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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년 전 익룡의 육상 사냥 흔적 세계 최초 발견⋯진주 화석이 밝힌 ‘추격전’

약 1억 년 전 한반도에서 익룡이 하늘뿐 아니라 땅 위에서도 먹이를 쫓던 포식자였다는 직접 증거가 처음 확인됐다. 경남 진주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이 ‘추격과 도주’의 순간을 생생히 보여주며 익룡 생태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꾸고 있다. 국립대구과학관은 과학관과 미국 텍사스대, 진주교대, 중국지질대학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백악기 전기(약 1억600만 년 전) 진주층에서 발견된 익룡 발자국과 소형 척추동물 흔적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16일 자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해당 화석은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가 발굴했다. 연구진은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형태의 익룡 보행 흔적으로 확인하고 ‘진주이크누스 프로케루스(Jinjuichnus procerus)’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진주에서 발견된 길쭉한 앞발의 익룡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이 발자국은 긴 앞발과 발달한 중족골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이를 황새처럼 지상을 걸으며 먹이를 찾는 네오아즈다르키아 계통 익룡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이 계통이 육상 포식자일 가능성은 제기돼 왔지만, 행동을 입증할 직접 증거는 부족했다. 핵심 단서는 같은 암석 표면에 나란히 남은 두 종류의 발자국이다. 익룡 발자국 옆에는 도롱뇽으로 추정되는 소형 동물의 이동 흔적이 이어지는데, 이동 중 갑자기 방향을 바꾼 ‘급선회’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를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회피 행동으로 판단했다. 두 발자국은 생성 시기와 진행 방향도 일치한다. 단순한 우연한 중첩이 아니라, 익룡이 먹이를 쫓고 소형 동물이 이를 피해 달아나는 ‘포식-피식 관계’가 동시에 기록된 장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익룡의 사냥 행동이 화석으로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 능력도 주목된다. 발자국 간격 분석 결과 해당 익룡의 보행 속도는 초당 약 0.8m로 추정됐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익룡보다 빠른 수준으로, 익룡이 지상에서도 상당히 민첩하게 움직였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익룡이 공중 생태계의 지배자에 그치지 않고 지상에서도 중요한 포식자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추가 분석을 통해 당시 한반도 백악기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행동 양식을 보다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진주 일대는 공룡과 익룡, 새, 악어 등 다양한 척추동물 화석이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지역이다. 특히 익룡 발자국 밀집도가 세계적으로 높은 화석 산지로 알려져 있다. 국립대구과학관은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특별전 ‘타임슬립! 공룡시대 대탐험’에서 이번 연구 성과를 전시한다. 공룡 특별기획전은 8월 23일까지 이어지며, 약 1억6000만 년에 걸친 공룡시대를 시간여행 서사로 풀어낸 몰입형 전시로 구성됐다. 공룡의 등장과 진화, 번성, 멸종까지의 흐름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4개 구역으로 나뉘어 공룡의 기본 개념부터 생존 전략, 몸 구조와 생활 방식, 화석 발굴 과정과 멸종 원인까지 체험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애니메트로닉스와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결합해 현장감을 높이고, 120여 종의 표본과 모형을 통해 다양한 공룡과 고생물의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호르무즈 자유로운 통항 위한 40개국 정상회의...이 대통령도 참석

이란 전쟁으로 차단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통항을 논의하는 국제 정상회의에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도해 17일(현지시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약 40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데 화상회의에 대면회의가 결합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열린다. 영국 총리실은 16일 이번 회의의 명칭이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회의이며, 영국·프랑스 정상이 공동 주재한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이 미리 공개한 발언에서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리는 글로벌 안정과 안보로 복귀를 위해 해운업계를 안심시키고 기뢰 제거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조건 없는 즉각적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글로벌 책무로, 우리는 세계 에너지와 교역이 다시 자유롭게 흐르도록 행동해야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과 나는 항행의 자유 보호를 위한 다국적 이니셔티브 수립에 대한 명확한 의지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도 화상회의에 참석한다고 확인했다. 유럽 언론들은 이번 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되나 공동 의장 외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파리를 방문해 참석할 예정이라고 유럽 매체들이 전했다. 주요 7개국(G7) 유럽 국가 정상이 모두 대면 참석하는 셈이다.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국제기구도 참여하지만, 전쟁 당사국인 미국은 참석하지 않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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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텃밭에서 시작된 봄

호미를 들고 텃밭으로 들어서던 세 여인이 동시에 환호한다. “어머! 싹이 올라오고 있어!” 생전 처음 해보는 농사일이지만 작업복만큼은 제대로 챙겨 입는다. 곡괭이와 삽, 호미를 동원해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렸더니 대지가 마술을 부리듯 싹을 밀어 올린다. 마치 처음 보는 듯 그 흔한 기적 앞에서 그녀들의 가슴이 가볍게 뛴다. 김은희 씨의 친정엄마는 경북 포항 월포 인근의 집 앞 작은 텃밭을 평생 일구셨다. 사계절 내내 밭일을 놓지 않았던 흙 묻은 손을 털 듯, 지난해 11월 그렇게 삶을 내려놓으셨다. 봄이 오니 주인 잃은 텃밭에도 다시 숨이 돈다. 겨우내 굳어 있던 땅이 풀리고, 사람 손길 닿지 않은 곳에 보약 같은 봄비가 내리니 풀들이 좋다고 아우성이다. 어머니의 밭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지 직접 농사를 지어본 적 없는 그녀에게 오랜 지기 두 친구가 함께하자고 나선다. 서로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 침묵조차 편안히 나눌 수 있는 묵은 친구들이다. 세 사람 모두 농사는 처음이다. 그래서 오히려 시작할 수 있었다. 모른다는 것이 때로는 용기가 된다. 일주일에 두 번 시간 맞추어 텃밭에 모인다. 풀을 뽑고, 흙을 뒤집고, 거름을 섞고, 고랑을 만든다. 작은 텃밭이라지만 곡괭이와 삽, 호미를 번갈아 들고 허리를 굽히다 보면 금세 숨이 찬다. 그래도 웃음이 난다. 힘든데도 재미있다. 흙이 고르게 정리되고 고랑이 생기니 ‘텃밭’이라는 이름이 어울리기 시작한다. 상추, 시금치, 당귀, 엄마가 쓰던 얼갈이배추 씨앗까지 뿌리고 씨감자도 심는다. 누군가는 텃밭에 들인 1년 씨앗 값만 수십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많이 거두는 것 보다 제대로 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마음을 모은다. 귀농한 젊은 부부가 텃밭 가장자리에 작은 평상 하나를 놓아준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쉬엄쉬엄 하세요” 격려도 던진다. 평상에 앉으니 가까이 월포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스친다. 땀에 젖은 몸을 바닷바람에 맡긴 채 나누는 소박한 새참 시간이 밭일보다 더 소중한 순간이다. 친정엄마는 힘든 밭일을 평생 하시면서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으셨다. 그저 묵묵히 계절을 따라 씨를 뿌리고 거두셨다. 지금 와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챙겨주시면 무심히 받아가던 그 푸성귀들이 얼마나 많은 수고 끝에 얻어진 것인지. 그 노동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방식이었다. 호미를 들고 흙을 다듬다 보면 “문득 엄마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좋다”는 그의 말처럼, 이곳은 단순한 밭이 아니라 기억이 머무는 자리이기도 하다. 세 사람은 여전히 서툴다. 그 서툼이 서로를 웃게 하며 하루를 채운다. 텃밭은 채소만 기르는 곳이 아니다. 박경리 작가는 말년에 “미련 없다”고 말하며 텃밭에 정성을 쏟았다. 무엇을 더 가지기보다, 지금의 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일. 텃밭에서는 그 연습이 절로 된다. 그녀들의 봄은 그렇게 텃밭에서 시작되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우리가 이렇게 서로에게 맞춰가며 함께하는 이 시간이 참 좋다”고 말하는 김은희 씨. 월포 인근 작은 텃밭에서 시작된 이들의 농사는 올봄 또 하나의 작은 풍경이다. 돋아난 새싹처럼, 또 다른 삶이 그 자리를 채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라원 개장···신라 정원과 AI 전시 결합한 복합문화공간

지난 3일 개장한 라원은 ‘신라의 정원’을 뜻하는 이름이다. 야외 정원과 디지털 실내 정원을 포함해 총 6만8810㎡ 규모로 조성된 복합문화정원으로, 신라 8괴를 모티브로 구성되어 있다. 실내 정원은 제1 전시관과 제2 전시관으로 나뉘어 총 8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입구에서 가까운 제1 전시관에 들어서자 ‘라원, 플라뇌르의 정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플라뇌르는 ‘산책자’ 또는 ‘열정적인 구경꾼’을 의미하며, 현대 사회의 관찰자로서 목적지 없이 걷고 경험하며 풍경을 이해하는 존재로 설명되어 있다. 프롤로그 공간에서는 찌르레기의 초대 영상이 상영된다. 전시 스토리를 담은 일러스트 영상으로, 이를 감상한 뒤 ‘하이, 에브리버디!’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벽면 터치를 통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벽면 속 새 이미지를 터치하면 날아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형식이다. 대형 공작새 이미지가 인상적이었으며, 함께 동행한 아이는 모든 새를 찾아다니며 손을 가져다 대는 모습을 보였다. 공간 내 거울이 함께 비치되어 있어 공간이 확장되어 보이고, 사진 촬영 시 이색적인 재미도 더한다. 다음 공간 ‘소리 없는 노랫소리’에서는 바닥에 표시된 위치에 서면 꽃이 피어나고 해당 식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토치진저, 무쎌라, 캐리안드라, 아칸서스 에브락테리아투스, 알칸타레아 임페리얼리스 등 익숙하지 않은 식물들이 흥미를 더한다. 이어지는 ‘숨, 쉬는 숲’은 풍선으로 만들어진 나무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빛을 머금은 대형 풍선 나무들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1 전시관의 마지막 공간 ‘불빛에 이끌려’에서는 오두막에 들어선 듯한 느낌 속에서 다양한 이미지가 공간을 채운다. 자연 풍경과 춤추는 악기 등 변화하는 이미지들이 이어지며 색다른 공간에 머무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2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공간 또한 유리창에 색을 입혀 또 하나의 전시 공간처럼 구성되어 있다. 무지개빛 길을 지나듯 이동하면 제2 전시관에 이르게 된다. 이 구간에는 유아용 실내 카페가 마련돼 있으며, 인원 제한이 있어 이용 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제2 전시관 안내데스크에서는 돗자리와 바구니가 포함된 피크닉 세트를 무료로 대여하고 있어 날씨가 좋을 경우 야외 정원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제2 전시관은 AI 아트 특별관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나만의 식물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으며, 별도의 그림 실력이 없어도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완성된 이미지는 QR코드를 통해 휴대폰에 저장하거나 전시장 내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어지는 ‘미지의 화원’은 국내 최초 360도 생성형 AI로 제작된 실감형 콘텐츠 공간이다. 약 7분간 상영되는 영상은 높은 화질로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며, 대형 고래와 바다거북 장면은 어린 아이들의 인기를 얻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표는 오후 6시에 마감된다. 입장료는 성인 1만6000원, 청소년 및 군인 1만3000원, 어린이(7~12세) 8000원이다. 다만 4월 한 달간은 개장 기념으로 지역민과 동일하게 7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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