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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나온 시간’ 돌이켜 보여주는 전시회

달빛이 만들어 내는 시간, 개구리 소리로 옮겨진 시간의 이야기. 한 편의 함축적인 시와 같은 그림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 색면화처럼 단색의 강렬한 색채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나하나 뚜렷한 자신만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낮과 밤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서도 하나의 몸을 유지하듯 작품들도 그러한 모습이다. 시간은 거대한 유기체가 되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인 시간이지만 언어로, 이미지로 나타내라면 막연한 느낌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는 온전히 작가의 감정과 신체 반응을 통해서 표현이 가능하다. 박미희 작가는 단순화된 색채와 겹겹이 쌓아올린 마티에르를 통해 그녀가 지나온 시간을 시각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물감이 서로 높낮이를 달리해 놓여있다. 박 작가는 요철의 무게감을 달리해 시간의 다양성을 표현했다고 한다. 선명한 기억은 좀 더 높게 뚜렷하게, 흐릿한 시간들은 먼 풍경처럼 녹아있다. 전시장 한가운데 바다가 떠 있다. ‘시간의 바다’란 작품이다. 바다가 품은 무수한 시간이 들어있다. 심해는 깊고 어두운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도 해는 뜨고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크기의 작품이 시리즈로 함께 한다. ‘시간-자취’에서는 ‘시간과 바다’ 작품을 제작하면서 사용되었던 색상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시간이 기록되었다. ‘시간-공존’이란 작품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간극이 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맹목적인 믿음이 만들어내는 큰 목소리들이 자신의 영역을 넘어 다른 이의 공간마저 강요한다. 자연과 인간의 거리, 사람과 사람의 거리. 그 거리가 적정선에서 유지되지 않으면 평화는 파괴된다. 다정한 느낌마저 드는 ‘그날’은 늘 있던 보통의 날이 특별하게 와닿았던 순간을 담았다고 한다. 무엇하나 특별한 일 없이 조용한 하루였지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하루가 화폭 속에 담겨있다. 붉게 타오르는 느낌마저 들었던 ‘시간-정열’은 작가가 힘들었던 시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에너지를 얻고 싶었던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시간-기회’는 모두가 힘들었던 코로나19 시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슬픔과 고통만이 아닌 다음으로 도약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이 들어있다. 박 작가는 작품에서 시간을 이야기하며 그 다음 단계로 희망을 말한다. 끝으로 작가노트에서 발췌한 내용을 기록한다. “···. 해가 뜨고 달이 뜨고 하루가 흐르고 한 달이 흐르고 일년, 이년···. 아무리 막막했던 일들도 시간이 흐르면 좋든 나쁘든 해결이 된다. 그 막막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절대 잃지 않는 것이다 있다. 희망이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141 갤러리 2전시실 (141미니호텔 지하1층)에서 진행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9

오월의 향기가 묻어난 방송대 포항총동문회 역사•문화탐방

울진으로 역사·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관광 명소가 많은 지역이라 욕심을 부려 보지만 한울원자력발전소, 봉평리 신라비, 성류굴,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둘러보고 나니 하루해가 저문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직원이 나와 친절히 설명을 해주고 신라비에 얽힌 이야기는 해설사의 유머 섞인 설명으로 재미를 더한다. 사생대회가 열린 듯 원자력 발전소 정원 곳곳에 자리 깔고 앉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풍경에서 오월의 향기가 묻어난다. 시끄러운 세상이 무색해진다. 주말 아침 포항종합운동장 호돌이 탑 앞은 늘 부산스럽다. 산악회, 결혼식 참석 및 각종 모임의 행사 참여를 위한 대형버스들이 차창 앞 유리에 해당 단체 이름을 붙여두고 비좁도록 얼기설기 주차해 있다. 들뜬 마음으로 새벽을 설친 사람들은 타야 할 버스를 찾아 분주히 오간다. 6·3 선거를 앞두고 띠 두른 사람들까지 부산스레 오가니 그야말로 새벽 죽도시장만큼이나 생기 넘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같은 버스에 오른다. 나이, 직업, 사는 곳이 다른 사람들. 서먹서먹하다. 공통분모는 관광버스 차창에 붙어 있는 ‘방송대’라는 세 글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공식 줄임말이다. 동문회 임원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꿀 같은 아침을 삼사해상공원에서 함께 나눈 후 달리는 버스에서 통성명이 시작된다. 가장 오랜 동문은 81학번이다. 우연히 동문 행사 소식을 접하고 전주에서 여행하듯 부인과 함께 전날 포항 와서 하룻밤 묵었다는 그는 추억을 찾아 먼 거리 마다하지 않고 왔노라 인사말 끝에 눈시울을 붉힌다. 포항에 있다는 같은 학번의 두 분까지, 그 시절 포항제철을 다니며 정말 열심히 공부했노라 이구동성으로 말하던 세 분이 총 동문 행사에서 오랜만에 뭉친 듯하다. 마이크가 넘겨지며 저마다의 추억으로 인사말이 이어진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삶의 여유를 즐기고자 방송대를 찾지만 80년대 당시는 ‘인생을 바꾼 대학’이었다. 출석 수업도 많아 휴가를 모두 사용하고도 모자랐다 하니 졸업을 위해서는 특별한 각오와 뚝심이 필요했을 터이다. 00학번 선배는 또 말한다. 당시 포항시 학습관은 포항종합제철 협력회관 지하였고 지금 흥해 학습관을 얻기 위해 학우들이 학교와 무던히도 싸웠노라고. 시차를 둔 40여 년의 추억담이 오가니 격동기를 함께한 방송대의 변천사가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친다. 술을 하든 못하든, 선배든 후배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건배 제의를 받아들이며 저마다의 건배사에 힘을 싣는다. 어느새 격이 없어진 망년지우(忘年之友)들의 수다는 짧은 하루해가 그저 아쉽다. 등기산 스카이워크의 아찔한 경험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며 후포 바다를 마주한 쉼터에 둘러앉는다. 힘들었지만 희망을 꿈꿨던 그때가 그리운 오월의 향기를 품은 사람들과 바닷바람 마시며 지난 세월을 함께 추억한다. 열심히 살아온 그들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40여 년의 선후배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총동문회가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활기를 되찾기까지 많은 이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현재 방송대 포항총동문회를 이끄는 오낙률 회장은 ‘포항 12경’외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고 국악인으로도 활동하며 선후배 간의 원활한 소통과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인생길에서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든든함이 아닐까?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9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착한 가게 이용은 어떤가요

다시 물가가 오르고 있다. 기름값이 내려간 것과는 달리 먹거리나 서비스 요금 등이 올라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도 점점 얇아지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4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1년 전보다 2.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 가격의 오름은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을 어려워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지난 5월 초, 황금연휴에도 사람들은 소득은 오르지 않는데 생활비가 올라간 것을 이유로 들어 비용을 크게 지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념일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6살 아이를 둔 정희경 (41·포항시 북구 환호동) 씨도 지난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님과 아이를 데리고 당연한 듯 가까운 환호공원으로 향했다. “최근 물가가 올라 가족과 멀리 여행을 가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웠다. 대신 환호공원에서 아이의 체험 거리가 많아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직장인들에겐 점심시간이란 행복한 마음으로 메뉴를 고르며 잠시 쉼표를 찍으며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얇아진 주머니 사정으로 가성비를 따지며 구내식당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졌다.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던 김밥도 이제는 한 줄에 6,000원까지 하는 메뉴도 등장했다. 양덕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모(35) 씨도 “근처에 있는 김밥이 대부분 한 줄에 5500원이다. 두 줄이면 1만 원이 넘는다. 가격이 너무 비싸 자주 사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이제는 점심때 조금 더 저렴한 편의점을 이용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반대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60대 사장 김모씨는 “ 점심때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점심 장사를 했다. 하지만 식당을 찾는 손님도 줄어 지난 4월부터는 점심때는 가게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재룟값도 오르고 인건비도 고정적으로 나가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매일 같이 가족들을 챙겨야 하는 주부들도 마트에서 20만 원이 훌쩍 넘게 장을 보아도 며칠이면 또다시 마트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 그래서 인가. 외식하기에도 쉽지 않은 요즘, SNS에서는 가성비로 인기 있는 가게나 착한 가게 이야기가 자주 올라오고 주부들에게는 늘 인기 관심사다. 한 착한 가게에서 배달을 이용한 시민 김 수진(39) 씨는 “웬만한 메뉴는 모두 만 원 이하였다. 먹어보니 맛도 정석인 것 같다. 음식도 뜨거웠는데 만들자마자 바로 와서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자주 이용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착한가격업소’는 물가안정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다른 가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서비스가 좋은 가게 들이 선정된다.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2011년부터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포항에서도 2025년 현재 233개의 가게 들이 착한 가게로 지정되어 있다. 전국 시군구 중에 가장 많은 착한가게가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시민들이나 착한 가게들이 혜택을 못 누린다는 지적이 있다. 착한 가게가 있다는 것을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다가 누군가의 기분 좋은 경험이 SNS에 올라오면 그때 서야 주위 사람들은 가게의 상호나 위치를 물으며 반응을 한다. 또 단순히 가게 앞에 붙은 ‘착한 가격’이라고 붙은 표시가 다인지라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몰라 아쉽다. 우리 동네 ‘착한 가게’를 SNS는 물론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관공서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도 함께 홍보해 어디에서도 쉽게 알 수 있기를 바란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7

금계국이 만발한 조박지에서 맨발로 걷다

포항시에는 맨발로 걷기 좋은 둘레길이 여러 개다. 그중에 걸어본 길은 흥해북천수, 송도솔밭, 기계서숲, 영일대해수욕장, 용한리해변, 형산강둔치, 오어지둘레길, 천마지둘레길, 양덕나무은행둘레길을 걸었다. 경북수목원에도 키가 큰 나무 사이로 흙길이 있어서 발바닥에 마사토를 느끼며 걸을 수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곳에는 시민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길을 즐긴다. 이번 주말에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친환경 녹색도시를 위한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사업 중 하나인 조박저수지둘레길을 처음 걸었다. 아직 덜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한적했다. 금계국이 한들거리며 걷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았다. 나비와 꿀벌도 이때다 싶어 팔랑거렸다. 길 따라 노란빛이 일렁거려 자꾸만 걸음을 멈추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 금계국 너머에 들이 훤하게 펼쳐졌다. 물을 담아 모내기하려고 준비하는 논, 오늘이 날인지 빨간 해병대 복장의 군인들이 모판을 나르고 있었다. 모를 넘겨받은 기계가 논에 박음질하듯 어린 모를 콕콕 박으며 지나갔다. 옆 논에는 어르신이 제대로 자리를 못 잡은 모를 바로 잡느라 허리를 못 폈다. 포항시 연일읍행정복지센터는 조박지 둘레길에 금계국 꽃씨 1.4km을 파종했다. 연일읍 전체 도로변 총 18.3km, 약 3만7000㎡에 씨앗 280kg을 파종해서인지 조박지를 찾아오는 길목에도 온통 노란 물결이었다. 꽃길 따라 맨발로 걸으며 바닥을 보니 왕개미들도 맨발로 줄지어 어디론가 부지런히 걸었다. 개미집이 보일 때까지 길이가 한참이나 됐다. 어디로 이렇게 바삐 가는 길일까 하니, 옆에서 남편이 연일 부조장에 가는 길이겠지 해서 웃었다. 조선 3대 시장이었으니 개미도 사고 싶은 것이 있겠지. 남구 연일읍 인주리와 대송면 남성리에 걸쳐 위치한 조박저수지(적계지)는 1949년 10월 준공된 오래된 농업용수용 저수지로, 연일 읍내는 걸어서 8분, 대송면은 걸어서 4분밖에 걸리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또한, 여름엔 연꽃이 한가득 피고, 가을에는 모내기 한 들판이 황금 들판이 되어 멋진 풍경을 만들 것이고, 갈대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런 환경은 철새들이 찾아오게 한다. 여러 종의 새가 서식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편안하고 아름다운 힐링공간이다. 1.5km의 산책로 구간은 데크를 설치했고, 나머지 1.5km는 마사토 포설로 건강증진으로 각광받는 맨발걷기길을 조성함으로써 일반걷기와 맨발걷기 모두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맨발걷기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 시설과 중간에 쉴 수 있는 등의자가 곳곳에 놓여 있어 언제든지 편하게 와서 걸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데크로드는 저수지를 가로지르게 설치해 마치 저수지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편안하게 수변공간과 저수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데크로드 중간에는 전망데크가 자리잡았다. 조박저수지 둘레길은 모든 구간이 경사가 없는 평탄한 지형이다. 그래서 남녀노소 모두가 부담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너른 주차장과 화장실까지 시설이 완벽했다. 단점이라면 북천수나 서숲과 다르게 이곳은 나무 그늘은 없다. 그래서 흐린 날을 선택해서 걸었다. 오늘따라 바람도 제법 불어 한 시간을 걸어도 바람이 땀을 말려주었다. 또한, 낚시 금지라는 경고문에도 많은 사람이 낚싯대를 드리웠다. 한사람이 네댓 개씩 담그고 붕어를 잡는 중이라 했다. 담당 부서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다 걷고 발을 씻으려고 손수건을 들고 세족장에 앉았다. 내 뒤로 낚시 자리를 찾으러 차에서 내린 남자가 담배를 피우며 지나갔다. 노란 버스에서 아이들이 우루르 내려 산책길로 선생님을 따라 걸었다. 저 아이들에게 연기가 날아가지 않길 바랐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7

봉화 물굽이길과 전설로 남은 도호왕국

고향의 풍경과 추억을 찾아볼 수 있는 봉화. 들꽃 한 송이도 정겨운 산골 마을에는 산, 물, 사람이 만나고, 강줄기 따라 이어지는 기찻길은 오지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었다. 고향을 찾아가는 설렘으로 걷는 봉화 산골 물굽이길, 아련하게 다가오는 향수 짙은 기찻길이 이어지고, 명경 같은 맑은 물과 어울린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봉화 분천역에서 수십 번 굽어진 물길을 따라 이어진 산골 물굽이길은 모퉁이를 돌 때마다 한 채 두 채 나오는 풍애마을을 지나고, 강물은 산자락을 휘감으며 섬 같은 도호마을을 지나, 암돌마을, 그리고 현동역까지 이어진다. 분천역에서 풍애로 이어지는 평지길은 강물이 산을 감싸고 돌아가는 굽이마다 큰 소와 기암절벽이 비경을 이룬다. 풍애교, 풍애1교를 지나, 철길을 건너면 소박한 산골 마을 풍애가 나온다. 기차는 터널을 지나고, 옛날 산골마을 아이들이 학교 다니던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산길을 내려오면 섬은 아니지만, 섬이라 불리는 도호마을을 강물이 휘감아 돌아가면서 비경을 만든다. 물길이 만들어준 작은 토지 위에 오지의 삶이 이어지는 곳이다. 도호마을은 옛 부족 국가시대에 소라국이라는 불리던 작은 왕국이 있던 곳이다. 고대 부족 국가시대 여러 소왕국이 각지에서 형성되었을 무렵, 이곳에도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이용해 작은 왕국을 만들었다. 도호마을에서 서쪽 춘양면까지 이어진 소라국에 대한 기록도 남아있는데,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소라국은 춘양 옛 현의 남쪽에 있었고, 수구가 소라국 터에 남아 있다”고 전한다. 춘양면의 야산에 지금도 성곽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또 다른 부족국가였던 구령국과 싸우면서 소라국이 진을 쳤던 흔적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정감록’에는 ‘화산북거 소라고기 내성현동 태백에서 북쪽으로 가면 소라국의 옛 터가 있는데 내성현(현 봉화)의 동쪽으로 태백 산하 양지로 향한 곳’이란 기록이 남아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명당으로 구전되는 도호는 석포면의 섭재, 안동의 하회와 더불어 3대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낙동강 물이 크게 굽어지는 형상이 산 위에서 보면 섬 같아 도호섬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세월교를 건너면 적광사라는 사찰이 멋진 풍광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조금 지나 강 건너 암벽 밑에 ‘소라동천’ 42자가 새겨진 바위가 있다. 소라동천은 고대 왕국 소라국의 흔적이고, 신선들이 이곳에 내려와 노닌 무릉도원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도호마을에는 도호 모형 성문이 있고 성문 앞에는 한여울 수력발전소 취수보가 있으며, 강물이 돌아가는 굽이마다 기암절벽이 비경을 만들고, 몽돌이 깔린 강변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예전에는 초등학교 단골 소풍 장소였다고 한다. 풍애마을에서 터널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던 기찻길은 피암터널로 강줄기를 따라 이어지고, 강물과 철길이 만나고 산과 새들이 있는 풍경이 삶의 무게를 저절로 덜어주는 곳이다. 산과 강물이 가로막아 아무나 갈 수 없었던 오지, 빠르게 흘러가는 바깥세상과 달리 고요한 순수의 땅, 물길 따라 기찻길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야 만나는 봉화 산골 물굽이길에서 바람과 자연을 느끼며 걸어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7

내 한 표는 책임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위임하는 신성한 절차이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실질적인 도구다. 나의 한 표가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세대와 역사를 관통하는 선택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작금 대한민국의 선거 풍경은 성숙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것은 지역 간 정치적 정서의 충돌이다. 그중에서도 영남과 호남의 뚜렷한 표심 차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오랜 역사와 상처가 만들어낸 굴레다. 해방 후 한국 정치의 이념과 노선은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과 유신체제는 영남을 중심으로 한 개발 우선 정책을 펼쳤고 반면 호남은 상대적 소외를 경험했다. 결과는 정치적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었으며 이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고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은 그 갈등을 극단으로 몰고 갔고. 영 호남 지역 간의 골은 깊어졌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총선과 대선을 치를 때마다 각 지역의 결과는 대체로 예측 가능한 양상을 띤다.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프레임이 고착되어 있으며 후보의 정책보다 출신 지역과 배경이 부각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구도는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지역이 정치를 포용해야 하며 정치로 인해 지역이 분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러한 프레임을 흔드는 변화의 조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97년 소위 ‘DJP연합’ 이나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이다. 최근에는 호남에서 보수 정당의 득표가 증가하고 영남에서도 진보 후보에 대한 표심이 일부 나타나기 시작하여 고정적인 지역 정서에 균열의 양상이 보이기도 한다. 선거권을 가진 국민은 단지 감정이나 이념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할 철학과 비전을 기준 삼아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다. 후보의 공약과 전문성과 삶의 흔적을 냉철하게 비교해보는 신중함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인 나의 한 표가 법을 만들고 사회의 기본을 설계하며 국민의 안정과 번영을 약속하고 평화를 지키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유권자는 단순한 선거 소비자가 아니라 국가의 주권자이자 공동체의 책임자이다. 그 책임의 시작은 투표소 안에서 시작된다. 선거 결과는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로 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민심의 척도이며 우리가 어떻게 과거를 딛고 미래를 선택할지를 나타내는 분명한 지표다. 시민기자는 유권자가 지역을 넘어 정책과 가치로 뭉친다면 그 선거는 분열의 장이 아닌 진정한 통합의 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나의 한 표는 바로 나의 책임이다. 그 책임은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할 수 있는 큰 희망이기도 하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5-05-25

최치원 흔적이 있는 유산곡수를 찾아서

오늘은 가야산에서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사라진 인물을 찾아 해인사를 간다. 해인사가 어디인가? 합천에 있는 가야산 자락의 해인사는 법보종찰 아니던가.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많은 보물들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신라시대의 문장가 최치원의 흔적인 학사대와 유상곡수가 남아 있는 곳이다. 흔히들 유상곡수라 하면 경북 경주에 있는 포석정을 떠올린다. 신라의 이궁으로 현재 정자는 없고 유상곡수연을 하던 곡수거만 남아 있다. 곡수거란 중국 정나라(B.C. 816~375)때의 풍속에 기원을 둔 것인데, 둥글게 도랑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여기에 술잔을 띄우며 노는 것이다. 잔이 자기 앞에 도착할 때까지 시를 지어 잔을 들고 읊은 후 다음 사람에게 잔을 띄워 보내는 풍류놀이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유상곡수연은 안학궁으로 고구려 장수왕(A.D. 413~491)때 평양 인근 대성산 남쪽 기슭에 조성된 후원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에 있는 포석정은 심오한 역사성이 인정돼 일제 때 국가유산 문화재 사적 제1호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럼 해인사에 있는 유상곡수연은 언제,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문헌에는 1625년 허돈이 쓴 ‘유가야산기'에는 “일주문 위에는 석천 임억령이 지은 오언절구가 있어서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문 밖에는 돌을 깎아 빙 돌아가게 하여 유상곡수를 만들었는데 이것 또한 최치원의 자취라고 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1725년 정식의 ‘가야산록’에도 “최치원이 손수 심었던 소나무가 있어 비바람을 피할 장소를 마련해 주었다. 대가 갈라져 아래로 향한 것은 최치원이 유상곡수를 하던 곳이다”라고 했다. 해인사를 만나는 첫 지점인 일주문 옆 공터, 둥근 돌로 도랑 같은 구조물이 있는데 개화기 때 분수로 개조돼 쓰였다가 지금은 그대로 방치된 채 흔적만 남아 있다. 유상곡수의 역사를 아는 이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을 남게 하는 대목이다.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던 문장가 최치원. 궁궐이나 상류계층을 중심으로 풍류 생활을 즐기기 위한 정원시설로 한국정원 문화의 가치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유상곡수의 흔적이 그냥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풍류의 삶이야말로 우리 고유의 선풍(仙風)의 원류가 아니던가. /김성두 시민기자

2025-05-25

씨앗을 심으면 마음도 자란다

요즘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대구 시내 도심 속 공영텃밭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적게는 70가구에서 많게는 200가구가 공영텃밭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수성구 팔현농장의 텃밭은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아침 일찍 텃밭에 나와 풀을 뽑고 물을 주는 도시농부들의 행복한 모습은 텃밭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도시 농부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대구시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는 26만명, 2023년에는 28만명이었고, 2025년에는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도시농업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텃밭에 나가 채소를 기르고 이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도심에서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팔현농장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배영민 씨(62)는 “도시농부로서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는 과정은 마치 복권을 사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렘을 준다. 며칠 후의 변화를 기대하며 매일 아침 텃밭을 찾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확하는 날에는 동네 이웃들에게 나눠줄 생각을 하면 기쁨과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제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구 수성구는 이런 시민들의 반응에 찾아가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공고해 운영자(단체)를 선정했고, 사단법인 한국도시농업진흥연구회(이사장 문병채)가 선정됐다. 문병채 이사장은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진행하는 찾아가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페트병 채소 기르기’를 통해서 사회 취약계층에 다가가겠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치유농업의 효과로 △아동청소년에게는 집중력 향상, 정서 조절, 주의력 결핍장애(ADHD) 개선 등을 들 수 있으며 △장애인에게는 직업재활운동, 감각통합 훈련 △노인들에게는 인지능력 유지, 우울증 예방, 고립감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도시농업이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치유농업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도 예상된다. /이병욱 시민기자

2025-05-25

김광석길, 문화의 중심으로 되살아나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김광석길이 문화의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다’. 대구 중구 김광석길 야외콘서트홀에서 지난달 마지막 토요일인 26일, ‘라이브온 언플러그드(LIVE ON UNPLUGGED)’라는 제목의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중구문화원이 주최하고 중구청이 후원한 이번 공연은 김광석길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 부흥을 위해 5년째 이어져 오는 ‘매마토(매월 마지막 토요일)’ 시리즈의 첫 번째 행사. □ 평범한 거리가 특별한 공연장으로 변신 이날 공연에는 서울 홍대 앞에서 주목받는 브라스 밴드 ‘더스트릿’ 과 인디 밴드 ‘윈섬’(피아노·기타·첼로 조합의 3인조)이 초청됐다. 평소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도시적 감성의 공연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윈섬의 감성 발라드와 더스트릿의 화려한 브라스 연주가 어우러지며,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5월 31일에는 ‘나도 가수다’ 라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가족, 연인 등 누구나 무대에 올라 노래 솜씨를 뽐내고, 우승자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수여된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민이 직접 문화 생산자가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박수 소리가 김광석길을 뒤흔들었다” 이팝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 4월 공연에서는 윈섬의 공연 종료 후 젊은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함성이 쏟아지며, 김광석길은 일상의 공간에서 예술의 현장으로 재탄생했다. 한 관객은 “서울에서만 누리던 공연을 대구에서 체험하다니, 김광석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 문화로 재탄생하는 도시, 그 중심에 선 김광석길 2019년 시작된 매마토 행사는 기존의 단발성 행사를 탈피해 ‘월간 문화정기전’으로 자리매김했다. 4월부터 6월, 9월부터 10월까지 총 5~6회 진행되며,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구성이 특징이다. 중구문화원 관계자는 “김광석길이 단순히 추억의 공간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여름 휴식기 뒤 찾아올 9월의 매마토 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에는 ‘업그레이드, 업템포’라는 주제로 더욱 다채로운 공연이 예고돼 있다. 매월 새로운 콘셉트로 시민들을 사로잡는 이 행사는 김광석길을 대구 문화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음악이 흐르는 거리, 김광석길에서 만나는 특별한 토요일”.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매마토 행사. 매달 마지막 토요일, 김광석길은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5-25

보고, 만지고, 즐기는 2025 울산 옹기축제

‘2025 울산 옹기축제’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웰컴투 옹기마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울산시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가 열린 외고산 옹기마을은 우리나라 최대의 옹기 생산지로, 전국 옹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옹기 장인들의 마을이다. 이 지역에는 옹기박물관, 전시 가마, 옹기문화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전통 옹기를 보고, 배우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긴 연휴 기간 동안 열린 이번 축제는 가족 단위 관람객의 비중이 높았으며, 이에 맞춰 울주군은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옹기 만들기, 아이들이 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흙놀이터, 옹기축제 캐릭터 ‘옹이’를 과자로 만드는 과자콜라주, 옹기 불빛을 마음에 담는 옹기 불멍 체험, 체험의 추억을 케이크 속에 담는 ‘옹케이크 PART’,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도장을 모으는 ‘옹이 찍 GO’ 스탬프 투어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아이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되었다. 4일에는 청소년 댄스경연대회 ‘발악’이 열렸으며, 시민기자가 방문한 5일에는 ‘옹기 사생대회’가 진행되었다. 온양체육공원에서 자유롭게 자리를 잡은 어린이들이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습은 축제의 따뜻한 감동을 더했다. 다양한 공연도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 신명나는 퍼레이드 ‘옹기로 길놀이’, 옹기 장인들의 제작 시연 ‘장인의 손길’,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주민자치공연’, 어린이를 위한 참여형 ‘옹기로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개막식에서는 화려한 드론 라이트쇼와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고, 폐막식에는 장윤정, 윤수일 밴드, 소찬휘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축제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만큼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도 함께 운영됐다. 전통 옹기 제품은 물론, 고추장, 액젓, 옹기로 구운 삼겹살, 한정 판매된 옹기축제 맥주와 막걸리 등 다채로운 먹거리가 방문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 축제를 찾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요소는 ‘포토존 이벤트’였다. 옹기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에서 SNS 이벤트에 참여하면 울주군 에코백을 증정받을 수 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추억을 남겼다. 시민기자는 가족과 함께 방문해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모두 즐길 수 있었다. 넉넉한 주차 공간과 넓은 행사장,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덕분에 긴 시간 동안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옹기의 역사나 제작 과정에 대한 안내문이나 해설 등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옹기를 잘 모르는 방문객들을 위해 정보 제공이 보완된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축제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시민기자는 이번 축제를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어, 가족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사전 기대 없이 방문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와 알찬 구성 덕분에 큰 만족감을 안고 돌아올 수 있었다. 축제의 열기와 즐거움을 한껏 만끽한 후, 언양불고기로 마무리한 하루는 입도, 마음도 모두 풍성하게 채워주는 시간이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2

민족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 날’

지난 스승의 날 ‘5월 15일’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탄신일인 1397년 음력 4월 10일을 태양력으로 환산하면 5월 15일이 된다. 이 날을 기리기 위해 작년 11월 ‘세종대왕 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하면서 스승의 날과 기념을 겸하는 첫해를 맞이했다. 두 기념일은 단순 겹친 것이 아니다. 세종대왕의 상징이 시대를 초월한 겨레의 참 스승으로서 백성을 가르치고 삶을 개선하는데 교육의 큰 본보기가 되므로 1965년 당시 대한민국 정부와 교육자는 세종대왕의 교육에 대한 근본정신을 따르고 기리고자 ’세종대왕 탄신일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공식 지정한다. 그리고 지난해, 이러한 성군 탄신일을 온 국민이 함께 축하하고 기리고자 ’세종대왕 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한 것이다. 법정공휴일은 아니다. 재위 32년 동안 대부분을 경복궁에 머무르며 훈민정음 창제를 비롯하여 경제·사회·문화·국방 다방면에 걸쳐 업적을 이룬다. 당시 관청에서 일하는 여성 노비의 출산 휴가를 7일에서 130일로 늘이는가 하면 여성 노비의 남편까지 한 달의 휴가를 주는 등 출산휴가 정책과 더불어 백성들의 복지 정책에 많은 힘을 쏟는다. 전국 백성을 대상으로 시행한 논과 밭에 대한 세금제도 의견을 묻는 대규모 여론조사를 처음 시행하기도 했다. 세종대왕이 시행한 모든 정책은 깊은 애민사상이 바탕이 된다. 세종대왕은 조선의 제3대 국왕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다. 첫째 양녕대군이 폐세자가 되면서 셋째였던 충녕대군이 세자에 책봉된다. 될성부른 떡잎은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해 병을 앓으면서도 책을 놓지 않아 건강을 해칠까 서책이 모두 압수되기도 했다. 인생을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한다는 논어를 8세 때 이미 백 번을 넘게 읽었다고 전해진다. 21세에 왕위에 오르며 ‘백성을 위한 왕’이 될 것을 다짐한 그는 백성들이 농사를 망쳐 굶어죽는 일이 없도록 측우기와 해시계를 만들고, 글을 몰라 억울함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글인 ‘훈민정음’을 창제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글’은 훗날 세계적인 언어학자들로부터도 우수성을 인정받는다. 예나 지금이나 성군(聖君)을 만난다는 것은 백성들의 복이다. 민심이 천심이라지만 백성들의 삶은 군주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자의 이론에 따르면 ‘말에 진실 됨이 없고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자 멀리하라’ 지만 순박하고 어리석은 백성은 교언영색 하는 자를 따르기가 쉽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공자는 더 이 말을 강조했는지도 모른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첫해를 맞은 ‘628돌 세종대왕 나신 날’,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성군에 대한 업적을 되새기고 한글의 가치를 제고하는 축제행사가 포항 우리지역에서는 따로 없었던 것 같다. 찾아보니 서울 경복궁과 광화문광장 그리고 세종시 등에서 성군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한글에 대한 가치를 체험하며 탄신일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리기 위해 만든 15초짜리 홍보 영상에 일본 신사와 중국 절 형상의 건물 모습이 담겨 뒤늦게 삭제한 해프닝은 단순 실수로 보기에는 지켜보는 소시민 마음이 불편하다. 세종대왕을 깊이 존경하고 기리는 것은 우리의 당당한 자부심이다. 내년에는 우리지역에서도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있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2

사람은 가고 꽃은 오고

공원에 산책을 갔더니 이팝꽃이 만발했다. 가지마다 하얗게 와서 얹힌 꽃송이들. 지난 겨울 쏟아졌던 눈송이가 돌아온 것일까. 눈부신 꽃숭어리에 오래 눈길을 주었다. 문득 유독 이팝꽃이 화사하던 어느 해가 떠올랐다. 그해의 이팝꽃은 정말 풍성하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문학의 꿈을 키우며 시 창작 수업을 함께 듣던 문학 지망생들이었다. 모임을 통해서 격주로 도서관에 모여 강의를 듣고 작품 합평을 했다. 그날 수업 전에 우연히 지나다 이팝꽃을 보고 그 눈부심에 사로잡혔던 터라 수업 마치고 보러 가자고 제안을 했었다. 이팝꽃 핀 언덕에 다다르자 다들 탄성을 지르며 꽃가지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미친 듯이 피었다는 말을 공감하겠다며 꽃 속에서 오래 웃고 떠들었다. 우리 팀은 주말이면 시간을 맞춰 유명 문화유적지를 정해 문학기행을 떠나기도 했다. 모두 가족처럼 친밀하고 다정한 사람들이었다. 문학기행을 떠나는 날이면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설레고 즐거웠었다. 멀리 강진 바닷가에 가서 고니 떼를 보기도 하고 구불구불한 정약용 유배지의 뿌리의 길을 오르기도 했다. 붉은 동백을 쫓아 지심도를 가고 유치환 문학관을 가고 미당문학관을 찾았다. 어느 때는 눈보라 치는 마이산 탑사를 전사들처럼 몰려가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 걸었던 곳은 참으로 많았다. 시 창작에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많이도 다녔다. 한 줄의 영감이라도 얻는다면 그걸로 족했고 행복했었다. 누군가 그곳을 소재로 멋진 시를 써내면 찬사와 함께 질투의 시선도 던지곤 했다. 그때의 재잘거림이 아직도 선명하다. 하지만 지금 이 꽃나무 그늘에 그들은 없다. 환한 꽃을 보며 웃고 탄성 질렀던 이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여행을 떠나고 함께 밥을 먹고 시간을 보냈던 이들. 인연의 시간이 다했는지 어느 날 하나 둘 사라진 사람들. 사람의 인연이란 이렇게 피어나는 꽃과 같은 것일까. 한때 눈부시지만 떨어지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꽃잎처럼. 사람은 갔으나 봄은 다시 돌아와 이팝꽃 이리 만발해서 조금은 슬프다. 봄날 이팝꽃 핀 언덕에 혼자 서서 떠난 이들을 그리워한다. 누구는 이사를 가고 누구는 문학의 꿈을 접고 누구는 암 투병을 하고 누구는 영영 저쪽 세상으로 떠나기도 했다. 코로나라는 암흑을 만나 모임도 더는 이어지지 못했다. 한때는 가족보다 더 친밀하고 좋았던 사람들. 꽃과 추억만 남고 사람은 갔다. 다시 그때의 파릇하던 때는 오지 않으리라. 꽃 시절은 갔고 가끔 사진 속에서나 그들의 미소를 만나곤 한다. 그때의 그리운 이들이 어느 곳에 있던 다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봄이 오면 다시 꽃이 와서 이렇게 만발하듯이 다 제 자리에 빛나고 있으리라. 나의 문청 시절을 함께 했던 정다운 이들. 모두가 희고 풍성한 이팝꽃처럼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빌어본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2

경주 ‘제16회 청소년 문화경연대회 백일장’을 가다

경주문인협회 주관의 제16회 청소년 문화경연대회 백일장이 지난 18일 오전 10시부터 경주예술의전당 분수대 옆 잔디밭에서 열렸다. 전국 초·중·고 학생이 참여해 운문과 산문 분야로 나눠 글짓기 솜씨를 뽐냈다. 화창한 날씨에 봄바람도 솔솔 분위기를 보태 백일장 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운문 부문 - 초등부(비눗방울, 어버이날), 중등부(줄, 낙화), 고등부(초원, 심장), 산문 부문 초등부(우리 집, 벚꽃길), 중등부(축제, 화마), 고등부(나의 꿈, 고목). 시제가 발표되고 원고지를 받아 든 참가자들이 벤치와 나무 그늘로 찾아 들어갔다. 낮 12시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각자의 이야기를 가득 채운 원고지를 들고 학생들이 본부석으로 모여들었다. 글씨를 너무 흘려 쓴 남학생에게 이러면 심사하는 분들이 보기가 힘들어 감점될지 모른다니, 새 원고지를 달라고 하더니 좀 더 정성들여 고쳐 적어서 가져왔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은 마무리가 덜 되었는지 5분만 더 달라며 바로 코앞에서 의자에 놓고 적기도 했다. 얼마나 긴장되고 떨렸으면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고 이마에 땀이 흘렀다. 이게 백일장의 현장감이다. 참가자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제출한 뒤 받은 간식을 가족과 두런두런 나누고, 이제 심사자의 시간이다. 2시까지 한 글자 한 글자 아껴 읽으며, 심사위원들이 원고지를 돌아가며 읽고 점수를 매겼다. 원고지 위에는 심사위원 수만큼의 점수가 쓰였다. 그중에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장원, 우수, 가작 순으로 가려냈다. 대상은 고등부에서 나왔다. 뽑힌 작품이 표절인지 검색하고 2시 30분까지 시상식에 참여하라고 문자를 보냈다. 백일장은 현장에 와서 시제를 받고 짧은 시간에 솜씨를 겨루는 대회이다. 그런데 대상 받을 학생이 경주에서 서너 시간 거리의 도시에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 오지 않고 전화로 세제를 받아 적어서 대필로 냈거나, 본인이 쓴 것이 아닐 수 있는 상황이다. 한참의 의논 끝에 다른 참가자에게 대상이 돌아갔다. 대상은 경주고 학생이 받았다. 상을 받고 자신이 쓴 작품을 많은 사람 앞에서 낭독했다. ‘심장’. “아버지가 그토록 믿던/일자리를 잃던 날/아버지의 심장에/작은 금이 갔다//아버지는 금을 웃음으로 가리고/우리 앞에선 듬직한 가장의 /강인한 심장을 보이셨다//분명 난 괜찮으면서/슬퍼도 멈추는 눈물과 달리/항상 흐르는 붉은 눈물처럼/아버지는 웃으셨다//그러던 어느 날 새벽/나는 곤히 잠들고/심장마저 편안하게 잤다/아버지의 심장에 난 금도/모르고 그렇게 편하게// 문틈 사이 은은하게/ 들려오는 울음소리/ 나는 문을 열었다// 아버지가 눈물보다 맑은 술/들며 울고 계셨다// 아버지의 심장이/ 그 작던 금에 술을 붓자/유리 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져/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그 강인하고 멀쩡했던/그 심장이 한 순간에//내 심장에도 금이 가는 소리/적날하게 울려 퍼졌다//모른 체 했던 심장이/그 심장이 한 순간에. ”시를 들은 관객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이 시와 유사한 작품이 있는지 창의적인지 챗gpt에게 물어보았다. 이 시 구절은 인터넷이나 기존 문헌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검색 결과로는 이 시와 정확히 일치하거나 유사한 작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이 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거나, 개인적으로 창작된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이 시는 아버지의 감정과 가족 간의 정서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특히 아버지의 내면의 아픔과 그로 인한 가족의 감정 변화를 잘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독창적이며 감동적이라는 답을 얻었다. 대상에게는 상장과 상패가, 부상으로 문화상품권 30만 원도 함께 주어졌다. 상을 받은 학생들과 학부모와 심사위원이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행사는 끝을 맺었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0

여성 없는 대선과 여성정책에도 소극적인 대선 후보들

6월 3일 치르는 21대 대통령 선거의 대선후보들은 공식 대선 운동 첫날 각자의 공약을 발표했다. 주요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경제’를 크게 앞세운 반면 여성에 대한 정책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조기 대선에선 대통령 후보로 나선 7명 중 여성 후보가 한 명도 없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후보가 4명이었던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은 ‘누가 대통령이 될까?’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누가 어떤 생각으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는지’를 후보자들의 생각을 읽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유권자들이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 후보들의 여성만을 위한 별도 공약이 없다는 것이다. 여성 대선후보가 없으니 자연스레 여성정책에도 소극적인 모습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바라는 여성정책은 무엇일까. 그건 무엇보다 성평등이라 말할 수 있다. 사회는 물론이고 일터와 삶에서 셩평등이 이루어지길 여성들은 원한다. 성별 간 소득 격차, 불평등한 가사 분담, 최근에 무차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성을 향한 범죄 등은 큰 문제이다. 여성들은 이런 문제에 실질적인 공감과 해결을 바라지만 여성들의 정책은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방향성이 없고 지금은 돌봄과 저출생에만 맞추어져 있다. 여성 없는 여성정책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각 당에서 내놓은 공약을 살펴보면 21대 총선에서는 스토킹과 성범죄, 가정폭력이 ‘여성 범죄’라고 불렸지만 22대 총선에서는 여성을 향한 범죄임에도 여성이 빠진 ‘흉악범죄’라는 말로 표현했다. 여성과 성평등이라는 말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고 차별은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한마디로 여성정책이 뒤로 한발 더 물러났고 이는 여성 주권자들을 외면하는 말이다. 지난달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국가성평등지수가 2010년 측정 이래로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돌봄’과 ‘양성평등의식’에서는 전보다 더 낮아졌다.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양성평등의식’은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과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 성차별 경험률 3가지가 모두 낮게 나타났다. 지금 대선후보들에게서도 이와 비슷하게 성평등과 다양성의 가치를 찾아보기 어렵다. 또 여성가족부의 ‘2024년 여성 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3명 중 1명이 살면서 한 번 이상 여성 폭력을 경험한다는 결과를 냈다. 응답자의 19.4%는 과거나 현재의 배우자나 연인, 소개팅 상대 등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평생 한 번 이상 여성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일상 혹 두려움이 커진 것으로 우리 사회가 여성 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차별 및 성폭력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여성들은 이번 대선에서 지난 대선과 비교해 여성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인식한다. 여성에 대한 공약을 내고 있는 후보도 나오고 있지만 디지털 성범죄, 여성 경력 단절 문제 등 여성에 관한 중요한 정책들이 아주 많다.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진행될 후보자 토론 등을 통해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시민 박효정(46·포항시 북구 흥해읍) 씨는 “대선 후보자들이 여성이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가 남성들도 관계 속에서 존중받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0

도심 속 문화공간 ‘지관서가’를 아시나요?

안동시내 랜드마크인 웅부공원 옆, 예전 안동문화원 자리에 ‘지관서가(止觀書架)’가 문을 열었다. 2007년 준공한 한옥 구조의 안동문화원 건물을 지난해 리모델링해 1층은 서가와 카페, 2층은 서가 공간인 복층 구조로 조성했다. 지관서가는 지자체에서 공간을 제공해 운영하는데 안동은 전국에서 8번째로 개관했다. 안동 지관서가는 안동시가 장소를 제공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재원을 기부하고 인문학 재단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기획한 복합 인문·문화공간이다. 3월 19일 개관식을 갖고 정식 개관했으며 민간 위탁 공모를 통해 나무문화기획이 2년간 운영과 관리를 맡는다. 지관서가의 ‘지관(止觀)’은 멈추고 바라본다는 뜻이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추어 책과 인문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휴식과 마음 건강, 나아가 행복을 찾고 나누고자 기획된 사업이다. 더불어 지역 고유의 가치와 정신을 발견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상생과 소통의 거점이 되고자 하는 유의미한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서가와 카페의 내부 벽면을 안동포로 장식해 안동만이 갖는 특색을 담아냈으며 ‘몸과 마음’이라는 인생 테마로 서가의 도서 배치를 주제관처럼 구분해 조성했다. 1층에 어린이 서가와 지혜의 나무, 2층에 지덕체, 체덕지, 마음의 소리, 몸의 소리를 4면으로 구분해 배치해 뒀다.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인 교육론의 핵심 이념인 지덕체(智德體)와 건강한 몸과 마음의 가치를 담아냈다고 한다. 시민들의 수준 높은 인문학 향유를 위해 서울대 인문확산센터와 인문360이 도서 큐레이션과 콘텐츠 제작과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생 테마 외 도서 콘텐츠에도 지역적 특색을 담은 ‘향토관’을 담아내 지역적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살렸으면 하는 점이다. 지역의 정기간행물 등을 함께 비치한다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상생과 소통의 결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동은 매년 국제적인 인문가치포럼을 개최하는 인문학의 도시임에도 그간 접근성이 높은 인문·문화공간이 부족했다. 지관서가는 안동대도호부 터이자 안동군청이 있던 웅부공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자 문화공원 내에 있어 지역의 대표적 문화공간이자 휴식처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들고 ‘멈추지 않고도 바라보는’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멈추고 바라보는’ 쉼표 같은 공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0

찬란했던 대가야 문화를 찾아서

경북 고령군에 있는 대가야 문화를 둘러보았다. 대가야는 42년부터 520년간 존속한 고대 국가다. 이곳에는 지산동 고분군과 궁성 터와 어정, 주산 산성, 가야시대 벽화고분, 토기 가마 등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 고령읍 지산동에 있는 고분군은 당시 찬란했던 유물을 담아 놓은 타임캡슐과 같다. 많은 유물들이 도난을 당했지만 그나마 남은 유물들로 당시 문화를 짐작할 수가 있어 다행이다. 대가야박물관에 보관 전시중인 유물로는 토기와 낫, 괭이, 쇠스랑 등의 농기구가 있다. 토기가 발굴될 당시 닭, 민물고기 등의 뼈와 복숭아 씨앗 등도 나왔다고 한다. 당시 가야인 들은 물고기도 잡고 산짐승을 사냥하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박물관에서 눈길은 끄는 것은 고분에서 출토된 대가야 금관이다. 국보 제138호로 진품은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에 전시돼 있다. 현재 출토된 가야 금관은 2개이다. 그러나 창녕에서 출토된 것은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일본인 오쿠라 타케노스케가 수집하여 일본으로 가져가 도쿄국립박물관 동양실에 전시돼 있다. 이 두 금관은 가야의 빼어난 공예 기술과 예술적 안목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금동관은 가야 여러 지역에서 출토되고, 대가야에서는 지산동 30호분과 32호분에서 각각 1개씩 출토됐다. 32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보물 제2013호다. 박물관 옆 언덕에는 지산동 제44호분을 발굴하고 실제 크기의 무덤 모형을 만든 왕릉전시관이 있다. 중앙에는 무덤의 주인공이 묻힌 으뜸 석곽이 있다. 길이는 9.4m, 너비 1.75m 정도다. 주위에는 규모가 작은 순장자의 석곽묘 32기가 사방으로 놓여있다. 순장자들은 주로 한 명이고 두 명 있는 석곽묘가 4기가 있어 40여 명이 순장됐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읍 고아리에는 사적 제165호로 지정된 벽화고분이 있다. 가야시대 유일한 벽화고분이다. 대가야 말기의 왕과 왕비의 무덤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도굴이 되어 유물은 없고, 천장돌에 분홍색, 백색, 녹색, 갈색 물감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연꽃이 그려져 있다.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에는 토기 가마 3기가 있다는 것이 최근 확인됐고, 가마 유적으로는 합가리 2곳, 쌍림면 송림리, 대가야읍 연조리, 대가야읍 외리 등 5곳이다. 고령군은 대가야의 찬란한 문화를 알리는 축제를 매년 3월에 연다. ‘캐리와 친구들 공연, 군민 가왕 선발 대회, 마상 무예 공연, 대가야 별빛 쇼’ 등이 선보인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5-18

피란수도 부산 1023일을 찾아서

지난 일요일 대구문화관광해설사와 몇몇이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을 돌아보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다. 부산 해설사 측의 배려로 지난해에 이어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과 피란의 흔적이 남은 공간들을 탐방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부산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A코스와 B코스 두 개였다. A코스는 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비석문화마을)-경무대(임시수도 기념관)-임시중앙청(석당박물관)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탐방하는 일정이고, B코스는 부산항 제1부두-40계단문화관-미국대사관·미국공보원(부산 근현대역사관 별관)-보수동 책방골목을 오전 10시부터 탐방하는 일정이었다. 110년 역사를 가진 부산항 제1부두의 의미를 듣고 폐창고를 둘러보고 바다를 메꾼 새마당 매축지 이야기를 거쳐 1953년 부산역 대화재 사건의 내막도 들었다. 당시 집을 잃은 3만여 명의 피난민에게 군법을 어기고 텐트와 천막을 지어준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사연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특히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며 학교·병원·이주 주택·고아원을 지어줬다는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열정적으로 우리를 안내한 김민정 해설사가 김동리의 소설 ‘밀다원시대’를 통해 들려준 전쟁의 참상과 피난민들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던 40계단 현장의 모습도 새로웠다. 김환기·이중섭·한묵·박고석·백영수·양달석 같은 화가의 부두 노동이나 먹고 살기 위한 깡깡이 아줌마 이야기 등은 어려운 시절을 견뎌낸 우리 부모 세대의 소중한 정보였다. 그리고 1929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건립된 건물이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부산근대역사관 별관으로 보존 활용되며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도 인상적이었다. 오래전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떠올리기도 했다. 부산근대역사관에서 맛본 개항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과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풍성한 근·현대사 자료는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가장 가까운 역사였다. 함께 간 대구문화관광해설사들은 대구근대역사관과 비교하며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B코스의 마무리는 보수동 책방골목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전시에 구덕산과 보수동 일대 책방골목 주변은 크고 작은 80여 개의 학교가 난립해 있었다고 한다. 내일을 모르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보수동 일대를 오가던 학생들은 향학의 의지를 불태웠고, 70여 개의 서점이 들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970년대에는 금서나 비매품과 유인물이 거래되는 등 부산 민주화운동의 수원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원도심이 낙후되고 인터넷 서점이 등장하고 영상문화의 발전으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도로변과 보수동 골목길로 이어진 대형서점을 상업용도로 바꾸고자 매입했다가 금전상의 이익을 포기하고 새로운 서점으로 탈바꿈시킨 ‘우리글방 북카페’ 주인의 결단과 의지도 놀라웠다. 덕분에 마음에 책갈피 하나를 꽂아두고 온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번 피란수도 부산 1023일의 기록여행은 지난해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5월 17~6월29까지 전국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계획한 특별한 여정이다. 우리의 지난날을 돌아볼 수 있는, 부산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하는 충분히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가비 무료’이니 www.visitbusan.net으로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8

조선시대 관찰사가 공무를 집행하던 경상감영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에서 만경관 쪽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경상감영공원.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지만 조선시대 때는 지금의 도청격인 경상감영이 있던 자리다. 감영(監營)은 조선시대 각 도 8곳에 설치돼 있었다. 경상감영은 초기에는 경주, 상주, 안동 등 여러 지역으로 옮겨 다니다가 17세기 초에 이르러 이곳에 안착했다. 경상감영은 조선 선조 34년(1601) 대구로 옮겨 왔고, 지금의 자리 중구 포정동 21에 자리를 잡았다. 경상감영은 대구의 도심 중앙에 위치하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500여 미터 거리에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대구시민의 휴식처이자 대구의 역사가 스며든 장소라 하겠다. 경상감영은 1896년(고종 33)에 지방 행정을 13도제로 개편한 이후에도 줄곧 경상북도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본래 경상의 이름은 경주와 상주에서 따왔다. 1910년부터 1965년까지 경상북도청사로 사용하였다가 청사가 산격동으로 이전되고 난후 대구시에서 1970년 중앙공원으로 개장하였다가 1997년 경상감영공원으로 다시 명칭을 바꾸었다. 경상감영공원은 넓이가 1만6600㎡다. 1997년 도시 미관을 위해 담장을 허물고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였고 대구의 역사를 교육하는 역사문화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관찰사의 집무실인 선화당(대구시유형문화재 제1호)은 1601년 경상감영이 대구로 옮겨올 때 건립됐다. 이후 1670년, 1730년, 1806년 세 차례의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 건물은 1807년 관찰사 윤광안이 지은 것이 남아 있다. 현존하는 관아 건축이 별로 없어 귀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관찰사의 처소로 사용한 징청각(대구시유형문화재 제2호)은 관찰사의 안채, 즉 내아 관사로, 초창기 공원을 조성할 때 보수되었다. 징청각(澄淸閣)은 1601년에 지어졌으나 선화당과 함께 세 차례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 건물은 1807년 다시 지었다. 앞면 8칸 옆면 4칸 팔작지붕이다. 그 밖에도 조국통일을 기원하는 통일의 종이 있으며 그리고 관찰사의 치적이 담긴 선정비 29기를 모은 비림, 하마비, 측우대, 도로원표, 등이 있다. 그러나 경상감영의 옥이나 객사의 모습은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5-18

대구 21거 5842를 떠나보내며

유세차 ‘2021년 섣달 초 엿새 21거 5842는 19만 km 주행을 마치고 영면에 들도다.’ 오호 애재(哀哉)라 공(公)은 춘풍추우(春風秋雨) 18개 성상(星霜)을 나를 위해 청춘을 불사르고 묵묵히 제 몫을 다한 공(功)이 지대하도다. 내 이를 애련히 여겨 향을 사루어 애도하노라. 무릇 인연이란 인간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미물 간에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는 법이 아니더냐. 내 공(公)을 거두어 오랫동안 함께 동고동락할 수 있었을 터인데 내가 불민(不敏) 하와 공(公)을 잘 건사치 못하고 보내고 나니 지난 일 하나둘 떠올라 비통한 마음 이를 데 없구나. 남들은 하기 쉬운 말로 개나 소나 탄다고 공(公)을 ‘소나타’라 쑥덕거렸지만 공은 개의치 않고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려온 뚝심이 내 맘에 들었다네. 딴은 공은 ‘쏘나타’ 가문 중 최고의 신분인 NEW. EF 쏘나타가 아니었던가. 공이 처음 나에게로 왔을 때가 생각나는구려. 자다가도 공의 안위가 걱정되어 나가서 만져도 보고 행여 얼굴 더럽힐까 호로도 씌워주고 했었지. 세월의 때가 묻다 보니 공에게 세수도 목욕도 자주 시켜주지 못했음을 솔직히 사과한다. 이물 없이 지낸 사이라 그 점은 이해 주시리라 믿는 바이네. 2012년 봄 그때가 생각나는가? 공과 경부 고속도로 왜관 부근을 지날 때였지. 시속 100km를 달리는데 앞서가던 8t 트럭 적재함에서 큰 널빤지가 날아와 공의 왼쪽 귀가 날아 가 버렸을 때를 말일세. 10cm만 더 가까웠다면 공과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네. 공과 나는 사선을 넘은 셈이네. 또 이런 일도 있었지 2013년 여름이었지 싶네! 대관령을 넘는데 공이 심한 몸살로 더는 못 가겠다고 앙탈을 부리다 끝내 길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잖아. 그것도 오밤중에 말일세. 5시간이나 지나서 보험회사의 도움으로 다행히 해결했었잖은가? 지금에서야 실토하지만, 그때 5시간 솔직히 무섭기도 했다네. 세세년년(歲歲年年) 공과 함께한 세월이 우금 18개 성상 사연도 많았고 곡절도 참 많았었지. 내 공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마웠던 일을 하나 고백하겠네. 2014년 4월 28일 대전 국군 군의학교에서 내 아들이 8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임관하던 날이었지. 아들 어깨에 대위 계급장을 직접 내 손으로 달아주어 뿌듯했는데 임관식을 마치고 휴가를 받아 영문(營門)을 나설 때 기억나는가? 대위 계급장을 단 우리 아들에게 보초병이 경례를 붙일 때 운전하는 나는 장군님을 수행하는 운전병처럼 으쓱했었다네. 나는 병장 출신이라 대위 계급장은 하늘처럼 높아 보였거든?. 그때 공도 참으로 자랑스러운 표정이었으리라 생각되었네. 누구에게나 초심(初心) 이란 게 있다네. 그때의 마음이면 못할게 없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라네.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공과 더 오랫동안 함께 있었을 터 회한이 밀려오는구려. 부디 바라건대 공은 다음 세상에 가서는 좋은 주인 만나 천수를 누리기를 앙망하노라. 2021년 12월 6일 대구 21거 5842 차주 감소고우(敢昭告于)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8

알아야 소중한 내 자산을 지킨다

부동산의 사전적 의미는 움직여 옮길 수 없는 재산, 토지나 건물, 수목 따위이다. 인간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어떤 방식이든 부동산을 소유하고 살게 마련이다. 내가 가진 재산이 아니라고 해도 집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부동산을 임차해야 한다. 이렇게 생활하려면 떼놓을 수 없이 밀접한 것이 부동산이건만 우리는 의외로 부동산에 대한 상식이 많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등기부등본이 무언지 건축물대장과 토지대장이 무언지 모르고 살아간다. 내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도 제대로 된 지식이 없다는 것은 커다란 아이러니이다. 지난 3월 문경시 평생학습관에 개설된 부동산 재테크반이 개강을 했다. 강사이신 김태옥 선생님은 현직 공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박한 부동산 지식과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문경문인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 적극적인 여성상의 대표적인 분이다. 총 15강에 걸쳐 부동산 관련 용어, 경매 용어, 물권에 대한 이해, 물권과 채권의 다른 점, 등기부등본 보는 법, 말소기준권리 대한 이해,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임대차보호법, 전세 사기 10가지 유형,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는 물건 등 부동산 관련 전반적인 내용들을 배운다. 인기가 많아 정원 20명을 채우고 늘 대기자가 있는 상태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강의에 수강생들은 어느 때보다 더 열의를 갖고 수업을 듣는다. 내가 알아야 내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것이지 누가 알려주지 않는다. 한마디를 들어도 재산이다. 강의 중간에 강사님 이런 말들을 자주 하신다. 시민기자는 딸이 대학 때 살던 원룸이 경매에 넘어갔는데 대항력을 갖추지 못해 고생한 적이 있었다. 또 원룸으로 불법 개조한 건물인지도 모르고 임차해서 해결하느라 애를 먹은 적도 있다. 그래서 모든 수업 내용이 다 재산이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동산 거래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모함의 소치였다. 이렇게 부동산 관련 정보를 배우게 되면서 조금이나마 눈이 뜨인 느낌이다. 현대는 정보의 시대이다. 스스로가 배우고 익혀야 소중한 재산을 잃지 않는다.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시대가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니 어쩔 것인가. 보이스피싱이 극성이고 전세 사기가 판을 치는 때에 내가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좋은 강좌를 평생학습관에서 마련해 주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배운다. ‘토지이용계획 확인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건폐률’ ‘용적율’ 등 이번주에도 모르던 용어와 법률을 배워나가는 재미에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 상반기 강의를 듣고 나면 부동산 문맹에서 벗어나 그래도 말귀는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배워서 몰라서 당하는 억울함은 만들지 말고 살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5

‘고양이 그림’ 보러 가실래요?

호텔 입구 계단에 여유롭게 늘어진 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경주 지지호텔의 마스코트이자 특별한 전시가 열리게 된 계기를 만든 주인공이다. 삼색 고양이 지지는 지난해 2월 다리 골절 및 타박상으로 호텔 화단에서 발견되었다. 이후 직원들이 사비로 고양이 치료에 나섰고 현재 기업 차원에서 보호 중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보호에 조심스러웠으나 투숙객들과 교감을 통해 이미 SNS와 구글 리뷰를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초기엔 경계가 심했다고 하나 사랑을 듬뿍 받아서인지 사람에 대한 경계는커녕 가까이 다가가자 스스럼없이 등을 들이밀었다. 한참 등을 긁어주고 나서야 전시가 열리는 호텔 로비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에는 고양이를 주제로 작업 중인 박영미, 정자빈 작가의 작품 30여 점이 설치되어 있었다. 박영미 작가는 갤러리미지 외 초대개인전 12회 및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며 김해미술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박영미 작가의 작품 속에는 ‘깜장 봉다리’라는 검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그림 속에서 그는 구름 위에서 유유자적 책을 읽기도 하고 초록으로 우거진 숲 속에서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가 자리 잡은 곳엔 초록이 가득하다. 초록이 가득 담긴 공간에서 여유롭게 자리 잡은 고양이는 보는 이를 편하게 만들어 준다. 이번 전시 대표작 초록이 좋아5 에서는 귀여운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봉다리의 포즈에서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정자빈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섬유미술과를 졸업, 개인전 17회, 부스전 9회 그 외 유수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였다. 정자빈 작가의 작품 속 고양이는 화사함과 우아함이 가득하다. 만개한 꽃 고운 색깔의 나비 사이에서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작 ‘Blossom’에서는 여러 가지 꽃들이 활짝 핀 나무 사이 올라앉은 파랑새를 지켜보는 고양이의 표정이 재미있다. 귀여운 고양이들을 차치하고도 부드럽고 온화한 색상만으로도 행복함이 느껴진다.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기묘에 대한 인식 전환 및 공존의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고양이를 상생할 수 있는 존재로 그를 통해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전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또한 호텔 공간을 시민과 공유하며 문화와 복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해졌다. 이번 전시에 따라 추후 지역 작가와의 협업을 통한 제2, 제3의 전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경주 지지호텔 주최, 갤러리 미지의 후원으로 진행 중인 ‘GG’와 함께하는 박영미, 정자빈 콜라보 전시회는 5월 1일부터 17일까지 경주 GG 호텔 로비에서 진행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5

한눈에 포항 담을 수 있는 ‘곤륜산 활공장 전망대’

집안에 일이 있어 먼 거리 내려온 친인척이 온 김에 포항을 둘러보고 싶다며 우리 집에서 1박을 한다. 철의 도시 포항. 드라마 촬영지와 더불어 유명한 곳이 많아 제한된 하루 일정으로 어디를 보여줄까? 밤새 고민한다. 포항 영일만 바다를 함께할 수 있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호미곶 해맞이광장 상생의 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였던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갯마을 차차차’와 ‘나의 완벽한 비서’ 등의 드라마 촬영지인 이가리 닻 전망대, 체험형 조형물인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유리바닥 밑으로 바다가 보이는 여남지구 해상 스카이워크, 도시를 가로 질러 포항 앞바다로 나아가 즐기는 포항운하유람선, 천연가스가 7년 6개월 동안 타올랐던 철길 숲 불의정원, 철강도시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호텔영일대와 그림 같은 호수 외에도 죽도시장, 오어사, 오어지 둘레길, 기청산 식물원 등등. 지난 4월은 호미곶 유채꽃이 장관이었는데···. 이른 아침을 먹고 손님들과 나선다. 밤새 고민한 목적지는 포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곤륜산 활공장 전망대.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박한 듯 잘 정리된 주차장이 생겨나더니 패러글라이딩 포토 존까지 세워져 있다. 해발 177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급경사로 시작되는 콘크리트길 앞에서 그들은 살짝 당혹스러워 한다. 가볍게 여행을 즐기려던 것이 극기 훈련이라니. 그러나 일일 가이드를 자청한 나는 무심한 듯 오르기를 강행(?)한다. 패러글라이딩 장비 수송차량을 위해 조성된 가파른 포장도로를 따라 정상까지 올랐었지만 조금 오르니 관광객들을 위한 숲길이 어느새 따로 놓여 있다. 삭막한 콘크리트길을 버리고 숲길로 접어드니 여전히 오름이 힘들긴 해도 흐드러진 아카시 꽃의 달콤한 향과 때죽나무의 앙증맞은 하얀 꽃이 힘듦을 조금은 덜어준다. 때마침 불어주는 오월의 향긋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확 트인 하늘이 보이며 정상에 이른다. 25분쯤 오른 듯하다. 힘들어하던 그들이 하나같이 탄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와~ 멋지다!!” 눈앞에 펼쳐진 풍광은 그야말로 오름의 힘듦에 대한 보상으로 넘친다. 포항 어디를 가면 이 보다 더 포항을 조망할 수 있을까?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바다와 포항제철소, 영일만항 그리고 포항을 둘러싼 산과 그 품에 안긴 넉넉한 들녘까지 포항을 동서남북 한 눈에 넣을 수 있는 전망이다. 경이로운 모양의 뭉게구름까지 가세해 감탄을 자아낸 하늘빛. 그와 맞닿은 바다 빛까지 가히 장관이다. 저 멀리 보이는, 곡강천을 채워 흐르던 냇물이 육지의 마지막 다리를 지나며 긴 여정을 끝내고 바다로 흘러들어 너른 품에 안기는 그 당연한 모습마저 신비로움으로 다가온다. 다행히 모두가 대만족이다. 포항은 바다를 조망한 아름다운 카페가 지천이다. 그 중 유럽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포토피아에서 갓 구운 빵과 따끈한 차 한 잔으로 곤륜산의 여운을 즐기자 했다. 그러나 1층부터 루프 탑까지 다른 콘셉트로 꾸며진, 웨딩 촬영 가능한 조명이 설치된 이 카페는 곳곳이 포토존이라 가만히 앉아있기가 쉽지 않다. 마치 지중해 어디쯤 여행 온 기분으로 카페를 즐긴다. 곤륜산과 포토피아에서 흥분한 그들은 맛있는 물회 한 그릇으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아쉬움 가득 안은 채 포항을 떠났다. 다음을 기약하는 그들만큼이나 일일 가이드의 마음에도 소소한 행복이 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5

작약 풍경

풍경은 어느 계절, 어느 시간에 보느냐에 따라 감동이 다르다. 또 어떤 상황에 누구와 보느냐도 중요하다. 매년 돌아오는 봄인데도 아이처럼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과 함께면 늘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작약 축제가 매해 열려도 올봄의 꽃이 더 아름다울 것이기에 영천으로 향했다. 영천보현산약초식물원은 처음 가 보는 곳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자천리를 지나자 보현댐이 나타났다. 댐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젤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건너다녔다. 체험해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오늘 우리의 목표는 작약이니 꽃을 향해 나아갔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1도씩 내려갔다. 연두가 사라지고 초록이 자리한 산 아래 동네보다 식물원 주차장에 서니 5도 정도 차이가 났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다. 겉옷을 잘 여미고 입구에 선 조감도를 살폈다. 희귀 약초, 영천 대표 약초 등 군락을 나누어 생각보다 넓은 부지에 온갖 약초를 심어놓았다. 제대로 돌아보려면 몇 시간이나 걸릴 듯했다. 작약은 어디 있을까 하고 산책로를 따라 올랐다. 맨 먼저 민들레가 후 불면 날아갈 준비를 마치고 여기는 내 영토라는 목소리를 냈다. 가까이 할미꽃도 머리를 풀어 해치고 준비 땅 하는 신호만 들리길 기다렸다. 작약은 산책로 주변부터 골짜기마다 제일 넓은 터를 잡았다. 하지만 아직 한 송이도 피지 못했다. 산꼭대기라 기온이 낮아 열흘은 기다려야 필 모양이다. 봉오리 모양이 ‘살바도르 달리’가 디자인한 막대사탕처럼 동글하게 솟아 한꺼번에 다 피면 온산을 환하게 만들 것이다. 그나마 하얀 모란 몇 그루가 벙긋거리는데 산이 깊어서 그런지 향이 더 진하다. 아쉬운 마음을 약초 이름을 보며 달랬다. 잎 모양이 날카로운 톱날 같은 톱풀, 이건 파 같은데 하고 들여다보니 차이브라는 자색파였다. 비누풀, 뱀무, 덤불쑥, 잔대, 약초를 보며 걷다 보니 전망이 좋은 관리동이다. 약초에 관한 전시물도 있다지만 우리는 산 아래 작약을 보려고 다시 길을 나섰다. 영천 한약 축제 홈페이지에 주소가 여럿 있었다. 그중에 식물원 가까운 화북면 자천리 1670으로 주소를 찍었다. 10분이면 닿았다. 동네 골목으로 들어가니 주차장이 있어도 대여섯 대면 끝이었다. 차 한 대가 빠지길 기다렸다 그 자리에 주차하고 꽃밭에 들어갔다. 10% 피어서 축제 시기(5월 14~12일)에 맞추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꽃을 보려고 찾아온 사람들은 몇 송이 앞에서도 사진 찍기에 바쁘다. 함지박처럼 꽃이 커서 함박꽃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작약은 한 송이로도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자천리 작약밭에는 은행나무도 늠름하게 서 있어 가을에 방문해도 좋겠다. 매해 꽃 피는 시기가 날씨에 따라 달라지니, 준비하는 손길도 이럴 때는 참 난감할 따름이다.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며 밭 주인이 아쉬운 인사를 건넸다. 꽃밭에 들어가도 좋지만, 넘어뜨리거나 꺾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화북면 배나무정길 344와 정각리 890에도 꽃이 다 피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번 주부터 기온이 높아진다니 하루가 다르게 꽃 문이 열리길 기대해야겠다. 그때는 꽃밭에 사람이 넘쳐날 것이니 붐비는 시간을 피해 새벽이나 오후 늦은 시간에 오자. 며칠 뒤 또 오자며 우리는 포항으로 향했다. 올 때는 고속도로로 왔지만 돌아가는 길은 죽장휴게소를 들러서 가기로 했다. 모고헌을 지나니 오후의 햇살이 옆으로 기울었다. 벚꽃이 찬란할 때도 드라이브하기에 좋았던 길이다. 벚나무 사이로 햇살이 드리우니 그 그림자도 보기에 그저 그만이다. 오후에 길을 나선 선택이 옳았다. 죽장휴게소까지 20여 분, 봄빛에 취했다. 작약 피는 시간이 아직 일러 아쉬운 마음을 봄 햇살이 아는지 우리를 따라오며 어른거렸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봉화 산골마을의 어버이날 풍경

50여 가구가 사이좋게 모여 사는 봉화의 작은 산골마을에선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전통사회의 미덕인 효를 실천하기 위해 의미 있는 행사를 열고 있다. 올 어버이날도 조용한 산골마을에선 아침부터 스피커에서 이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니 마을회관에 한 분도 빠짐없이 나오셔서 준비한 음식도 드시며 즐거운 시간 가지세요”라는 방송이었다. 이 마을에선 옛날처럼 농악놀이를 하고 종일 음주·가무를 하던 모습은 없어도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고 있다. 봉화군은 큰 마을 작은 마을 할 것 없이 대부분 어버이날 행사를 매년 이어왔다. 올해 이 마을에서는 직접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 뷔페로 잔칫상을 차렸다. 갈수록 고령화돼 가는 농촌, 산골마을은 음식을 장만할 일손이 부족하니 시대 변화에 따라 현실성 있게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은 면장, 농협조합장, 도의원, 군의원이 산골마을에 총출동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버이날을 맞이하면 노인회에서 여행을 가는 마을도 있고, 작은 마을에서는 식당에서 한 끼 식사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 큰 마을에선 노래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평생을 힘든 농사일로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은 경로당에 모여 세월을 보내고, 아프면 병원이나 요양원에 간다고 한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편찮은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상을 차려 집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옛날처럼 농사일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사라지고, 힘든 일은 기계화되고 또 외국인들의 일하는 모습이 일상이니 같은 마을 주민들도 함께하는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어버이날 같은 날은 다 같이 모여 식사라도 할 수 있다. 1956년 5월 8일부터 기념해온 어머니날 행사는 1973년에 어버이날로 확대해 제정됐다. 전 세계 170여 개국이 기념하고 있는 어버이날은 미국의 앤 자비스라는 여성이 남북전쟁으로 인해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얀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의미이며, 붉은색과 분홍색은 살아계신 부모님께 사랑과 존경, 감사의 의미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카네이션을 중심으로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담아 드리고 있다. 산골은 유난히 겨울이 길다. 겨우내 보일러 기름 아껴가며 춥게 지냈던 산골 어르신들은 따뜻한 봄보다 도시로 떠난 자식들의 전화 한 통을 더 기다린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날을 맞아 성실과 희생 속에 살아오신 부모님이 어쩌면 외롭게 늙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빨간 구두의 대구 수제화 골목

날씨가 조금 왔다갔다 하지만 마음 놓고 걷기에는 부담이 없는 날이다. 갑갑함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수제화 골목을 한번 걸어 보았다. 수제화 골목을 가려면 대구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로역에 내려서 2번 출구로 나가서 대구역 쪽으로 50미터쯤 가다가 수제화 조형물이 나오면 바로 좌회전하면 된다. 향촌동 수제화 골목은 대구시의 도심 간선도로인 중앙로에서 종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서성로 14길의 300여 미터에 이르는 골목이다. 조형물을 지나 10여 미터만 가면 도로 양쪽에는 수제화 만드는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로에 다니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데, 수제화들만 저마다 사 가라고 손짓 하며 지나가는 사람을 부른다. 장애인의 신발을 전문으로 만드는 아벨제화와 수제화 명장 최병화 명장의 집도 보인다. 수제화 골목에 관련 업체들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부터다. 운동화는 부산, 구두는 대구 수제화로 명성을 높이며, 1990년대에 와서 오늘날의 수제화 골목을 갖추게 되었다.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시 공무원들 보다 10배는 더 많은 월급을 받았다고 한다. 수제화 골목에는 수제화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들이 모여 있다. 디자인에서 제단, 갑피, 조립의 공정을 주로 하는 업체와 가죽제품의 원자재와 밑창, 안창, 장식물, 끈과 같은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 완성된 구두를 판매하는 업체 등 수제화 관련해 60여 개의 업체들이 20여 년 이상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제화 골목 중간쯤에 향촌동 수제화센터가 있다. 수제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수제화 골목의 연혁과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수제화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수제화를 제작하는 방법과 발 체험기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빨간 구두와 남일해의 ‘빨간구두 아가씨’의 노래 가사가 벽에 적혀 있다. 향촌동 수제화센터에 미리 예약을 하면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갈 수도 있는데 수제화 골목과 수제화센터만 돌아봐도 대충 2시간은 걸린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5-11

여성 아파트 관리소장 지유정씨

과거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아파트 관리소장 직종에까지 여성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이는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여성의 섬세함과 소통 능력이 업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이 된다. 15년 차 아파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 관리소장 지유정 씨를 만나 그의 직업관과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파트 관리란 업무가 여성이 하기에 힘들지 않은가? △주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언제나 열린 창구를 유지하면서 입주민 의견을 경청한다. 민원 접수 시에는 입주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직접 세대를 방문해 문제를 확인 후 바로 해결한다. -아파트 관리 업무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전에는 전산과 사무직에 근무했다. 우연히 여성이 아파트 소장 일을 하는 걸 보고 매력을 느껴 공부했다. 그때만 해도 여자가 하기엔 힘든 일이라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정년은 65세인데 주민의 촉탁을 받으면 더 연장할 수 있다. 지금은 직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아파트를 관리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터지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아파트의 투명한 관리와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통해 입주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애로사항을 꼽는다면? △동마다 동 대표가 있고 대표회장이 대표 회의 의결에 따라 집행하는 과정을 주민들이 믿고 따라 주면 좋겠다. 불신은 서로를 힘들게 한다. 물론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관리실이 먼저 충실히 보고하는 역할을 잘 해야한다. -입주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관리사무실을 믿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그것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파트 관리 업무를 하고 싶은 여성에게 권하고 싶은 말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직종이다. 여성 특유의 세밀하고 섬세함으로 남성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72세에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분을 보면 메리트 있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성 소장으로서의 장점을 살려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 많은 여성들의 귀감이 되고 싶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5-11

‘나는 임대인이다’ 성황리 공연

라온미니극단(단장 곽명옥 수필가)이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수필극을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 무대에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공연은 박민재 수필가의 원작 ‘나는 임대인이다’를 이경은 작가가 각색하고, 곽명옥 단장이 기획하였으며, 김용조 시인이 연출을 맡았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충당하느라 보증금까지 바닥난 상태로 집세가 밀리자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넋두리하는 직장 여성. 시골 부모님 생각에 꿈을 중도 포기해야겠다는 청춘의 안타까운 모습. 그리고 노력과 성실로 앞날의 삶을 잘 풀어가는 청춘을 보며 흐뭇해 하는 임대인의 이야기까지를 모두 엮어 평범한 우리의 삶을 조명한 스토리의 수필극이다. 어려움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웅다웅 살다가 가진 것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 우리 인생도 궁극에는 세입자 신세 아니겠는가. 지구별의 세입자끼리 사랑과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우리 시대의 메시지를 담았다. 갈등과 사랑, 인정의 묘사가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재미와 궁금증을 더해갔다. 이날 참석한 원작자 박민재 수필가는 임대인으로서 겪은 고충과 꿈을 향한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회의와 보람의 접점이었음을 확인하고 청춘들에게 꿈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그 다음 시간에는 이명지 수필가의 원작 ‘낮술’이 앙코르 공연으로 올려졌고, 이어 ‘나는 임대인이다’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방종현 수필가의 하모니카 연주를 배경으로, 연기자들은 아마추어 이상의 연기를 뽐내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한혜경 문학평론가(명지전문대 명예교수)는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과 소회, 삶의 희로애락,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 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수필이 수필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탄생해 태양처럼 빛났다”고 평했다. 이영옥 작가는 “수필극은 원작에 원근법을 입혀 작가와 감상자가 일체감에 이르게 하는 고도의 작업”이라는 감상을 밝혔다.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계간문장 발행인)은 “미디어 환경이 바뀜에 따라 예술 소비 모드가 변화되고, 수필작품이 10분 내외의 수필극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이경은 작가의 수필극본집 ‘튕’이 이런 예술 소비 패턴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사람들의 정서, 감각에 효과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는 시각예술이나 청각예술 등 여타 장르의 이질적인 특성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또는 그 특성을 차용, 교차하는 크로스오버의 작법이 문예활동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장인문학회가 주도하는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이 라온미니극단의 공연을 통해 문학소비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1

역사는 바르게 전해져야 한다

며칠 전 김해 가야테마파크에 갔다. 가락국의 모형 궁전인 태극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사면에는 가락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게시물이 여러 곳에 있었다. 동쪽 벽면 중앙에는 우리나라 남부 지역 지도에 여섯 개 가야국의 지명과 국명을 게시해 둔 곳에 시선이 모였다. 가야국은 42년 김해에 가락국, 함녕에 고녕가야, 성주에 성산가야, 고령에 대가야, 함안에 아라가야, 고성에 소가야를 건국했다. 남부 지역 지도에 기록한 가야 국명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은 기분이었다. 상주 함창에 있어야 할 고녕가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고, 진주에 고령가야로 표기해 둔 것이 있었다. 고녕가야는 가야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고로가 시조왕이고 2대 마종왕, 3대 이현왕이 있었다. 254년 신라 제12대 첨해왕에 멸망한 고대 가야국이다. 213년간이나 존속한 고녕가야가 지도상에 기록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병도 역사학자 등은 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진주로 비정하기도 했다. 고녕가야의 ‘고녕’이 진주시의 옛 지명인 ‘거타’ 또는 ‘거열성’의 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음이 비슷한 점은 찾을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은 진주에 고녕가야가 존재했다는 설은 비약적인 해석이라 생각한다. 고녕가야를 고령가야라 표기하면 대다수가 고령의 대가야로 인식하기가 쉽다. 대가야가 고령에 건국되었기에 지명인 고령을 생각하여 대가야를 고령가야로 부르기도 하나 바른 국명을 사용해야 한다. 함녕(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일부는 고령가야로 기록하는 때도 있었으나, 이는 고녕가야로 기록해야 한다. 고녕가야의 한자는 ‘古寧加耶’이다. 한자의 ‘寧’자는 어두에 오면 ‘영’으로 읽지만, 어두 다음에는 ‘녕’으로 읽는다. 고녕가야가 지워진 원인에는 일부 사학자에 의해 가야의 역사가 경상북도 북쪽에 존재해 있으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일본부설에서 369년에 한반도 가야 땅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여 200년간 다스렸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그 연유를 찾아볼 수 있다. 임나국을 한반도 남부의 가야 지역에 비정한 사학자가 있다. 우리의 역사 왜곡으로 본다. 몇 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한 가야고분군 7개 중에서 합천의 옥전고분군을 ‘다라국’으로,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기문국’으로 등재 신청한 일이 있었다. 다라국과 기문국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국의 이름이다. 왜 이 이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에 올렸는지 의문이 갔으나 민족사학자들에 의해 두 개의 임나국 이름이 빠지고, 합천 옥전고분군으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등재된 사건도 있었다. 역사적 사실은 후손에게 바르게 물려 줄 책무가 있다. 역사학자나 역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유념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5-11

천년고도 경주서 만나는 ‘고려의 푸른 빛’ 상형청자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된다.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됩니다. ‘상형’이라는 말의 의미처럼 다양한 형태들이 장식되어 있어, 전시 관람 전에 각 형상의 의미를 익히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예로 오리, 물고기, 원숭이는 관직을 상징한다. 입구를 들어서자 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가 시작되었다. 익숙한 사자와 오리 모양의 토기가 보였다. 좌측엔 고려의 사자와 오리, 그리고 오른쪽엔 통일 신라 시대 유적인 사자와 오리다. 상형청자의 원류가 신라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서로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에서는 고려 상형청자의 역사적 맥락과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알려준다. 지도를 배치해 상형 청자의 이동 경로를 쉽게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향로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번 전시가 만족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유물을 한쪽 면이 아니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굶주리다 미끼를 물어버린 동물처럼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향로의 경우 모조품으로라도 실제 활용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환상적이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백제 금동대향로 사건을 익히 들었던 터라 더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세밀하게 만들어진 형태들에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잊어버렸다. 연꽃모양 향로의 경우 꽃잎 사이 사이 몰려든 유약이 만든 농익은 비취색이 깊이를 더해줬다. 도무지 흙에서 나온 빛이라고 가늠되지 않았다. 사자모양 향로는 입과 발 부근 구멍에서도 연기가 나온다고 한다. 꽤 신비로운 모습이 상상되었다. 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형청자들을 살펴볼 수 있다. 기린, 오리, 원숭이, 석류, 죽순, 귀룡 등 다양한 향로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곳이 없다. 발톱 하나 문양 하나 놓칠새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죽순모양 주자와 승반은 화려한 문양이나 장식 없이도 완벽한 미를 갖춘 채 그 시대 장인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똑떨어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여야 한다. 이때쯤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이 아름다운 물체들 속엔 얼마나 많은 물을 담을 수 있을까? 친절하게도 한쪽 벽에 그 답이 그려져 있다. 무려 소주잔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어 재미를 더했다. 참고로 죽순모양 주자엔 소주잔 기준으로 30잔이나 들어간다고 한다. 실용성도 최고다. 3부와 4부 사이엔 ‘청자 어룡모양 주자’ 단 한 점만을 배치해두었는데 그 공간을 모두 지배할 정도로 존재감이 굉장하다. 용의 얼굴에 물고기 몸을 형상화한 형태로 금방이라도 꼬리가 펄떡일 것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도교와 불교에서 상형청자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활짝 웃고 있는 나한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함께 미소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4부의 끝부분에는 화면 터치를 통해 전시품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세밀하게 감상하기에 좋다. 또한 출구 쪽에는 모조품을 진열하여 관람객들이 청자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는 매우 친근하고 다정한 전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5월 3일부터 8월 24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대구 공연을 가다

지난 4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대구광역시 서구 이현공원 잔디광장에서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공연이 열렸다. 공연은 서구문화회관에서 ‘서구愛 마토콘서트’의 일환으로 추죄되었다. 서구愛 마토콘서트는 서구문화회관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기획하는 무료 문화 공연이다. 예매는 전석 무료로 서구 구민은 4월 23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구문화회관에서 방문으로, 4월 24일 목요일부터는 지역 관계없이 오전 9시부터 서구문화회관 홈페이지나 티켓링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공연은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한 가수 박창근과 유럽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비아(VIA)가 함께 무대를 빛냈다. 클래식과 우리의 소리를 조화시킨 비아가 무대에 먼저 올라 흥을 돋우었다.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의 정겨운 노래들과 ‘쑥대머리’ 등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를 불러 관객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비아의 무대가 끝나고 모두가 기다리는 가수, 박창근이 나오기 전에 사회자가 이현공원과 서구문화회관 그리고 대구 서구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구가 지난해 합계 출산율 상승률이 전국 1위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며 서구 구민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이어서 사회자의 소개와 관객들의 함성에 맞춰 박창근이 나와 비아트리오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후 홀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와 하모니카까지 불며 무대를 꽉 채웠다. 박창근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객석에 앉아 그의 공연을 함께 보는 류한국 서구청장을 관객들에게 직접 소개해주며,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투리를 쓰지 않냐는 관객의 말에 구수한 사투리로 인사도 전하고, 꽃다발을 들고 무대 앞에서 전해주는 돌발 관객 앞에서도 “누님이 여기 어쩐 일로 오셨어?”라며 재치있게 꽃다발을 전해 받기도 했다. 후반부에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하나되어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다. 쌀쌀한 날씨에도 그는 앙코르곡까지 불러주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시민기자는 엄마를 위해 이번 공연을 예매하고 지인들과 즐기라고 표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지인의 일정으로 엄마가 혼자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다. 그래서 일정을 조율하고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별기대 없이 참석한 공연이었지만, 가수 박창근의 가창력과 관객들과의 소통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엄마와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었고,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무대에서 불렀던 노래 중 ‘하루의 색깔’의 가사는 최근 ‘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민기자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였다. 혹여나 시민기자처럼 자신에 대한 고민거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