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자금·제조업 전환 지원 초점 ‘경북형 투자금융주식회사’ 설립 방향 모색
경북도가 지역 기업의 성장자금 부족 문제를 풀기 위해 공공투자기관 설립 논의에 들어갔다.
경북도는 13일 도청 사림실에서 ‘경상북도 투자금융주식회사 설립 추진 간담회’를 열고 지역 공공투자기관 설립 방향과 운영 전략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비롯해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iM뱅크 등 공공 투자금융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경북도는 지역 기업들이 기술력과 생산 기반은 갖췄지만 자본 조달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국 벤처캐피탈의 수도권 집중이 심한 상황에서 광역시가 아닌 경북은 투자 유입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판단이다.
한국모태펀드의 2024년 지역별 신규 투자실적에서도 서울은 1조 2739억 원, 대전은 1800억 원인 반면 경북은 866억 원에 그쳤다. 도는 지역 면적과 제조업 기반에 비해 투자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공공이 먼저 위험을 분담하는 투자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출범한 대전투자금융주식회사 사례도 공유됐다. 다만 대전이 대덕연구단지를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 중심 딥테크 창업도시인 데 비해, 경북은 포항·구미·경산·영천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과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높아 별도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북도가 제시한 핵심 방향은 ‘전환’과 ‘연결’이다. 우선 경북 투자금융주식회사는 제조 강소기업의 사업 전환과 도약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설계될 전망이다. 가업 승계 단계에 있는 기업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거나, 인공지능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출 공백기에 메자닌 투자를 활용하는 방식 등이 검토됐다.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 사이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도 논의됐다. 기술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한 기업에 지식재산권 발굴과 특허 출원을 지원한 뒤 지분 투자, 기술보증, 운전자금 대출로 이어지는 협업 모델이 예시로 제시됐다.
개별 기업 투자뿐 아니라 지역 기반산업 시설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참여 방안도 거론됐다. 반도체·로봇 파운드리 등 첨단 기반시설이나 경북 관광자원을 활용한 호텔·리조트 사업 초기 단계에 공공투자기관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해 민간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구상이다.
도는 투자금융주식회사의 기능을 자금 공급에만 한정하지 않고 지역 투자 생태계 조성까지 넓힐 방침이다. 기업 간 B2B 매칭데이, 대기업 구매담당자 초청 쇼케이스, 해외 전시회 공동 참가, 지역 기업인 LP 유치 등도 논의됐다.
경북도는 간담회에서 나온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설립 방향과 운영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경북 기업에는 기술과 생산 기반이 있지만 자본 접근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투자금융 전문가와 경북 현장을 아는 전문가들이 함께 지역에 실제로 뿌리내릴 수 있는 기관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