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일 대구 중구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을 2년 내에 추진해야 한다”면서 “부산·경남(PK) 방식(2년 임기)의 차기 통합 지자체장 선출도 그 방식밖에 없으면 해야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날 TK 행정통합과 관련해 “지금 밀어붙이지 않으면 정부가 약속한 연간 5조 원, 총 20조 원 규모의 통합 인센티브를 놓칠 수 있다”며 “다음 정권에서 이를 보장한다는 확신이 없는 만큼, 현시점에서 2년 내에 행정통합을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과 경남이 논의 중인 ‘2년 뒤 행정 통합과 함께 통합 단체장 선거를 실시한다’는 모델에 대해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타 지자체와 비교를 하면서 대구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전남은 군 공항 이전과 통합 시·도 예산을 활용해 거대한 AI 산업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대구도 행정통합을 통해 공간을 재배치하고, 구미공단과 신공항 배후지를 연계한 미래 먹거리를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국가의 일반적인 지원 외에 ‘엑스트라’로 오는 기회다. 젊은 세대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라도 이 버스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통합 버스를 놓치면 “통합 인센티브와 공공기관 이전까지 다른 지역에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과 관련해서는 “우선 (국가)돈을 빌려서 땅을 확보해놔야 일이 진행된다”며 “기부 대 양여 프레임만으로는 일이 안 된다”고 했다. 국비를 빌리는 방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을 말하냐는 질문에 “우선 첫 단추는 그걸로 풀어야 한다”고 답했다.
대구시 취수원 이전 방식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강변여과수 방법 등을 조사하고 있는데 결론이 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장 선거에 대한 전략을 묻자 그는 “전략이 어디 있나, 살려달라는 것 뿐”이라면서 “결국 마지막에는 양자 구도로 결집된다. 대구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현안에 대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선되어야 정부에 ‘땡깡’도 부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낼 것 아니냐”며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AI 시대에 더 벌어지기 전에 대구 시민들이 나를 도구로 써달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보수 정당과의 차별성을 흐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차별성이 없어지는 게 선거에 그렇게 나쁘냐”며 이념적 선명성보다 대구 시민들의 자부심과 정서를 어루만지는 것이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박정희와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지역별로 주저 없이 부를 수 있는 ‘광장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문화적 교류와 통합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 전 총리는 대구지역 정계 원로와 전현직 단체장과의 친분사실도 일부 공개했다. 그는 김범일 전 대구시장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정부에 있을 때부터 워낙 잘 아는 사이라 편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시장과의 통화 사실도 언급하면서, “혼이 날 줄 알았는데 인사를 드려야 하는 선배라서 통화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오후에는 문희갑 전 시장을 예방하고 조언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이가 70이 되어 이 자리에 서는 게 쉽지 않지만, 젊었을 때 일할 기회를 안 주지 않았느냐”며 “수성구 고압선 지중화, 신매시장 주차장 확보, 팔현 파크골프장 환경부 설득 등 실질적인 성과를 냈던 나를 이번에는 대구를 위해 제대로 써먹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 출마 배경을 밝히며, 지역 경제 위기와 정치 변화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출마 선언 후 ‘왜 나왔어?’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간단하다. 대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대구가 잘 나가고 있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일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의 경제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137만 원으로 30년 연속 전국 최하위 수준이며, 경제성장률도 2024년 기준 -0.8%로 광역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용률, 임금, 소비·투자, 지역총소득 등 주요 지표 역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청년층 이탈 문제를 심각한 위기로 꼽으면서 “2025년 순유출 인구 대부분이 20대”라며 “청년 인구 감소와 낮은 고용률이 대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구조 때문에 시민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서 “이 구조를 깨기 위해 다시 출마한다. 대구를 이대로 버려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약과 관련해서는 “현실성 없는 유치 공약이나 과장된 약속은 하지 않겠다”며 “총리와 장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구는 역사적으로 상업 도시로 의리를 중시하는 곳”이라며 “시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캠프 이름을 ‘희망 캠프’로 지은 이유도 이러한 가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시장에 당선되면 대통령과 지역 소멸 문제를 놓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하겠다. 진짜 지방을 살리는 정치를 하고 싶다”면서 “대구에 지금 필요한 사람은 김부겸”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