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안방서 제주와 0대0 무승부
공·수의 좋은 모습에 아쉬움 더해

지난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제주의 경기 장면.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4연승에는 닿지 못했다. 그러나 거의 닿을 뻔했다. 확실히 이전의 경기들과는 많이 달라진 포항스틸러스였다. 수비에서의 안정감도, 빌드업을 통한 공격의 횟수나 효과도 이전보다 좋은 모습이었다. 이날 포항은 충분히 위협적인 강팀의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24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 경기는 양 팀 모두 무득점인 채 승점 1점씩 챙겼다. 이날 김기동 포항 감독은 제주전에서 필승의 각오로 새로운 4-2-3-1 진영을 선보였다. 강상우·권완규·이광준·전민광/신광훈·이승모/송민규·크베시치·임상협/타쉬로 선발라인을 구성했다.

후반전 투입되는 이광준이 중앙수비수에 이름을 올렸고, 최근 경기에서 최전방공격수로 분했던 이승모가 중원으로 내려왔다. 전반전에는 우측풀백으로, 후반전에는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화하는 신광훈도 이날은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이승모와 호흡을 맞췄다. 수비에 안정감을 주면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발탁한 김 감독이었다.

경기 초반 선수들의 움직임은 김기동 감독의 의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이승모의 움직임이 이날 포항 공격의 핵심이었다. 공격수를 경험하고 온 이승모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길게 또는 짧게 공을 배급해줬다. 최근 팀에 잘 녹아드는 임상협의 활발한 움직임과 연계되면서 포항이 제주를 매섭게 몰아쳤다. 제주의 역습 등을 모두 무위로 돌리면서 수비에 안정감을 준 포항의 센터백 권완규와 이광준의 활약도 포항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한몫을 했다.

다만,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은 이날도 여전했다. 전반 20분이 넘어가면서 타쉬나 크베시치 등의 움직임이 현저히 둔해졌다. 여전히 팀이나 선수들과 맞지 않는 모습이었고, 슛 정확도도 여전히 떨어졌다. 전반 초반부터 제주를 강하게 흔들면서 득점의 기대를 높였던 포항이었지만, 이를 잘 살려내지 못하면서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예상과 달리 김기동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돼도 교체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반대로 제주는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와 미드필더에 바로 변화를 줬다. 체력적인 차이와 전술적 변화의 영향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많아졌다.

후반 17분이 돼서야 김기동 감독은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타쉬와 크베시치를 빼고 이호재와 고영준을 투입했다. 제주로 기울었던 경기는 포항의 교체시점부터 다시 균형이 맞춰졌다.

백중지세 속에 포항의 ‘영맨’들이 대형사고를 칠 뻔했다. 포항의 역습 상황에서 후반 30분 송민규가 우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한 명 제치고 중원을 달리던 강상우에게 패스, 강상우를 거쳐 공은 이승모에게 공을 전달했다. 이승모는 제주 패널티라인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고영준에게 다시 찔러줬고, 고영준이 절묘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골키퍼와 1:1 상황에서 슛, 공이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쉽게 막혔다.

김기동 감독은 후반 34분 교체로 들어간 이호재를 다시 빼고 신진호를 넣었다. 그러면서 이승모를 최전방 공격수까지 올렸다. 그리고 후반 45분 이승모를 빼고 팔라시오스까지 투입해 모든 자원을 총동원했다. 경기 종료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포항이지만 결국 이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승점 1점을 챙긴 포항으로선 조금이나마 우위에 서 있었던 전반전과 후반 중후반 때 골을 기록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가 끝난 후 김기동 감독은 “해법을 찾았다”면서 “타쉬와 크베시치는 조바심을 내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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