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의 한 공공도서관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구 규모가 크지 않은 군 단위 지자체의 도서관이지만, 운영 성과와 영향력은 대도시 못지않다는 평가다.
고령군 다산도서관은 경상북도 공공도서관 운영평가에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대상, 2025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3년 연속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까지 수상하며 전국 우수 공공도서관 반열에 올랐다.
공공도서관 운영평가는 예산, 장서, 전문 인력, 서비스 수준, 협력체계, 경영 전략 등 운영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단순 이벤트나 일회성 성과가 아닌, 지속 가능한 운영 역량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읽는 도서관’에서 ‘만드는 도서관’으로
다산도서관의 가장 큰 변화는 기능의 확장이다. 단순히 책을 대출하는 공간을 넘어 주민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대표 사례가 ‘디지털 시민 스토리랩’이다. 이 프로그램은 주민이 자신의 삶을 글로 기록하고 출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실제로 단편집 ‘여름 소곡집’, ‘작은 따옴표 일곱’ 등이 발간됐다.
여기에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이 더해지며 창작 생태계가 더욱 강화됐다. 전문 작가가 도서관에 상주하며 글쓰기 강연, 창작 워크숍, 낭독회 등을 운영하고, 주민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경험을 쌓고 있다.
결국 도서관이 지역민의 삶을 기록하는 ‘지역 콘텐츠 제작소’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 축제형 도서관…가장 많이 모이는 문화 공간
다산도서관은 이제 지역민이 가장 많이 찾는 생활문화 거점으로도 자리 잡았다.
매년 9월 열리는 ‘독서의 달’ 행사에는 1000여 명이 참여해 가족뮤지컬, 버블쇼, AR북 체험, 독서 포인트 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긴다. ‘도서관의 날’ 행사 역시 강연과 공연, 체험이 결합된 복합 문화 행사로 운영되며 주민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조용히 책을 읽는 공간이라는 기존 도서관의 이미지를 깨고,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공모사업으로 키운 경쟁력…작지만 강한 구조
다산도서관의 성장은 외부 재원 확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최근 3년간 각종 공모사업에 꾸준히 선정되며 프로그램 예산과 운영 역량을 동시에 강화했다. 찾아가는 도서관, 시민작가 양성, 세대별 맞춤형 독서문화 프로그램 등은 모두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된 성과다.
이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체되기보다, 스스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 지방 도서관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 ‘도서관은 사람을 키우는 공간’
다산도서관의 성과는 단순한 수상 실적을 넘어선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독서와 상상력을 키우고, 청년과 성인은 배움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얻는다. 어르신들은 문화와 소통의 공간으로 도서관을 찾는다. 주민은 더 이상 이용자가 아니라 참여자이자 창작자가 된다.
작은 군 단위 도서관이 만들어낸 이 변화는 공공도서관 정책 전반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조용하지만 강력한 인프라’라는 점이다.
고령군 다산도서관이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