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감독 ‘소풍’

올해 설 극장가 상차림은 여느 대목 못지않게 풍성하다. 휴먼 드라마, 액션, 스릴러 등 소재와 장르가 다양하다. 7일 출사표를 던진 한국영화 ‘도그데이즈’, ‘데드맨’, ‘소풍’에서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웡카’, ‘아가일’까지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관객 맞을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라미란 주연의 범죄추리극 ‘시민덕희’와 최동훈 감독의 판타지 ‘외계+인’ 2부 등도 준비돼 입맛에 맞는 영화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성 강한 한국영화 ‘도그데이즈’·‘데드맨’·‘소풍’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웡카’·‘아가일’ 출격 준비
‘시민덕희’·‘외계+인’ 극적 재미, 배우 열연 볼만
휴먼드라마서 액션·스릴러까지 소재·장르 다양

조진웅·김희애 주연 ‘데드맨’
조진웅·김희애 주연 ‘데드맨’

◇작아도 개성 강한 ‘3作 3色’ 한국영화

김덕민 감독의 ‘도그데이즈’(배급사 CJ ENM)는 귀여운 반려견 세 마리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사연을 이어주며 펼쳐지는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미나리’(2021)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7)은 세계적인 멋진 건축가 역을 맡았고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김서형, 다니엘 헤니 등 연기파 배우들도 이름을 올렸다.

조진웅, 김희애 주연의 ‘데드맨’(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은 7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2006)의 공동 각본을 맡았던 하준원(48)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업 실패 후 빚더미로 궁지에 몰려 자기 이름을 판 바지사장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그린 스릴러로서, 하 감독은 돈을 받고 이름을 판 사람들을 5년 동안 취재해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김용균 감독의 ‘소풍’(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제작비 12억원의 저예산 영화로, 지난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작품이다. 원로 배우 나문희(83), 김영옥(87), 박근형(84)이 주연한 이 영화는 70대 노인 세 명이 고향 남해에서 재회해 삶을 반추하는 이야기다. 팔순에도 현역 배우로 활동 중인 이들의 연기는 노년의 회한과 고통에 대한 깊은 공감을 끌어낸다. 노년의 고통과 죽음에 관한 진지한 고민도 담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판타지 ‘웡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판타지 ‘웡카’

◇유명 배우·제작진 뭉친 ‘외화’

설 연휴에 출격하는 외국 영화 중에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판타지 ‘웡카’와 액션 영화 ‘아가일’이 눈에 띈다.

폴 킹 감독의 ‘웡카’(배급사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할리우드 톱스타 티모테 샬라메가 주연해 주목받으면서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있다.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 속 캐릭터인 세계 최고의 초콜릿 공장주 웡카의 소년 시절 이야기다. 경쾌한 노래와 춤으로 전개되는 장면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형형색색의 미장센과 근대 유럽을 깔끔하게 구현해낸 미술 기법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도 흥행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의 매슈 본 감독이 연출한 ‘아가일’(배급사 유니버설픽쳐스)은 스파이 소설 작가인 여성이 킬러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액션물로서,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헨리 카빌, 샘 록웰이 주연했다. 독창적인 액션,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이야기,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가 강점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도 이번 연휴 영화 팬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기대작이다. 한 남자의 추락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법정 공방을 통해 인생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골든글로브, 전미 비평가상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레옹’으로 잘 알려진 뤽 베송 감독의 ‘도그맨’도 빼놓을 수 없다. 인간 사회에서 버림받아 개들 속에서 자란 남성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이 영화에는 124마리의 개가 출연한다.
 

최동훈 감독 SF 판타지 영화 ‘외계+인’ 2부
최동훈 감독 SF 판타지 영화 ‘외계+인’ 2부

◇범죄 스릴러·SF 판타지 영화도 눈길 모아

이번 설 연휴 극장가에 걸린 한국 영화 가운데 ‘시민덕희’와 ‘외계+인’ 2부 등은 극적 재미에 깊이를 더하는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박영주 감독의 ‘시민덕희’(배급사 쇼박스)는 2016년 화성시에서 일어났던 보이스피싱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실화 바탕’의 작품이다.‘요즘 대세’인 배우 라미란이 보이스피싱을 당한 덕희 역을 맡아 직접 중국 칭다오로 날아가 보이스피싱 사기단으로부터 돈을 찾으려고 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 사흘간 36만3천여 명(매출액 점유율 43.6%)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박영주 감독 ‘시민덕희’
박영주 감독 ‘시민덕희’

1천만 영화를 두 편이나 낸 최동훈 감독의 SF 판타지 영화 ‘외계+인’ 2부(배급사 CJ ENM)는 스텍터클한 액션을 즐기는 관객의 관심을 끌 만한 영화다.

최 감독의 대작 프로젝트로서 이번 2부는 2022년 개봉한 1부의 뒷이야기다. 시간 이동으로 고려시대에서 2022년으로 넘어온 도사들이 현대인과 힘을 합쳐 외계인과 전투를 벌인다. 배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진선규 등이 열연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136만6천126명을 기록하며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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