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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 오어사 동종, 국보 승격 한 발짝 더···경북도 문화유산위 심의 통과

포항 오어사 동종의 국보 승격 절차가 한 발짝 나아갔다. 지난 9일 열린 ‘경상북도 문화유산위원회 동산문화유산분과 회의’에서 오어사 동종을 국가지정 문화유산(국보) 승격 신청 대상으로 선정하는 안건이 원안 가결됐다. 1216년(고려시대) 주종장 순광이 제작한 오어사 동종은 제작 시기와 제작자, 봉안 사찰이 명문으로 명확히 기록된 유물이다. 특히 전통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통형 음통과 독특한 당좌 양식 등 고려 후기 특징을 보여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1995년 오어사 경내 정비 과정에서 발견돼 1998년 보물로 지정됐으며, 이번 심의 통과에 따라 국가유산청의 최종 검토를 거쳐 국보 승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신라 왕실 원찰인 법광사지의 국가유산구역 확대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건물지와 유구, 3380여 점의 유물이 확인했다. 지난해 실시된 표본조사에서는 기존 지정구역 외곽에서도 주요 유물과 유구의 분포가 확인되면서 유적 보존을 위한 구역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는 이번 경북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가유산청에 구역 확대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역행자‘의 저자 자청이 신간 ‘완벽한 원시인’(필로틱)으로 돌아왔다. 이번 책은 “AI 시대의 진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컨디션”이라며 현대인의 불안·번아웃·우울증 원인을 진화적 불일치에서 찾는다. “인간의 뇌는 10만 년 전 사바나 초원에서 설계된 원시인의 것에서 변하지 않았지만, 현대인은 그 뇌를 망가뜨리는 환경에 갇혀 있다“는 주장이다. “보더콜리를 아파트에 가두면 미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책은 양치기 개 보더콜리의 비유를 든다. 하루 60km를 달려야 하는 종이 좁은 공간에 갇히면 행동장애를 일으키듯, 인간 역시 맹수 회피, 사냥, 사회적 유대와 같은 본능적 설계와 동떨어진 생활로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알림은 ‘위협’, 지하철 인파는 ‘포위’, 앉아서 일하는 습관은 ‘부상 상태’로 인식되는 뇌는 끊임없이 비상 신호를 보내며 점차 망가진다. 저자는 이를 ‘진화적 불일치’라 부르며, “의지로 버티는 것은 자기 파괴”라고 경고한다. ‘완벽한 원시인’은 현대인의 뇌가 사바나 초원에 최적화된 원시적 본능을 회복하기 위해 생존→안정→성장→연결→초월의 5단계 시스템을 제시한다. 각 단계는 뇌의 진화적 층위를 반영한 15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LEVEL 0: 생존 가장 기본적인 층위인 생존 단계에서는 수면·물·호흡이 핵심이다. 수면은 뇌가 독소를 제거하는 유일한 시간이며, 탈수 2%만으로도 지능 20%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처럼 물은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다. 또한 깊고 느린 호흡은 감정 조절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차단한다. △LEVEL 1: 안정 생존이 보장되면 안정 단계로 넘어간다. 햇빛은 생체 시계를 리셋해 하루 에너지를 조절하며, 걷기는 근육을 활성화해 신체 리듬을 회복시킨다. 특히 저자는 “칼로리 계산보다 ‘영양 밀도’에 집중하라”며, 가공식품 대신 자연식에 가까운 식단을 권장한다. △LEVEL 2: 성장 안정된 상태에서 성장을 촉진하려면 의도적 불편함이 필요하다. 차가운 샤워나 계단 오르기처럼 불편함을 겪으면 뇌가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며 강화된다. 이와 함께 근력 운동으로 신체적 강인함을,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사냥 본능을 자극해 도파민 시스템을 재정비한다. △LEVEL 3: 연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소규모 부족 형성과 대면 접촉은 옥시토신을 분비시켜 외로움을 해소한다. SNS 팔로워 수천 명보다 진정한 친구 5명이 더 중요한 이유다. 또한 타인에게 기여하는 행위와 성적 친밀감은 뇌가 추구하는 가장 강력한 보상 체계로 작용한다. △LEVEL 4: 초월 마지막 단계인 초월은 탈집중과 몰입을 통해 이뤄진다.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면 뇌는 스스로 재정렬되며, 무언가에 완전히 빠져드는 몰입 상태에선 자의식이 사라지며 행복감이 극대화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로 세 가지 구멍을 지목한다. △화학적 구멍: 술·설탕·담배는 뇌의 보상 체계를 교란시키는 독소다. 특히 SNS의 도파민 폭탄은 중독적 과잉을 유발해 신경 회로를 파괴한다. △행동적 구멍: 멀티태스킹은 사냥 중 주변 경계를 소홀히 했던 원시인의 생존 본능과 정반대되는 습관이다.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려 하면 뇌는 과부하에 걸리며 효율성이 급락한다. △인지적 구멍: 끝없는 걱정과 분석은 뇌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원시인은 즉각적인 위협에만 반응했지만, 현대인은 미래의 불확실성까지 시뮬레이션하며 스스로를 소모시킨다. 저자는 AI나 스마트폰을 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환경을 뇌의 설계에 맞추라고 강조한다. 하루 8시간 앉아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듯, 잘못된 습관이 뇌를 망친다. 각 단계별 버튼을 차근차근 눌러 뇌의 기본값을 되찾는 것이 핵심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포항예술고등학교가 현장 중심 음악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실력 있는 대중음악인을 초청한 마스터클래스를 마련했다. 학생들은 무대 경험과 실전 중심의 조언을 통해 보컬 역량과 진로 인식을 함께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포항예술고(교장 홍태기)는 지난 15일 학교 강당에서 가수 이은미 대구가톨릭대학교 실용음악과 석좌교수를 초청해 실용음악 전공 학생 대상 특강과 보컬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했다. 이은미 교수는 국내 여성 가수 가운데 최다 공연 기록(약 1천회)을 보유한 가수로, ‘맨발의 디바’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은미 교수는 자신의 음악 여정을 소개하며 꾸준한 연습과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소리를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는 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녹음과 청취를 반복하는 기본 훈련의 필요성을 짚었다. 이어 다양한 장르와 악기를 폭넓게 접하는 경험이 표현력 확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보컬 트레이닝에서는 곡의 흐름과 감정을 목소리뿐 아니라 마이크 활용으로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대에 대해서는 “감정을 전하는 전달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집중력과 준비 과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철저한 목 관리와 컨디션 조절 등 자기관리 방식도 함께 공유했다. 학생들은 “아티스트의 경험과 실전 지도를 통해 연습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현장 예술가와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의 전문성과 진로 시야를 넓히는 교육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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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장미로 마음 나눠요! ‘책으로 마음 잇기’ 열려

4월의 끝자락, 책 한 권이 건네는 위로와 연결의 시간이 대구 도심에 펼쳐진다. 도서출판 학이사와 독서 공동체 ‘책으로 마음 잇기’는 오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시민 참여형 독서 문화 행사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를 마련한다. 행사는 이날 오후 7시 대구 중구 YMCA 카페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독서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의 장으로 꾸며진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가 특별 강연을 맡는다. 윤 대표는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 ‘밥상과 책상 사이’ 등을 집필한 독서 전문가로, 강연을 통해 독서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2부 ‘책으로 마음 잇기’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책을 매개로 교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각자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을 가져와 서로 교환하며, 책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세계 책의 날 상징인 ‘책과 장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로 의미를 더한다. 참석 신청자 선착순 50명에게는 윤일현 작가의 ‘시지프스를 위한 변명’ 1권과 장미 한 송이가 증정된다. 학이사 신중현 대표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책은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가장 깊이 연결하는 매개”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책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삶을 나누고, 일상 속에서 독서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비는 1만 원이며, 1992년 이후 출생자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4-16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실전 교육’ 시동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노동시장 복귀를 지원하는 실무형 직업교육이 포항에서 시작됐다. 자격증 취득과 실무 활용을 병행한 맞춤형 교육 과정이다. 포항여성인력개발센터·포항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지난 13일 성평등가족부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 ‘회계·세무·OA 실무마스터’ 과정을 개강했다. 면접을 통해 선발된 19명의 훈련생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과정은 취업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실무 중심 프로그램으로, 교육생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회계·세무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 19명을 대상으로 직무 이해도와 실전 활용 능력을 동시에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교육 내용은 △전산회계 1급 자격증 취득 대비 △ITQ 엑셀 활용 능력 향상 △세무 실무 기초 및 실전 적용 등으로, 회계·세무 직무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두 기관은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취업 지원을 전담하는 원스톱 통합취업지원센터로, 취업 상담과 정보 제공, 알선 등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돕고 있다. 또한 재직 여성들을 위한 심리고충 상담과 커리어 프로그램, 취업자 워크숍 등도 운영 중이다. 교육 참여 및 상담 문의는 전화(054-278-4410~2)로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고요 속 흐름을 담다···미디어아티스트 임창민 ‘Homage to 박동준’展, 대구 갤러리분도서 개막

고요한 방 안, 창 너머의 풍경이 아주 느리게 움직인다. 물결이 흔들리고, 빛이 흐르며, 바람이 스친다. 정지된 사진 속에 삽입된 영상은 익숙한 장면을 낯선 감각으로 되돌린다. 오는 4월 23일부터 대구 중구 갤러리분도에서 열리는 ‘Homage to 박동준 2026_임창민’전은 이렇게 ‘멈춤과 흐름’ 사이에서 감각을 일깨운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와 대구 갤러리분도가 공동 기획한 ‘Homage to 박동준’은 고(故) 박동준 선생의 뜻을 기리며 매년 한 작가를 초청해 이어오는 헌정 전시다. 올해는 미디어 아티스트 임창민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갤러리분도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을 중심으로 자신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임창민의 작업은 사진과 영상의 결합이라는 단순한 형식을 넘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한 화면 안에 중첩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실내 공간은 사진으로 정지돼 있고, 창밖 풍경은 영상으로 살아 움직인다. 이 이중 구조는 우리가 익숙하게 인식해온 ‘이미지’의 개념을 미묘하게 흔든다. 보는 이는 하나의 장면을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 10점과 사진 7점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정중동(靜中動)’이다. 고요함 속에 깃든 미세한 움직임, 정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임창민의 화면 속 실내는 적막에 가깝지만, 그 너머 풍경은 끊임없이 흐른다. 이 대비는 관람자의 시선을 붙잡고, 감각을 서서히 확장시킨다. 특히 ‘창’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다. 창은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경계이면서 동시에 두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다. 작가는 이 창을 통해 풍경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가 그 안으로 들어가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전통 건축의 ‘차경(借景)’ 개념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시도이기도 하다. 외부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여 공간을 확장하는 차경의 원리가, 디지털 이미지 안에서 새롭게 작동하는 셈이다. 전시는 동양 회화와의 미학적 연결점도 짚는다.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의 ‘소림명월도’가 보여주는 시선의 흐름과 정적 긴장 구조는 임창민의 작업과 묘하게 겹친다. 나뭇가지 사이로 배치된 달과 미세한 물의 흐름처럼, 그의 작품 역시 고요한 화면 속에 작은 움직임을 배치해 감상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작품 속 풍경은 실제 자연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수집된 장면들이 재구성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화면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어딘가 익숙하다. 관람자는 그 낯익은 이질감 속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호출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괴석을 주제로 한 사진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기이한 형태의 돌을 재구성한 이 작업은 전통 회화의 ‘괴석도’를 연상시키며, 자연을 바라보는 동양적 시선을 현대적으로 확장한다. 촬영 이후의 편집과 개입을 통해 완성된 이미지는, 미디어아트 작업과 동일한 창작 원리를 공유한다. 빠른 속도와 과잉된 이미지에 둘러싸인 오늘날, 임창민의 작업은 정반대의 방향을 제시한다. 소리를 제거한 채 느리게 흐르는 영상, 움직임을 최소화한 화면은 관람자의 호흡을 낮추고 감각을 환기시킨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유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Homage to 박동준 2026_임창민 전’은 결국 ‘본다’는 행위를 다시 묻는 자리다. 창을 통해 펼쳐지는 풍경은 바깥의 세계이면서 동시에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관람자는 그 사이에서 잠시 멈춰 서고, 잊고 있던 감각과 조용히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5월 22일까지 이어지며, 개막식은 4월 23일 오후 5시에 열린다. 느림과 고요, 그리고 미세한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이번 전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유의 시간을 건넬 것으로 기대된다. 임창민은 계명대 미술대학과 뉴욕대·뉴욕시립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제비엔날레 심사위원, 광주비엔날레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고, 포틀랜드 주립대 교환교수로도 활동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전시됐으며, 국내외에서 개인전 25회를 개최했다. 최근에는 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포항문화재단, 공연유통 지원사업 선정···국비 2억7000만원 확보

포항문화재단이 국비 2억7000만 원을 확보하며 수도권 중심의 공연 콘텐츠를 지역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정부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재정 부담은 낮추고 작품성 높은 공연 유치 기반을 동시에 마련했다는 점에서, 포항의 문화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 ‘2026년 대표공연 콘텐츠 지역유통 지원사업’ 선정에 따른 것으로,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려는 정책 흐름 속에서 포항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사례로 읽힌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이번 사업을 통해 △연극 ‘사의 찬미’(6월 예정) △뮤지컬 ‘마리 퀴리’(12월 예정)를 포항에 선보일 계획이다. 연극 ‘사의 찬미’는 일제강점기 실존 인물인 극작가 김우진과 성악가 윤심덕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시대적 억압 속에서도 예술과 사랑을 지키려 했던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밀도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로 관객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여성 과학자이자 이민자로서 사회적 한계를 극복하고 업적을 이뤄낸 마리 퀴리의 삶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방사성 원소 라듐의 발견과 이를 둘러싼 산업 현장의 이면, 이른바 ‘라듐 걸스’의 이야기를 함께 조명하며 과학자의 책임과 인간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수상과 2024년 한국 뮤지컬 최초 영국 웨스트엔드 장기공연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 작품은 철강과 첨단 과학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포항의 도시 정체성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과학기술 발전의 이면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성찰하는 서사는 지역 관객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마리 퀴리’는 포항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맞는 올해 12월 기념공연으로 추진돼 상징성과 의미를 함께 담을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사업 선정은 지역에서도 다양한 우수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문화 향유 폭을 넓힐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유치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카네기홀 오른 창작오페라, 포항 무대에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 오른 창작 오페라가 포항에서 공연된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5월 1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오른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5월 1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오페라 ‘주기철의 일사각오 열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라는 억압적 시대를 배경으로, 개인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 앞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특정 종교적 서사에 머물지 않고, 시대와 개인, 권력과 양심 사이의 충돌을 보편적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모티브가 된 주기철은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끝까지 맞서다 생을 마감한 인물로, 한국 근현대사에서 ‘양심과 저항’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작품은 이 인물을 중심에 두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타협하지 않았던 결단의 순간을 음악적 서사로 풀어낸다. 부제 ‘나는 죽고 또 죽어도 다른 신에게 무릎을 꿇고 살 수는 없다’는 그의 선택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문장이다. 무대는 평양 산정현교회를 배경으로, 일제의 정책이 점차 강화되는 과정 속에서 각 인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긴장감 있게 따라간다. 고문과 회유, 침묵과 저항이 교차하는 서사는 인물 간 대비를 통해 극적 밀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신념을 지키려는 인물과 현실과 타협하는 주변 인물들의 갈등 구조는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음악적 완성도 또한 눈여겨볼 지점이다.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는 고뇌와 두려움, 확신과 흔들림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며 서사의 깊이를 확장한다. 감정의 결을 따라 흐르는 음악은 한 시대를 살아간 인간 군상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포항문화재단 이상모 대표이사는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과 갈등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라며 “시민들에게 완성도 높은 오페라를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공연은 R석 3만원, S석 2만원이며, 4월 20일까지 예매 시 30% 조기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은 ‘2026 공연예술 지역 유통지원 사업’의 첫 무대로, 포항문화재단은 이를 시작으로 연중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이어간다. 5월 말 극공작소 마방진의 연극 ‘홍도’, 7월 안은미 컴퍼니의 현대무용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8월 HJ컬쳐의 뮤지컬 ‘더 픽션’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분단의 경계, 그림으로 넘다’···북한 작가 36명 회화 50점 한자리에

경북 안동의 송강미술관(관장 김명자)에서 북한 회화 50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념의 프레임에 가려졌던 북한미술을 ‘예술 그 자체’로 바라보려는 시도다. 송강미술관은 지난 4월 11일부터 특별기획전 ‘2026 북한의 회화 – 분단 너머의 리얼리즘’을 열고, 유화와 조선화 등 북한미술의 주요 흐름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선우영, 리경남, 이쾌대, 정종여, 정창모, 김성민, 김성근, 김승희, 리율선 등 총 36명의 작가가 참여해 북한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이쾌대, 정종여를 비롯해 정창모, 선우영, 김성민 등은 북한 회화의 흐름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로 꼽힌다. 특히 이쾌대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거치며 활동한 대표적인 근현대 화가로, 사실적 인물 표현과 시대 현실을 반영한 작품 세계로 주목받는다. 월북 이후에도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이어가며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정종여는 전통 조선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북한 화단을 이끈 대표 작가로 꼽힌다. 평양미술대학 조선화과 창설에 참여해 후학을 양성했으며, 대표작 ‘가을의 티티새’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북한미술을 단순한 선전 도구가 아닌, ‘당대 현실을 살아낸 사람들의 시선’으로 읽어내는 데 방점을 찍는다. 분단 이후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형성된 미술이 어떤 방식으로 현실을 해석하고 이상을 그려왔는지를 비교적 온전한 맥락에서 보여주려는 시도다. 전시는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제1·3전시장에서는 ‘북한 회화의 리얼리즘’을 주제로 북한식 리얼리즘을 집중 조명한다. 이는 서구적 사실주의와 달리, 현실 재현을 넘어 집단적 가치와 사회적 이상을 강조하는 특징을 지닌다. 작품 속 인물과 풍경은 단순한 묘사를 넘어 하나의 메시지로 기능한다. 제2전시장에서는 ‘조선화: 전통과 현대의 결합’을 주제로 또 다른 북한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동양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조선화는 선묘와 색채, 몰골기법 등을 활용해 민족적 정서와 서정성을 드러낸다.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이 양식은 북한미술의 독자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축이다. 김명자 송강미술관장은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는 시대일수록 예술이 공감과 연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전시가 서로 다른 체제 속 예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포항문인협회 주관·포스코 후원 ‘제39회 쇳물백일장’···54명 입상

포스코가 후원하고 포항문인협회(회장 최라라)가 주관하는 ‘제39회 쇳물백일장’이 지난 11일 오후 2시 포항 송도솔밭도시숲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포항문인협회는 14일 이번 백일장 입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쇳물백일장은 초·중·고·일반(기성 작가 및 포항문인협회 회원 제외) 부문에 총 697편이 출품됐으며, 참가자들은 초등부 ‘쌀'·'새싹’, 중등부 ‘굴뚝'·'사월’, 고등부 ‘그릇'·'인공지능’, 일반부 ‘사다리'·'낙하산’을 주제로 글솜씨를 겨뤘다. 심사는 지난 12일 각 부문별로 엄정하게 진행됐으며, 대상 1명을 포함해 총 54명의 입상자가 선정됐다. 영예의 대상은 고등부 산문 부문에 ‘그릇’ 작품을 출품한 이하진(두호고 3년) 학생이 차지했으며, 상금 50만원과 상장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별도로 열리지 않으며, 상장과 작품집은 우편으로 발송될 예정이다. 최라라 포항문인협회장은 “포항의 역사를 품은 송도솔밭도시숲에서, 특히 포스코와 가까운 장소에서 개최하게 돼 더욱 의미가 깊다”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입상작을 선정했으며,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함께 참가자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39회 쇳물백일장’ 입상자 명단. ◇대상 이하진(고등부 산문·두호고 3년) ◇일반부 ▷운문 △장원 이승후(포항 북구 천마로) △차상 김정혜(포항 북구 우창로) △차하 남소원(부산 남구 오륙도로) △가작 이수정(경북 김천 부곡길) 임숙현(포항 북구 침촌지구로) ▷산문 △장원 김충만(포항 북구 흥해읍 초곡지구로) △차상 황광임(경주 금성로) △차하 송상미(포항 남구 연일읍) △가작 김하린(대구 북구 산격동) 최영희(경주 안강읍) ◇고등부 ▷운문 △장원 김소윤(동성고 1년) △차상 김효경(대동고 3년) △차하 김주한(대동고 2년 ) 고수민(포항여고 2년) △ 가작 이나영(동지여고 3년) 김지수(포항여고 3년) ▷산문 △장원 손유찬(경주 문화고 1년) △차상 이하윤(두호고 2년) △차하 이소민 (경기 고양예술고 1년) 김현서(동지여고 2년) △가작 고연우(오천고 2년) 문영경(장성고 2년) ◇중등부 ▷운문 △장원 김린하(청하중 3년) △차상 정유주(포항여중 1년) △차하 이진국(김천중 1년) 김지용(동해중 3년) △가작 전아현(흥해중 1년) 정예솔(청하중 2년) ▷산문 △장원 김태환(대도중 1년) △차상 진민주(영일중 2년) △차하 윤서영(환호여중 1년) 이예빈(흥해중 2년) △가작 이도연 (포항여중 1년) 김현경(이동중 2년) ◇초등부 ▷운문 △장원 강태혁(이동초 6년) △차상 전아율(신흥초 4년) △차하 최하진(장량초 6년) 이수아(오천초 4년) 임준우 (제철초 2년) △가작 서유라(양덕초 5년) 김여름(창포초 4년) 김이안(제철초 5년) 황제이(제철초 4년) 이강무(연일초 2년) 김유하 (제철지곡초 4년) ▷산문 △장원 최서윤(중앙초 5년) △차상 임다윤(제철초 4년) △차하 정세빈(이동초 5년) 최서영(이동초 6년) 윤채아(제철지곡초 2년) △가작 김민준(인덕초 4년) 서하연(곡강초 5년) 한다인(창포초 3년)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4

'나를 버티게 하는 언어’···포항시립도서관, 한수희 인문학 강연 개최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서양진)이 일상 속 불안을 인문학으로 풀어내는 자리를 마련한다.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시민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도서관은 오는 4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29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2026 인문학 in 포항’ 두 번째 강연을 연다. 이번 무대에는 에세이스트 한수희 작가가 초청돼 ‘불안과 쓰기, 그리고 읽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문학 in 포항’은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진행되는 포항시립도서관의 대표 인문 프로그램이다. 문학·예술·지식 분야의 저명 인사를 초청해 시민과 직접 만나는 강연으로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특정 주제를 강의식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감각과 태도를 함께 나누는 점에서 차별화된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강연자 한수희 작가는 에세이 ‘온전히 나답게’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그는 2013년부터 매거진 ‘AROUND’에 책과 영화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며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마음의 문제’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일상의 감정과 내면을 섬세하게 짚어왔다. 강연에서는 누구나 겪는 불안을 출발점으로, 이를 견디고 해석하는 방법으로서의 ‘쓰기’와 ‘읽기’를 제안할 예정이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는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 신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문화행사 신청 코너에서 15일 오전 10시부터 사전 접수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포은중앙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3

포항 문화정보 한눈에”··· 포항문화재단, ‘포항문화포털’ 본격 운영

포항의 문화예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구축된다. 그동안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문화정보를 하나로 연결해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고,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개방형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역 내 문화예술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시민 참여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포항문화포털’을 구축·운영한다고 밝혔다. 포항문화포털은 공연·전시·교육·행사 등 지역 전반의 문화예술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문화정보를 체계적으로 연결해 시민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지역 문화예술 정보는 기관별로 개별 운영되면서 원하는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포항문화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을 구축, 새로운 문화정보 제공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포항문화 포털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시민과 예술인이 직접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기관과 예술인, 단체, 행사 주최자 등 다양한 주체가 콘텐츠를 직접 등록하고 공유할 수 있어 지역 문화생태계의 자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서비스로는 △공연·전시·교육·행사 등 통합 문화정보 제공 △기관·예술인·단체의 콘텐츠 직접 등록 및 홍보 기능 △공모·지원사업·정책 등 문화소식 통합 안내 △문화공간 대관 정보 제공 및 신청 △온라인 기반 문화예술 후원 서비스 등이 마련된다. 또한 콘텐츠 등록 과정에서는 개방성·공익성·중립성 기준을 적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포항문화재단은 포털을 통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생산–공유–참여’가 연결되는 문화 플랫폼 구조를 구축하고, 시민이 문화의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로 참여하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포항문화포털은 문화정보 접근성 향상뿐 아니라 지역 문화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기관 간 협력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문화포털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연결하는 디지털 기반 플랫폼”이라며 “앞으로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문화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2

포항시 장두건미술상 공모···"상금 규모 현실화 필요” 지적

포항시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고(故) 장두건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공모에 나선 가운데, 상금 규모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제22회 장두건미술상 공모가 진행 중이며, 최종 선정 작가에게는 창작지원금 800만 원과 차기 연도 개인전 기회가 주어진다. 장두건미술상은 2005년 제정 이후 20여 년간 지역 기반 유망 작가를 꾸준히 발굴하며 포항을 대표하는 미술상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수상자에게 개인전 기회를 연계 제공하는 등 단순 시상에 그치지 않고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구조를 갖춘 점도 특징이다. 이 상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포항미술의 초석을 마련한 장두건(1918~2015)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제정됐다. 수상자에게는 포항시장 명의의 상패와 창작지원금, 포항시립미술관 개인전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장두건미술상 상금은 장기간 정체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1~6회)에는 장두건 화백의 사비로 소액이 지급됐고, 이후 7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제17회(2021년)부터 800만 원으로 인상된 뒤 2026년 제22회까지 6년째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로, 미술계 안팎에서는 상금 규모가 작가 위상과 취지에 비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주요 공공미술관이 운영하는 미술상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일부 미술상의 경우 2026년 현재 2000만 원 이상의 상금을 지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미술계가 급격히 성장하고 작가들의 활동 무대가 국제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역 미술상이 우수 작가를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단순한 상금 인상을 넘어 미술상과 작가의 인지도 자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장두건상 인지도를 높이려면 상금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장두건 화백의 인지도를 함께 높여야 한다”며 “현재 장두건 화백의 명성이 지역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어 전국적으로 작품세계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장두건 화백 상설관이 있는 포항시립미술관의 인지도를 높이고, 초헌 장두건관 전시 역시 연례행사 수준에 머무르지 말고 학술 연구와 전시 기획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레지던시 연계나 해외 전시 지원 등 중장기적 성장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국내외 미술상은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포함해 작가의 지속적인 활동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포항시가 장두건미술상을 통해 지역 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점은 분명한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향후 전국 단위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금 규모뿐 아니라 인지도, 연구, 전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성과 역사성을 갖춘 미술상이 시대 변화에 걸맞은 지원 체계를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2

[EBS 일요 시네마] ‘OK목장의 결투’ 12일 오후 1시 30분

EBS ‘일요 시네마’가 12일 오후 1시 30분 서부극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고전 ‘OK목장의 결투’를 방송한다. 존 스터지스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실존 인물 와이어트 어프와 닥 홀리데이의 전설적인 결투를 중심으로, 서부개척시대의 낭만과 비극을 함께 담아낸 수작(秀作)이다. 영화는 폐병에 걸린 도박사 닥 존 홀리데이와 도지 시티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던 두 사람은 점차 공통된 가치와 신념을 공유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한편 무법자 클랜턴 일당이 툼스톤의 질서를 위협하자, 와이어트는 동생을 돕기 위해 그곳으로 향하고, 닥 역시 그의 곁에 선다. 두 남자는 결국 운명적인 ‘OK목장’ 결투를 향해 나아간다. 이 작품은 단순한 총격 액션을 넘어 서부시대가 지닌 독특한 윤리와 정서를 조명한다. 법보다 총이 앞섰던 시대, 그러나 그 속에서도 정정당당한 결투와 의리, 가족과 사랑을 위한 희생 같은 가치가 살아 숨 쉰다. 죽음을 각오하고 친구 곁에 서는 우정,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결단은 오늘날에도 강한 울림을 남긴다. 이러한 요소들은 무법천지의 시대를 낭만적으로 회상하게 만드는 서부극 특유의 정서를 형성한다. 실제와 흡사하게 재현된 OK목장 세트와 당시 서부의 분위기를 살린 미장센은 작품의 현실감을 높인다. 과장되지 않은 연출 속에서 오히려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4-10

[EBS 세계의 명화] ‘햄릿’, 고전 비극의 정수, 완전판으로 만나다

EBS ‘세계의 명화’가 오는 11일 밤, 11시 05분 셰익스피어 비극의 정수를 담은 햄릿(1부)을 방송한다. 케네스 브래너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원작의 대사를 단 한 줄도 생략하지 않은 완전판으로, 고전의 깊이를 스크린에 옮긴 대작. 영화는 덴마크 왕자 햄릿이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 이후 겪는 혼란에서 출발한다. 왕위를 차지한 삼촌 클로디어스를 둘러싼 의혹, 그리고 유령으로 나타난 아버지가 전하는 살해의 진실은 햄릿을 복수와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다. 그는 광기(狂氣)를 가장하고 연극을 통해 왕의 반응을 시험하며 진실에 다가간다. 작품은 복수극의 틀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다. ‘사느냐 죽느냐’라는 질문은 삶과 죽음, 선택과 책임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상징한다. 정의를 알고도 행동하지 못하는 심리, 권력과 부패, 가족 간 배신이 빚어내는 비극성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주제다. 약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의 밀도를 충실히 살려낸다. 19세기 유럽 궁정을 재현한 화려한 집기와 의상, 대규모 세트는 시각적 장엄함을 더한다. 또한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 로빈 윌리엄스 등 배우들의 열연은 인물의 심리와 관계를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브래너 감독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데 강점을 보여온 인물로, 이번 작품에서 연출과 연기를 겸하며 고전의 생명력을 극대화했다. 이번 상영은 문학과 영화가 결합한 고전 비극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4-10

[신간]“도시는 왜 기후위기에 취약한가”

인류는 불과 몇 세대 만에 숲과 들판을 떠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 속으로 터전을 옮겼다.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며, 유엔(UN)은 2070년 이 비율이 70%에 달할 것이라 예측한다. 바야흐로 ‘호모 우르바누스(도시형 인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건설한 도시들은 폭염, 홍수, 전염병, 환경오염, 에너지 고갈 등 기후 위기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고 있다. 왜 현재의 도시는 기후 위기 앞에서 이토록 취약한 것일까? 세계적인 식물신경생물학자 스테파노 만쿠소는 신간 ‘식물성 도시, 피토폴리스’(김영사)에서 충격적인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는 도시의 위기가 동물의 신체 구조를 모방한 설계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며, 식물의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를 도시 설계에 도입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전통적 도시는 중앙집권적 통제 시스템(뇌=도심, 심장=산업지구, 폐=주거지구)과 선형적 자원 소비 구조로 인해 취약하다. 교통·전력망 등 기반 시설에 장애가 발생하면 도시 전체가 마비되며,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폐기물 축적으로 생태계를 파괴한다. 역사적으로 로마 시대 도시 하나가 생존을 위해 이탈리아 반도의 절반 면적을 착취했던 것처럼, 현대 도시는 더욱 광범위한 지역을 잠식하며 확장돼 왔다. 반면 식물은 모든 기능을 전신에 분산한 모듈형 구조로 진화했다. 일부가 훼손되어도 생존하며, 에너지와 자원을 순환시켜 낭비를 최소화한다. 만쿠소는 “식물의 분산형 네트워크만이 기후 재앙과 불확실성에 대응할 유일한 해법”이라 강조한다. 이 책은 이론적 논의를 넘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아스팔트 도로 일부를 나무와 식물로 대체해 생태 기반을 마련한다. 산업·주거·여가 시설을 한 지역에 집약해 이동 거리를 단축하고 에너지 사용을 절감한다. 기계적 냉난방 대신 나무의 증발산과 탄소 흡수 기능을 도시 설계에 통합한다. 브라질 쿠리치바의 보행자 전용 도로 ‘후아 다스 플로레스’는 이러한 접근법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차량 진입을 차단하고 숲길을 조성해 열섬 현상과 대기 오염을 동시에 해결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만쿠소는 “기후 위기로 거주 가능 지역이 북상하는 상황에서, 신규 도시들은 처음부터 식물 구조를 모방해야 하며, 기존 도시들도 단계적 개조를 통해 ‘피토폴리스(Phytopolis)’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스테파노 만쿠소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식물생리학자로, 식물의 신호 전달 메커니즘과 생태적 적응력을 연구해왔다. 베스트셀러 ‘식물, 지능의 발견’ 등을 통해 과학적 통찰을 대중에게 전파했으며, 현재 피렌체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식물신경생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0

포항 대표 작가 한흑구, 낭송으로 되살아나다

포항을 대표하는 작가 한흑구의 문학 세계를 낭송으로 되새기는 특별한 무대가 마련된다. 경북포항시낭송협회(대표 권양우)는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시낭송 콘서트 ‘한흑구 문학을 잇다’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1948년 포항에 정착해 사색과 문학의 삶을 이어간 한흑구(1909~1979)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흑구는 일제강점기의 현실을 겪으며 인간과 자연, 삶의 본질을 성찰한 수필가로, 특히 영문 수필을 통해 한국인의 정신과 정서를 세계에 알린 작가로 평가된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나라 잃은 시대의 비애와 타향에서의 고독을 작품에 담았으며, 광복 이후 포항에 정착한 뒤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한 삶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문학으로 형상화했다. 공연은 ‘한흑구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글’로 문을 연다. 그의 삶을 기리는 이 편지글을 중심으로 한흑구의 문학 여정을 따라가는 서사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어 ‘밤 전차 안에서’, ‘고국’, ‘내 집’, ‘목마른 무덤’, ‘유언’, ‘님은 나의 산 시’, ‘밤의 사막’, ‘삶의 철학’, ‘자연·인생’, ‘나의 깃’ 등 시 10편과 ‘보리’, ‘나무’ 등 수필 2편이 낭송된다. 무대 뒤편에는 한흑구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을 담은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작품과 삶을 입체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한흑구가 유학 시절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던 죽마고우 작곡가 안익태와의 추억을 주제로, 바흐 ‘첼로 모음곡 1번 사장조 프렐류드’와 슈만 ‘트로이메라이(꿈)’ 첼로 연주가 더해져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선사한다. 특히 한흑구의 수필 ‘인생산문’에는 안익태가 첼로 독주회에서 슈만 ‘트로이메라이(꿈)’를 연주하자 청중 대부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는 일화가 전해져 이번 무대의 감동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사진작가 김주영이 총연출과 영상 제작을 맡아 문학적 서사를 시각적으로 확장하는 데 힘을 보탰다. 권양우 대표는 “이번 공연은 한흑구 선생의 문학을 단순히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이어가는 자리”라며 “포항 시민과 문학 애호가들이 함께 공감하고 기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콘서트는 지역 문학을 낭송이라는 공연예술로 풀어내며, 한흑구가 남긴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유를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호흡하게 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09

잿더미 위에 다시 돋는 초록···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말하는가

검게 그을린 숲 사이, 새순이 고개를 든다. 불이 지나간 자리 위로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기척. 그 풍경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은 질문을 던진다. “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이 오는 10일부터 6월 28일까지 특별기획전 ‘불의 씨앗’을 연다. 이번 전시는 2025년 경북 의성군을 비롯한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 이후 1년, 재난의 기억을 예술의 언어로 기록하고 성찰하려는 시도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20명은 지난 1년 동안 산불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았다. 잿더미로 변한 산과 앙상하게 타버린 나무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마주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그렇게 축적된 신작 70여 점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작품들은 단순한 복구나 치유의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재난이 남긴 흔적을 있는 그대로 응시한다. 타버린 풍경 속에서도 발견되는 생명의 흔적, 공동체의 기억, 그리고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의 잔여들이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 이는 보도나 통계로는 포착되지 않는 재난의 이면을 드러내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기록’의 성격 또한 강하다. 작가들은 주민 인터뷰와 현장 리서치를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며, 개인의 감각을 넘어 사회적 기억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전시 도록 역시 단순한 작품집이 아닌, 재난의 과정을 예술적 시선으로 담아낸 공적 기록물로 제작된다. 변숙희 시안미술관 관장은 “서로 다른 감각을 지닌 작가들이 재난의 흔적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냈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회복’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의 맥락도 의미를 더한다. 시안미술관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사라질 뻔한 장소가 예술을 통해 다시 태어난 이곳에서, 재난 이후의 회복과 재생을 이야기하는 전시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더욱 크다. 관람객들은 제1·2·3전시실 전관을 아우르는 구성 속에서 재난의 흔적을 따라 이동하며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