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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술에서 전략까지… 고전 속 전쟁의 원리

‘전쟁이라는 세계’(한겨레출판)는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군대가 어떻게 싸우는지, 전장에 선 군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잘 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공부한 기록이다. 근현대 군사학 고전 36권을 골라서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현재에도 유익한 내용을 정리했다.저자가 20여 년 동안 전쟁사와 군사학을 공부한 끝에 내린 결론은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군대의 존재 목적은 전쟁 억지에 있다. 따라서 저자는 군대를 “거대한 학습조직”으로 정의하고, “경기 일정이 잡히지 않은 권투선수”에 비유한다. 권투선수는 언제 경기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훈련에 매진하고, 경기가 벌어지면 최선의 기량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군대의 의무는 교육 훈련이고, 더 본질적으로 학습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순간, 침략당한 나라의 군대는 실패한 것이다. 적이 공격해도 될 만큼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이다.이 책은 ‘국민을 위한 안보 교양서’를 표방하면서, 총 6부로 구성돼 있다.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현대 전쟁의 원인과 원리를 살펴본다. 2부 ‘대전략과 전쟁 지휘’에서는 정치와 전쟁의 관계 및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3부 ‘그들은 어떻게 싸우는가’에서는 전투 과정의 실상을 상세히 살펴본다. 4부 ‘지휘관이 중요하다’에서는 지휘관의 탁월성을 탐구한다. 5부 ‘미래의 전쟁, 전쟁의 미래’과 6부 ‘전쟁의 역사’에서는 주로 전쟁사의 고전을 다룬다.저자 최진영 교수는 국방일보와 국방저널에 ‘최영진 교수의 전쟁과 미술’을 시작으로 ‘현대 군사명저를 찾아’, ‘최신 군사학 연구동향’, ‘군사고전 다시 읽기’, ‘역사 속의 군사전략’ 등의 칼럼을 연재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3

정치와 첫사랑까지… 코로나시대 삶 독창적 언어로 표현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최영미(60) 시인이 신작 시집 ‘공항철도’(이미출판사) 를 펴냈다.한국 문단의 성폭력을 고발하며 문학계 ‘미투(MeToo)운동’을 촉발한 지난 2019년 펴낸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후 2년만이다.그는 이번 일곱 번째 시집에 시사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부터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까지 코로나 시대의 삶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와 선명한 이미지로 표현해 낸 시 50편을 수록했다.“눈을 감았다/ 떠 보니/ 한강이/ 거꾸로 흐른다/ 뒤로 가는 열차에/ 내가 탔구나.”(‘공항철도’ 중)이 시는 1부 ‘그래도 봄은 온다’에 실린 표제작이다. 조선의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김시습의 어록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최선의 정치란 훌륭한 정치를 하고자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최선의 정치는 순리를 따르는 데서 이루어진다.” _김시습(金時習).이 시를 쓰게 된 배경은 이렇다. “열차에 타서 눈을 감고 좋아하는 시나 마음에 드는 구절을 외우는 게 제 취미 중 하나인데, 김시습의 이 문구를 외우다가 보니 내가 역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이게 시가 되겠다 해서 메모를 했죠. 우연히 얻어진 시에요.”2부에는 두 번째 서른을 맞은 최영미가 자신에게 바치는 시를 포함해 세태를 풍자한 시들이 배치돼 있다.“어떻게 내가, 저 눈부시게 아름다운 도토리묵/ 달콤쌉싸름한 당근케이크를 입에 넣고서/ 내 관심을/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혹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집중할 수 있을까”(‘정치’ 중)최영미는 지난 4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시집은 자유롭게 나온 것이다. 내가 의식적으로 뭘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의식적으로 쓴 것은 예이츠의 정치를 패러디해 쓴 시를 포함해 서너 편 정도이다. 나머지는 내 속에서 나오는 언어를 받아쓰는 식으로 썼다”고 말했다.3부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시인이 바라본 문학과 예술에 대한 사색이 들어있다.“인류의 가장 큰 허영은 양심./아니, 예술인가”(‘아리송한’ 중), “제가 흘린 눈물을 마시며 연명하다/”잠에서 깨어났다네(‘늙은 앨리스’ 중)마지막 4부에는 어머니를 간병하며 떠올린 삶과 죽음을 화장기 없는 언어들에 담았다.“인생,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거다”(‘면회금지’) “요양병원의 어머니에게 도시락을, 나의 죄의식을 전달하고” (‘나의 전투’) 난장판이 된 부엌, 아무데나 널브러진 포크를 집어 식탁 밑에 떨어진 음식 찌꺼기를 찍어 올리는 일상이 잔잔하게 펼쳐진다.최영미 시인은 ‘공항철도’‘시인의 말’에서 “시 속에서는 모든 게 허용되어 앞뒤가 맞지 않은 말들도 숨을 쉬고, 주소와 번지가 다른 감정들이 서로 어울리고, 나도 모르는 먼지들이 스며들어 노래가 되었다”며 “시를 버릴까, 버려야지. 버리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어이하여 지금까지 붙잡고 있는지”라고 적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06

노자 도덕경 해석… “결론 내리지 말고 읽어야 효과적”

‘노자’는 흔히 ‘도덕경’으로도 불리며, 고대 중국의 선진(先秦) 시대 이후 동아시아의 사상과 문학, 예술, 종교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대표적인 고전이다. ‘노자’는 약 5천자로만 이뤄진 문헌으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을 담은 도가(道家)의 가장 대표적인 고전이나, 그 내용은 모든 거짓과 인위로부터 벗어나자는 것이다. 난해한 노자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책이 출간됐다. 고문서(古文書)의 탈초·번역, 강의를 오랫동안 하고 있는 고문헌 연구가 석한남씨가 저자이다. 저자는 ‘지금, 노자를 만날 시간’(가디언)에서 노자를 읽을 때 미리 하나의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한다. 그는 “노자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많은 사람이 주석을 달았고, 의견이 보태져 여러 성격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서 통치술에 관한 책이나 도교의 근간이 된 양성론 관련 책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노자의 여러 판본을 충실히 비교했으며, 독자가 직접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각 장에는 제목을 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또한 저자는 한자 음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풀이했으며, 그 배경을 알아야 이해 가능한 부분에는 풍부하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저자는 “지금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 사람이라면 ‘노자’를 만나보라. 그가 말해주는 무위(無爲)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2021-05-06

철학자 14명의 사고와 생각… 역사적 삶의 지혜 탐구

“충분히 좋음은 안주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기변명도 아니다. 충분히 좋음은 자기 앞에 나타난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완벽함도 좋음의 적이지만, 좋음도 충분히 좋음의 적이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좋음의 신념을 따르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충분히’가 떨어져 나가고, 그저 좋음만이 남는다.”스토아 철학자로 알려진 에픽테토스가 했다는 이 말은 삶에 찾아오는 모든 난제들에 무조건 맞서 싸우라고 강요하지 않고, 당신에게 맞서 싸울 중요한 것들을 파악하라고, 그리고 맞서 이겨내면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는 얘기다.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신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어크로스)는 로마 제국 제16대 황제이면서 후기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까지 유명 철학자 14명의 사상을 토대로 삶의 지혜를 탐구함으로써 이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저자는 전미 라디오 방송국(NPR)의 해외특파원으로 활동한 에릭 와이너로 세계적인 논픽션 작가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앞서 국내 번역 출간된 ‘행복의 지도’와 ‘신을 찾아 떠난 여행’, ‘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를 썼다.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이자, 그들의 삶과 작품 속의 지혜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저자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철학적인 문제라고 말하면서 아우렐리우스의 삶을 예로 든다. 아우렐리우스 역시 침대에서 “5분만 더”를 외친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굳이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납득할 만한 자기 생각과 기준을 찾아 침대에서 나오는 데 성공했다고 말한다.또 ‘쾌락의 철학자’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를 언급하면서는 “우리에게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그것이 진짜 욕망에 따른 것인지 점검해보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그 외에도 폭력이란 ‘상상력의 실패’라고 이야기하며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간디부터 걷기란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이라는 관점을 제시해주는 루소까지,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전염성을 품고 있었던 열네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덜컹덜컹 기차의 속도로 다가온다.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를 언급하면서 충분히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조차도 언젠가 다가온 즐거움, 괴로움 앞에서 나 자신을 잊고 엉뚱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되묻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에게 운명같이 다가올 ‘나이 듦’에 대해 보부아르가 남긴 열 가지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다.보부아르의 ‘잘 늙어갈 수 있는 열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1. 과거를 받아들일 것2. 친구를 사귈 것3.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4. 호기심을 잃지 말 것5.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6. 습관의 시인이 될 것7. 아무것도 하지 말 것8.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9.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10.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단순명쾌한 삶의 해결책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의 지혜를 오래된 철학자의 경험을 통해서 찾고자 하는 이에게 권하는 이 책은 우리가 오늘날 혼란스러운 세상을 항해할 때 중요한 표지판이 돼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06

“한글과 한자의 아름다운 동행을 꿈꾸며”

경북 의성 출신의 시조시인이자 자유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산강 김락기(66·사진) 시인이 현대시조와 에세이가 결합한 새 책, ‘우리 時調와 어우러진 한글과 韓字의 아름다운 동행’을 펴냈다.총 132면의 아담한 크기로 펴낸 이 책은 융합의 인문학을 추구하는 새로운 저술형태로, 운문(시조)과 산문(에세이), 인문분야(시조문학, 문자학)와 사회비평분야(신문칼럼) 등 이상과 현실, 한글과 한자,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폭넓게 서술되고 있다.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한자와 한글이 다 우리 동이족의 글자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한자는 중국의 글자이며, 어렵다고 해 멀리하는 경향이 농후하다.뜬금없이 한자가 우리나라 글자라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평소 왜 그 수많은 한자가 남의 나라 글자인데, ‘우리말 발음으로 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살아왔다고 한다. 한자를 읽는 방법에 ‘반절법’이란 것이 있다.그런데 한자사전의 원조격인 1천900여 년 전 한나라 ‘설문해자’의 한자를 반절법으로 읽으면 우리말 발음구조로 돼 있다. 그래서 한자는 한국 문자이며, 한자(漢字)가 아닌 한자(韓字)로 써야 한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언어생활은 주로 한글로 쓰지만 한자어가 상당히 많아서 실상 두 문자는 서로 녹아들어 쓰여왔다.저자는 어문학자가 아니지만, 2년여에 걸쳐 평소의 궁금증을 파고들어 한자는 우리 조상 동이족이 만든 글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또한 28수 천문도의 순환원리를 밑에 깔고, 삼재사상과 조음기관 모방 창제로 이뤄진 한글의 위대성도 새삼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저자는 이 책이 ‘범국민 필독서’로서 언제 어디서나 많이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휴대용으로 작게 만들었다고 한다. ‘서문’은 순한글 ‘머리말’로 이름을 붙이고, 반대로 ‘꼬리말’은 한자어 ‘후기’로 명칭을 붙인 것만 봐도 한글과 한자를 동등하게 취급하려고 한 세심함이 숨어 있다.김락기 시조시인은 “오랜 전통의 우리나라 으뜸 시가인 시조 10편을 책의 앞뒤 부분과 편별마다 함께 넣었다. 우리 국민 누구나 속마음으로 읊으면서 한자와 한글의 조화로운 동행을 꿈꿔보면 좋겠다”고 말했다.김락기 시인은 지금까지 ‘삼라만상’, ‘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 ‘수안보 속말’, ‘몸·선·길에 관한 담론’, ‘봄 날’등 8권의 시가(시조, 자유시) 창작집을 펴냈으며, (사)한국시조문학진흥회 제4대 이사장을 지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9

윌리엄스의 마지막 희곡 작품… 피츠제럴드 부부 이야기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의 마지막 발표작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Clothes for a Summer Hotel)’이 국내에서 처음 완역돼 출간됐다.퓰리처상을 받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를 포함해 현대 희곡의 기조가 되는 걸작을 다수 발표해 세계가 사랑하는 극작가로 남은 테네시 윌리엄스는 주문을 외우는 듯한 반복법, 시적인 미 남부 사투리, 괴기스러운 배경 등을 통해 가족 내에 존재하는 불안한 감정과 해소되지 못한 인간의 욕망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1980년 초연작인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은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생애를 바탕으로 부인인 젤다 피츠제럴드의 생애 마지막 날에 초점을 둔 2막극이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자신의 생애를 이 부부관계에 투영했고, 1980년 3월 26일 브로드웨이에서 자신의 마지막 연극인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 바 있다. 번역은 미국 현대 희곡을 전공한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이 40년 동안 조금씩 번역해 최근 완성했다.김정학 관장은 “국내에 소개되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 연보에도 거의 오르지 못하고, 평단에서도 실종된 안타까운 작품이었다. 피츠제럴드 부부의 비극적 생애가 오롯이 담긴 작품임에도 군데군데 누이인 로즈 윌리엄스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슬픈 가정사가 스며들어 있다”고 설명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9

김훈 소설 ‘개’… 개의 눈으로 본 인간의 아픔과 기쁨의 세상살이

‘칼의 노래’‘남한산성’등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김훈(73)이 지난 2005년 출간했던 장편소설 ‘개’(푸른숲)를 다시 고쳐 출간했다. 이야기의 뼈대는 유지하면서 내용의 상당 부분을 손보았다. 또 화가 김호석이 작품 표지를 새롭게 그렸다.소설은 진돗개 수컷‘보리’의 시점에서 본 인간 세상 이야기다. 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보리는 마을이 수몰되기 직전에 주인 할아버지의 둘째아들이 살고 있는 어느 바닷가 마을로 터전을 옮긴다. 새 주인과 애틋하게 교감을 하던 보리는 어느 날 어부인 주인이 풍랑에 휩쓸려 실종되자 옛 주인 할머니와 다시 살게 된다.작가는 보리가 당당한 청년 수놈이 돼 주인을 섬기거나 암컷 흰순이를 놓고 경쟁자 악돌이와 한판 승부를 치르는 모습, 파도에 휩쓸려 죽어간 주인의 무덤가에서 그가 보고 싶어 봉분을 파헤치기도 하는 장면 등을 통해 세상의 모든 ‘수컷’들이 겪는 삶을 애잔하고도 유쾌하게 풀어헤친다.김훈은 개정판 서문에서 “큰 낱말을 작은 것으로 바꾸고, 들뜬 기운을 걷어내고, 거칠게 몰아가는 흐름을 가라앉혔다. 글을 마음에서 떼어놓아서 서늘하게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9

인간과 자연… 미래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얼 C. 엘리스의 ‘인류세’(교유서가)는 현재 과학계에서 인간과 물질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인류세’에 관해 간략하고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입문서이다. 저자 얼 C. 엘리스는 인류세실무단의 위원이자 생태학자로, 인류세가 왜 그토록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는지, 인간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의 상관관계를 지질학적·생태학적·고고학적·철학적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인류세에 관한 폭넓은 질문을 제기한다.인류세는 이 순간에도 진화중인 패러다임으로서, 기존 과학을 재정립하고 인류애를 고취시키며 인간에 의해 변화된 지구에서 살아간다는 의미를 탐구하고 삶의 정치를 강조한다.이 책은 지구의 풍경을 그리는 데 있어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주며, 인류세가 우리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다방면으로 톺아본다. 아울러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에 소속된 역자들은 전문성을 살려 과학적 지식의 이해를 돕는 적확한 텍스트를 제공한다.저자 엘리스는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핵실험이 최초로 실시된 1950년대, 농업의 출발점, 혹은 인류의 탄생 시기 등 봐야 하는지를 물으면서, “인류세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우리에게는 앞으로 수백만 년 동안 비인간 자연과 인간이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2

개인의 운명·세상의 방향 결정지을 10가지 본능

미국의 유명 시사평론가이자 국제정책 자문가인 파리드 자카리아(57)가 전 지구적 중대 과제인 팬데믹과 관련해 열 가지 변화의 흐름과 우리의 기회를 다룬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민음사)이 출간됐다. 시사주간지‘뉴스위크’ 편집장 출신으로 CNN 국제정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미국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 시사주간지 네이션이 ‘차세대 키신저’로 지목한 만큼 국제정치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외교정책 자문가이기도 하다.그는 책에서 팬데믹과 관련한 10가지 변화의 흐름과 그로 인한 기회에 대해 다룬다. 특히 팬데믹이 2001년 9·11 테러와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치명적이었다며, 현세대 인류가 중요한 분기점을 지났다는 주장을 펼친다.이 책은 이번 위기가 인간의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를 완전히 재편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코로나19가 세계화의 역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팬데믹 다음 단계의 세상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의 ‘빨리 감기’ 버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가속화된 역사의 흐름에 대비하고 새로운 기회가 무엇인지 절실히 인식할 것을 촉구한다. 저자는 이번 팬데믹이 바이러스를 통제 관리하는 비상사태에서 모든 나라는 각자도생하며 분열하는 조짐도 보이고 있지만 각국에 남길 유산은 대체로 동일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전 세계가 목도해 온 5G를 향한 경쟁,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화, 미국의 쇠퇴, 계속되는 불평등 문제 등은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공동체 사회와 각종 제도 또한 거대한 변화를 맞을 것이며, 개인의 가치와 우선순위도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와 메인스트림(주된 흐름) 정세의 큰 그림 속에서 “팬데믹 이후 정부와 공공기관이 나아갈 길, 디지털 경제와 일자리, 인간 사회성의 가치, 전염병과 대도시, 계속되는 불평등, 끝없는 세계화, 미중 양강체제, 다자주의와 협력”과 같은 주제에 이르기까지, 재편된 세계의 주요 논점을 다루며 새롭게 열린 기회와 선택에 대해 인식과 행동을 촉구한다.저자는 “팬데믹으로 여러 국가들이 자국 중심주의와 민족주의로 선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 시대엔 전 지구적 문제는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는 새로운 그리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구축할 호기가 될 수 있다. 협력만이 답이다”라고 주장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2

“동학은 실천을 지향한 배움이었다”

도올 김용옥철학자 도울 김용옥(73)이 한국사상사의 정점에 있는 최제우가 쓴 ‘동경대전’의 역주 등 동학(東學) 사상을 탐구한 ‘동경대전’ 1·2(통나무)를 최근 출간했다. ‘동경대전’은 수운 최제우(1824~1864)가 한문으로 쓴 동학의 경전으로, 이념만이 아닌 실천의 영역에서 철저히 구현되고 완성돼가는 동학의 사상이 기술돼 있다. 하지만 ‘동경대전’에 기록된 동학의 정신은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도올은 ‘동경대전’의 의미를 제대로 전하기 위해 수운이 직접 저술한 ‘동경대전’과 수운에 대한 전기인 ‘대선생주문집’을 심혈을 기울여 번역하고 해설해 수운 사상의 본모습과 사유의 깊이를 총 2권에 걸쳐 상세하게 서술했다.‘나는 코리안이다’란 부제를 담은 1권에는 동학과 수운의 생애에 관한 해설,‘우리가 하느님이다’란 부제의 2권에는 동경대전 초판본 완역과 주석, 동학사상으로 연결되는 우리 사상사의 큰 물줄기를 정리한 ‘조선사상사대관’이라는 대 논설, 동경대전 판본 원형 등이 실려 있는데 그의 학술적 인생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대작을 완성했다는 평가다.책에 따르면 동학은 우리 역사에 스며 있는 인문주의와 민본주의 정신에 의해 탄생한 실천적인 철학이었다. 봉건사회의 차별관을 철폐하고 남녀평등을 실현하고자 동학에 참여한 사람들이 동학을 ‘믿는다’고 하지 않고 ‘동학한다’라고 말한 데서 동학이 실천을 지향한 배움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왜 지금 하필 동학인가? 도올은 “동학은 눈물이다. 동학이야말로 인간의 잘못된 생각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명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탁월한 사상체계이며 ‘동경대전’은 한민족의 바이블이다”라고 말한다.통나무 출판사 측은 “도올은 이미 전작 ‘노자가 옳았다’에서 노자의 지혜를 가지고 성장주의에 빠져있는 현 문명의 시급한 방향전환을 촉구했었다. 여기 동학은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고, 우리 민족의 고유정신이 짙게 배어있는 사상이다. 이 동학의 가르침은 저자 도올의 통찰과 곡진한 문장이 돋보이는 이 책으로 인해 더욱더 강력한 울림이 돼 우리를 새로운 삶의 전환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2

고전 속에 담긴 바른 삶의 길잡이를 찾아

목천 이희특(80·포항) 씨는 공직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고전연구를 하며 유학자의 삶을 살고 있는 유학자이자 한학자이다.그는 어릴 적부터 선비였던 선친으로부터 한학과 서예의 가르침을 받으며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인간됨과 마음의 결을 다듬으며 살아왔다. 30년 공무원 생활 가운데서도 틈틈이 조선시대 유학의 유풍을 탁마해 후학들에게 사표가 되고 있다. ‘고전 속의 인문학’(도서출판 좋은땅)은 이 씨가 후대에게 전하고 싶었던 다양한 고전시가와 유학자들을 따듯하면서도 날카로운 관점으로 풀어낸 책이다. 책은 ‘선비문화의 향기’‘선비의 표상’‘선비의 풍류와 읽어볼 만한 고전’‘고전의 학습단계와 교과목’‘학문의 전당 서원’‘중국의 고전시가’‘한국의 고전시가’‘선비정신으로 살아온 나의 발자취’‘고전에서 뽑은 명언 한마디’등 총 9개의 챕터로 구분돼 있다.그는 다양한 고전시가와 역사적으로 선비의 표상이었던 유학자들을 소개하면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선비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논어’‘장자’등 고전 가운데 교과서적인 서책에 관해 “선비가 되려면 고전이 필수적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고전 속에는 삶의 길잡이가 쌓여있다”고 말한다.이 외에도 책은 ‘알렉산더도 늘 고전을 탐독했다’‘오월동주(吳越同舟) 시대의 손자병법’‘유배지에서 쓴 목민심서’ ‘고전에서 배우는 처세술’ 등의 글을 통해 작금의 상황에서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일깨운다.자신의 유학자로서의 독서 이력과 사유를 한껏 드러낸 이 글들을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떤 순간 그 책을 만났으며 어느 구절에 밑줄을 치며 성찰했고 또 어떤 깨달음과 위안을 얻었는지를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다.이희특 씨는 “왠지 유학, 고전, 선비 하면 고루하고 구시대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변함없이 그 가치와 교훈을 인정받는, 그 끈질긴 생명력은 우리에게 참된 삶의 길로 인도하는 잣대가 되어 주기에 부여된다”며 “포항시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지원받아 출간 된 이 책이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 바른 삶을 살고자 애쓰는 이들에게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15

리처드 도킨스 두번째 에세이집 출간 30년간 발표한 작품 41편 8부로 구성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김영사)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리처드도킨스의 두번째 에세이집이다. 도킨스는 끊임없이 자연의 신비를 밝히고 잘못된 논리를 공격하는 가장 뛰어난 과학 저술가로 평가된다. 이 에세이집에는 올해 여든 살인 도킨스가 1990년대부터 30여 년 간 발표한 작품 41편이 실려 있다.진화론에서부터 과학자의 가치관, 종교, 개인적 삶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 글 면면을 보면 도킨스가 ‘영혼’이라는 비과학적 용어를 선택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경이의 원천”으로서 과학에 대한 그의 오랜 외경과 감동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도킨스는 서문에서 이성이 중심을 잡아야 하며 “본능적 감정은 설령 외국인혐오, 여성혐오, 또는 그 밖의 맹목적인 선입관이 도사리는 어두운 흙탕물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투표소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가 새롭게 주석을 단 글들에서 도킨스는 실증할 수 있는 근거의 중요성을 비롯한 많은 주제를 다루면서 나쁜 과학과 종교 교육,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을 비판한다.하지만 그의 과학이 인정사정없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제목에 들어간 ‘영혼’이라는 단어도 도킨스가 그것이 비과학적인 영역에만 한정되어 쓰여야 하는 말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넣은 것이다.그는 우리에게도 과학에게도 유령 같은 영혼은 없지만 ‘현실을 한 단계 넘어서는 무언가’, ‘경이롭고 아름다운 것’, ‘감정적인 성질’을 표현하는 의미의 영혼은 있을 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종교를 비롯한 그 어떤 미신적인 것보다도 영혼을 지니고 있음을 이 책 전체를 통해 말하고자 한다.65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에세이 선집은 ‘과학의 가치관(들)’, ‘무자비의 극치’, ‘가정법 미래’, ‘정신 지배, 화근 그리고 혼란’, ‘현실 세계에 살다’, ‘자연의 신성한 진실’, ‘살아 있는 용을 비웃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등 8부로 구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15

모든 사람을 위한 나… 아태평화교류협회 ‘평화친구’ 2호 출간

(사)아태평화교류협회(대표 안부수)가 창간한 계간 ‘평화친구’ 제2호(2021년 봄호·아시아)가 나왔다. ‘평화 메시지’와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문제’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 이번 호는 권두에서 시선을을 끄는 ‘평화엽신’ 두 장이 그것을 가리키고 있다. 청춘의 십여 년 동안 조국 수호를 위해 베트남 전장을 누비고 기적처럼 살아남은 전후 베트남의 대표 작가 바오닌과 반레가 한국을 방문해 기와집 전통가옥 거리를 나란히 거닐며 나누는 대화이다.바오닌, “전쟁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전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야.”반레, “내가 진실로 말하건대, 뭐가 적이고 뭐가 우리라는 거야? 단지 사람일 뿐이야.”‘평화 만들기’에는 두 편의 에세이가 초대됐다. 베트남 작가 바오닌의 ‘모든 사람을 위한 나’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태도를 비교하며 ‘무엇이 모두를 위한 나’인가를 일러준다. 미국잡지 ‘포브즈’ 온라인판 2020 12월 3일에 실린 쥬디 스톤의 ‘공공의 백신’을 도형기 한동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번역해 실었다. 이 에세이는 모더나 백신을 만들게 되는 막대한 경비(약 1조원)가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됐다는 사실을 통해 그것이 ‘공공의 백신’이란 점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은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평화의 명작, 명작의 평화’에서 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다시 읽으며 “이념적 적대 대신에 개별자들의 사랑”을 제대로 다룬 작가의 시선을 포착해 주고, 류영재 화가는 세조와 한명회의 피범벅 집권을 ‘압구정도와 살곶이다리’에 녹여내고 있다. 또한 하종욱 음악평론가는 탱고 연재 ‘누에보 탱고의 모든 것 아스토르 피아졸라, 그의 백년(192120131992)’을 통해 그 음악에 흐르는 인간의 고뇌와 환희를 들려주며, 김동환 부엉이영화사 대표는 1939년 출판된 제임스 서버의 소설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감상하며 평안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 ‘평화우체국‘은 한국 작가들, 베트남 작가들의 ‘평화선언’과 이대환 작가가 엮은 이용악(1914∼1971·북한에서 생을 마침)의 두만강 명시 ‘낡은 집’, ‘두만강아 너 우리의 강아’, ‘그리움’ 등 3편을 통해 오래전 헤어진 짝꿍의 이름과 같은 두만강이라는 이름을 절절히 부른다.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문제는 안부수 아태협 대표의 체험담 기획연재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발굴과 조국 봉환 현장을 가다’, 이경재 숭실대 국문학과 교수의 ‘기생이 되어 버린 조선-모던일본(モダン日本) 1939년 조선판을 중심으로’, 램지어 하버대 교수 논문 규탄 성명서, 서울 용산역전의 강제징용 노동사상과 성동원 소녀상을 공격하는 왜곡 문제에 대한 인터뷰 등으로 짜여 있다.또 ‘내 안의 평화’는 ‘사소한 떠뜻함’, ‘아버지의 강’ 등 김살로메 소설가의 에세이 두 편으로 꾸려졌으며, ‘평화 책읽기’는 미국에서 ‘2020 세계문학 베스트 북’에 선정된 북한 소설가 백남룡의 장편소설 ‘벗’을 소개하고 있다. 북한 사회의 이혼을 소재로 삼은 ‘벗’은 북한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2021-04-15

포스트 코로나시대,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와 통찰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실존적 고통을 주고 있다. 이 대규모 역병으로 우울과 분노가 익숙해져버린 우리들에게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 지 길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진로분야 명사이자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의 신간 ‘적정한 삶’(진성북스)이 그것이다.‘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인지심리학의 위로와 통찰’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김경일 교수는 우리 사회를 이모션(emotion), 언택트(untact), 커뮤니티(community), 해피니스(happiness) 등 4가지 측면에서 진단하고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책은 부정적인 감정 중 불안 심리의 현상과 영향력을 강조하며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또 과도한 관계에 지친 현대인이 비대면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진정한 개인을 만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1장 ‘감정에 집중하다’에서는 결정과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인간의 감정을 깊이 있게 바라봤다. 부정적인 감정 중에서도 특별히 불안 심리의 현상과 영향력을 강조했고 모두가 불안한 팬데믹 시대, 불안을 역이용해 성장의 기회로 삼는 방법도 제시한다.2장 ‘비대면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에서는 팬데믹 이전부터 예고돼 왔던 비대면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심리학적 통찰을 서술한다. 과도한 관계에 지쳐 있던 현대인이 비대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 공동체와 분리된 상태에서 진정한 개인을 만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3장 ‘팬데믹 이후의 공동체’에서는 지나친 합리성과 가성비, 감정의 통제를 능력과 연결하는 사회를 소시오패스(sociopath·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양성하는 사회라고 꼬집으며 이타성과 윤리성이 인류를 발전시킨 고도의 역량임을 여러 심리학적 근거를 통해 증명한다.4장 ‘불안의 시대에서 행복을 말하다’에서는 행복에 대한 심리학에 오랜 연구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에 다가올 사회적 혼란에서 균형 있는 삶을 유지하려면 행복의 경험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신체적 정서적 상태, 낙관과 확신의 습관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다양한 연구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08

미국인의 눈으로 본 일본사회의 빛과 그늘

신간 ‘일본의 굴레’(글항아리)는 일본 쓰쿠바대학 국제정치경제학 교수를 지낸 태가트 머피(69)가 외부자로서의 시각과 내부자로서의 이해를 바탕으로 일본 사회를 탐색한 책이다.‘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이라는 부제처럼 외부자이면서 내부자의 시선을 견지한 저자의 일본에 대한 통찰이 담겼다.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서문에서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관한 생각을 역사 및 문화와 결합하는 게 목표였다고 밝힌다.저자는 일본인들의 가장 독특한 면모는 모순을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설파한다. 저자는 일본 근대사의 대부분은 비극인데, 이 비극은 내외부적 요인이 결합해 일어났다기보단 일본인들 내부의 ‘무언가’로부터 비롯됐다고 적고 있다.또한 저자는 “원인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이유로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의식, 그 안에서 자기 본분을 다하며 최선을 다해 적응할 수밖에 없다는 의식이 일본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짚는다.일본인 대부분은 본인들의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서양에서는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잘해내야 한다고들 말한다. 일본에서는 할 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라도 잘해내야 한다고 서술한다.이와 더불어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언급하며 미군정이 태평양 전쟁 이후 처리 과정에서 일본인들 스스로 과오를 돌아볼 기회를 원천봉쇄한 데 큰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01

퇴계 마지막 귀향길… 소망과 가르침의 여정

퇴계 이황(1501~1570)은 ‘동방의 주자’로 불린 조선시대 대유학자다. 성호 이익은 퇴계를 공자, 맹자에 견주어 ‘이자(李子)’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퇴계는 일반인들에게 고루하고 현학적인 인물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푸른역사)를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책은 도산서원 참공부모임 회원들이 2019년 봄, 퇴계의 마지막 귀향길을 그 옛날 일정대로 도보로 답사한 기록이다. 서울에서 안동까지 243킬로미터(나머지 30여 킬로미터는 배를 이용했다)를 열흘 남짓 걸었는데 이를 13인의 학자가 구간별로 나눠 썼다. 일종의 여행기라 하겠는데 이것이 기가 막히다. 주변의 풍광, 역사는 물론이고 퇴계의 가르침과 인간적 면모를 단아한 문장에 담아내어 탁월한 ‘인문학 여행서’가 탄생했다.700리 여정은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해 남양주, 양평, 여주, 충주, 단양, 죽령, 영주, 안동 도산서원으로 이어진다. 봄날의 고운 꽃들과 그 곁에 반짝이며 이어지는 남한강, 밟기만 해도 포근함이 느껴지는 흙길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그렇게 5개의 광역시, 열 곳이 훨씬 넘는 지방자치단체를 지나치는 동안 마주한 각 지역의 역사 유적과 문화 덕에 열흘이 넘는 여정 이야기가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길을 걸었을 뿐인데 자연스레 따라온 신체의 활력과 마음의 힐링, 인문 역사 공부가 필진들의 산 경험에서 전해진다.임금의 만류에도 끝내 고향으로 물러난 퇴계가 그토록 추구하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퇴계 생애 마지막이 된 이 귀향길에 오롯이 녹아든 그의 소망과 가르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퇴계의 유학세계를 보통사람이 이해하기는 힘들다. 이 책의 으뜸 미덕은 퇴계의 생애를 짚으며 퇴계 사상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퇴계가 추구했던 것은 높은 벼슬과 그에 따른 명예나 이록이 아니었고, 내면으로 침잠해 하늘이 부여한 본성을 찾고 회복하는 군자의 길이었다. 그것을 퇴계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라 했고”(127쪽) “경(敬)은 귀부인이 주인이나 임금을 만나러 가기 전에 몸단장하는 모습을 그린 글자로, 그 의미는 ‘공경’이 본질이다. …. 본뜻보다는 하늘 공경의 의미로 널리 쓰이다가 주나라 중엽부터 다시 인간 공경의 의미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139쪽) 같은 대목이 그렇다.이제 이기론이니 사단칠정론이니 하는 어려운 유학은 잊어도 좋다. 퇴계의 인간적 풍모를 접하면 자연 그리 될 것이다. 퇴계는 홍인우처럼 사상적 결을 달리 하는 인물과도 사귐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열려 있었고(104쪽), 두 번째 맞은 권씨 부인이 자신이 만들었다며 흉하게 생긴 버선을 내밀어도 태연히 신고 입궐할 도량이 있었다(25쪽). 퇴계의 이런 면모는 우리가 상상하던 전형적인 유학자의 틀을 훌쩍 넘어선다.도산서원 참공부모임은 전국에서 퇴계학 연구를 오래 해온 교수와 연구원들이 퇴계의 정신을 참답게 공부하고 세상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2015년 조직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01

로버트 그린의 ‘21세기 인간 권력’

세계적인 밀리언셀러로 유명한 ‘권력의 법칙’의 저자 로버트 그린의 신간 ‘인간 욕망의 법칙’(웅진지식하우스)이 출간됐다. ‘권력의 법칙’ 외에 ‘유혹의 기술’, ‘전쟁의 기술’ 등 3부작으로 유명한 로버트 그린은 ‘부활한 마키아벨리’라는 칭호를 얻을 만큼 권력술을 꿰뚫은 대가로 평가받는다.책은 그중 현대판 군주론으로 비견되는 ‘권력의 법칙’을 읽기 쉽게 새로 출간한 것이다.고전과 역사 속에서 수많은 레퍼런스를 끌어올려 현대사회에 걸맞은 통찰과 지혜로 분석해내는 데 탁월한 작가적 재능을 가진 로버트 그린은 이 책에서 인간의 가장 원초적 욕망이자 인간관계의 최열쇠인 ‘권력’의 본질을 발가벗긴다.강력한 중앙집권적 황제가 등장하기 시작한 고대의 집정자들부터 유혈혁명과 공포정치 속에서 정권을 획득한 근대 유럽의 실권자들, 자본주의가 만개한 현대사회에서 오직 돈이라는 욕망에 충실했던 희대의 사기꾼들 등 지난 3천 년간의 세계사에서 각 시대를 쥐락펴락한 최고 권력자들의 전략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를 ‘48가지 인간 욕망의 법칙’으로 도출해낸다.로버트 그린은 한결같이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라는 주제를 우직하게 파고드는 작가다.그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권력을 좋아하는 까닭에 남을 지배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욕망은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물론이고, 부모 자식 관계에서도, 사랑하는 연인 관계에서도 어김없이 발현되어 권력의 주종 관계를 만든다고 말한다. 심지어 선한 마음으로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의인’들조차도 로버트 그린의 관점에서는 권력자다.남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심리적 우위에 서려는 욕망이 근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처럼 도저히 권력을 탐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일수록 그런 이미지마저 철저하게 계산한 전략가일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인용해 “홀로 선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파멸할 수밖에 없다”며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과 이면의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책은 ‘권력의 원천’, ‘권력 획득의 법칙’, ‘권력 유지의 법칙’, ‘권력 행사의 법칙’ 등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01

과학기술과 사회…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가

민간인 우주여행이 이르면 올해 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등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고 막아내는 데도 과학기술의 힘이 중요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시민들을 비대면 경제로 연결하는 것도, 기본소득처럼 사회안전망을 둘러싼 논의를 이끄는 것도 과학기술이다. ‘강양구의 강한 과학’(문학과지성사)은 경력 20년의 과학 전문 기자 강양구씨가 오래 읽혀온 과학 고전을 새로 읽으며, 과학기술과 사회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되짚어보는 책이다.23권의 과학 고전을 선별해 읽은 이 책은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등의 과학책 베스트셀러가 과학기술과 사회를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한편, 과학기술 시대의 사회적·윤리적 쟁점들을 다룬 과학책을 조명함으로써 현재적 관점에서 읽어나간다.총 4부로 구성돼 있는 책은 과학기술과 사회가 관계를 맺는 양상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 23권의 과학 고전을 배치했다.제1부 ‘의심의 과학―과학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에서는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아, 혹은 과학자나 과학자 공동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과학기술이 작동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과학기술의 본모습을 마주한다. 제2부 ‘싸우는 과학―세상에 목소리를 낼 것’에서는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철 카슨이나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를 쓴 존 벡위드처럼, 과학기술의 힘을 인지하고 “위험한 사회적 결과들을 초래할 수 있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바로잡고자” 싸웠던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3부 ‘궁극의 과학―모든 것의 이론을 향해’는 “복잡한 사실로부터 단순한 설명을 찾는” 과학의 특성에 매료돼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려 했던 환원주의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사회생물학을 주창해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을 꾀한 에드워드 윌슨, 물리학으로 생명 현상을 설명하려 했던 에르빈 슈뢰딩거 등이 여기 속한다. 제4부 ‘미래의 과학―기술이 사람을 만든다’에서는 인간과 과학기술의 대안적 관계 맺기를 모색하고, 과학기술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윤리적 쟁점을 제기하는 책들을 다룬다. 그 외에 본문에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23권의 과학 고전과 함께 읽기에 좋은 책들은 ‘도서 목록―더 강한 과학을 위한 읽을거리’를 통해 소개한다. /윤희정기자

2021-03-25

“시인답게 사는 게 내 평생의 꿈… 독자에게 보내는 손편지 같은 시집”

박범신 작가. /은행나무 제공“시인답게 사는 게 내 평생의 꿈이었지요. 산문의 세계는 기실 잔인하기 이를 데 없어 차마 마주 보기 두려웠어요. 그래서 나는 내 혼의 체형에 맞는 비애의 안경을 만들어 쓰고 세상을 보았으며 그 안경 너머의 세계를 오직 기록하며 살아왔어요. 그게 지금은 정한으로 남는군요. 나는 왜 행복한 이들의 이야기를 쓰지 못했을까.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존재하긴 존재하는가. ”- ‘꿈’ 중에서소설 ‘은교’의 유명 작가 박범신(75)의 신작 시집 ‘구시렁구시렁 일흔’(창이있는작가의집)이 출간됐다. ‘구시렁구시렁 일흔’은 희(喜)·노(努)·애(哀)·락(樂)·애(愛)·오(惡)·욕(欲)·그 너머·소설 등 9가지 주제에 140여 편의 시가 담겼다.박범신 작가는 ‘시인을 꿈꾸었던 작가 박범신의 두 번째 시집’이라는 표지글에서 “본래 ‘시인’인 나를 지금이라도 부디 ‘시인’으로 너그럽게 받아주세요”라 고백하고 있다.이 고백은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를 상호 연관시켜 그가 나타내려는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발로라 할 수 있다.박범신은 오랫동안 소설 문단을 대표해온 인기 작가 중 한 명이다. 1973년 등단해 시적인 문체와 젊은 감수성으로 대한민국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최고 작가의 자리에 올랐지만 2016년 성추행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했다.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작품인 이번 신작 시편들은 대부분 성추행 파문 이후 소설을 쓰지 않고 지내온 시간의 정서와 사유를 응축시킨 것으로 평가된다.박범신은 이번 시집은 독자들에게 일일이 손으로 편지를 써서 전하는 자신의 심정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슬픔에만 침윤해 있었던 건 아니고,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인생과 문학을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고 했다.박 작가는 청년작가와 노인의 위험한 틈새, 거기에서 절로 비어져 나온 오욕칠정의 얼룩들을 나의 항아리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독자에 대한 고마움과 독자곁에 있고 싶은 간절함을 전했다.박범신 작가. /은행나무 제공박 작가는 “작가이름 48년, 돌아보면 매 순간이 얼마나 생생한 나날이었던가. 매일 캄캄한 추락 매일 환한 상승의 연속이었다”며 “그 생생한 경계의 먼 길을 함께 걸어준 수많은 독자에게 엎드려 고마울 뿐이다”고 밝혔다.이어 “바라노니 이제 사랑하는 당신들 곁에서 다만 ‘구시렁항아리’로서 깊고, 조용하고, 다정하고, 어여쁘게 늙어가고 싶다”라며 “사람으로서의 내 남은 꿈이 그러하다”(‘제목 이야기’)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인답게 사는 게 내 평생의 꿈”이었다며, 소설 쓰기의 두려움을 함께 드러냈다. “나는 상처받았고, 그것들은 내게 잔인하고 비루한 폭력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러므로 그것들에 저항할 수 있는 한 가지 길은 스스로 상상력의 우물을 닫아버리는 자멸적 반역이었다는 걸 이해해달라고 말하진 않겠”다며,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일”일 거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박범신 작가는 충남 논산에서 출생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된 이후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한국작가회의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고향인 논산 ‘와초재’에서 지역민들과의 교류와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대표작은 ‘은교’, ‘겨울환상’, ‘나마스테’, ‘소금’, ‘겨울 강 하늬바람’, ‘더러운 책상’등이 있다. 등단 30주년 기념 시집이 있긴 하나 정규 시집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8

법이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가?

‘법철학’(교유서가)은 법이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 법은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정의나 권리, 도덕의 문제와는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간명하게 서술한 법철학 입문서다.인간의 사회적·정치적 생활의 중심에는 법이 있는데, 이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이 법철학이다.이 책은 법과 법체계가 어떤 본질을 가지고 무슨 목적을 위해 존립하는지를 조망한다. 저자 레이먼드 웍스는 이번 개정판에서 법실증주의, 법현실주의, 인권에 관한 최신 이론을 소개하고 로널드 드워킨의 최근 저작까지 조명한다.아울러 법의 본질, 정의, 법적 개념들의 의미를 명료하게 분석하고 법철학적 숙고를 철저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법철학과 관련되는 네 갈래의 주된 질문을 던진다.첫째로 ‘법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서 유명한 자연법론자들과 법실증주의자들을 불러낸다. 현대 법철학의 거장 로널드 드워킨의 기여도 다룬다. 둘째로 ‘권리와 정의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서 권리론과 정의론을 정립한 대가들을 소개한다. 셋째로는 ‘법만 들여다본다고 법을 이해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서 사회학의 렌즈로 법을 관찰한 학자들을 소개한다. 넷째로 ‘기존의 법과 법학으로 충분한가’라고 물으면서 법 자체에 대한 비판적 음미와 함께 법과 법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려는 논의들을 소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