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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첨단산업·과학기술 10대 공약 발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21일 AI·반도체·배터리·바이오·미래차·방산·에너지 등 첨단산업·과학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을 대한민국 산업대전환의 심장이자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첨단산업의 주도권 확보에 달려 있다. 경북은 철강·전자·소재·에너지·바이오 등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를 책임져온 곳인 만큼, 이제는 AI와 과학기술을 결합해 산업대전환의 중심으로 다시 도약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북을 ‘아시아·태평양 AI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아·태 AI센터와 글로벌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포항·구미·경산을 중심으로 연구·실증·사업화가 이어지는 AI 혁신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구미를 중심으로 K-반도체 자립생태계를 완성하고, 포항을 세계적 배터리 메가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반도체 산업벨트와 배터리 특화단지를 조성해 설계·소재·부품·장비·실증까지 이어지는 첨단제조 혁신기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전기요금 지역차등제’를 도입해 산업용 전력비용 부담을 낮추고 철강·배터리·수소·첨단소재를 연결한 산업대전환 모델도 제시하면서 “포항·안동·대구를 잇는 TK 바이오메디컬 삼각벨트를 구축해 백신·치료제·그린바이오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경산·영천·경주를 연결한 미래차 삼각벨트를 통해 AI 자율모빌리티, 전기차·자율주행 부품, 미래차 소재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구미와 영주를 중심으로는 국방반도체와 첨단 방산부품 산업을 육성하고,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테스트필드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하고 “포항·경주·울진을 연결한 동해안 에너지벨트를 조성해 RE100, 수소, 원전, SMR을 결합한 대한민국 미래에너지 수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북투자청 설립, 전략산업 모펀드, 원스톱 인허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산 AI 인재혁신도시와 대학혁신, 계약학과를 통해 기업 맞춤형 인재양성을 추진하겠다”면서 “주력산업은 더 강하게 지키고, 미래산업은 더 빠르게 키워 경북을 대한민국 산업혁신의 심장으로 만들겠다. 그리고 그 성과를 양질의 일자리와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해 도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경북, 세계와 경쟁하는 경북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지구의 날] 10년째 버려진 것에 가치 입히는 포항시민 하은희씨

커피 찌꺼기로 비누 만들고, 해변에 버려진 유리와 플라스틱은 액자와 조명으로 바꾼다. 와인병을 눌러 접시나 생활 소품으로 활용한다. 포항시민 하은희씨(56)는 10년째 이런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자연보호자들이 제정한 지구의 날(22일)을 하루 앞둔 21일 만난 하씨는 “버려지는 폐소재에 디자인과 쓰임을 더해 더 높은 가치로 바꾸는 게 업사이클”이라며 “직접 만들어보면 버리던 것을 재료로 보게 된다”며 활짝 웃었다. 폐차장이 계기가 됐다. 녹슨 철과 금속 사이에서 다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알아본 하씨는 그때부터 버려진 것들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유리병과 플라스틱, 커피 찌꺼기 등으로 재료의 범위를 넓혔다. 2021년 개봉한 해양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를 보고 해양환경에 대해 눈을 뜬 하씨는 해양쓰레기를 업사이클해서 일상생활 속에서 소비하고 순환할 수 있는 작업에 천착하고 있다. 2022년 태풍 힌남노 이후부터 포항지역 해변을 돌며 해양쓰레기를 직접 수거해 바다가 토해 놓은 것들 속에서 다시 쓸 수 있는 재료를 찾는다는 하씨는 “그게 바다의 통증이자 언어다”라고 말했다.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새 제품보다 기존 자원을 오래 쓰는 법을 먼저 고민한다. 덕분에 버려지는 모든 소재를 재료로 보게 되면서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게 됐고, 버리기 전에 어떻게 다시 쓸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하게 됐다. 하씨는 “카페에서 모은 커피 찌꺼기로 비누 만들어 쓰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와 합성세제 사용을 줄이면, 그만큼 미세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의 바다 유입도 줄일 수 있다”면서 “재료를 함께 모으는 과정부터 참여가 시작되고, 쓰레기가 사람을 이어주면서 바다와 도시를 연결한다”고 밝혔다. 하씨는 오는 9월 세계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땅바닥 미술관-껌딱지 그림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포항시 북구 중앙동 길바닥에 눌어붙은 껌 위에 포항 시화인 장미꽃을 그리고, 한 달간 전시한 뒤 함께 제거하는 방식이다. 중앙동 원도심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참여해 포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버려진 껌 하나부터 줄여보자는 취지”라며 “직접 참여하면 거리도 정리되고 버리는 습관도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하씨는 “환경을 바꾸는 힘은 결국 소비자에게 있다”며 “제품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과정까지 따져 선택하면 기업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커피 찌꺼기 비누 하나, 해변에서 쓰레기 한 개를 줍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며 “그런 실천이 쌓이면 도시와 바다도 달라진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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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 삶을 어루만지는 문학의 힘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19일, 교보문고에서 수필가이자 본지 시민기자인 방종현씨의 문집 ‘유머산책’ 출간 기념 사인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한 권의 신간을 알리는 자리를 넘어, 오늘날 문학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됐다. ‘유머산책’은 ‘유머’라는 가장 인간적인 언어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길을 제시한다. 날카로운 비판과 빠른 속도, 치열한 경쟁이 일상이 된 시대 속에서, 이 책은 한 발 물러선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여유와 따뜻한 공감의 가치를 일깨운다. 방종현 작가는 기존의 긴장감 있는 문체에서 벗어나 한층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독자와 마주한다. 이는 단순한 표현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성숙을 의미한다. 현실에 대한 치열한 인식 위에 인간적 온기를 더하고, 비판보다는 이해를 선택하는 그의 글쓰기는 문학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날 행사에는 많은 문단인사들이 찾아와 축하와 격려를 하며 다양한 평가도 했다. 김정길 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은 “한 가지 탤런트만 지니고 가꿔 나가기 어려운 숨가쁜 세태에 이모년(二毛年)을 훌쩍 넘긴 장(壯)청년이 문·악·주·극·논(文樂奏劇論)을 섭렵하는 도전과 열정이 놀라움을 넘어 경외와 큰 박수를 보낼 만한 백방미인이다“고 극찬했다. 문무학 문학박사는 “방종현의 삶을 담은 이 책은 노년의 삶을 고민하는 시니어들에게 밤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되어 고즈녁한 빛을 뿜고 있다”고 했다. 한국 문인협회 장호병 부이사장은 ”방 작가는 요즘시대에 보기 드문 풍류가객으로서 기자·시조창·가요·연극 등을 하는 팔방미인“이라고 했다. 그의 글이 단순한 유머를 넘어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그의 막역지우인 황인동 시인은 “방 작가는 늘 새로운 배움을 향해 나아가는 기발한 발상과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를 사로 잡는다”고 평가했다. ‘유머산책’은 단순히 웃음을 유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가벼운 농담처럼 시작된 문장은 어느 순간 삶의 본질을 되묻게 하고, 일상의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확장된다. 이처럼 유머를 통해 성찰에 이르는 구조는 문학이 지닌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사회적 의미에서도 주목된다. 피로와 긴장이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쉼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날선 비판 대신 따뜻한 공감을 건네는 문장은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남기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한편 ‘유머산책’은 전국 교보문고에서 판매 중이며, 북랜드에서 출간됐다. 총 256쪽, 정가 2만 원. 앞으로 방종현 작가가 펼쳐갈 유머와 통찰의 세계가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숙 시민기자

(이사람) 아코디언으로 봉사하는 즐거운 인생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 사무실을 둔 소담하모니라는 음악동호인 단체가 있다. 이곳에서는 매달 둘째 수요일에 20여 명의 음악인이 모인다. 이들은 평생을 음악으로 관계를 맺어온 생활속 예술인이다. 평균 나이 75세 이상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분들이다. 제각기 악기 하나는 기본으로 다룰 줄 알며 트로트로 다져진 야무진 목소리에 힘이 언제나 넘친다. 음악 속에 항상 젊음을 유지하며 생활한다. 이들이 다루는 악기는 드럼, 피아노, 트럼펫, 색소폰, 일렉기타 그리고 아코디언이다. 박순우씨(77)는 아코디언 연주자다. 대구에서 아코디언 연주자로서는 아주 귀한(?) 인물로 소문나 있다. 그는 영덕에서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했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에 대구시내 음반가에서 흘러나오는 아코디언 음색에 매료돼 아버지를 졸라 당시 거금인 5만 원으로 아코디언을 구입했다. 처음에는 학원에서 배우다가 1년 뒤 학업 때문에 잠시 접었다. 그러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아코디언 전문인에게 교습을 받기 시작했고,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아코디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아코디언과 반세기를 함께 한 셈이다. 1960~70년대 카바레 악단에선 옛 가요를 연주할 때는 아코디언이 필수다. 다른 악기 연주자보다 아코디언 연주자의 급여는 더 많았다. 60년대 중반만 해도 이탈리아 아코디언 한 대 값이 외곽지 주택값만 했다. 정년을 앞두고 박 연주자는 지역봉사활동에 나섰다. 영덕, 울진, 봉화 등 지역축제마다 마다하지 않고 봉사하면서 이름난 연주자로 소문났다. 지금도 대구 시내 여러 악단에서 봉사한다. 상록봉사단(공무원 연금공단 중심의 재능기부봉사단), 굿밴드, 밀라노악단에서 활동을 한다. 요즘은 대구 인근의 버스킹 음악회에 나가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아코디언은 추억의 악기다. 연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악기의 독특한 음색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애조어린 음악, 구슬프고 애절한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그래서 어르신들로부터 인기가 폭발적이다. 그는 아코디언은 “10년을 배워야만 대중가요 한 곡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워 애정이 가는 악기”라며 “긴 세월 동안 배워 익힌 재능을 인생후반에 이웃에게 좋은 음악으로 선사할 수 있으니 행복하다”며 함빡 웃었다. /권정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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