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인내의 내적 갈등 수학적으로 분석⋯ 은퇴기 소비 증가 현상 첫 이론적 입증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주우진 원장 연구팀이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최적 저축 모델’을 개발하며, 노년기에 저축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 내면의 ‘충동적 자아’와 ‘계획적 자아’ 간 갈등을 설명하는 ‘이중 자아(Dual-Self) 이론’을 현실적인 생애 주기에 맞게 확장한 것이 핵심이다. 연구 결과는 행동·실험 재무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Behavioral and Experimental Finance에 게재됐다.
기존 이중 자아 기반 저축 모델은 인간의 삶을 무한히 지속되는 것으로 가정해, 사람들이 평생 일정한 비율로 저축을 유지한다는 결론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이는 실제 은퇴 이후 소비 패턴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우진 원장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유한한 생애를 반영한 ‘연속 시간 기반 유한 기간 모델’을 새롭게 도입했다. 연구팀은 변분법(Calculus of Variations)을 적용해 생애 주기별 최적 저축 함수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 사람들은 중장년기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저축률을 유지하지만, 남은 수명이 줄어드는 노년기에 접어들면 저축을 급격히 줄이고 소비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고령층의 자산 관리 행태와 유사한 결과로, 생애 후반 소비 증가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연구팀은 인간의 ‘조급함(할인율)’과 ‘충동성(자제력 비용)’이 저축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분리해 규명했다. 조급함이 큰 사람은 노년기에 저축을 줄이는 시점이 더 앞당겨지고 그 감소세도 가파른 반면, 충동성이 강한 사람은 생애 전반에 걸쳐 저축 수준 자체가 뚝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 경제학 이론의 한계를 넘어 실제 인간이 전 생애에 걸쳐 어떻게 저축을 최적화하는지를 설명한 데 의의가 있다”며 “개인 맞춤형 재무 설계뿐 아니라 국가 연금 및 은퇴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김규진 학생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