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파동은 갈수록 혼돈상태로 치닫고 있다. 여전히 컷오프에 반발하고 있는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무소속 출마의지를 굳히는 분위기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범어네거리에서 아침인사’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범어네거리 세 개 코너를 민주당 후보들이 자리잡았다.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후보들이 4분의 3을 차지한 이 장면이 현재 대구가 처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이렇게 발전이 더딘 것이 우리가 국민의힘에만 표를 줘서 그런 거 아닌가 싶다”라는 한 상인의 말을 인용했다. 출근길 길거리 선거운동에 나선 ‘열성’이나 글 내용을 미루어 보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 같다.
주 의원도 선거캠프에서 이 전 위원장과의 연대를 모색할 정도로 대구시장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주 의원 캠프 한 관계자는 경북매일신문 취재기자에게 “주 의원 본인의 무소속 출마 의지가 매우 강하다. 만약 무소속 두 명이 출마하면 공멸하지만 1명은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주·이’ 두 사람이 단일화해 무소속 후보로 나설 경우, 국민의힘 최종후보를 상대로 역단일화를 압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으로 판단하는 듯하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최종경선에 진출한 유영하·추경호 후보는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있다. 추 의원은 최근 후보토론회에서 단일화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공당으로서 과거에도 그런 일이 없었다. 추가로 인위적 결선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유 후보도 추 후보와 마찬가지로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당이 단일화를 요구하더라도 제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도 ‘추가 경선을 통한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당헌·당규상 추가경선 도입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현직 국회의원인 두 후보로선 오는 26일 최종후보가 결정되면 한 사람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금배지’까지 포기하는 마당에 무소속 후보와 또 단일화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현재 대구 정치권에서는 이 전 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26일 최종후보가 결정되면, 이 전 위원장을 추 후보와 유 후보의 지역구인 달성군이나 달서갑 보궐선거에 공천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은 장동혁 대표가 최근 대구까지 내려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요청했지만 “대구시를 위해 할 일이 많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이제 나흘 뒤면 국민의힘 대구시장 최종후보가 결정된다. 최종후보는 4월 30일까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그 지역에 보궐선거 요인이 생긴다. 추 후보나 유 후보 둘 중 한 사람이 경선에서 이겨 의원직을 사퇴해 버리면, ‘주·이’와의 단일화는 물 건너간다.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공천파동을 수습할 시간은 사나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