다. 가급적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요구되긴 하지만 마음 속 공허함을 달래는 데 찜닭만한 온기도 없다. 포항시 북구 대흥동의 닭요리 전문점인 `수탉`이 개점 10주년을 맞아 `찜닭 무한리필`을 선언했다. 전국의 여러 음식점들이 삼겹살, 게장, 랍스타 등의 무한제공 이벤트를 내세우고 있지만, 수탉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찜닭 무한제공에 팔을 걷어붙였다. 본점 양아영 대표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한 끼`를 모토삼아 평소 어머니가 해주시던 조리법으로 요리를 만들어 손님상에 올린다. 샐러드 소스, 절인 무까지 모든 음식에 조미료를
세상에 수 만 가지 달하는 요리들을 남과 여, 각각의 성별로 구분한다면 닭개장은 `남성`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건더기와 국물이 전부라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모습이 다소 둔한 듯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속이 알차고 푸짐해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 믿음직스럽기 때문이다. 그 맛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탓에 닭개장은 요리계의 상남자로 불릴만하다. 그 중에서도 남구 오천의 `유장춘닭개장`은 유독 경상도 남자의 기질을 드러낸다. 강한 인상과 무뚝뚝한 성격을 지녔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깊다고 알려진 것처럼, 이 집 닭개장은 볼품없는 외관과 새빨간 국물때문에 비록 투박스러워 보여도 푸짐한 양과 화끈한 국물로 감동을 전하기 때문이다. 유장춘닭개장은 우선 겉보기와는 달리 속이 꽉 찼다
너도나도 원조를 외치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특별한 무언가 없인 아류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특히 요식업계에서는 수십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그들의 첫 시작을 내세우는 등 원조경쟁이 더욱 뜨겁다. 관광도시인 경주시 내에는 유난히 `원조`를 내건 식당간판이 눈에 띈다. 경주빵부터 시작해 찰보리빵, 한정식, 떡갈비 등 메뉴에서부터 차림방식까지 비슷한 식당들이 유명세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면서 서로 자신들이 원조라고 외치고 있다. `진짜`원조 맛을 보기 위한 식도락들의 갈망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가운데 콩국만큼은 단연 `경주원조콩국`집이 제 이름값을 인정받고 있다. 60여년의 전통을 이어온 곳으로 알려진 가운데 원조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곳만의 특별한 맛, 즉 별미(別味) 콩국으로
간장이나 초장 등에 찍어먹는 생선회와 마찬가지로 주꾸미 역시 재료보다 소스가 그 맛을 좌우한다. 주꾸미를 떠올리면 담백하거나 고소한 본연의 맛보다는 `매콤하다`, `달콤하다`처럼 버무린 양념 맛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 중에서도 최근 매운맛을 더한 주꾸미가 요식업계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인지 어떤 매운 맛을 입힌 주꾸미냐에 따라 부쩍 늘어난 주꾸미 식당들 사이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입맛대로 매운맛을 조절 가능한 남구 오천읍의 `해담쭈꾸미`는 지역 내 위치한 주꾸미 프랜차이즈 체인점과는 달리 차별화된 맛으로 승부수를 뒀다. 건강한 조리법으로 불맛을 더한 주꾸미가 바로 이 집만의 강점이다. 덕분에 주꾸미의 제철은 봄이지만 이곳은 사시사철 언제나 주꾸미비빔밥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아휴~ 요즘 고기값이 너무 올라서 아무래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지난 13일 남구 효자동의 `하누야` 이숙희 사장은 단골손님들에게 넌지시 가격 인상을 이야기하며 울상을 지었다. 그동안 포항에서만은 최저가임을 자부하며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품질까지 지닌 한우로 놀라운 고기 맛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종전에도 `고기가 너무 싸서 남는 게 없다`며 끙끙 앓던 `하누야`는 결국 물가를 이겨내지 못하고 따라가게 됐다. 하지만 이곳 단골들은 `하누야`의 비장의 무기인 `등심` 때문에 비록 가격이 오르더라도 발길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등심은 꼭 이 집에서 먹어야 한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하누야`가 자랑하는 등심은 일단 A+이상의 높은 등급으로 품질이 좋아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들을 다녀보면 진짜 `맛집`만의 공통점을 몇 가지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눈 크게 뜨고 몇 차례 고개를 두리번거려야 비로소 식당을 발견할 수 있다. 주린 배 움켜잡고 얼마나 힘겹게 찾느냐에 따라 요리의 맛은 배가 된다. 간판도 제대로 된 곳이 잘 없다. 음식 맛과는 달리 식당 외관은 초라하기 일쑤다. 보통 이런 곳은 몇 대째 가업을 이어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단출한 2~3가지의 메뉴 역시 진정한 맛집으로서의 뚝심을 보여준다. 북구 흥해읍의 속초3대전통 메밀국수 집은 이러한 맛집의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다. 단골들은 이곳에 첫 발을 디딘 날을 떠올리며 `이런 곳에 식당이 정말 있나` `국수를 팔긴 하나`싶어 의아했다고 입을 모았다. 3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에 따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분명하게 나뉜다. 그 중에서도 분식(粉食)을 나눠 먹는 것이야말로 상대방과 내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를 말해준다. 직장상사나 업무거래처 사람들과 마주 앉아 순대나 튀김 등을 먹기엔 자칫 격식을 갖추지 못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뜻하는 분식은 오늘날 떡볶이, 라면, 만두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간식처럼 즐겨 먹는 요리로 자리 잡았다. 입가에 고추장 양념이 묻어도 껄끄럽지 않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편안한 사람과 함께 주로 먹을 수 있다는 특권도 지녔다. 그만큼 `분식 먹으러 가자`는 말에는 서로를 각별히 생각한다는 뜻이 담겼다. 포항시 남구의 연일지구대 가기 전 골목에 있는 `태산만두`는 자동차 한 대
`먹어봤자 내가 아는 그 맛이다` 혹독한 다이어트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을법한 `다이어트 명언`이다. 아무리 가슴에 새겨도 머리로는 수 천 번 이해하지만 입 속의 혀는 수 만 번 받아들이지 못한 문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문장의 함정은 오히려 우리가 `아는 맛`이기 때문에 모질게 끊질 못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먹어봤자 이미 아는 맛이라고 다독이며 안간힘을 써 봐도 혀가 먼저 맛을 기억하고 반응한다. 차라리 애초에 경험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을 혀에 한 번 새겨진 맛은 자꾸 떠올라 군침부터 돋운다. 남구 오천 `안양순대곱창` 식당의 대표메뉴인 순대곱창볶음 요리는 한 번 맛보고 나면 비오는 날 혹은 기분 좋은 날 등 어떤 시간이나 순간을 만끽하고 싶을 때 문득 떠올라 구미
고깃집의 명성은 불판 숫자와 비례한다. 각종 모임이나 회식을 위한 `넘버원` 장소로 고깃집이 꼽히는 만큼 겹겹이 쌓여가는 불판은 곧 그 집의 인기를 나타낸다. 남구 상도동의 `섬안정참숯불갈비`는 밤에는 불판, 낮에는 가마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동시에 여러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활용해 점심특선으로 선보인 `가마솥정식`이 바로 인기의 일등 공신이다. 덕분에 저녁때 주로 북적이는 일반 고깃집과는 달리 이곳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로 붐빈다. 일단 정식(定食)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반찬이 푸짐하다. 양팔간격의 테이블 위를 17가지의 반찬들이 빈틈없이 메운다. 양배추, 다시마, 상추 등 각종 쌈 채소부터 나물무침, 깻잎장아찌, 오이냉국, 겉절이김치 등이 입맛을 돋운다. 뚝배기에 담긴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