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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시민의 선택

등록일 2026-04-27 08:42 게재일 2026-04-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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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지방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후보들도 바빠졌다. 덩달아 지역은 새 지도자 선출에 대한 기대와 냉소가 교차하고 있다.
원래 선거는 시민들의 꿈이 격돌하는 무대이다. 자신의 시민적 삶과 미래가 투표함에서 열릴 것이라는 꿈, 그것이 민주주의의 이상이다. 그러나 지금 대구·경북의 현실은 그 이상과 한참 멀어 보인다.
 

지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 청년 유출이라는 복합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런데 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해법을 찾아야 할 지방선거가 정작 지역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다. 동네 살림꾼을 뽑는 선거가 중앙선거로 변질된 지 오래되었다. 지역의 유력 정당은 오로지 공천권을 쥔 당 지도부만 바라보고, 결과는 이미 정해진 듯 당색(黨色)이 모든 것을 덮는다. 선거를 왜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
 

그러니 지역의 현안 문제나 공적 담론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역 유권자들이 무기력하게 가만히 있는 것은 시민적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이제는 하늘에서 영웅적 지도자가 나타나지도 않거니와, 기다릴 시간도 없다. 그렇다면 시민 스스로가 움직여야 한다. 소수 세력이 독점해 온 지역의 민주적 제도와 공간을 시민들이 되찾아야 한다. 시민은 들러리가 아니다. 침묵하거나 누군가의 결정에 그저 순응하면 시민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역의 공적 공간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의 구경꾼이 아니라 진정한 주인이 되는 것이다.
 

시민을 진정으로 주인 자리에 돌려놓을 자, 그 사람이 지역의 참 일꾼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해야 할까. 첫째는 한 시민으로서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가이다. 평소 지역주민의 삶과 현실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헌신해 왔는지가 그 척도다. 선거철에 하는 말이 아니라 평소의 삶이 그 사람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지역의 해묵은 현안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결 역량이다.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지역에 필요한 현실적 해법을 제시하고 진짜로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은 지역의 낭비이자 기만이다. 셋째는 후보가 속한 정당의 궤적이다. 지역 현안에 침묵했거나 중앙의 논리만 대변해 온 정당이라면, 아무리 공약과 정책이 그럴듯해도 그 결과는 뻔하다. 끝으로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 즉 막스 베버가 말한 책임윤리(責任倫理)다. 표를 달라는 후보를 만날 때마다 나는 묻는다. 당신은 지역 공동체에 진정 무엇을 남기려 이 자리에 나왔는가? 
 

결국 이번 선거의 본질은 단순히 좋은 후보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중앙 정치에 종속되어 온 지역 민주주의를 시민의 손으로 되살리는 일이다. 그것은 시민의 권리이자, 동시에 시민의 책임이다.
 

헤겔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에야 날개를 편다”고 했다. 역사는 사건이 끝난 뒤에야 그 실상이 제대로 드러난다는 뜻이다. 지방자치 40년, 이제는 지역 민주주의가 제 모습을 찾을 때다. 6월 3일, 투표소로 향하는 그 한 걸음에서 시민의 위대한 권리가 시작될 것이다.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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