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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전시] 이철진 ‘행복한 춘심이’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4-24 09:02 게재일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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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이철진 ‘행복한 춘심이-내면의 정원’전 개최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이트···4월 28~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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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진作 ‘행복한 춘심이’ 

한 작가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하나의 이미지다. 오랜 시간 반복되며 축적된 형상은 이름을 대신해 작가의 세계를 설명한다. 한국화가 이철진에게 그 이미지는 ‘춘심이’다.

포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철진은 독특한 여성 인물 ‘춘심이’ 연작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여체 누드로 시작된 이 인물은 인간 내면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담아내며 작가 작업의 중심축이 돼왔다.

이철진의 52회 개인전 ‘행복한 춘심이-내면의 정원’은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열린다. 서울 개인전은 10여 년 만으로, 60호에서 200호에 이르는 대형 작품들이 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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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진作 ‘행복한 춘심이’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춘심이’를 둘러싼 정서의 밀도다. 여체 누드로 시작된 인물은 2015년 이후 착의의 형태로 전환됐고, 이번 작업에서는 밝고 경쾌한 색채 속에서도 내면으로 침잠하는 감정이 한층 또렷해졌다. 눈을 감은 인물과 과장된 색의 꽃들은 현실 풍경이 아니라, 작가가 쌓아온 기억과 감정이 응축된 내면의 장면에 가깝다.

연작 ‘행복한 춘심이’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인식을 바탕에 둔다. 화면에 펼쳐진 풍경은 자연의 재현이라기보다 감정과 기억이 축적된 내면의 이미지에 가깝고, 꽃 역시 특정 대상을 따르기보다 감정의 크기와 밀도에 따라 자유롭게 변주된다. 색채 또한 현실의 범주를 벗어나 서로 겹치고 충돌하며 화면에 긴장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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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진作 ‘행복한 춘심이’ 

화면 속 춘심이는 눈을 감고 미소 짓는다. 외부를 향한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모습으로, 인물은 특정한 장소에 놓이기보다 감정으로 이루어진 공간 속에 존재하는 듯하다.

이번 작업에서 작가는 화면의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한 작품에 들이는 시간을 늘리고 색과 형태가 겹치고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층위를 더욱 치밀하게 쌓아올렸다. 최근 포항예술고등학교를 퇴직하며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 됐다.

이철진은 뉴욕과 서울, 부산 등지에서 개인전 51회를 열었고, 국내외 아트페어 30여 회와 그룹전 500여 회 등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대구·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공공 프로젝트와 신문 삽화 작업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불국사 진현동 일대에서 야외와 실내를 아우르는 대규모 전시를 선보이며 지역과 예술의 접점을 확장했다.

이철진 작가는 “춘심이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또 다른 이름이며, 행복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만들어지고 확장되는 것인 만큼 관람객들이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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