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골 동맥에 2.5㎝ 파편 박혀
응급의료센터·혈관흉부외과
발빠른 대처로 응급 수술 돌입
‘하이브리드 수술실’ 큰 공신
팔 절단 등 장애 없이 회복 중

세명기독병원 혈관흉부외과 윤경찬 부장이 A씨의 상처를 살펴보고 있다. /포항세명기독병원 제공

포항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쇄골 동맥 손상으로 출혈이 심한 위급한 환자의 목숨을 살렸다.

세명기독병원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의 여성 A씨(46)는 지난 5일 오후 1시 44분쯤 경주 강동 한 공장에서 유압 프레스 작업 중 오른쪽 쇄골 동맥에 2.5㎝ 길이의 파편이 박히는 사고를 당해 119구급차를 타고 세명기독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했다. 병원 도착 당시 A씨는 출혈이 심해 혈압이 40㎜Hg까지 떨어져 저혈량으로 인한 쇼크 상태였다.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은 119와 동조해 환자 상태를 미리 파악한 상태에서 환자 도착 즉시 지혈과 함께 중심 정맥을 잡고 응급 수혈을 진행했다. 이어진 혈관 CT 촬영에서 8㎝ 깊이에 2.5㎝ 크기의 파편이 쇄골 동맥에 박혀 있음을 확인해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임을 진단하고 수술 준비에 돌입했다.

응급의료센터 콜에 혈관흉부외과 당직 전문의 윤경찬 부장이 즉시 내원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에 필요한 준비 후 오후 4시쯤 수술실로 환자를 이동했다.

윤경찬 부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환자는 쇄골 동맥 손상으로 출혈이 워낙 심해 혈압이 잡히지 않을 만큼 매우 낮은 쇼크 상태로 자칫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중했기 때문에 보호자에게 이 부분을 설명하고 수술실에 들어갈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환자분을 살릴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하이브리드 수술실에 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지혈을 위한 시술과 동시에 수술을 진행해 소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라고 강조하며 “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잘 찾아온 것도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A씨가 응급으로 받은 수술은 우측 상완동맥 접합술로 이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출혈이 심한 양측 동맥을 막는 시술이 먼저 필요하다.

윤 부장은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혈관조영촬영으로 환자의 서혜부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우측 쇄골 동맥 끊어진 위치까지 이동시킨 후 Ballooning(풍선이 달린 카테터를 혈관 속에 삽입 후 풍선을 확장해 출혈을 막는 방법)으로 출혈을 막고, 다시 반대편 상완동맥으로 카테터를 삽입해 Ballooning 후 접합 수술을 시작했다. A씨의 외상은 3㎝ 정도로 비교적 크지 않았으나 파편이 피부 속 8㎝ 위치에 박혀 쇄골 동맥과 신경까지 손상시킨 상태로 수술은 4시간 이상 소요됐다. 환자는 현재 수술 5일째로 회복 단계에 있다.

윤경찬 부장은 “이번 수술은 세명기독병원이 하이브리드 수술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 가능했다. 또 초기 단계에서 출혈이 심해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응급의료팀의 적절한 대응과 긴 수술 시간 동안 환자를 잘 지켜 준 마취팀의 협력으로 수술에 집중할 수 있어 결과가 좋은 것 같다”라며 “무엇보다 환자가 잘 버텨줬고, 119에서 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있는 혈관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기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중환자수술팀이 협력해 이뤄낸 결과로 공을 돌렸다.

또 환자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환자분은 동맥혈관 접합 수술도 중요했지만 동반된 신경 손상에 대한 회복 여부도 매우 중요했다. 혈관 접합이 실패하면 목숨을 살리더라도 팔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신경 손상이 있을 경우 장애를 얻을 확률 역시 높았다. 그런데 현재까지 혈류도 좋고 신경 장애도 거의 없어 잘 회복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항세명기독병원은 2015년 4월 대구·경북에서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구축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환자 이동 없이 한 곳에서 혈관조영촬영 검사와 중재 시술, 외과적 수술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수술실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실 구축 후 부정맥 시술과 대동맥 박리 수술, 이번의 경우처럼 응급 혈관 수술 등을 통해 지역민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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