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제1의 도시 포항에 큰 상처를 가져 왔던 11·15 포항 지진. 지진은 지역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그리고 이를 겪으며 축적된 경험을 통해 하나하나 지진 대응책을 만들어 가며 포항은 無에서 有를 창조하고 있다. 포항시는 우선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위해 전국 최초로 지진 전담부서인 ‘지진대책국’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단순히 지진피해 복구와 수습을 넘어 지진에 강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선제적 지진방재 대책 △피해지역 특별도시재생 및 재건 △이재민들의 안정적 주거실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포항만의 지진대응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포항형 365 선제적 지진 종합대책’ 4대 플랜(예측·예방, 사전대비, 지진발생 시 대응, 조사·복구)을 마련해 지진으로부터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단 한 번의 지진에서 파생된 상황은 수백이 넘는다. 피해 주민 개개인마다 상황과 피해규모 등이 달라 이를 최대한 만족시킬 해결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이 시급한 이유다. 11·15 포항지진으로 진앙지 인근인 포항시 북구 일대는 건물이 기울어지고 일부가 파손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상대적으로 포항시 남구는 혼란이 적었다. 또 북구에서도 흥해읍과 인접한 장성, 양덕동 일대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파 판정을 받은 건축물이 대부분 흥해, 필로티 구조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던 곳이 바로 장성, 양덕동이다. 양덕동에는 신축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던 고층아파트 외벽에 심각한 균열이 일기도 하는 등 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포항시는 지진 발생 초창기 수많은 민원과 신고 전화로 혼선을 빚고 업무가
‘11·15지진’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지진에 무관심했는지 그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지진발생 수 분이 지나서야 도착하는 재난문자, 어디에서도 정보를 찾을 수 없는 재난대피소, 내진(耐震)과는 동떨어진 필로티 구조 건물 등 많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시민들은 분노했다. 논란이 컸던만큼 가이드라인과 대책 마련이 나름 신속하게 진행됐고 현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반면, 아직 상대적으로 성에 차지 않는 부분도 있다. 바로 복구와 관련된 분야다. ‘재난 예방 및 대처’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면 ‘재난 복구’는 소도 잃고 부서진 외양간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격이랄까. 지진 전문가는 많아도 지진 수습 전문가는 태부족 광역단체급 전담 조직 필요 짧은기간·적은인
‘11.15지진’직후 ‘기울어진 아파트’로 유명세를 탄 대성아파트는 9개월이 지난 동안 많이 변해 있었다. 7일 찾은 현장은 주인들이 모두 떠나고 건물에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유령의 집’처럼 적막했다. 출입이 통제된 D·E·F동은 풀색만 짙어가고 있었다. 화단에는 사람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아 강아지풀 등 잡초만 무성했다. 한켠에는 누군가가 버리고 간 소파와 의자가 널려있고, 넓은 주차장은 남은 것 하나 없이 텅 빈 상태다. 무엇하나 정상이 아니었다. 지진 이후 초창기 정·관계 인사들과 건축 전문가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현재는 흡사 전쟁통에 방치된 폐허처럼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아파트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던 경찰이동초소에도 주인이 사라진지 오래다. 무너져내린 담장 주변으로는
“인간의 기억은 시간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19세기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가 16년간 연구한 ‘망각곡선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망각은 학습 후 10분이 지나면서부터 시작된다. 1시간 뒤에는 50%, 하루 뒤에는 70%, 한 달 뒤에는 80%를 망각하게 된다. 아무리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우리 주변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매년 교통사고, 폭행, 테러 등에서부터 지진, 태풍,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재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건·사고가 현실세계에서 발생하고, 이 때문에 많은 소중한 생명이 사라져간다. 사건·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는 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