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청약 10개 단지 중 3곳
달라진 정책으로 실수요 전환
공급 과잉 따른 한계치 지적
하반기 숨고르기 심화 가능성
“일부에 국한된 현상” 분석도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여온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에 미분양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청약에 들어갔던 대구지역 아파트 10개 단지 중 3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의 경우 지난해 2∼3분기 1순위 ‘완판’신화를 이어왔고 지난해 4분기도 99.8%의 분양률로 거의 미분양이 없다시피한 것과는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 도래했다.

현재 미분양 단지는 대구 수성구 ‘수성 해모로 하이엔 ’576가구 중 77가구,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 ’759가구 중 330가구 규모이며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는 총 9개 주택형 중 3개에서 1순위에 미달해 2순위 청약을 진행한 끝에 물량이 소진하게 됐다.

물론 이들 미분양 가구는 대부분 전용 59㎡ 등을 비롯한 이른바 작은 평수의 아파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최근 미분양 상황에 대해 입지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낮은 단지의 적은 평수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를 비롯한 학군이나 역세권,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좋은 곳은 분양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또 그동안 대구 분양시장에 대한 투자가 많아진데다 정부의 정책으로 과거와 달리 전매할 수 없어 실수요자중심으로 돌아서는 등 투자 시장 형성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몇년동안 대구 분양시장의 물량이 급증하면서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114 등의 통계 자료를 보면 대구 지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 2019년 2만9천103가구, 지난 2020년 3만1천241가구, 2021년 2만9천315가구 등 최근 3년간 9만여가구에 달한다.

이같은 수치는 10만8천308가구를 기록한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구지역에서 분양을 받을 여력이 있는 이들의 거의 다 소진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공급과잉에 따른 숨고르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그 여파는 경북지역에서 분양 열기를 이어왔던 포항과 경산, 구미 등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5월 대구의 주택경기전망실사 지수도 91.1로 전국 평균을 밑돌도 전국 주요 대도시 가운데 가장 낮으며 17개 시도 중에서도 제주와 충북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여기에 대구지역 아파트를 사려는 매수세보다 팔려고 내놓는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매수우위지수 역시 지난 1월초 98.8에서 최근 56까지 떨어지는 등 매수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이에 대구 분양시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태왕의 경우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지만, 다른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높아던 한 지역은 결국 미분양을 겪는 것처럼 앞으로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연구소장은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수성구 등 학군과 위치가 좋거나 가격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곳은 그래도 분양에 별다른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