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의 뒤를 이을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곧 마무리된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그저께(14일) 차기회장 후보군으로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3명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 황 행장과 시중은행 경영 경험을 가진 외부인사들 간의 3파전 경합구도가 됐다.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시중은행 CEO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판단된다.

약 4주간의 최종후보군 검증기간 동안 외부인사들이 잇따라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유력한 차기회장으로 거론돼온 황 행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금융경영 전문가다.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이후 DGB경영컨설팅센터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외부출신 후보는 모두 시중은행 경영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권광석 현 우리금융캐피탈 고문은 우리은행장을 지냈고,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은 2013년 국민은행장 직무대행 경험이 있다.

이들은 향후 2주간 최종후보자 선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종합적인 경영 역량을 추가로 검증받아야 한다. 프로그램 내용은 CEO급 외부 전문가 일대일 멘토링,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로 구성돼 있다. 차기회장이 이달 말 내정되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3월 정기주총에서 최종선임이 확정된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DGB금융 차기회장의 책임은 막중하다. 회추위에 우선 주문하고 싶은 것은 대구·경북이 뿌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성공적인 시중은행 전환을 이끌 후보를 낙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을 예로들면 특정지역의 변함없는 지지세가 있어야 강한 생명력을 가지듯이, DGB금융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중심주의 가치관을 가진 CEO가 차기 수장이 될 경우, DGB금융은 자칫 충성도로 다져진 대구·경북 고객을 외면해 버리는 ‘무례(無禮)’를 범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지주사를 설립하면서 본사주소를 서울로 옮겼다가 아직도 포항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