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작년의 절반 육박 ‘대책 시급’
원인 규명 절실… “화기 사용 삼가”
사소한 부주의 불도 3년 이하 징역
포항·김천·청송·청도·칠곡·울릉 ‘0’

올해 들어 경북 도내 곳곳에서 산불이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4월 21일 현재까지 도내 23개 시·군 중 17개 시·군에서 41건의 산불이 발생해 437.25ha(437만2천500m²)의 산림을 태워 133억3천424만9천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벌써 지난해 93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시·군별로 보면 영덕군이 5건으로 가장 많고 경주·안동·영천·문경 각 4건, 의성 3건, 영주·상주·군위·영양·봉화·울진 각 2건, 구미·경산·고령·성주·예천 각 1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포항, 김천, 청송, 청도, 칠곡, 울릉 등 6개 시·군에서는 산불이 일어나지 않았다.

20일 오전 11시 45분께 구미시 선기동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산림당국은 헬기 3대, 진화 인력 108명을 투입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1시간 3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이 불로 산림 0.2㏊가 소실됐다. 산림당국은 대성저수지 인근 야산 주택가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산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7시 2분께 문경시 문경읍 고요리 야산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났다. 불은 임야 등을 태우고 오후 9시 15분께 진화됐다.

산림당국과 문경시는 산불전문진화대 등 인력 50여명과 장비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이 난 곳은 급경사 등으로 접근이 힘들어 진화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헬기는 이륙이 불가능해 투입되지 못했다.

산림당국 등은 산 중턱에 있는 야영장 모노레일 용접 작업 중 불씨가 튀어 산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원인과 피해 면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4시 3분께 영양군 수비면 신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1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과 산림당국은 산림청 헬기 2대와 산불특수진화대 등 진화 인력 126명을 투입했다. 현장 풍속은 초속 3m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지는 않았다.

산림당국은 남은 불씨를 끈 뒤 피해 규모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3시 43분께는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1시간여 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산림 당국은 산불 진화 헬기 4대와 인력 132명을 투입해 방화선을 구축한 뒤 오후 4시 50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산림 당국은 “야산 묘지 인근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현장 조사로 정확한 원인과 피해면적을 확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권춘근 박사는 “산불에 영향을 미치는 3요소인 기상, 지형, 산림 중 유일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산림뿐”이라며 “시설물 주변 낙엽, 가지 등 가연 물질을 정리하고 솎아베기 등으로 적절한 밀도를 유지해야 산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고락삼 과장은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불이라도 산불 가해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며 “인근 주민과 등산객은 입산 시 화기 사용을 삼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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