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삶의 끝이 아닌 소중한 완성“ 감성적 힘을 가진 여성에게 더 적합해
청순한 첫인상은 영락없는 수녀님이나 학자 모습이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부드러운 외모 뒤에 숨겨진 단단한 집념과 ‘정도(正道)’를 걷겠다는 강단이 뿜어져 나왔다. 대구 동인동에 새롭게 둥지를 튼 ‘미래 행복 장례지도사 교육원’의 강주영 원장. 영남대학교 교단에서 현대소설을 가르치던 그가 ‘삶의 이야기’를 넘어 ‘죽음의 의례’를 가르치는 장례지도사 양성가로 변신했다.
강 원장은 대학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을 거쳐 영남대학교에서 3년간 강단에 섰던 교육 전문가다. 국문학도로서 인간의 삶을 깊이 탐구하던 그는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민에 닿았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인생의 완성이라 생각했습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진심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장례지도사의 길을 선택하게 됐죠.”
그는 직접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장을 경험하며 확신을 얻었다. 처음에는 주변의 시선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장수 시대에 꼭 필요한 가치 있는 직업”이라는 격려를 받으며 스스로 품었던 편견도 깼다. 이제는 그 자부심을 바탕으로 후배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장례업계는 여전히 남성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강 원장은 오히려 감성적 힘을 지닌 여성 장례지도사에게 더 잘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강조한다.
“유족의 깊은 슬픔을 엄마 같은 마음으로 보듬고, 정중하면서도 따뜻하게 마지막 길을 정리해 드리는 것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발휘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감정 이입을 통해 유족의 마음을 치유하는 ‘동반자’ 역할을 하기에 여성은 더할 나위 없는 적임자죠.”
그가 정의하는 장례 지도사는 단순히 고인을 모시는 기술자를 넘어, 유족이 슬픔을 딛고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게 하는 ‘사람 살리는 직업’이다.
“단 5명의 수강생이라도 있다면 강의는 시작됩니다” 강 원장은 현재 교육원 문을 열어두고도 정식 개업식을 미루고 있다. ‘제대로 된 교육’에 대한 고집 때문이다. 단 한 명의 수강생이라도 떳떳하고 실력 있는 장례지도사로 키워내기 위해 그는 지금도 매일 전공 서적과 법규를 탐독하며 교안을 다듬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제 가장 큰 자산입니다. 두꺼운 국가 교재와 복잡한 법규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저만의 비결로 준비를 마쳤습니다. 저에게 배운 학생들이 현장에서 ‘정말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하는 것이 제 유일한 목표입니다.”
학력과 연령 제한 없이 300시간의 이수 과정을 거치면 누구나 국가공인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강 원장은 “마음먹기까지가 힘들 뿐, 문을 열고 들어오면 새로운 인생의 도전이 시작될 것”이라며 사업을 망설이거나 새로운 진로를 찾는 이들에게 진솔한 초대장을 건넸다.
/권정태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