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소금 사재기 특수(特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니 충격적이다. 하나로마트 포항점 관계자는 “최근들어 20㎏ 용량의 소금을 사들일만한 시기도 아닌데 매장에 들여놓는 대로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기존에 구매하던 소비자들은 물론 젊은 층과 업체에서도 많이 구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금소비 과열현상이 김장철도 아닌 5월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대구권 이마트 7개점의 소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7% 상승했다. 최근 천일염을 구입했다는 최모(43·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생각난 게 바닷물로 정제하는 소금이 떠올라 미리 구입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최근 경북 동해안 최대 어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이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얼마 전 본보에 보도됐다. 본지 기자가 현장을 취재한 결과, 고객들이 해산물을 가리키며 “이거 일본산 아니에요. 왜 이렇게 커요?” 등의 질문을 하며 구매를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방사성 물질은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체내에 축적되면 심각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공포감은 클 수밖에 없다.

청정이미지를 갖고 있는 동해안 수산업계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수산물 소비 위축이다. 일본과 접해있는 동해안의 각종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수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원전 오염수 문제까지 겹칠 경우, 수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런 때일수록 국제사회와 공조를 더욱 강화해 오염수 해양방류 저지를 위해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발표 당시에만 대응책을 마련한다며 부산을 떨다가 시간이 지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에 수산업계는 크게 실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