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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픽족 되다

등록일 2026-04-06 17:20 게재일 2026-04-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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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수 수필가

실시간 문자투표가 시작되었다. 마음이 급하다. 내 휴대폰으로 얼른 문자투표를 했다. 한 표라도 더 보태려고 아내 휴대폰으로도 문자를 보내려는데 안된다. 두 사람이 번갈아 휴대폰을 이리저리 만져봐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문자를 잘 보내던 두 사람이 급한 김에 혼침했나 보다. 마음을 가다듬고 찬찬히 메뉴를 찾아 문자투표를 성공시켰다. 이로써 우리 부부도 내 응원 가수에게 두 표를 보탰다. 


낮에 옛 학교 동기 카톡에도 문자투표를 독려하는 영상을 올리고 투표 부탁을 해 두었다. 몇 주 전부터 대국민 응원 투표플랫폼에서 하루에 한 번씩 응원 투표도 했다. 그 결과, 내가 응원하는 가수는 최종 5위로 톱 7안에 들었다. 5번의 도전 끝에 성공한 감격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 종편의 예능 프로그램 ‘현역가왕3’ 결승 2차전 때의 이야기다. 
 

내 응원 가수를 TV에서 처음 본 것은 ‘미스트롯2’에서 였다. 경연에서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해 열창하는 모습이 사람을 감동케 하는 데 매료되어 계속 시청했다. 그중 앳되고 아름다운 한 가수 K양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되바라지지 않아 보여서 유심히 보게 되었다. 게다가 성씨도 같으니, 막내딸이라도 보는 듯했다.
 

예술의 목적이 미학(美學)이란 관점에서 그녀는 더 돋보였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자꾸 듣게 된다’라고 노래 영상의 어떤 댓글이 말하듯, 그녀의 노래는 예술성이 높아 보였다. 이 계기가 ‘현역가왕1’부터 ‘현역가왕3’까지 다 시청하게 했다. 특히, 이번에는 대국민 응원 투표와 실시간 문자투표까지 하게 되었다. 퍼뜩, “나도 젊은이들처럼 ’원픽족‘이 되었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원픽’이란 말이 많이 쓰인다. 영어의 원픽(One-Pick)이 우리말 신조어가 되었다. 좋아하는 배우, 가수 등 예술인(artist)에 대해 주로 써오다가 요즈음은 여러 분야로 확대, 일반화된 느낌이다. 원픽은 아직 포털 국어사전에도 없다. ‘원픽족’이 오픈 사전에 있을 뿐이다. “원픽족은 ‘하나를 선택한다’는 의미의 원픽에서 파생된 신조어로 결정의 상황 속에서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뜻함”이라고 사전은 풀었다.
 

현대인은 선택의 파도 안에 산다. 수많은 대상 즉, 사람, 콘텐츠, 상품, 지식, 정보 등의 파도 속에서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대응이 바로 ‘원픽’이 아닐까. 여러 선택지에서 하나를 고르는 원픽. 남이 정한 것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질문, 비교, 분석, 고민하여 선택하는 원픽. 단순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 기준을 따라 당당히 해내는 원픽. 원픽은 사람을 원픽족으로 이끈다.
 

어찌 보면, 많은 사회현상을 원픽이란 돋보기로 살펴볼 수 있겠다. 나라 망칠 원픽의 예를 본다면, 여‧야를 불문한 대부분 ‘의원 나리들’이다. 선거철엔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유권자 원픽을 한다. 한데, 배지를 달고나면 뭔가 두려운 듯, 선관위 원픽으로 태세전환 하니 말이다. ‘가요 경선 프로그램 원픽족’은 시종일관 자기 선택 가수를 지지, 성원한다. 이처럼 의원 나리들도, 변함없는 ‘국민 원픽족’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빈다.

/강길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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