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한자의 아름다운 동행’

김락기 지음·도서출판 한아름 펴냄
인문·7천원

경북 의성 출신의 시조시인이자 자유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산강 김락기(66·사진) 시인이 현대시조와 에세이가 결합한 새 책, ‘우리 時調와 어우러진 한글과 韓字의 아름다운 동행’을 펴냈다.

총 132면의 아담한 크기로 펴낸 이 책은 융합의 인문학을 추구하는 새로운 저술형태로, 운문(시조)과 산문(에세이), 인문분야(시조문학, 문자학)와 사회비평분야(신문칼럼) 등 이상과 현실, 한글과 한자,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폭넓게 서술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한자와 한글이 다 우리 동이족의 글자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한자는 중국의 글자이며, 어렵다고 해 멀리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뜬금없이 한자가 우리나라 글자라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평소 왜 그 수많은 한자가 남의 나라 글자인데, ‘우리말 발음으로 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살아왔다고 한다. 한자를 읽는 방법에 ‘반절법’이란 것이 있다.

그런데 한자사전의 원조격인 1천900여 년 전 한나라 ‘설문해자’의 한자를 반절법으로 읽으면 우리말 발음구조로 돼 있다. 그래서 한자는 한국 문자이며, 한자(漢字)가 아닌 한자(韓字)로 써야 한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언어생활은 주로 한글로 쓰지만 한자어가 상당히 많아서 실상 두 문자는 서로 녹아들어 쓰여왔다.

저자는 어문학자가 아니지만, 2년여에 걸쳐 평소의 궁금증을 파고들어 한자는 우리 조상 동이족이 만든 글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또한 28수 천문도의 순환원리를 밑에 깔고, 삼재사상과 조음기관 모방 창제로 이뤄진 한글의 위대성도 새삼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자는 이 책이 ‘범국민 필독서’로서 언제 어디서나 많이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휴대용으로 작게 만들었다고 한다. ‘서문’은 순한글 ‘머리말’로 이름을 붙이고, 반대로 ‘꼬리말’은 한자어 ‘후기’로 명칭을 붙인 것만 봐도 한글과 한자를 동등하게 취급하려고 한 세심함이 숨어 있다.

김락기 시조시인은 “오랜 전통의 우리나라 으뜸 시가인 시조 10편을 책의 앞뒤 부분과 편별마다 함께 넣었다. 우리 국민 누구나 속마음으로 읊으면서 한자와 한글의 조화로운 동행을 꿈꿔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락기 시인은 지금까지 ‘삼라만상’, ‘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 ‘수안보 속말’, ‘몸·선·길에 관한 담론’, ‘봄 날’등 8권의 시가(시조, 자유시) 창작집을 펴냈으며, (사)한국시조문학진흥회 제4대 이사장을 지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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