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병원 대면 면회
코로나 19로 14개월 째 못해
어버이날 앞두고
자식들의 애절한 사모곡

지난 5일 경북 칠곡군 동명면의 한 요양원에 있는 노모를 면회하기 위해 찾은 여성이 가슴대신 유리창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있다. /칠곡군 제공

“어머니 가슴이 아닌 창문에 카네이션을 달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대구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중증 치매로 칠곡군 동명면의 한 요양원에 입소한 노모가 걱정돼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지난 5일 노모가 있는 요양원에 찾아갔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면 면회가 금지된 까닭에 면회실 바깥 유리창 너머로만 노모의 얼굴을 겨우 확인하는 정도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네이션을 준비했지만, 카네이션은 노모의 가슴이 아닌 요양원 유리창에 붙일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코로나19 상황을 잘 모르는 어머니가 혹여 자식들이 자신을 멀리한다고 오해할까 봐 걱정된다”며 한숨지었다.

이처럼 요양원·요양병원 대면 면회가 금지된 지 14개월째를 맞으며 자식들의 애절한 사모곡이 잇따른다.

이모(44·왜관읍)씨는“면회 때마다 아들 손을 잡으려 손을 내미는 어머니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며 “비대면으로 면회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요양원에 입소한 부모와 자식들의 소망은 다행히도 머잖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경과 후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칠곡군에는 요양원 25곳, 요양시설 4곳, 요양병원 4곳에 노인 1천여명이 입원하거나 요양 중이다.

입소자 모두 1차 접종을 마친 상태이며 백신 수급이 원활할 경우 5월 말부터 2차 접종을 시행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6월 14일 이후 대면 면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접종으로 가족의 정이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칠곡/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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