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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리는 민선 9기 박용선의 첫 인사··· ‘통합 선보였지만 미래는 아리송'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6-07 14:33 게재일 2026-06-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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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중심 ‘투톱 인수위’ ⋯ ‘상왕 정치 우려’
공약 실현 위해 과감한 ’홀로서기’ 필요
구태의 관성 끊어야 당선인 리더십 산다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포항시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박용선 당선인이 4일 새벽 주먹을 불끈 쥐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6·3 지방선거의 치열한 전선을 넘은 박용선 포항시장 당선인이 지난 주말 인수위원장 인선을 시작으로 본격 닻을 올렸다.

 당선 직후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희망찬 미래를 열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을 준수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힌 만큼 50만 포항시민들은 그가 내놓을 시책 등에 자못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포항 경기가 지금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한 상태여서 젊고 패기 있는 박 당선인이 어떤 그림을 그려 제시할지 궁금해 한다.

그런 점에서 당선 첫 행보로 충혼탑을 참배한 뒤 곧바로 장인화 포스코 회장을 만난 것은 다소 신선했다. 포항이 포스코 투자 없이는 나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첫 방향은 잘 잡았고 실용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대외 행보와는 달리 새 시정의 뼈대를 잡을 ‘인수위원회’ 구성 윤곽이 나오면서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아쉬움이라고 하기에는 여파가 크다. 박 당선인은 오는10일 송도 해양R&D센터에서 공식 출범을 할 인수위  총괄위원장에 공원식 선대위원장, 부위원장에 이칠구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난 주말 선임했다. 

이 사실은 곧바로 시중에 전파됐고, 시민사회와 지역 정가를 달궜다. 인사는 박용선 당선인의 권한인 만큼 이해한다는 층도 있었지만 첫 인사가 기대이하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예상외 논란이 일자 당선인 측은 지역 행정과 정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 권력 교체기의 초기 행정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고 있다. 

물론 지역 정가도 공원식 인수위원장과 이칠구 부위원장이 능력면에서는 그 직을 수행하고도 남는다고 평가한다. 둘 다 포항 정치권에서 성장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번에 시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위원장, 부위원장 선임의 정당성이다.

박용선 당선인은 선거 전부터 국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정인에 휘둘리고 있다는 세간의 촌평이 많이 나돌았다. 당시에는 선거에서 이기기 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도 보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당선 전까지여야만 했다. 당선되는 순간, 50만 시민을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도리이고 이치일 터다.

 인수위원장, 부위원장 인선이 논란이 된 것은 특정인의 주도권 설이 선거 이후 더 파다해진 것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다. 최근 그를 둘러싸고 나도는 설과 이야기로는 인수위 구성부터 정무특보, 산하기관장 자리 등 세기조차 어려웠다. 그중에 공교롭게도 이번에 인수위원장, 부위원장 인선은 딱 맞아 떨어졌다.  

 시민들은 당선인이 주장하는 ‘대통합’이 선거 때 ‘논공행상(論功行賞)' 명분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선거는 선거일 뿐 행정 안을 넘나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법제화된 인수위는 새로운 시정의 비전을 다듬는 정책 준비 기구로 설정돼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과거 시정을 진단하고 향후 4년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전략을 짜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인사를 통해 선거 전리품이 배분되는 것은 시민을 위해서도 불행하다. 박용선 당선인은 선거 당시 한솥밥을 먹은 선대위 모 간부가 한 네크워크에 '이번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인선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반발한 부분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박 당선인은 지금부터라도 국힘 경선을 전후 지지 선언을 대가로 특정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설이나, 캠프 공신들이 시정 정무라인을 독점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들을 강하게 경계해야 한다.  만에 하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 시정은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미 세간에 차기 포항시 첫 인사는 ‘누가 한다’라는 루머가 무성하게 나돌고 있는데,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박용선 당선인은 기존의 기득권 토호 정치인들과 결이 다른 ‘젊음’과 ‘혁신성’을 무기로 선택받았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도 구태의 관성을 좀 깨트려 달라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정치적 부채가 없는 당선인은 없다. 그러나 그 부채를 앞으로 ‘자리’라는 사적 자산으로 갚으려 해서는 안 된다. 

전문성이 모자란 측근이나 정치인을 산하기관장이나 정무특보에 내정하는 순간, 박용선의 시정은 ‘거래’로 규정되고 “시장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누가 시정을 움직이느냐”는 의구심이 퍼지는 순간, 리더십은 시작부터 식물 상태에 빠지게 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 당선인이 강력한 행정 동력을 확보하고 홀로서기에 성공하기 위해선 그만의 확고한 인사 철학이 필요하다. 

 첫째, “누가 선거에 기여했는가”라는 보은 인사의 틀을 깨고, “누가 포항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적임자인가”라는 능력 중심의 파격 인선을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측근들의 전횡과 이해충돌을 차단할 수 있는 철저한 인사 검증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선거 과정에서 갈라졌던 경쟁자 측의 목소리까지 경청하며,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과반의 시민들에게까지 박수받을 수 있는 진정한 ‘개방형 탕평책’을 펼쳐야 한다.

인수위 운영 예산 1억여 원과 18명의 정예 파견 공무원이 만들어낼 민선 9기 포항의 첫 밑그림에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성과가 나면 공은 시장에게 돌아가지만, 실패의 책임은 그 어떤 선거 공신도 대신 져주지 않는다. 시정의 성패는 오롯이 박용선이라는 정치인 혼자의 몫이다.

주변의 선거 공신들 역시 당선인의 눈과 귀를 가리는 주요 자리 ‘설’의 생산을 멈추고, 진정한 통합과 시민연대의 미덕을 보여야 한다.

구태의 상징들과 과감히 결별하고, 투명한 기준과 능력으로 시정을 채워 나가는 것이야말로 박용선 포항시장이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의 미래를 당당하게 해야 할 일이다. 그것만이 행정 동력을 얻는 유일한 길 임을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한다. 시민들의 평가는 이미 시작됐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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