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부지 둘러본 李 대통령 “사업 추진 지연, 안타깝다” 李 대통령, 국가 지원사업 추진 여지 남겨 김부겸 대구시장 승리 조건 둔 것 아니냐 해석도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경북(TK)를 방문한 자리에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 “그건 원래 정부가 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두고 봐야죠”라며 TK신공항 건설을 ‘국가 지원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14일 TK 최대 현안 중 하나인 TK신공항 건설을 국가 지원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TK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인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일원을 방문해 수업 추진 현황과 현장 여건 등을 직접 살펴봤다. 청와대 안귀령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날 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인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일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대구시와 국방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로부터 사업 개요와 추진 경과, 향후 계획, 군공항 및 민간공항 이전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TK신공항 건설을 통해 도심 군 공항의 외곽 이전과 현대화로 국가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군공항 소음과 고도 제한에 따른 주민 불편 및 사회적 갈등 비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민간공항의 확대 이전을 통해 TK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5극3특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 공항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조달 과정에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고, 사업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역시 대구시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재원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업 장기화로 인해 추가되는 비용 규모와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현장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안 부대변인은 “TK신공항 사업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추진 과정의 어려움을 청취하기 위해 (자리가)마련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대구 군위군 농촌을 찾아 모내기 체험과 농민 새참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도 TK신공항 건설 문제가 거론됐다. 김교묵 도산1리 이장이 이 대통령에게 “공항도 빨리 해주십쇼”라고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그건 원래 정부가 하는 게 아니에요”라면서도 “그런데 두고 봐야죠”라고 밝혔다. 국가 지원사업 추진에 대한 여기를 남겼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조건으로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TK신공항 사업은 대구시가 신공항을 우선 마련해 주고 K-2 군 공항 후적지를 개발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사업에 참여할 민간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수년째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TK지역 타운홀 미팅에서 “적정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여당 당론으로 TK신공항특별법을 개정하겠다”며 “국가 지원사업으로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도 “이제라도 국가 주도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저의 소신과 해법을 따라주니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여야 대구시장 후보들이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국가 지원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지역정치권에서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과 이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스승의날을 맞이해 안동에서 초등학교 은사인 박병기 선생과 삼계초등학교 동문들을 만나 오찬을 했고, TK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를 둘러본 뒤 대구 군위군 농촌을 찾아 모내기 체험과 농민 새참 간담회을 갖는 등 하루 동안 TK에서 4개 일정을 소화하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의 지역 일정과 관련 발언 하나 하나가 주목받으면서 국민의힘은 “노골적인 관권선거,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언석(김천)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선거 개입의 수준을 넘어 아예 직접 선거운동을 뛰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정희용(성주·고령·칠곡) 사무총장도 ‘남이 하면 관권선거, 본인이 하면 국정행보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과거 본인이 비판했던 모습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역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안동 회동은 외교적 사안이어서 우리 국민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지방 행보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