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곳 중 5곳 분쟁…"지역경제 우려, 포스코가 문제 해결 나서야"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있는 전남 광양에서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포스코 하청업체들의 임단협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노조활동 확대를 우려한 원청 회사의 입김이 근본 배경이라는 시각도 있다.

23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산하 광양지역 12개 사업장 중 5곳이 임금·단체협상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으며 분쟁 중이다 .

파업 등 분쟁에 참여한 이들 5개 사업장 노조 조합원은 5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

광양제철소 하역부두에서 원료 하역과 이송을 하는 포트엘 노조는 임단협에서 회사와 합의를 보지 못하자 지난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이에 맞서 지난 12일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

광양제철소에서 크레인 작업 등을 하는 대진·전남기업·포스플레이트·포에이 스도 6개월 넘게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부분 파업 중이다.

여기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산하 운송업체인 포운 노조 조합원 150여명도 임단협 갈등으로 2021년 12월부터 파업 중이다.

이 회사는 사측이 노조를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하면서 1년 넘게 양측의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이 지역 임단협 갈등이 장기화하자 상급 단체인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과 김준영 사무처장이 광양에 내려와 이른바 '망루 농성'을 벌이다가 지난달 31일 경찰에 진압되고 구속되기도 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 노조는 '사측이 적자를 이유로 임금 동결을 고수하면서 협상에는 제대로 임하지 않은 채 노조를 탄압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사측의 이 같은 배후에는 원청인 포스코가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권오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포트엘이 파업에 나설 때 사측은 직장폐쇄로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갔는데 이는 원청 포스코의 승인 없이 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하청업체 노조의 조직력과 교섭력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 한 포스코의 탄압이 극심해지고 있으며 하청업체 사용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기본 적인 조합 활동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배후에 포스코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하청업체의 노사 간 문제이기 때문에 관련이 없고 관여할 수도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노사 갈등이 극심해지자 지역사회에서는 지역경제 악영향을 우려하며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지역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포스코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양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광양지역은 포스코와 관련이 없는 곳이 없는데 노 사 갈등에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