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서명설 확산…휴전·제재 완화·핵협상 재개 담긴 양해각서 초안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이 이번 주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히면서 중동 정세가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협상 진전을 시사하는 신호가 잇따르면서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11일(현지시간) 미 공군의 대형 수송기 C-17 4대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이들 수송기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미·이란 서명식에 대비해 장비를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명식에는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과 훌륭한 합의를 이뤘다”며 “아마도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진행된 협상에서 양측은 양해각서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서명이 이뤄질 경우 파키스탄 수도 이름을 따 ‘이슬라마바드 합의’로 명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12일 양해각서 초안에 담긴 14개 조항을 공개했다. 주요 내용은 △레바논 등 역내 전선 전반의 휴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대이란 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 △60일간의 후속 핵협상 개시 등이다.
초안에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신규 제재를 중단하고, 동결된 이란 자금 240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과 동맹국들이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을 제시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재확인하고, 최종 핵합의 도출을 위한 60일간의 협상에 착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이란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문제는 협상 의제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 측이 공개한 세부 조항에 대해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당 내용이 실제 합의안에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양해각서 체결 시점도 아직 유동적이다. 중재국 관계자는 “당사국들과 함께 합의문 마지막 문구를 조율하고 있으며 서명식 일정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CBS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종 서명이 이번 주말이 아닌 다음 주 초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가에서는 양측이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은 분명하지만, 최종 문안과 최고지도부 승인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서명까지는 마지막 고비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