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술 환자 80%가 결핍 보여
비타민B·엽산·철분 順 비율 높아

비만인 사람들은 체내 축적된 모든 영양소가 적정 수준을 넘어 과할 것이란 인식이 있지만, 오히려 신체 활동이 적고 식습관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탓에 결핍된 영양소가 많은 편이다. 실제로 비만 치료를 위해 위(胃) 일부를 잘라내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에게서 비타민D를 포함한 필수 영양소가 결핍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박영석 교수팀은 지난 2019년 이 병원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215명을 분석해 영양소 결핍 상태를 조사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비만대사수술 전 가장 결핍이 흔한 영양소는 비타민D였다. 전체 환자의 80%가 ‘결핍’, 14%가 ‘불충분’ 상태였다. 비타민D는 칼슘 대사 및 골밀도와 연관이 깊은데, 비만 환자의 경우 수술 후 체중과 근육량이 감소하는 동시에 비타민D 결핍에 의한 골밀도 저하가 동반되면 골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비만 환자가 아니더라도,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 관절 통증이 생기고 구루병, 골연화증, 골다공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또 당뇨병,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체내 비타민D 수치가 부족하지 않게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D의 하루 권장량은 600IU으로 자외선 차단제 없이 20∼30분만 햇볕을 쫴도 하루 필요량을 보충할 수 있다. 음식만으로 권장량을 채우려면 매일 우유 6잔, 계란 15개를 섭취해야 하므로 비타민D 영양제를 활용해 하루 1∼2알로 간편하게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타민D 다음으로 비만대사수술 환자에게서 확인된 부족한 영양소는 비타민B1(18.3%), 엽산(14.2%), 철분(11.8%), 아연(7.6%) 순으로 결핍 비율이 높았다. 네 가지 모두 필수 영양소로, 결핍 시 각기병이나 빈혈, 면역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대사수술 전후 환자를 위한 표준 영양 관리 지침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영석 교수는 “비만대사수술 환자에게서 나타난 주요 결핍 영양소를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을 미리 파악해 보충해 준다면, 수술 후 영양 결핍을 최소화하면서 건강하게 체중 감량이나 혈당 감소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비만대사수술연맹의 국제학술지(Obesity Surgery)에 게재됐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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