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의 영원한 아이콘
고전 영화의 우아함과 뉴욕의 낭만을 동시에 품은 명작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EBS ‘세계의 명화’는 30일 밤 11시 5분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의 1961년작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방송한다.
오드리 헵번과 조지 페퍼드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트루먼 카포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화려한 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방황하는 청춘들의 사랑과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다.
영화는 뉴욕 상류 사회를 동경하는 신비로운 여성 홀리 고라이틀리와 이름 없는 젊은 작가 폴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홀리는 부유한 남성들과 어울리며 안정된 삶을 꿈꾸고, 폴 역시 중년 여성의 후원을 받으며 살아가는 불완전한 청춘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견디던 두 사람은 점차 진심 어린 감정을 나누게 되지만, 홀리는 가난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끝내 부유한 삶을 선택하려 한다.
작품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화려한 도시의 이면과 외로움을 담아낸다.
뉴욕의 고급 보석상 ‘티파니’는 홀리가 꿈꾸는 이상과 욕망의 공간이고, 그녀가 드나드는 교도소는 현실의 그림자를 상징한다. 영화 속 이름 없는 길고양이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홀리 자신의 자화상처럼 읽힌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오드리 헵번이라는 배우의 매력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작품으로 꼽힌다.
검은 슬리브리스 드레스와 진주 목걸이, 커다란 선글라스 차림으로 티파니 쇼윈도를 바라보는 첫 장면은 지금까지도 영화사 최고의 오프닝 가운데 하나로 회자된다.
세련됨과 사랑스러움, 고독함을 동시에 담아낸 헵번의 표정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화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감상 포인트다. 헨리 맨시니가 만든 ‘문 리버(Moon River)’는 영화의 정서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극 중 홀리가 창가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장면은 오드리 헵번의 대표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맨시니는 훗날 “수많은 버전 가운데 오드리 헵번의 노래가 가장 아름다웠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원작자 트루먼 카포트가 처음에는 홀리 역(役)으로 마릴린 먼로를 염두에 뒀다는 점이다. 하지만 먼로가 배역 이미지에 대한 부담으로 출연을 고사하면서 오드리 헵번이 캐스팅됐고, 결과적으로 영화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헵번 역시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