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정체성의 핵심은 바다이다. 204km의 수려한 해안선을 빼고 포항을 이야기할 수 없다. 고대의 연오랑 세오녀도 바다를 무대로 생성된 설화이고, 현대의 철강 산업도 바다 없이는 생성하기 어렵다. 그런 까닭에 포항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어로(漁撈)와 그와 관련된 독특한 문화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의 의미와 구성 요소를 지역의 눈으로 포착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에 본지는 포항의 해양문화를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우선은 포항 고유의 해양문화 중에서 가장 특징적이라 할 만한 바다 음식을 비롯 동해안 별신굿, 고래잡이, 해녀 등 네 가지를 본 기획 주제로 선정했다. 또 최근 집중 조명 받고 있는 포항의 해양관광 및 레저 등도 축적된 해양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한 축으로 구성했다. 각 분야별로 의미와 성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포항의 해양 정신을 정립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바다 음식은 강제윤 (사)섬연구소 소장, 동해안 별신굿은 염원희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 고래잡이는 김도형 ‘THE OCEAN’ 편집위원, 해녀는 김수희 (재)독도재단 교육연구부장이 집필을 맡았다. 해양관광과 레저는 본지 김민정 기자가 참여한다. 이번 기획은 18일(오늘 자) 13면 ‘바다음식 - 물회, 막회, 횟밥’을 주제로 첫 회를 시작하며 오는 8월까지 매주 2회(화, 목요일) 연재할 계획이다.

연재가 마무리된 후 일제강점기에 수산업을 중심으로 포항에서 전개되는 역동적인 상황을 분석한 이기복 박사의 논문 ‘경상북도 수산진흥공진회(1935년)와 경북 수산업의 동향’을 더해 단행본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포항의 근본은 바다임을 잊지 않고,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보고자 하는 본지의 이번 기획에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