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이루카 옮김)

내 손을 잡아, 그리고 춤을 추자, 너와 나,

그때처럼 손을 줘,

한 송이 꽃이 되자, 나와 나,

한 송이 꽃, 그걸로 충분해.

같은 춤을 추자, 너와 나,

같은 스텝을 탐색하자,

바람에 나풀대는 어린 벼처럼,

하나되어 흔들자, 그걸로 충분해.

네 이름은 장미, 내 이름은 희망,

하지만 이름 따위가 뭐라고,

우리는 산꼭대기에 있을 텐데,

춤만 추면 되는데, 그걸로 충분한데.

삶의 본질을 찌르는, 가슴 벅차게 하는 시. 너와 내가 손잡고 춤추면서 ‘산꼭대기’의 “한 송이 꽃이 되”는 것, 삶은 “그걸로 충분”하다고 시인은 말한다. 하나 “그걸로 충분한데.”라고 끝맺는 마지막 행은, 우리가 아직 이 춤을 추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우리는 근심과 욕심을 거추장스럽게 달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로부터 벗어나 ‘너’와 “같은 스텝을 탐색”할 때 우리는 ‘충분한’ 삶을 살기 시작할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