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 이후 EV 경제성 부각 한국 판매 2.4배 급증, 보급률 26% 중국 저가 EV 글로벌 공세 가속
원유 가격 급등으로 전기차(EV)의 경제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전기차 시장을 정부 보조금 중심에서 시장 수요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S&P글로벌모빌리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150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37개국이 올해 3~4월 중 월간 전기차 판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에는 호주와 영국 등 28개국이, 4월에는 브라질과 필리핀 등 9개국이 각각 월간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조사 대상 국가의 91%는 3~4월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증가 국가 비중이 90%를 넘은 것은 202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르면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증가율은 압도적으로 3~4월중 전년 동기 대비 2.4배나 증가하며 글로벌 주요 국가 중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각국의 EV판매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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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판매대수(증감률) |
비중 |
독일 |
140,000(54%) |
24% |
영국 |
120,000(25%) |
21% |
한국 |
82,000(2.4배) |
26% |
베트남 |
28,000(30%) |
31% |
호주 |
28,000(97%) |
14% |
일본 |
18,000(47%) |
2% |
| 주: 3~4월, 증감률은 전년동기 대비. 비중은 신차판매에서 차지하는 EV의 비율. 일부 대형상용차 제외. /니혼게이자이신문 | ||
전기차는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차량 가격이 높고 충전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시장 확대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정책 지원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이 확산되자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3~4월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배 늘어난 8만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보급률은 26%로 14%포인트 상승했다.
동남아시아도 전기차 판매가 40% 증가한 9만대로 집계됐으며 시장 점유율은 16%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판매가 40% 증가했다.
반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판매가 8% 감소한 133만대에 그쳤다. 올해 1월부터 전기차 세제 혜택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 자동차 수요 감소로 전기차 비중은 42%로 5%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역시 지난해 9월 전기차 보조금 종료 영향으로 판매가 2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세계 전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8%에 머물렀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148개국의 판매는 50%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사상 최고치인 12%를 기록했다.
전기차가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은 국가는 38개국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 전기차 대중화의 분기점으로 보는 16%를 넘어선 국가는 28개국에 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이 향후 수년간 세계 자동차 시장 구조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1970년대 오일쇼크가 일본 소형차의 세계 시장 확대를 이끌었던 것처럼 이번 에너지 위기가 전기차 보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확산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자동차업계가 발표한 4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90만대였으며,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 등 신에너지차 수출은 2.1배 증가한 43만대를 기록했다.
IEA에 따르면 미국·유럽·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지난해 판매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55%는 중국산 수입차였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일본차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수출 확대가 각국과의 무역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미국 시장에서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전기차 전환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