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후 시상대 위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 숙여 자신의 가슴에 붙은 일장기를 부끄러워했던 손기정에게는 평생에 잊을 수 없었던 스승이 있었다.그 스승은 양정보통고등학교의 교사 김교신이었다. 손기정은 그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아니 선생님이 계시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도 무엇이 저절로 배워지는 것같은 분이었다고 회상했다.손기정은 일본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교신에게 자동차로 앞서 달려 달라고 요청했다. 김교신은 자동차로 앞서 달리며 응원했고 올림픽 대표가 되었다. 손기정은 베를린 올림픽
최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국 사건 이후에 27%까지 올라갔던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다시 20% 가까이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논란이 악재로 작용한 면도 있다. 국민들은 민주당의 경제정책의 실패 등 총체적인 실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유한국당 등 보수당에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이는 보수의 부활이 결코 상대방의 잘못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다.결국 보수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보수통합, 보수의 가치의 재정립, 인적쇄신이 필요하다. 인재영입 1호인 박찬주 대장은 자유한국당이
1815년에 제정된 영국의 곡물법은 곡물가격을 유지해서 지주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곡물의 수출입을 규제하는 법이었다. 1845년에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감자마름병에 의한 기근은 전적으로 농업에 의존하면서 수백만명이 감자로만 연명하고 있던 아일랜드 주민을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게 하는 역사상 대참사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영국의 필 수상은 곡물법을 폐기하는 결단을 하면서 무역을 제한하는 관세들을 대부분 철폐하고 자유무역체제로 돌입하었다. 보수당은 필을 좇아 곡물법 폐지에 찬성한 사람들과 반대한 사람들로 나뉘어 싸웠다. 찬성파들은
검찰이 ‘타다’를 불법으로 결론짓고 기소를 하였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타다를 비롯한 플랫폼 업계 및 택시 업계 사이에, 나아가 신산업과 기존의 산업 사이에 경쟁과 출동의 여지가 있는 문제라며 이의를 제기하였다.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에 대한 법적 쟁점은 타다가 운전기사를 관리·감독하는 주체로서 여객운수사업법상의 사업자에 해당하여 면허를 받아야 하는 사업자인지, 아니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운전기사를 알선할 수 있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상의 예외규정에 따라 면허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느냐이다.검찰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교육개혁관계장관회의 결과가 발표됐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도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고, 수시비율이 높은 서울 소재대학은 정시 수능 전형비율을 상향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서울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40%선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러한 정책방향은 깜깜이로 상징되는 수시입시제도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에서 기인한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시 뿐만 아니라 정시 입시제도도 모두 불공정하다. 정시는 어릴 때부터 좋은 학원에서 선행과 무한반복으
조국 장관이 전격 사퇴했다. 그동안 광화문 광장과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조국 사퇴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시위가 여러 차례 열렸다. 조국 전 장관은 촛불시위가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제는 우리가 촛불민심의 의미에 대하여, 광장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과연 촛불 민심은 주권자 자체인가 아니면 주권자의 또 다른 대표인가.그러나 광장의 민주주의가 주권자의 의사라고 규정한 곳은 헌법 어디에도 없다. 우리 헌법은 대의제 민주주의에 입각하여 대통령과 입법부를 국민의 대표로 뽑고
386세대는 60년대에 태어나서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이들을 일컫는다.386세대는 20대 때 독재에 대항하면서 목숨을 걸고 지하활동과 야학, 학회활동을 통하여 조직력을 키웠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과 연대해 마침내 절차적 민주주의를 성취했다.어떤 사람들은 과거에는 6·3세대와 민청학련, 긴급조치 세대가 민주화 선배세대로 있었고, 같은 시대에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비로소 87년의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으므로 민주화의 영광의 열매를 386세대가 독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기도 한다.그러나 386세대는 도시 빈민 및 노동자계층과 중
필자는 지금부터 10여 년 전에 영국이 낳은 세계적 신학자 니콜라스 토마스 라이트의 ‘역사적 예수의 도전’이라는 글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책의 결론부에서 근·현대가 끝이 나고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는데 이미 세속화된 세상은 더 이상 신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종교개혁시대에 루터와 캘빈 등 개신교도들이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구호 아래 새롭게 성경을 해석하면서 근대세계를 설계하고 만들어 가는데 기여했던 것처럼 자신은 앞으로 곧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세상에 기독교인이 다시 기여하기 위해 ‘1세기 기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몇 주간 장외투쟁을 하였다. 연동형비례대표제에 관한 선거법개정 등 패스트 트랙으로 상정한 법률 때문이다.이를 두고 여야4당은 이제 장외투쟁은 과거의 투쟁방식이고 반민주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여야 4당의 의원수가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로 들어가서 논의를 진행해 봐야 선거법개정안이 통과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이런 상황에서 여야 4당이 형식적인 다수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자유한국당을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압박하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에 가둬 놓은 채 악의적인 비
메디치가는 15세기에 모직물 공업조합과 금융업을 통하여 부호가문이 되었고 당시 공화정이었던 피렌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이 시기의 르네상스의 움직임은 베네치아, 제노바, 피렌체 등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서 먼저 일어났지만 그 중에서도 피렌체는 르네상스를 이끈 중심이었고 메디치가는 그 피렌체를 만들었다. 메디치 가문의 시조인 코시모는 동서양을 합하고 세계제국의 수도가 되고 싶어 했다. 코시모는 찬란하던 고대 로마의 부활이라는 큰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인문주의 운동과 예술의 부흥을 실천했다. 또 코시모의 손자 로렌초는 플라톤 아카데미
필자의 어린 시절 도서관은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때는 새벽부터 줄을 서야 도서관 자리를 겨우 얻을 수 있는 시절이었다. 칸막이가 있는 책상의 작은 공간에서 모두들 수험서를 펴고 공부하던 어려운 시절이었다. 빌 게이츠의 말을 빌자면, 적어도 어린 시절 나를 키운 마을 도서관은 시립도서관이 아니라 책으로 가득 찬 캐비닛 몇 개를 가지고 있던 교회였다. 나중에 대학의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면서 법서를 읽었고, 신학책, 철학책과 역사책도 읽었다. 도서관의 오픈된 서가에서 읽던, 아니 읽고 싶던 책들은 ‘세상을 향해 열린 나만의
최근에 5·18민주화운동으로 시끄럽다.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투입된 살인폭동으로 폄훼한 지만원을 국회에 초청해 발언한 것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이 당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들이라는 점에서 자유한국당 자체의 정체성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이 발언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정통성을 결정적이고 치명적으로 훼손하는 발언이어서 결국 보수당인 자유한국당이 우리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의 문제로도 직결되고 있는 상황이다.자유한국당이 보수통
제일모직은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이 대구 침산동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모직공장이다. 지금은 이곳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서 있다. 여기는 작지만 컨벤션센터도 있고 혁신가를 키우는 강의실과 사업장도 있다. 야외에는 공연장과 꽤 근사한 식당과 카페도 있다. 창조경제 혁신센터의 한 부분에는 오래된 건물이 리모델링돼 사용되고 있다. 이곳은 바로 제일모직 기숙사로 사용되던 곳이다.여직원의 기숙사는 이병철 회장이 제일모직 공장을 지으면서 특별히 관심을 둔 곳이다. 그는 1천명이 넘는 여직원을 위해 모든 기숙사에 스팀난방을 하고 목욕실, 세탁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자문위원회는 지난 9일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의원정수를 360석으로 확대하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자문위원들은 의견서를 통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사실상 적극적이지 않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사활을 건 모습이다. 소수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에 소극적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부패한 거대정당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몰아가고 있다.그러나 야 3당의 주장처럼 연동형 비
지난해 12월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선거제도 개혁 합의문을 발표했다.그러나 여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및 나머지 야 3당 간에 합의문의 해석 차이가 드러나는 등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거세지고 있다.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소선거구 다수대표제와는 별도로 전국 단위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둬 별도로 선출하는 방식이다.지역구 의원선거에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를 채택한 결과 당선된 후보자에 대한 투표만 유효하고 나머지 투표는 사표가 되는 결과가 발생하고 정당에 대한 득표율과
국책연구원인 통일연구원은 지난 12일 정전협정을 대체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협정’ 초안을 공개했다. 국책 연구기관 차원에서 평화협정 초안 전문을 발표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지만 평화협정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 맥이 닿아 있다. 이 초안은 협정 체결 시점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약 50% 달성 시점”이라면서 이를 2020년 초반으로 가정했다. 통일원이 작성한 초안에 따르면, 어느 정도의 비핵화 단계에 이르면 ‘유엔사 해체 후 한반도 평화관리위원회로의 전환’, ‘미·중 핵무기 한반도 전개·배치 금지’ ‘외국군과 대규모 연합 훈련 금지’를 시행하도록 했다. 또 ‘미국은 조선(북한)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어떠한 형태의 무력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며, 조선도 미국에 대해 동일하게 확약한
독일의 직업을 이야기할 때 루터는 중요하다. 루터는 중세의 끝자락에 종교개혁을 통해 헤라클레스가 돼 세속화라는 근대로의 문을 열어젖혔다. 루터는 ‘모든 사람이 사제’라는 만인사제설을 주장하면서 인간이 하는 모든 직무나 일은 신학적으로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고 했다. 그때까지 중세의 사회질서는 이중적 계급으로 영적 신분인 사제계급과 세속적 신분인 평신도로 구분됐다. 그러나 루터는 두 왕국이론을 가지고 종교권인 교황권으로부터 세속적 영역을 분화시켰다. 세 신분론을 주장하면서 세속적 영역인 정치적 영역과 세속적으로 노동하고 생산하는 경제적 신분을 분화시켰다. 세속적·경제적 신분은 다시 다양한 직업으로 분화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루터가 말하는 직업은 Beruf(소명)가 됐다. 이를 번역하면 ‘신의 부름’이라는
2018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능 이후에 영국 대학생도 틀리는 영어문제가 있다며 수능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인재로 키울 것인가 하는 목표 설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때다. 흔히 이상적인 교육개혁의 모델이라고 알려진 핀란드의 교육개혁의 핵심은 공동체와 평등이다.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에 패전한 나라다. 핀란드 국민은 전쟁이 남긴 폐해와 막대한 배상금을 강인한 공동체 정신과 협동으로 극복하면서 급속한 산업화를 이뤄냈다. 핀란드 교육의 핵심 철학인 ‘공동체에 기반을 둔 평등’은 이러한 역사적 산물이다. 오늘날 핀란드는 나이, 거주지, 경제여건,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시민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은 17세 때인 1929년 제8회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입선하고 스무살엔 특선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수십개의 공모전에 출품해 입상했다. 그 후 일본으로 유학해 고흐, 고갱 등 후기 인상파의 화풍을 감각적으로 소화했다. 1932년 요미우리 신문엔 ‘조선의 천재 이인성’이라는 기사까지 실릴 정도로 근대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였다. 많은 천재의 삶이 그렇듯 천재의 마지막은 안타까운 비극이었다. “나 말요? 나? 천하의 나를 모르오?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나를 모르오? 난 이인성이오. 천하의 천재 이인성이오”. 서울의 한 거리의 통금 시간, 길을 막아선 치안대원은 어이가 없었지만 취객의 기세가 하도 등등해 집으로 보내준다. 그러나 치안대원은 그를 뒤쫓아가 고위층 인사인 줄 알았
문재인 정부가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을 경질한 후 소득주도성장을 계속 추진할 뜻을 밝혔다. 문 정부의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요약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나날이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경제적 지위가 더 떨어지지 않도록 정책 방향을 정해야 하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은 성장론이라기보다 분배론에 더 가깝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의 증가가 경제 전체적인 소비로 이어져 투자와 생산, 고용이 확대되고 이것이 다시 국민의 소득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결국 문재인 정부도 분배는 하나의 과정이고 결국 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은 저소득층의 소득의 격차를 완화하고 불균형을 보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