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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이동노동자 쉼터, 접근성·출입 인증 문제 해결 과제

지난 10일 오후 8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이동노동자 쉼터에는 대리운전 기사와 배달 라이더가 수시로 찾았다. 텀블러에 물을 받아 가기도 했고, 잠시 눈을 붙이는 이도 있었다. 대리운전 3년 차 박상훈씨(54)는 “영일대 쉼터는 화장실과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잠깐씩 이용하기가 편하다”며 “1시간씩 기다려도 콜을 못 잡는 경우가 있는 평일에는 추위와 더위를 피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 김주형씨(38)는 “지난겨울 이 쉼터가가 매서운 추위를 버티게 해줬다”라고 전했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오천읍, 상도동, 양덕동 4곳에 마련된 이동노동자 쉼터가 이동노동자들이 잠시나마 기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과 출입 인증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포항시는 지난해 4억6000만 원을 들여 오천읍·상도동·양덕동에 쉼터를 새로 조성하고,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개보수했다. 냉·난방은 기본이고, 여성 휴게실과 화장실, 간이북카페 등의 편의시설도 갖췄다. 올해는 1억1749만 원을 추가 확보해 운영비로 활용하고 있다. 오천읍·상도동 쉼터는 지난해 12월 18일, 양덕동 쉼터는 올해 1월 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2021년 3월 문을 연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지난해 5월 1일 리모델링을 마쳤다. 각 쉼터는 매주 1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쉼터는 오후 6시부터 10시 사이 이용객이 많다. 10시 이후에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차지한다. 이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맞춰 현장 근무 인력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배치한다. 아쉬운 이야기도 나온다. 상도동 쉼터가 2층에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라이더 김모씨(32)는 “대리기사는 전동휠, 라이더는 오토바이를 이용하다 보니 장비를 눈에 보이는 곳에 둬야 안심이 되는데 2층이라 불편한 점이 있다”고 했다. 출입 인증 방식도 쉼터 이용에 걸림돌이 된다.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전화 인증 방식으로 운영한다. 초기에는 미성년자 출입 문제가 발생했지만, 폐쇄회로(CC)TV 확인을 통해 해당 번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포항시는 ‘신용·체크카드 사용이 어려운 때도 있다’라는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 협회의 의견을 반영해 전화 인증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새로 생긴 오천읍·상도동·양덕동 쉼터는 여러 사정으로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는 출입 인증을 받을 수 없어서 이용이 불가능하다.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들은 전화 인증 방식이나 신분증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서경화 포항시 노동권익팀장은 “양덕·상도·오천 쉼터는 조성 당시 1층에 적절한 공간이 없고 임대료 차이도 있어 2층에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향후 재계약 과정에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신용카드 인증은 카드 자체에 칩이 있어 비교적 간편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지만 신분증은 행정안전부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별도의 장비도 필요해 도입이 쉽지 않으며 예산 문제도 따른다”며 “지문 인증 등 다른 인증 방식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배기철 동구청장 예비후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동구 규제 혁파 공약 발표

국민의힘 배기철<사진>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가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배 예비후보는 “멈춰 있는 동구를 다시 꿈과 희망의 도시로 되살리겠다”며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동구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재산권 보호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동구 K2 군공항 주변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대해 “행정 편의주의에서 비롯된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지역은 수십 년간 군공항으로 인해 각종 규제를 받아왔고,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지속돼 왔다”며 “이전이 확정됐음에도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규제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지역 경제에 부담을 주고, 통합신공항 건설 재원 마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 예비후보는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지역 경제 회복의 출발점”이라며 “주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즉시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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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지공선사(地空善士)'

혹시 지공선사’라는 법명을 들어보셨는지요? 불가(佛家)에는 대사나 선사가 있지요. 대사란 말 그대로 “큰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교학(경전 연구), 수행, 포교 등 전반적으로 업적이 큰 인물에 종파와 관계없이 사용하지요. 대표적인 예가 원효대사, 의상대사 등이죠. 선사는 “선(禪·명상 수행)을 지도하는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선종(禪宗) 계통에서 깨달음을 중시하는 수행자를 가리킵니다. 참선, 좌선 등 직접 체험을 통한 깨달음 강조주로 선종 계통에서 제자들에게 수행을 지도하는 역할을 강조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혜능선사, 지눌선사가 있지요. 위대한 스승 원효대사나 초의선사는 익히 아시겠지만, 지공선사는 아마 생소하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은밀하고도 영광스러운 법명은 제가 명명하여 저만 알고 있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신비로운 ‘지공선사’의 정체를 밝히기 전에 잠시 우리네 술자리 풍경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단합의 상징인 건배사에도 시대의 결이 묻어납니다. 5·16 직후엔 투박하게 “재건합시다!”를 외쳤고, 요즘은 암호같은 삼행시가 대세지요. “변함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는 ‘변사또’,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라는 ‘개나발’ 같은 것들 말입니다. 청춘은 바로 지금 ‘청바지’ 등 이 모든 수다를 한데 버무려 결국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하여!”라는 우렁찬 외침으로 밤은 깊어가지요. 자, 이제 제가 만든 지공선사(地公善士)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눈치 빠른 분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지하철 표를 공(空)짜로 선물받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만 65세라는 고개를 넘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자격이지요. 그런데 왜 하필 ‘선사’일까요? 스승 사(師) 자를 쓰기엔 제 삶이 그리 거창하지 않아, 그저 선비 사(士) 자를 빌려왔습니다. 평생을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노년의 품격을 기리고자 ‘착할 선(善)’ 자를 보탰지요. 청춘을 다 바쳐 일군 이 나라가 이제야 노병(老兵)의 노고를 알아보고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하며 건네는 따뜻한 예우표 같아 마음이 뭉클합니다. 덕분에 저도 오래전 이 영광스러운 지공선사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법명을 얻고 보니, 인생길이 어느덧 황혼이 지는 마루턱에 서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제는 서서히 산을 내려가야 하는 하산(下山)의 시간이지요.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지만, 짐짓 모른 척 허허 웃어넘길 뿐입니다. 다만 침침해지는 눈과 어두워지는 귀, 예전 같지 않은 근력 앞에 자꾸만 마음이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얼마 전, 저의 ‘할망구’가 발바닥에 가시가 박혔다며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할망구’란 표현이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나, 본래 망구(望九)란 아흔(90세)까지 장수하기를 바란다는 귀한 뜻이 담겨 있지요. 저는 돋보기를 코끝에 걸치고 가시를 찾아보았지만, 희미한 형체만 보일 뿐 도무지 잡히질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제각기 둥지를 틀어 떠나고, 휑한 큰 집에 노부부만 덩그러니 남았으니 눈 밝은 구원 투수가 없더군요. 며칠을 씨름하다 결국 주말에 이웃 동네 딸아이를 찾아갔습니다. 딸애가 뾰족한 바늘로 몇 번 툭툭 건드리더니 단숨에 가시를 뽑아내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 젊음이 좋구나, 밝은 눈이 참으로 부럽구나’ 싶어 코끝이 찡했습니다. 지공선사가 되어 지하철을 마음껏 누비게 된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니 문득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귀야 좀 어두워지면 어떻겠습니까. 골치 아픈 세상사 안 들으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눈만은 부디 조금만 더 버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망구’ 발바닥에 박힌 가시라도 직접 뽑아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공선사의 혜택은 달콤하지만,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월은 참으로 야속합니다. 오늘도 저는 공짜 지하철 표 한 장을 손에 쥐고, 노을 비치는 차창 밖을 보며 이 아름다운 하산길을 음미해 봅니다. /방종현 시민기자

(이사람) “붓끝으로 영남의 기개를 깨운다'

대구 봉산동 문화거리. 영남의 서단 ‘도심명산장(道心名山藏)’에서 율산(栗山) 리홍재(李洪宰) 선생을 만났다. 변함없는 생활 한복에 긴 머플러 두른 정장 차림이다. 영남의 산세를 닮은 획, 율산 선생의 글씨를 마주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압도적인 ‘기운’이다. 그가 긋는 획은 때로는 영남의 가파른 산맥처럼 단단하고, 때로 굽이치는 낙동강 줄기처럼 유연하다. 세간에서 그의 글씨를 ‘율산체’라 칭송하는 이유는 그만큼 독보적인 조형미와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선생은 자신의 서체를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설명한다. 글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이 율산이 추구하는 예술의 정점이다. 그의 대작에서 볼 수 있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과 대담한 필치는 전통 서예의 틀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 절묘한 균형감을 보인다. 율산 선생의 예술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원칙이다.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며 그 안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법을 지키되 법을 넘어서는 것, 그것이 서예가가 평생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말한다. 선생은 매일 새벽 수천 번의 획을 그으며 기본을 다진다. 이러한 기초 위에서 탄생한 그의 행초서(行草書)는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엄격한 질서를 유지하며 영남 서예만의 묵직하고도 파격적인 힘을 대변한다. 팔공산 취락지구 중심가에 세운 ‘대동방 서예술문화관(大東房 書藝術文化館)'에 들어서면 분위기부터가 압도된다. 육십 년 내공이 쌓인 율산의 먹물 예술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벽면 계단에 80폭 병풍이 대동방 문화관의 수문장처럼 보였다. 이천여 평을 가득 채운 대작(大作)들은 관람객을 압도한다. 그는 영남 유림의 곧은 절개와 타협하지 않는 선비정신이야말로 자신의 서예를 지탱하는 뿌리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내공이 단단한, 진실함이 묻어난다. 그는 퍼포먼스 타묵(打墨)의 개척자다. “예술은 창작이어야 하며 글씨는 그 사람의 인격입니다.” 그만의 예술적 일화가 있다. 1999년 KBS 방송에서 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16mm 큰 붓을 사용했는데 첫 번째 글자에서 붓이 나가지 않았어요. 제자가 “선생님 술 한잔하세요!” 소주 한 컵을 물 마시듯 들이키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붓에 힘이 붙어 일필 휘하 성공리에 마쳤다는 것이다. 마음이 굽어 있으면 필획이 흔들리고, 정신이 흐트러지면 글이 탁해짐으로 그래서 서예는 마음을 닦는 기본이라고 한다. 선생은 최근 디지털 문명에 밀려 서예가 소외되는 현실에서도 역설적으로 서예의 가치가 더 빛날 것이라고 했다.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찰나의 순간에 영원을 담아내는 서예야말로 현대인들의 메마른 정신을 치유할 수 있는 장(藏)이라는 것이다. 율산의 계보는 영남 서예의 거목인 석재 서병오와 죽농 서동균의 제자 죽헌(竹軒) 현해봉으로 이어지는 영남 서예의 맥을 계승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서예가들이 영남 서예를 ‘투박하다’라고 평할 때마다, 선생은 오히려 “그 투박함이 바로 꾸밈없는 기개며 생명력”이라고 일러 준다. 자신의 호(號) 율산처럼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알차고 부드러운 영남 서예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서예가다. /유무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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