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코로나19로 임용 미뤄
올해도 객원 연출체제 운영
2019년부터 ‘리더부재’ 상황
단원 사기·업무조율 ‘문제점’

포항시가 포항시립연극단의 중추인 상임연출자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두고 있어 포항시립연극단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립연극단 공연 모습.
포항시립연극단 상임연출자가 수년째 공석인 상태인데도 후임 연출자 공모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리더 부재’상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머지않아 시립연극단은 3년 이상 선장 없이 홀로 항해하는 형편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립연극단은 지난 2019년 3월 김지용 연출자가 사퇴한 후 2년째 연출자 공석 상태로, 지난해까지 공석으로 객원 연출 형태로 유지 운영돼왔다. ‘리더 부재’ 현상은 시립연극단원들의 복무관리 조율, 시와의 협조적 업무 논의 등 극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는 힘들다는 단점을 심화시켜왔다. 공연마다 마땅한 연출자를 찾느라 고심하는 상태에서 작품 선정 등에도 어려움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포항시립예술단에 따르면 올해 시립연극단은 객원 연출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립예술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유능한 연출자를 선임할 수 없는 상황일 뿐 아니라 연극단 공연도 예전처럼 대면 공연이 어려워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는 체제라고 말했다.

객원 연출은 연극단 정기 공연이 있을 때마다 객원 연출자를 초빙해 연출을 맡기는 형태다. 초빙될 객원 연출자는 올 하반기 1∼2회 정도 포항시립연극단의 공연 연출 및 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포항시립예술단은 지난 2019년 신임 연극단 상임연출자 공모를 진행해 3명의 연출자를 대상으로 평가했지만, 세 연출자 모두 선발시험위원회 심사에서 평가 기준 미달로 판정돼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다시 추천위원회를 통해 연출자 인선 작업을 시도했으나, 1년간 코로나19 등으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연극단의 경우 다른 장르와는 달리 지역에서 경력이 많으면서 실력 있는 연출자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관계자들의 전언도 있다.

시립예술단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연극단 수장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두는 게 괜찮나 하는 의견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관객과 단원 등 다양한 의견을 통해 유능한 연출자를 모시고 싶지만 코로나19가 앞길을 막고 서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어서 올해 1년간 객원 연출체제를 유지하고 내년 초 연출자 선임방법에 대한 논의를 거쳐 연출자 정식 계약까지 진행한다고 해도 연출자 공백 상태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3년 이상 연출자 공석이 지속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시립연극단의 한 단원은 “객원 연출 체제는 단원들의 사기 진작뿐 아니라 공연 제작비도 상임 연출 때 보다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연극단을 이끌 수장은 신중하게 결정돼야 된다고 보기에 공석이 길어지는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상임 연출자가 임명되기를 많은 단원이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 8일 열린 포항시립연극단 기획공연‘영상으로 만나는 집콕 연극-포항시립연극단 문학과 만나다’는 단원들이 공동 연출을 맡아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고 오는 7월 열리는 제183회 정기공연은 부산극단 아트레볼루션의 박정우 대표가 객원연출을 할 예정이다.

포항시립연극단은 지난 1983년 전국 최초로 창단했다. 매해 정기공연과 다양한 테마의 기획공연, 찾아가는 예술단 공연 외에 그동안 ‘대한민국국공립극단 페스티벌 인 경주’등에 초청받아 참여해 왔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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