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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햇빛소득마을’ 지원단 출범…재생에너지 기반 농촌 소득 모델 본격화

경북도가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농어촌 소득 기반 확충과 지방소멸 대응에 나섰다. 경북도는 29일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국비 확보와 현장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 합동 지원단 발대식을 열고 통합 행정 지원 체계를 가동했다. 이번 지원단은 도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21개 시·군과 대구지방환경청, 한국에너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본부, 한국농어촌공사 경북본부,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대구경북본부, 경북도개발공사 등 7개 기관이 참여하는 구조다. 사업 대상지 발굴부터 인허가, 협동조합 설립, 발전소 운영까지 전 과정을 공동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유휴 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다시 마을에 환원하는 주민 주도형 사업이다. 발전 수익은 공동체 복지와 조합원 배당에 활용되며, 일부는 지역 화폐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도는 초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맞춤형 금융 지원도 병행한다. 발전소 설치비의 최대 85%까지 정부 저리 융자를 연계하고, 지역 금융권과 협력해 마을 협동조합의 자본 조달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는 대형 산불로 침체된 북부권 지역을 우선 검토한다. 단순 복구를 넘어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구축해 장기적인 지역 회복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발전소 구축 이후에도 유지관리, 회계, 전력 판매, 수익 배분 등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사후 관리 체계도 도입한다. 재생에너지 전문기업과 연계해 현장 교육과 기술 지원을 병행함으로써 주민 참여를 지속적으로 끌어낼 방침이다. 사업이 안착하면 마을 주민들은 향후 20년간 안정적인 전력 판매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고령화가 진행된 농어촌에 새로운 소득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햇빛소득마을은 발전소 건립을 넘어 농어촌에 실질적인 소득 기반을 만드는 현실적 대안”이라며 “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인 만큼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 차원의 행정·재정 지원을 집중해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구룡포 어업인-해수부 간담회···TAC·선박 개방검사 등 제도 개선 촉구

포항시 남구 구룡포 어업인들이 TAC(총허용어획량) 제도를 비롯해 유가 지원, 감척 피해지원금 과세 등의 개선을 해양수산부에 촉구했다. 조업 현실과 제도 기준이 어긋난 탓에 비용과 행정 부담이 어민에게 집중되고 있어서다. 해양수산부가 29일 구룡포수협 2층에서 마련한 ‘지속 가능한 수산 정책을 위해 어민 여러분 터놓고 대화합시다’라는 주제의 어업인 간담회에서다. 해수부가 주최하고 전국어민회총연맹과 동해안어업인일동이 주관한 간담회에서는 선박 개방검사 제도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형선박은 10년 사용 후 압력 테스트로 검사를 마칠 수 있으나 대형선박은 8년이 되면 무조건 엔진을 개방해야 한다. 소형선망협회 관계자는 “장기간 계류된 선박도 기준이 되면 개방검사를 해야 해 부담이 크다”고 했고, 한 어업인은 “엔진 개방 한 번에 최소 5000만 원이 든다”며 비용 부담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최현호 해수부 정책실장은 실장은 “엔진 정지는 해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사용 시간과 조업 거리 등을 반영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TAC 제도와 관련해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정성윤 구룡포통발자망협회장은 “같은 해역에서 같은 어종을 잡는데 대형어선만 TAC 적용을 받고 소형어선은 빠져 있다”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인데 제도 원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법부터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호 실장은 “전면적인 TAC 적용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간 수산보조금이 4조 원 규모인데, WTO 수산보조금 협정에 따라 자원관리 여부를 국제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어획량 관리 체계가 있어야 보조금을 계속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지속 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어획증명서와 수입어획증명서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라며 “3년 뒤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는 어획 신고를 하면 규제를 완화해주는 시범사업에 약 5000척이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원 보험·공제 문제도 나왔다. 대게 어선은 7개월 조업 후 5개월 휴항하는데, 외국인 선원을 휴가 보내도 왕복 항공권이 없으면 공제에서 제외되지 않는 점, 출항하지 않아도 보험료를 계속 내야 하는 점 등이다. 최 실장은 “현장 상황을 고려해 수협 등과 협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만 했다. 유가도 주요 쟁점이었다. 어업인 하미경씨는 “유가 최고가격제가 5월 7일 이후 중단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최 실장은 “수협과 시·도 차원의 추가 지원도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감척 지원금 과세와 관련해 최 실장은 “비과세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정부 세제 기조가 비과세 축소 방향이라 쉽지 않지만 계속 노력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어구 보증금제와 불법 어구 처리 문제도 논의됐다. 어업인들은 보증금 환급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불법 어구는 개인이 아닌 공공기관 중심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해수부는 제도 보완과 함께 신고 기반 처리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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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일군 사람들···필리핀 고산족의 다랑논

필리핀의 전통 다랑논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항공편마저 불안정한 시기지만 다행히 예정대로 출발한다는 소식에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새벽 1시 클락 공항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루손 섬 코르디예라 산맥 깊숙이 자리한 작은 마을 사가다를 향해 다시 12시간의 여정을 이어간다. 구불구불 험준한 산길을 끝없이 오르자 어둠 속 산골 마을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닌다. 더운 나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밤공기가 차고 맑다. 긴 여정의 피로감이 한순간에 씻기는 기분이다. 이튿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계단식 논이 보이는 바나우에 전망대를 찾는다. 산비탈을 따라 층층이 펼쳐진 다랑논은 그 자체로 장엄하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미가 시야를 압도한다. 바요마을, 말리꽁 등 해발 1600미터를 넘나드는 깊은 산골 곳곳에 자리한 끝없이 이어지는 다랑논들. 삶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의 끈질긴 노력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이곳의 다랑논은 단순한 농업 공간이 아니다. 옛날 이푸가오족은 외부의 위협을 피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에 터전을 잡고, 자연의 물길을 이용해 논을 일구며 정착한다. 이후 다른 부족들이 이 기술을 배우며 산속으로 들어오자 물을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이 생겨난다.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에 부족 간 적개심을 품을 만큼 충돌이 격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이들은 공동체를 지키며 고유한 농경문화를 지켜 왔다. 지금도 이곳의 농사는 자연의 순환에 의존하는 전통 방식을 따른다. 다슬기 같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며 해충을 억제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 손으로 모를 심고, 산에서 흘러든 물을 의지해 벼를 키운다. 이들에게 계단식 논은 단순한 농지가 아니라 삶의 뿌리이자 생명 그 자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와~!’ 탄성이 절로 난다. 한쪽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원주민이 관광객과 사진을 찍으며 소소한 수입을 얻고 있다. 고산족 풍의 상점에서 손님을 맞는 아기 띠 두른 소녀. 품안의 아기를 가리키자 “시스터”란다. 눈빛이 순박하다. 힘겨운 농사일에 비하면 비교적 수월한 수입일 수 있지만, 그들의 삶을 단순히 경제적 기준으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따라 자리 잡은 집들. 뒷마당은 아찔한 절벽이다. 견고해 보이지 않는 집들도 적지 않아, 보는 이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일상은 이어진다. 마을이 생겨나고 시장도 열린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과 행복을 만들어간다. 계단식 논은 험준한 지형 덕분에 식민지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늘면서 이 소중한 유산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사가다에 거주 중인 한국인 지인의 소개로 현지 시장의 저녁 초대를 받는다. 그들은 자녀가 한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하고 있었고, 한류의 영향이 이 깊은 산골까지 스며들었음을 실감한다. 물을 머금고, 바람을 견디며, 오랜 시간을 품어온 다랑논. 척박한 환경을 견뎌 낸 그들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그 여운을 안고 우리는 다시 또 다른 풍경을 향해 길을 나섰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두류공원, 시간의 결을 밟다

지난 25일 오후 2시, 답사학교 북성로대학의 대구 두류공원 답사가 있었다. 올해 첫 일정에 설레는 마음으로 모임 장소인 두류도서관에 들어섰다. 작년 10월 달성습지 답사 이후 오랜만에 마주한 반가운 얼굴들, 새로 합류한 이들과 기존 회원들의 짧은 인사가 오가며 답사는 시작되었다. 두류도서관 1층에 자리한 ‘범사 이상희 문고’는 교수님의 설명으로 대신했다.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기증한 7만2000여 권의 장서 가운데는 한국에 단 세 세트뿐이라는 ‘루브르박물관일서’와 1910년대 초반 신식 활판 인쇄기로 찍어낸 ‘춘향전’과 ‘심청전’ 등 ‘딱지본’ 소설 등 쉬이 볼 수 없는 귀한 도서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도서관 앞뜰에서는 1983년 무장 간첩이 대구 미문화원에 설치한 폭발물을 신고했다가 현장에서 폭발에 휩쓸려 숨진 고(故) 허병철 군의 추모비 앞에서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어서 새롭게 정비되어 시민들의 쉼터로 재탄생한 2·28 자유광장으로 향했다. 계단을 통해 3층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공원은 아래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83 타워가 솟은 이랜드 쪽이 두류산이고, 문화예술회관 방향이 금봉산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저마다 간직해온 공원에서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어 나눴다. 2·28 기념탑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졌다. 명덕네거리에서 이곳으로 옮겨진 탑이라는 설명과 함께, 1960년 2월 28일 대구 고등학생들의 외침이 다시 소환되었다. 그 외침이 마산 3·15 의거와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는 흐름을 되짚었다. 탑 뒤쪽도 찬찬히 살펴보다가 유치환의 비문을 읽었다. 그동안 스쳐 지나쳤던 이곳이 대구 정신의 뿌리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길 건너 인물 동산에서는 대구를 빛낸 근대 인물들의 흔적을 만났다. 백기만, 이장희, 이상화, 현진건의 문학비를 살펴보며 근대 문인들의 숨결을 느꼈다. 마침 이상화와 현진건 선생의 83주기 추념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시집 한 권 남기지 못한 고월 이장희와 상화 시인이 친구 백기만의 노력으로 오늘날까지 기억되고 있다는 대목에서 우정의 깊이를 가늠해 보았다. 화가 이인성의 인물상을 거쳐 대구사범학생독립운동 기념탑도 둘러보았다. 뜨거운 한여름 같은 열기를 식히려 카페에서 잠시 차를 마신 후, 우리는 다시 신록이 우거진 길을 지나 코오롱 야외음악당의 축제 열기 속으로 들어갔다. ‘2026 파워풀 K-트로트 페스티벌’의 환호성과 4월의 신록에 취한 사람들의 표정이 한데 어우러져 공원은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어느덧 성당못에 다다르니 40여 년 전 벤치에 앉아 나눴던 젊은 날의 기억이 잔잔한 물결처럼 밀려왔다. 연못 주변은 이제 어르신들의 공간이 됐지만, 연둣빛 나뭇잎과 코끝을 간질이는 꽃향기는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공간은 변해도 감각은 남아서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안병근 올림픽기념 유도관’ 앞에 섰다. 한국 유도의 역사를 담은 이곳은 평소에는 체육 공간이지만, 유사시에는 추모의 장소로도 쓰인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답사는 다시 2·28 자유광장 뒤편으로 돌아오며 마무리됐다. 이번 두류공원 답사는 공간 속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기억을 따라 걷는 여정이었다. 대구의 중심에 이토록 넓고 귀한 공원이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 시간이었다. 이번에 미처 가보지 대구대표도시숲과 금봉산 오솔길은 조만간 홀로 찾아 고요히 마주하며 공원의 가치를 다시금 음미해 보고 싶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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