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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가을, 조선의 로맨스를 찾아가는 여행

하늘이 파랗고 구름이 아늑한 가을날, 누렇게 변해가는 들녘을 걸으며 사색과 함께 로맨스 주인공 이몽룡의 찾아 계서당으로 향한다.따사로운 햇살과 이따금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춘향이 볼처럼 붉게 익어가는 과수원을 지나 솟을대문이 보인다. 이곳은 봉화 물야면 이몽룡이 살던 곳 계서당이다.조선 광해군 5년(1613년) 계서 성이성(이몽룡) 선생이 살던 곳으로 남원부사를 지낸 부용당 성안의 아들로 문과에 급제한 후 6개 고을의 수령을 지냈고, 네 번이나 암행어사로 등용되었다.소박한 농촌 풍경에 은은하게 다가오는 역사의 향기와 춘양전의 주인공 이몽룡과 성춘향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조선 최고의 로맨스이자 4대 국문소설의 하나로 꼽히는 춘향전의 실존 인물 이몽룡은 남원부사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남원에 머무르는 동안 기생과 사랑을 나누었고, 수년이 흐른 뒤 암행어사가 돼 호남지방을 순행하다가 남원을 찾게 된다.이몽룡은 옛 연인을 만나려 했지만, 사랑했던 그 기생은 새로 부임한 사또의 수청을 거절해 옥사 또는 처형당했다고 전해진다. 이몽룡은 늙은 기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잠을 못 이루고 소년 시절의 옛 연인을 회상했다는 ‘계서선생일고’ 대목이 있다.성섭(성이성의 4대손)이 쓴 ‘필원산어’에 암행어서 출두사건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술독에 아름다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소반 위에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진다.춘양전의 형성 요소 절반이 역사적인 사실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알 수 대목이다. 소년 시절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성이성의 살았던 계서당 마루에 걸터앉아 로맨스를 떠올린다. 계서당 뒤뜰 500년 넘은 소나무는 성이성의 연정을 알고 있는 것일까?넘어질 듯 90도로 휘어진 소나무는 세월에 무게에 휘어진 것인지, 춘향이 그리는 마음에 남원쪽으로 굽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긴 세월을 잘 버티고 있다.계서당은 6칸 규모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을 사이에 두고 중문 간채와 연결된 사랑채가 정면에 있는 ㅁ자형이며, 계서당과 춘우재 그리고 부용당, 사당 등이 있다.이몽룡과 춘향이의 로맨스를 들여다보며 아껴둔 유년 첫사랑의 그림자도 밟아보는 가을 여행은 어떨까? 오랜 세월의 멋을 느끼게 하는 계서당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가을 향기 따라 아날로그 감성으로 빚어낸 추억 소환도 좋겠다./류중천 시민기자

2022-09-25

고택에서 만화와 만나다

어린 시절, 차양이 드리워진 그곳에 들어서면 종이 냄새와 책 냄새가 가득했다. 호랑이 주인 할아버지의 눈을 피해 읽은 책을 감쪽같이 친구와 맞바꿔 읽기도 했고, 선 채로 책을 고르는 척하며 앞 권을 읽어버리기도 했다. 무협지를 읽던 아저씨와 대학생 오빠들은 가끔 짜장면을 시켜 먹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우리는 구석 자리 순정만화 코너에서 만화책을 탐독하곤 했다. 이젠 사라져버린 ‘만화방’의 추억을 들춰본다. 지금은 시간당으로 계산하는 만화카페가 있지만, 웹툰이 아닌 종이 만화책의 추억을 간직한 이들은 시간에 쫓기듯 만화책을 읽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으리라. 여기 만화책은 물론, 동화, 소설, 인문 서적까지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멋진 공간이 있다. 바로 안동시 송천동에 자리한 ‘백죽고택 작은도서관’이다.백죽고택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5호 안동 흥해 배씨 임연재종택을 일컫는 말이다. 흥해 배씨 안동 입향조인 백죽당 배상지 가문의 종가로 조선중기 때 문신 배삼익을 불천위로 모시고 있다.이곳은 원래 안동군 월곡면 도목리에 있었으나 안동댐 건설로 인해 1973년 지금의 송천동으로 옮겼다. 안동대학교 가까이 있는 이곳은 호젓한 골목길을 지나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의외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곳이다.푸릇한 잔디밭을 지나 안채로 들어서면 번호가 새겨진 방이 나온다. 댓돌에 신발 벗어놓고 반들반들한 마루에 앉아 책을 읽어도 좋고 몸을 숙이고 들어가는 골방처럼 작은 방에서 책을 읽어도 좋다. 여름엔 서늘하고 겨울엔 아늑하다. 고택에서의 만화 읽기는 레트로한 느낌을 풍겨 어쩐지 옛 추억에 더 젖게 만든다. 비라도 내리면 그 운치는 더한다.조선시대 장서가로 널리 알려져 있던 임연재 배삼익 선생의 뜻을 기려 유서 깊은 공간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이 설립되었다. 책을 사랑하는 이웃을 위해 영리를 취하지 않으며 공개한 도서관이니 유의사항을 잘 지키며 이용하기를 권한다. 매주 화, 수요일은 휴관이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09-25

달콤한 향기 가득 포도낙원 경산 남천면

경산시의 축제는 아주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오는 10월 1일 열리는 ‘제8회 남천면 맥반석 포도축제’다. 축제에 앞서 한걸음 빨리 남천을 다녀왔다.남천은 금성산, 병풍산, 동학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을 뿐 아니라, 맥반석이 널리 분포돼 있어 포도가 자라기 좋은 조건이다. 전국적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지형이 시작되는 곳 협석에 내리니 MBA(머루)포도밭에서 “과일도 음악을 들으면 좋아한다”며 포도 따기에 신이 난 정시혁(60) 이장이 첫눈에 들어온다. 타지에서 사업을 하다가 귀향해 포도농사를 시작한지 어느덧 10년. 지역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성품에다 덕까지 갖춰 마을이장을 맡아 동분서주하는 정 이장은 포도작목반에서도 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그의 귀향에 이어 많은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남천이 ‘젊은 고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남천면에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약 50년 전쯤으로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이다. 논농사에 비해 고수익을 낼 수 있었기에, 고향을 떠났던 젊은 세대들이 귀향하기 좋은 조건이었다.“남천포도 자랑 좀 해주시죠”라고 청하자 “남천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MBA, 거봉, 샤인머스켓 세 종류입니다 그중 MBA포도는 우리나라에서 남천면 산전리가 가장 먼저 시작했지요. 품질과 당도가 전국에서 최곱니다. 포도송이가 크고 알이 많이 달려있죠. 이곳이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높아 포도 재배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췄기 때문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곁에 있던 샤인머스켓 재배농 A씨(54)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추석 전에 출하해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권유를 듣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돈 싫은 사람은 없겠지만, 돈보다 명품포도를 생산하는 남천의 명예와 농부의 자존심이 더 중요해서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농법을 지켜가며 일교차가 크고 찬바람이 불어올 때쯤 샤인머스켓을 본격적으로 출하할 겁니다.”명품을 만들기 위해서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농법을 지키는 남천면 농부들의 진심에 감동이 밀려왔다.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고, 다목적광장을 건립해 열리는 남천맥반석 포도축제가 경산을 넘어 전국에서 인정받는 축제가 되도록 작목반 회의에서 포도농가들은 “최상의 품질을 가진 포도만을 축제에 참가시키고, 관광객들이 시식하는 포도 또한 최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과일도, 사람도 설익은 상태로 겉만 화려하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진실의 실체가 들어나 모두에게 외면당하게 될 것이라는 샤인머스켓 재배농 A씨의 신념이 곧 남천면 포도작목반 모두의 생각이리라.경북 우수 농산물로 손꼽히는 이곳 MBA포도는 당도가 높고 산도가 적당해 와인의 재료로도 인기가 높다. ‘신의 물방울’로 불리는 와인은 프랑스나 칠레산이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재료로 만든 국내산 와인도 와인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명품을 생산하는 남천면 포도작목반의 신념과 능력은 무한대라고 느껴졌다. 제8회 남천면 맥반석포도 축제가 성공해 남천포도의 우수성이 전국을 넘어 세계 속으로 달콤하게 퍼져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9-25

태풍 피해 복구로 우려되는 행정 공백은 최소화돼야

태풍 ‘힌남노’로 직격탄을 맞은 포항은 추산된 피해액만 2조 원에 달한다. 민관군이 밤낮없이 매달려 태풍 피해 복구에 힘을 쓰고 있다. 해병대의 대민 지원은 물론 119대원들, 경찰들 대부분이 지난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피해복구 지원에 나서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모두가 피해복구에 매달리는 사이에 행정 공백에 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공무원들의 불친절한 행정에 종일 기분이 안 좋았던 기억이 있다는 한 모(42·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대다수이지만 전화하면 불친절하고 딱딱하게 하는 공무원이 가끔 계셔서 불쾌하다. 그때도 일을 나가야 해서 아이 종일반 신청을 위해 시청에 문의 전화를 걸었었다. 담당자가 없어서 전화를 댕겨 받았다는 공무원이 문의를 다 듣고선 ‘담당자분이 안 계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신경질을 냈다. 그럴 거면 전화를 댕겨 받지나 말지. 담당자는 전화할 때마다 매번 현장 점검이 중이라거나 휴가 중이라고 한다. 한 번도 제대로 통화가 이뤄진 적이 없다. 지금 당연히 태풍 피해 복구가 우선이지만 이로 인한 일반 행정 업무 공백이 우려되는데 이런 일이 더 자주 일어날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전남에서는 비대면 영상회의 운영실적이 300%로 증가해 행정 공백을 최소화했다. 영상회의로 대면 수준 이상으로 업무 효율성 증진을 이끌어 신속한 의사결정과 소통 협업체계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로 위축된 도민과의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공무원 상호비대면 시대 소통의 시스템을 확충했다. 도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도 단독영상 시스템을 구축했고, 공무원의 코로나 확진에도 행정 공백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로 인한 출장비용 등 예산 절감 효과가 약 19억 원에 달한다.강원도 횡성군에서는 ‘오미크론 확산 대응 업무 연속성 계획’을 수립해 핵심 민원 업무를 선정하고 공백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인력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팀 전체 격리 상황에서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1대1 직무대리가 아닌 확장적 업무 대행 체계를 갖추어 행정 공백을 최소화했다.태풍으로 쑥대밭이 된 포항은 조금씩 복구가 되고는 있지만, 다시 정상화가 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중앙부처에 1조5천507억 원을 건의한 상태다. 태풍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두가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함은 물론 동시에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비상 상황일 때는 담당자뿐 아니라 확장적 업무도 필요해 보인다. 태풍 피해 복구와 행정 업무 이 두 바퀴가 함께 잘 돌아가도록 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해야 포항시민들이 겪은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허명화 시민기자

2022-09-20

겸재 정선의 숨결 느낄 수 있는 내연산 소금강 전망대로 떠나자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위치한 내연산은 길게 뻗은 계곡과 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아름다워 언제 가도 어머니의 품처럼 편안하다. 가족과 때론 친구와 정담을 나누며 절집 옆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따라가면 첫 번째 폭포가 반긴다. 큰 바위의 양쪽 골을 타고 두 줄기로 떨어지는 ‘상생폭포’,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소리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연이어 보현폭포, 잠룡폭포, 무풍폭포 등 골마다 차례로 이어지는 폭포들이 탐방객과 등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폭포수에 빼앗겼던 눈길을 길 위로 옮긴다. 길목마다 자세하게 설명된 안내판이 있어 장소마다 사연을 알 수 있고 초행길 등산객에게는 정확한 길잡이가 된다. 산길도 예전과 달리 바들거리며 올라야 했던 가파르고 험한 길은 데크 계단이 놓였다. 물소리 새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보현암 앞이다. 오던 길을 따라 직진으로 가면 연산폭포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보현암 뒤쪽 소금강 전망대로 가는 길로 이어진다. 가는 길이 가파르고 험해 보이지만 길은 계속 데크 계단과 데크 로드로 연결되어 운동화를 신고도 충분히 걸을 수 있다.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불어오는 바람과 잘 닦여진 길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오른 소금강 전망대. 사방이 탁 트인 깎아지른 절벽 위에 반달 모양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굳이 안내문을 읽어보지 않아도 소금강이라 불리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겹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 아래 오랜 세월 깎이고 패이며 꿋꿋하게 계곡의 배경으로 남아 있는 맞은편의 기암절벽과 그 위의 선일대, 물보라를 일으키는 연산폭포는 한 폭의 산수화로 펼쳐진다. 소금강 전망대에서 만나는 내연산의 풍광을 보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여기서 시작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소금강 전망대는 청량한 바람을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붉고 노란 가을이 오면 산도 깊어지고 산을 찾는 이의 품도 넓어질 것이다. 300년 전 겸재 정선이 청하 현감 시절에 그린 내연삼용추도(內延三龍秋圖)를 떠올리며 저 계곡 어딘가에 있을 겸재 선생의 숨결도 느껴보자./허명화 시민기자

2022-09-20

법정문화도시 포항, 예술가는 얼마나 좋아졌나?

포항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제1차 법정문화도시 조성사업을 3년째 진행 중이다. ‘철의 도시, 문화도시’라는 비전 아래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서의 전환을 모색해오며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찌 보면 포항은 지진이라는 재난으로 인해 문화도시 선정에 혜택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법정문화도시 포항의 타이틀을 가지고 2년 동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문화도시로서 예술가들에게는 얼마나 변화가 있는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다.일부 언론에서는 포항문화재단이 포항만의 예술지원시스템을 개발·적용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창작자의 성장지원을 통해 예술가가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문화적 정주 환경을 개선해 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철강산업 쇠퇴를 문화로 풀어보자는 취지로 포스텍과 함께 ArtTech Lab을 구성해 그랜드 마리오네트 아시아 거점 구축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여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법정문화도시인 타지역의 문화도시사업을 살펴보면, 원주문화도시지원센터와 천안문화도시 홈페이지에는 현재 진행 상황과 사업에 대한 취지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시민들에게 법정문화도시를 통해 자신의 도시가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는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제1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도시 중에서 지역자율형인 포항, 청주, 부산영도구, 서귀포의 문화도시사업에서 예술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분석해 보았다.문화도시 청주는 ‘기록문화창의도시’ 타이틀로 ‘시민을 기록하다, 마을을 기록하다, 예술로 기록하다, 청년을 기록하다’로 이제까지 사업의 방향성을 알려주고 있으며 예술가들과 함께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고자 함을 알 수 있다.부산시 영도구도 ‘영도문화도시’ 타이틀로 페이스북을 활용하며 문화예술교육 거점 지자체로 나아간다는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다.서귀포는 ‘문화도시서귀포’ 홈페이지를 만들어 법정문화도시가 무엇인지, 그리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과 기록을 잘 소개하고 있다.포항은 ‘포항문화도시’ 타이틀을 가진 변변한 홈페이지도 없이 페이스북만 활용하고 있으며, 법정문화도시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현재의 방향성은 어떤지 들여다볼 수도 없다. 법정문화도시 사업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문예진흥팀의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과 생활문화교육팀의 생활문화지원사업 정도가 예술가들에게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알고 있다.관련 문화도시 홈페이지나 SNS홍보를 통해 보면 과연 문화도시로 지정된 도시가 이 사업을 통해 예술가들은 얼마나 문화예술이 일상화되었다고 피부로 느낄까 생각해볼 문제다.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예술가는 자신의 삶 영역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 문재인 정부에서는 코로나로 힘든 시각 예술가들에게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사상 초유의 지원을 해주었고, 이에 예술인복지재단에서도 얼마간의 지원을 해주어 예술 활동과 생활 지원을 받았다. 예술인증명을 받은 예술가들에게 한정된 사업이다.포항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최모(55) 씨는 “포항문화재단에서 예술가들을 위한 지원 방법을 보면 작년 예술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산다는 타이틀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연차적으로 활용하는지 모르겠다. 재단에서 하는 문화사업을 보면 보여주기식, 일회성, 단발성에 그치고 있다. 좀 더 지속성을 가지고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문화도시로서의 예술생태계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타지역에서는 예술가와 일촌맺기를 통해 함께 상생하는 방안도 하던데, 자기들만의 카르텔로 이렇게 진행한다면 2년 후 법정문화도시사업이 끝났을 때 과연 무엇이 남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한국의 ‘브랜드’를 만드는 힘은 문화콘텐츠다. 백범 김구 선생의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말처럼 사업의 지속성과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도시포항’을 기대한다. /서종숙 시민기자

2022-09-20

30년 하양 지켜온 ‘淑미용실’ 아시나요?

경산시 하양읍 금락리 꿈바우시장 근처엔 김태숙(61) 원장이 운영하는 淑(숙)미용실이 있다. 이름이 잘 알려진 김 원장을 삼고초려 끝에 찾아가는 길. 어르신께 숙미용실 위치를 물었다.“뭐라 숙미용실? 어디서 왔소? 숙미용실도 모리나. 거기 모르면 간첩인데. 여기 사람 아닌 모양이네.” 어르신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소문대로 오랜 역사를 증명하듯 꾸미지 않은 30년 세월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淑미용실 간판이 보였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당당하고 멋진 분이 빠른 손놀림으로 머리 손질을 하고 있었고, 듣던 대로 의자마다 손님으로 가득 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파마를 하거나 커트를 하고 있었다. 머리 손질이 아니라 동네 사랑방에 마실 나온 듯한 분과 버스 시간을 기다리는 분, 짐을 맡기고 찾는 분 등도 적지 않게 보였다. 숙미용실은 고민 상담, 자식 자랑 등의 정담이 오가는 휴식처였다.낯선 나를 맞이하는 어르신들은 “빠마하러 왔나? 앉으소”라고 했고, 난 “여기 빠마 잘하나요”라고 물었다.“그럼. 여기 원장 솜씨는 아무도 못 따라 온다. 내가 오죽하면 20년을 여기만 왔을까? 솜씨뿐 아니라 마음씨도 좋다. 20년째 빠마값도 올려본 적 없는 천사 아이가.”여기저기서 김태숙 원장의 팬들이 낯선 이의 혼을 뺀다. 미용을 업으로 하고 있지만 헌신적인 사회공헌 활동가로도 알려진 김 원장은 ‘낙산대 색소폰 봉사 5년’ ‘하양향교 학생간부로 10년 동안 지역 봉사’를 필두로 은해사 무량수봉사단 활동, 청구재활원, 보현요양원, 포근한 집(요양원) 등 불편한 분들이 계신 곳에서 미용봉사를 꾸준히 실천해왔다.예순의 나이에도 30대의 에너지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운동, 특히 등산 마니아였기에 가능했다. 이런 에너지는 김태숙 원장을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1등 봉사자로 자리매김 시켜줬다.미용을 시작한 지 30년, 지금 자리에 숙미용실 간판을 단 지 25년이 됐지만 단 한 번도 요금을 올리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저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좋습니다. 세상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 아닙니까. 이곳에서 미용실을 시작할 때 결심했습니다. 이곳저곳 알리지 않고 내가 가장 잘하는 일로 지역을 위한 봉사를 실천하겠다고요.”김 원장은 이렇게 말을 이거갔다. “제 손을 거쳐 가는 많은 분들이 ‘젊어졌다’ ‘예뻐졌다’며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최고의 봉사활동 아닐까요?”요양원과 장애인 시설에 가서도 최선을 다해 머리 손질을 해준다는 김 원장은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가슴 뭉클하다고 했다. 물가가 많이 올라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머리 손질 요금을 20년 동안 동결시킨 이유도 자꾸만 손님들의 얼굴이 떠올라서라고 했다. 어떤 마음으로 고민하는 것인지 알기에 마땅한 답변이 생각나지 않았다.하양은 작은 도시다. 때로는 돈이 없다고 찾아와 오천 원을 주고 파마를 부탁하기도 하고, 나중에 곡식으로 갚는다고 커트를 부탁하기도 한다. 김 원장은 한 번도 그런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김태숙 원장이 “천사의 손을 가졌다”고 칭찬받는 이유다.미용실을 넘어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 된 숙미용실. 인심 사나운 세상이라고 하지만, 곳곳에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 사랑 덕택에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9-18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 ‘로만티시’

경주 소티남길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로만티시. 찾아간 첫인상은 소복히 들어앉아 함께 햇살을 쬐고 있는 장독대들이다. 주변 논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편안한 느낌을 준다.웃는 모습이 닮은 주인장 부부가 밝게 맞아준다. 서울남자와 경주여자 억양은 다르지만 천생연분으로 소문난 잉꼬부부다. 건물 내에는 로만티시 주인이자 화가 박미희 씨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벽면 가득 채워진 만다라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편안한 마음으로 먹는 음식은 더 맛있다. 미술치료사, 독서지도사 자격증 외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가진 주인장은 조리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된장, 순두부, 눈꽃 빙수에 제공되는 단팥 등 직접 만든 재료를 사용하기에 믿고 먹을 수 있는 집이다.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하는 이곳에서는 여러 강의도 준비되는데 그 중 하나가 1년에 여섯 번 정도 열리는 ‘클래식 수다’이다.이 강좌는 남편 이동우 씨 담당이다. 현재 콘텐츠 회사 이지씨씨 대표이면서 경주문화재단 팀장, 국립예술단체연합회 사무국장 등 문화 관련 이력이 풍부하다. 수업은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을 재밌고 쉽게 풀어내 인기다. 5강의로 구성된 수업과 함께 제공되는 간단한 음식도 반응이 좋다.그리고 또 하나 경주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파도파도 프로그램에 선정돼 매주 한 번씩 수업이 진행 중이다. 이 수업은 화가인 박미희 씨 담당. 나만의 소품 만들기 수업으로 손수건, 샌드위치 트레이, 에코백, 앞치마 등 매주 다른 재료로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소품 제작이 가능하다.논두렁 옆 복합문화공간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현대인 중 작은 상처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경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작업을 하던 주인장은 그러한 사람들을 품어주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그렇게 치유센터를 꿈꾸던 그녀는 어릴적 자란 동네에 터를 잡았다. 건강한 식재료에 마음을 담아 몸을 치유하고 그림과 문화생활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그녀의 희망사항이다.실제 텃밭에서 건강하게 키운 재료들과 직접 담근 장이 모든 요리의 기본 베이스다. 인공적인 맛 대신 자연 그대로의 맛을 추구한다.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는 공간 로만티시. 주인장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함께 응원한다./박선유 시민기자

2022-09-18

“나이 들수록 운동을 해야죠”

사람은 나이가 들면 늙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병들어 죽었지만, 현재는 의학이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몸에 좋은 음식과 수술 방법이 개발돼 ‘백세시대’라 할 만큼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듯하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이 좋은 이유는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기도 하기 때문.울진군체육회에서는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게이트볼, 파크골프, 아침 건강체조 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르신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남녀노소 모두 참여할 수 있다.게이트볼은 유럽에서 유행하던 크로켓 경기에 착안해 일본에서 개발한 경기다. T자형 스틱으로 공을 쳐서 경기장 안에 있는 3개의 게이트를 통과시킨 다음 1개의 말뚝에 맞히면 승리하는 것으로 동호인이 20만 명이 넘는 중장년층 대표 구기종목이다.게이트볼장은 그늘막까지 설치돼 있어 비가 오거나 더운 여름에도 운동이 가능하다. 리더의 전략이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때문에 전략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젊은 지도자들이 심판을 잘못 보거나 점수를 틀리면 어르신들에게 혼나기 일쑤다.이력이 났는지 융통성 있게 상황을 모면한다. 어르신들은 오늘도 경기가 진행되면 언성을 높이고 싸우는 듯 보이지만 경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내일을 기약한다. 파크골프는 공원과 골프의 합성어로 공원에서 골프를 치는 경기다. 일반 골프와 다른 점은 클럽이 공이 뜨는 것이 아니라 굴러가게끔 디자인돼 있으며 아무리 세게 쳐도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으며 정신 건강에 좋다.실제로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들은 병원에 가도 잘 낫지 않는 질병들이 운동을 즐기면서 나아졌다고 하신다. 아침 건강체조 교실은 관내 7개 읍·면 체육관 광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군민들의 건강을 위해 전문강사의 지도로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동작을 하며 오는 10월까지 월·수·금 오전 6시~7시까지 운영한다.코로나로 인해 미뤄졌던 경북 어르신 생활 체육대회가 3년 만에 9월 27일과 28일 양일간 경산에서 열린다. 울진에서도 각 종목별 선수들이 참가하여 실력을 겨룬다.어르신들이 승부에만 집착하지 않고 기량을 아낌없이 발휘해 친목 도모와 노후 건강증진에 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09-18

“포항 쑥대밭 만든 태풍… 철저한 원인 분석 절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난 6일 새벽 시간당 최대 11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포항시 남구 오천읍과 인덕동을 관통하는 냉천이 범람했다. 태풍 때마다 불안했던 냉천이 결국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범람하면서 포항시 오천읍 일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냉천의 범람으로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 참사, 주택과 시장은 쑥대밭이 되었고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는 49년 만에 가동을 중단했다.반복되는 수해에 결국 인명피해까지 낸 냉천은 그동안 수차례 민원이 제기돼왔다. 2012년부터 냉천 조성사업이 시작되었고 산책로와 공원 조성으로 강폭과 깊이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6년쯤 공사가 마무리되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태풍(2016년 차바, 2018년 콩레이, 2019년 타파) 때마다 범람 위기를 맞았다. 주민피해는 물론 산책로가 쓸려 내려가 매번 보수공사를 벌여야 했다. 2018년 경상북도에서는 재해에 취약한 냉천의 경사면을 보강하라고 지시를 한 바 있다.냉천 바로 옆에 집이 있다는 주부 정 모(43) 씨는 “냉천은 평소에 냇물이 말라 있다. 하지만 조금 큰비가 온다 싶으면 물이 금방 찬다. 이번 태풍처럼 물이 항상 산책로를 모두 덮어 버리면서 돌이며 잔디를 다 쓸어버린다. 매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시에서는 조경과 산책로 보수공사에만 힘쓰고 있다. 이렇게 몇 년을 반복했으면 진짜 차수벽을 설치하든지 옹벽을 쌓든지 뭐든 조치를 해야 할 텐데 조형물만 늘어나고 있다. 뉴스에서 100mm이상 내린 거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근처에 사는 사람이면 다 안다. 장미를 심어 경관이 예쁜 것도 좋지만 안전이 보장돼야 심어놓은 장미도 예쁜 거 아닌가?”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큰 재난을 입은 포항과는 달리 몇몇 도시들은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우리보다 앞서 2003년 ‘매미’ 때 큰 피해를 본 창원은 마산만 일대에 차수벽을 설치해 ‘힌남노’의 영향에도 인명피해가 없었다. 태풍만 오면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지역에 수방(水防)시설을 미리 만들고 대비를 한 덕분이다. 태풍의 이동 경로에 있던 울산도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태화강에 빗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미리 뚫어 놓은 까닭에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 2020년 ‘마이삭’과 ‘하이선’ 때 유리창 파손으로 피해를 입었던 부산도 이번 태풍에는 철저한 원인 분석과 대비를 한 덕에 온전했다. 바다와 바짝 붙은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상가들도 대부분 무사했다.‘힌남노’ 피해 현장을 본 최 모(36·포항시 남구 상도동) 씨는 “지금은 냉천이었지만 다음번엔 형산강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조금만 비가 더 왔더라면 실제로 홍수 경보까지 갔던 형산강이 넘쳤을 수도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자연재해는 자주 일어나리라는 예측이 있지 않나. 포항시가 전반적인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9-13

‘리버마켓 in 포항’을 기대한다

경기도 양평의 작은 동네 문호리에서 시작한 국내 최대 플리마켓(flea market·온갖 중고품을 팔고 사는 만물 시장)인 리버마켓. 서울과 경기도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이 장을 구경하려고 모여든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4월, 문호 강변에서 ‘문호리 리버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정착 지역민들이 중심이 돼 시작했다. 리버마켓은 ‘강을 닮다, 삶을 담다, 꿈에 닿다’를 내세우며 손수 농사를 짓거나 만든 것을 판매한다는 취지가 강하다. 단순히 물건 판매가 목적이 아닌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며 공감과 소통, 배려와 존중, 정직과 정성의 가치를 내세운다.그렇다 보니 기성 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일반 마켓에 비해 노동과 예술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간판만 둘러보아도 재미와 유머를 느낄 수 있으며 마켓 곳곳에 배치된 그림이 있는 테이블과 의자 등 쉴 수 있는 공간 또한 한층 예술적이다. 특히 셀러들이 교대로 직접 차량 진 출입과 주차 안내를 해야 하고 자신의 상품을 알리는 간판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최근 인근 도시에서도 리버마켓을 초청해 함께 지역민 중심으로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다. 4월에는 고령에서 열렸고, 10월에는 울진에서 열린다. 어쩌면 소외된 도시에 장(場)을 열어 생기를 북돋는 방법일 것이다. 이는 안완배 총감독의 리버마켓 운영 철학과 연결된다. 그래서 리버마켓에서는 과수원, 양계장을 운영하는 농부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 예술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셀러로 참여한다. 셀러라는 말보다는 작가가 어울린다.작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플리마켓으로 부스마다 작품을 팔며, 파장을 할 때도 함께 걷고 정리한다. 마지막 난장 토론에서 안완배 총감독의 뼈아픈 피드백에 참여한 셀러들은 더 작가적 마인드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게 된다.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 가야 할 과정인 셈이다.얼마 전 양양 곤지암에서 열린 리버마켓을 보면서 받은 인상은 상생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것, 공동체여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세상이 예술을 알아주지 않는 시절에 작가들이 서로 함께 만들어가고 브랜딩한다면 리버마켓처럼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상품이 온라인에서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는 오히려 직접 한땀 한땀 만든 작품에 손이 가게 된다. 작가의 숨결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런 요소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그곳에 가면, 그날에 가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어쩌면 우리는 그런 애착 공간에 더 끌리게 돼 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장(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오래전 시골마다 열리던 오일장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오일장은 로컬음식을 먹으며 서로 만나고, 안부를 묻고, 함께 나누던 장소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리버마켓 in 포항’을 기대해본다. 작가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고유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9-13

“300년 전통 여강이씨 집성촌 포항 덕동문화마을서 힐링을”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에 위치한 포항 덕동문화마을은 핵가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금은 보기 어려운 300년 전통을 지닌 여강이씨(驪江 李氏 ) 집성촌이다. 마을은 1992년 제 15호 문화마을로 지정돼 ‘덕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을 숲이 보기 좋아 찾았다가 마을의 멋과 전통에 매료되는 곳, 덕동문화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정문부의 손녀사위인 이강이 마을의 시초다.덕동문화마을은 어느 곳으로 발길을 돌려도 아름다운 자연과 고전미를 자랑하는 다양한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덕계서당 (경북도 문화재 자료 제639호)은 서당 건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서당 내에 별묘를 갖춘 몇 안되는 서당이자 가문의 절손으로 인해 새로운 신주를 사당에 들인다는 제천위를 하는 서당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애은당(경북민속자료 제80호), 여연당 고택(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58호), 여강 이씨의 입향조인 이강이 정책했던 곳으로 알려진 사우정 고택 (경북민속자료 제81호)과 같은 문화재 자료부터 명승지로 지정된 덕동 숲과 용계정까지 택귀한 문화재를 품고 있다.마을의 가장 초입에는 포항전통문화체험관이 위치하고 덕동민속전시관, 덕동숲문화마을이 차례로 이어진다. 전통문화체험관은 지역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전통문화의 중요성과 인성교육(서당교육, 한복예절, 다도예절) 과 전통 음식 체험관, 전통 숙박, 야외 전통 놀이 마당의 체험관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키울 수 있는 체험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입구의 솔밭은 울창한 소나무들이 우거져 마을 입구를 둘러싸 보호해주는 형상이다. 이 덕동 숲은 2006년 ‘제 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 (대상)을 수상했다. 200년된 은행나무와 160년된 향나무 등 고목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9-13

오손도손 요리에 영양 UP, 지식도 쑥쑥

“노인 비율이 급증하는 고령화 시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보아 드립니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좋은이웃 재가노인통합센터(센터장 김한나)는 8월 말부터 독거노인들에게 불고기 밀키트와 추석맞이 물품을 제공하고 생활지원사가 함께 요리하며 영양교육을 하고 있다.이 행사는 식사 준비에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 귀찮다고 대충 때우는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는 꼭 챙기고 무엇보다 영양적으로 균형 있는 식사를 습관화하도록 하여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독거노인들은 대부분 혼자 집밥을 먹는 편이라 영양적으로 취약하기 쉽다. 노화의 진행으로 신체의 여러 기능은 떨어지고 만성질환에 시달리며 각종 약물에 의존하게 돼 미각이 감퇴하고 소화흡수율도 떨어진다.또한 경제적으로 여유 없는 경우가 많고 거동이 불편하면 마트나 시장 접근도 어렵게 된다.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살면 식재료를 사기 힘들고 배달음식을 받을 수 없어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21.1%가 겪는다는 우울증도 식사를 등한시하는 요인이다.독거노인의 결식률은 노인 부부의 3배이고 식사를 해도 밥과 김치, 국 등으로 단조롭게 먹는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경우보다도 훨씬 못하고 모든 가구 중 최악의 영양섭취를 한다는 연구조사도 있다.흥해와 청하, 송라 지역 노인맞춤돌봄을 담당하는 좋은이웃 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는 돌봄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기 위해서 교육이 중요함을 인지하고 생활지원사들이 장수노트(영양편, 우울예방편, 건강체조편)를 활용해 1:1로 지속적인 교육을 해왔다.이번에는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센터에서 불고기 밀키트 200세트를 직접 만들었다. 생활지원사들은 이 밀키트를 가지고 어르신 댁을 방문하여 함께 요리하고 영양만점 식사를 제공하여 돌봄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려서 좋은 반응과 만족한 결과를 얻고 있다.이제 단조로웠던 어르신들의 식단에 과일과 우유, 요구르트 등을 더하거나 육류와 생선을 좀 더 자주 올리게 된다고 하시는 어르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윤정인 시민기자

2022-09-06

KT&G 임직원들 ‘반려 해변’ 정화활동

KTG가 포항시 호미곶 해변 환경보호에 나서사진 주목받고 있다. 호미곶 해변을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반려 해변’ 입양에 정화활동를 나선 것이다. 임직원이 참여해 해변 정화 활동과 해양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등을 펼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KTG는 호미곶 해변을 반려해변을 입양해서 해양생태계 보호 프로젝트 ‘임직원 반려 해변 정화’라는 타이틀로 임직원들이 우선적으로 반려 해변 프로그램에 솔선수범하여 참여하고 있다.지난달 26일 이번 행사에 참석한 황기현 KTG대구본부장은 “반려 해변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가 기업시민으로서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함께 참여한 직원들도 자부심을 얻고 리프레쉬(refresh)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사소하게 버리는 것들이 어느 순간 인간 생명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매스컴을 통해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으로 전해지고 있다. 많은 인력이 아닌 작은 손길들이 어느 순간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최소한의 도리가 될 수 있음을 ‘반려 해변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다.한편, 반려 해변 프로그램은 1986년 미국 텍사스에서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수단으로써 개발한 해변 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국내에 적합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서 특정 해변을 기업 또는 단체가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근본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관 주도가 아니라 민간주도로 찾고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해양쓰레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에서 2021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2022년 전국으로 ‘반려 해변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9-06

함께 만들고 먹는 음식으로 찾아보는 추석의 의미

며칠 있으면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은 무엇보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의미가 크다. 햇곡식과 햇과일이 풍성한 때로 햇곡식으로 떡을 빚고 햇과일을 따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며 성묘하는 날로 가족끼리 모여 추석 명절 음식을 즐기면서 화기애애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날이기도 하다.한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하는 명절에 먹는 토란국과 식혜, 대표적인 음식 두 가지를 알아본다.△토란국추석 음식은 대표적인 송편을 비롯하여 갈비, 오색전, 잡채, 고사리와 도라지나물, 수정과와 식혜 등이 있다. 대부분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인데 그중 9~10월 추석 즈음해서 먹는 토란국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음식이다. 맑은 국물에 담백한 맛이 일품인 토란국은 추석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다. 토란의 주성분은 수분이 63~85%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은 전분으로 개당 13~19g 정도 들어 있다. 탕, 산적, 찜, 조림, 구이, 장아찌, 엿으로도 먹으며 다시마와 궁합이 잘 맞다.재료 토란 200g, 소고기(양지) 400g, 무 180g, 국간장 1큰술, 물 1600ml, 소금 적당량, 달걀 1개, 다진 마늘 1큰술, 대파1/3대, 토란대(삶은 거) 50g, 감자 75g, 다시마 5g만드는 법1) 깨끗이 껍질을 벗긴 토란과 감자는 납작 썰고 토란대는 한 입 크기로 썬다.2) 껍질을 벗긴 토란을 쌀뜨물에 1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삶는다.3) 소고기는 30분 정도 찬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 후 물 1600ml를 냄비에 붓고 소고기와 다시마 납작하게 썬 무를 넣고 센불에서 끓인다. 국물이 끓으면 무와 다시마는 건져내고 조금 더 끓인다.4) 소고기가 푹 익으면 식혀서 먹기좋게 찢어두고 국물은 면보에 걸러서 냄비에 넣고 끓인다.5) 국물이 끓으면 무와 소고기, 토란, 감자, 토란대를 넣고 5분 정도 센 불에서 끓이다가 국간장을 1큰술 넣고 나머지 간을 소금으로 맞춘다.6) 불은 중약불로 낮추고 다진 마늘과 어슷 썬 파를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 후에 불을 끄면 맛있는 토란국이 완성된다. 식혜 /출처=네이버 △식혜식후에 먹는 식혜는 소화를 돕는 좋은 식품이다. 식후에 먹으면 좋은 달달하고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식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티백 제품이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명절 분위기를 내며 담소를 나누며 마시기에 좋다. 송편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리고 튀김, 전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먹어도 좋은 추석 인기 식품이다.재료 엿기름 400g, 물 3000ml, 설탕 400ml, 멥쌀 2컵, 생강 20g(편), 불린 쌀 2컵만드는 법1) 엿기름은 물 1000ml에 3시간 정도 불린 후, 두 손으로 5분 내외로 엿기름이 하얗게 우러나게 비벼준다.2) 볼에 체를 받치고 삼베 주머니에 엿기름을 부어서 꼭 짜준다. 이렇게 3~4회 정도 해주면 압력밥솥 10인용으로 식혜를 두 번 만들 수 있다.3) 넓은 볼 위에 엿기름 물을 따른 후 침전물이 가라앉도록 2~3시간 정도 둔다. 침전물이 가라앉을 동안 불린 쌀 2컵으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가라앉은 엿기름은 윗물만 사용한다.4) 3의 윗물을 밥솥에 부은 후 밥알을 한번 잘 저어준다. 그리고 보온으로 5~7시간 정도 둔다.5) 4번에서 나온 식혜를 냄비에 부은 후 생강편을 넣고 끓인다. 이 때 설탕은 기호에 맞게 가감해서 넣는다. 밥알 1~2개가 위로 동동 떠오르면 체로 건져 찬물로 씻어서 준비한다.6) 5의 국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중불로 낮춰 5~7분 정도 더 끓여 준 후 불을 끄고 식힌다.7) 차게 식힌 국물을 1인분 대접에 담고 씻어둔 밥알을 적당량 넣고 상에 낸다.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이하는 추석, 가족과 함께하는 음식으로 조금 더 풍성한 추석이 되자./허명화 시민기자

2022-09-06

시인의 삶을 마주할 수 있는 곳

문학점심관에서 만난 김연대 시인.안동시 길안면 대곡리 한실마을에는 ‘김연대 문학점심관’이 있다. 점심은 낮 끼니를 일컫는 말이지만, 불교 용어로 점 ‘點’에 마음 ‘心’이라 하여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님들이 수행 중 마음에 흔들림을 주지 않으려고 공복에 점을 찍듯이 적게 먹어 마음을 점검하는 일을 일컫는다.김연대 시인(81)은 젊은 날 대구에 거주하다 2003년 안동으로 귀향했다. 쉰이 다 되어 등단한 그는 대구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사무기기 사업체를 꾸려오다가 사세가 더 확장될 무렵 홀연히 고향으로 돌아왔다.바쁜 사업을 정리하고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후회 없이 모시고 싶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고향 땅 모교 귀퉁이에 기와집을 짓고 정착해 텃밭을 일구고 시도 쓰고 기록물도 정리하며 자신의 삶을 점검했다. 말년에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소박한 행복을 누리다 돌아가셨다.시인은 마당에서 고개 들어 보이는 맞은편 산 중턱에 부모님 산소를 모셔 매일 안부를 챙기고 있다.이후 그는 부모님의 유품과 함께 자신의 기록물을 오롯이 담아낸 ‘김연대 문학점심관’을 2014년 개관했다.버스도 하루에 한두 번 드나드는 오지마을에 지인과 문인들이 가끔씩 발걸음을 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유품인 나무지게, 괘종시계, 망건, 갓, 호롱불 등과 어머니의 유품인 다듬이돌, 라디오, 가위, 돋보기, 인두 그리고 어머니의 필체가 고스란히 담긴 내방가사까지….사업체를 운영할 때 쓰던 시인의 전동타자기, 고무인, 주산, 통장, 사장, 신분증, 연하장 등등 ‘김연대 문학점심관’은 인간 김연대의 연혁을 담아낸 생활사 박물관이다.“시지부리한 거 모아놨죠, 뭐.”별거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그의 말과는 다르게 ‘시지부리하지 않은’ 기록물은 그의 인생기록관이자 마음의 점을 찍는 쉼표와도 같은 공간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형형한 눈빛을 한 은발의 시인은 어지럼증에 관절염에 이젠 어쩔 수 없이 세월에 지는 노인으로 늙어가지만, 어눌한 구름이라는 뜻의 당호 ‘눌운세(訥雲世)’처럼 천천히 그러나 구름처럼 유유자적 걷고 있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2-09-04

56년 동안 들려온 경산의 망치소리가 사라진다면…

야장(冶匠)은 금속을 다루며 대장간에서 일하는 장인들을 일컫는 말로 ‘대장장이’라고도 불린다. 지난주 경산에서 2대째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는 안두성(80) 야장을 만났다. 큰 키에 묵직한 망치소리를 내고 있는 안두성 야장은 얼핏 보기엔 청년을 연상시키는데 올해 여든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경산시 삼북동 안성공업사는 2대를 이어 온갖 금속 제품의 생산과 수리를 담당해온 곳이다. 군대를 마친 안 야장은 장남이라는 이유로 24살 나이에 아버지의 대를 이어 대장간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 일을 하며 동생들과 1남2녀 자식들을 뒷바라지했다.젊었을 때는 각종 농기구를 제작해 납품도 많이 했다. 장사가 잘되니 작은 도시였던 경산에도 압량을 제외한 면 단위마다 대장간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변하는 세상과 더불어 지금은 대부분의 대장간이 쇠퇴의 길에 들어섰다.안 야장은 “경운기가 생긴 이후로 대장간이 사라져갔고, 각종 금속기구를 만들던 망치소리도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다행인 건 아버지의 고생을 알고 있는 자녀들이 잘 자라 원만한 가정을 이뤄줬기에 여든이 된 지금까지도 평생 천직인 대장간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작업 현장에서 안두성 야장은 농기구를 들어 보이며 “이것들 하나하나 모두 불에 달구고 망치로 두들겨 직접 만든 겁니다. 근데 이제 내가 나이가 들어 일하는 게 힘에 부치고,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와 헐값에 거래되니 대장간을 유지하지가 갈수록 힘들어요. 내가 문을 닫으면 호미자루 고쳐달라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어디로 갈지...”라며 말끝을 흐렸다.“후계자를 찾으면 될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나야 당연히 후계자를 키우고 싶은데 누가 옵니까? 하루 종일 뜨거운 불 앞에 서있는 일을 요즘 젊은이들은 하려고 하질 않아요. 명장이나 명인 등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자격이 있으면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다는데, 그것도 후계자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고 하네요. 안타깝지만 이제는 대장간 문을 닫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요.”안 야장이 운영하는 안성공업사까지 없어진다면 경산은 물론 인근 도시 어디에서도 이제는 대장간이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이다.우리 민족의 뿌리는 농경사회였다. 농사로 온 가족이 먹고살아야 했던 시대에는 호미 한 자루도 얼마나 소중했던가. 무쇠도 녹이는 뜨거운 화로의 불꽃도 세월의 변화 앞에 속수무책인가 싶어 마음이 무척 씁쓸했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9-04

봉화 척곡교회와 명동서숙을 찾다

실개천과 좌우 산굽이를 돌아 차선도 없는 오지 산골로 들어간다. 호젓하고 고요한 산골 풍경에 띄엄띄엄 몇 가구의 집들이 보이고, 언덕배기에 태극기와 교회 종탑이 나란히 서 있으며 그 뒤로 초가와 기와집이 있다. 교회에 태극기와 종탑이 서 있는 이색적인 모습으로 특별한 교회라고 짐작할 수 있다.봉화군 법전면 척곡리 오지 산골에 1907년 세원진 척곡교회다. 민족독립을 위해 군자금을 모금하고 군자금 전달 통로였던 교회다. 봉화 척곡교회는 독립을 위해 앞장서고 명동서숙을 세워 민족교육에 앞장선 역사의 현장이다.명동서숙은 북간도의 명동학교와 같은 이름으로 초기 한국 교회가 애국계몽과 선교의 목적으로 세운 것이다.척곡교회와 명동서숙 학교를 세운 김종숙 목사는 대한제국 탁지부(재무 총괄 관청) 관리였으나, 을사늑약 이후 퇴직하고 처가의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 척곡교회와 명동서숙을 세웠다. 명동서숙 학교를 먼저 열었고 이후 척곡교회를 건립했다.척곡교회 예배당은 한옥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ㅁ자 기와집이다. 왼쪽과 오른쪽에 작은 솟을대문형 출입문이 있다. 남자와 여자의 출입구를 구분했기 때문. 왼쪽문은 독립운동가들이 피신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됐다. 복원된 담장의 구멍은 일본 헌병과 순사를 관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만주 용정, 서간도, 북간도 시베리아를 경유해 독립자금이 전달되기도 했다. 또한 봉화 의병장과 독립투사들이 비밀 회합을 가지는 장소이기도 했다.일제강점기 때는 교회 부지 안에 명동서숙을 지어 독립운동가 자녀와 지역주민 자녀의 교육에 앞장서기도 했다. 교회와 학교를 설립한 김종숙은 토지를 팔아 군자금과 독립지원금을 마련했고, 독립운동에도 힘썼다. 이 때문에 김종숙은 일본 경찰에 끌려가 고초를 겪기도 했고, 김종숙의 처남인 봉화의병장 석태산이 소백산에서 잡혀 처형되는 시련도 있었다.척곡교회와 명동서숙은 오지 산골에서 어렵게 명맥을 유지해 오다 2006년에야 등록문화재가 됐다. 척곡교회에 보관된 기록 5점은 2011년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90호로 지정됐다. 1907년부터 1955년까지의 세례명부, 1926년부터 사용된 봉화 척곡면려회 출석부 등이다.독립투사가 활동했고, 독립 군자금의 전달 통로였던 역사적인 장소지만 왠지 소외된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민족의 독립과 후세 교육에 앞장섰던 역사의 현장인 척곡교회에 대한 재조명과 교육장으로의 활용이 절실해 보였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2-09-04

지방 소멸 스톱! 청년들이 머무는 영덕 뚜벅이 마을

지역의 젊은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구 경북은 하루에 45명꼴로 지역을 떠나고 있고 그중 20대 인구의 순 유출이 가장 많다. 청년 인구 유출의 충격적인 현실을 맞아 경상북도에서는 지방소멸 대응기금 140억 원을 투입해 청년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인구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이용하여 청년들이 정착해서 이끌어가는 실험들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중 청년들의 마을 활성화 사업이 또 다른 청년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농어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곳, 바로 영덕 뚜벅이 마을이다.뚜벅이 마을(대표 설동원)은 2021년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영덕군 영해면 게스트하우스에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트레킹 거점 마을이다.대학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했다는 청년은 정부가 추진하는 고령화와 지방소멸 정책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영덕 뚜벅이 마을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서울에서 건축일을 했던 청년, 간호사로 일했던 청년은 생전 처음 방문한 이곳에 정착했다. 지난 7월에는 정착을 한 청년들이 ‘뚜벅이 장터 축제’도 열어 지역주민과 함께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하면서 각종 공연이 펼쳐졌다.정착한 청년들의 대부분은 “걷기를 좋아해 영덕 ‘뚜벅이 마을’에서 운영하는 트레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바다는 물론 산과 들의 자연이 잘 이루어진 곳에 매력을 느껴 정착했다. 여기 오는 청년들도 취향이 비슷해 다들 돈독하다”고 말한다.이처럼 트레킹으로 한 해 평균 2~300명이 방문해 20여 명이 정착하는 쏠쏠한 유입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 프로그램 당 10명 정도 모집을 하는데 평균적으로 경쟁률이 5:1, 6:1이다.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민들과 교류하거나 직접 일을 체험해보면서 낯설던 지역사회와 관계를 형성하고 정착까지 결심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고령화율(22.7%)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북에서 청년 주도 정착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인구 유입 지원 및 관계 인구를 형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뚜벅이 마을 서정길 운영대원은 “영덕군은 대게가 상징적으로 되어 있지만 저희는 블루로드를 이용했다. 지역소멸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영덕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거점 트레킹처럼 트레킹 거점으로 만들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뚜벅이 스테이션은 뚜벅이 마을의 마을회관 역할을 하고 1층 덕스(DUCKS)는 게살 김밥을 판매하는 곳이다. 뚜벅이 마을은 청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광이나 등산처럼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덕과 연계해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정착 방안도 마련해 지속적으로 청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소개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8-30

포항의 마을 숲, 북천수를 아시나요?

아름다운 바다와 해돋이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포항. 하지만 좀 더 색다르고 조용한 산책로를 찾는 이들에게는 소나무 숲인 북천수가 있다. 흥해읍에서 신광면으로 접어드는 북천 변으로 길게 늘어선 숲길은 이를 찾아온 이들에게 그 품을 쉬이 내어준다. 북천 변으로 조성된 북천수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송리에 소재한 마을 안의 소나무 숲이다. 가로로 긴 형태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긴 숲으로도 알려져 있다.역사적으로는 흥해 북천수는 조선 철종 때 만들어진 숲으로 ‘한국지명총람’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흥해읍의 수해와 바람을 막아주고 풍수상으로는 도음산의 맥을 보호하여 흥해의 풍수형국을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또 마을주민에게 건강한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특별한 관리와 보호를 받았다. 오랜 기간 마을 주민들의 신앙적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정월대보름날 숲의 제당에서 동제를 지내고 이날 오후 3시 마을 앞산에서 산제를 지내며 전년도에 묻어둔 간수(소금물) 병에 간수의 상태를 보고 한해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풍습이 있다고 전한다.문화재청에서 우리 선조의 생활과 사상적 숨결이 깃든 마을 숲이 사라지거나 훼손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지역주민을 결속하는 전통문화공간 및 마을 경관 보존의 장소로 보존·활용하기 위하여 ‘마을 숲 문화재 자원조사’를 진행했다. 북천수는 2006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숲은 마을 주민들의 종교적 대상이 되어 온 당산 숲, 마을의 풍수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바보 숲, 휴식을 위한 정자 숲,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방재 숲 등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다.포항사람만 안다는 북천수는 흥해 마산사거리에서 신광면으로 가다 보면 북송리 북천수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입구에서 더 들어가면 빨래터가 나오는데 맨발 걷기를 하고 여기서 발을 씻으면 된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8-30

신광면 ‘광복축구’ 성황리 개최

지난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동안 포항시 북구 신광면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광복 제77주년을 기념하는 ‘광복축구’가 성황리에 열렸다.신광면 ‘광복축구’는 1947년 8월 15일에 시작되었다. 나무로 골대를 만들고 짚을 엮어 만든 새끼로 골네트를 설치하고, 머리에는 흰색 띠를 두르고, 흰색 바지·저고리를 입고 짚으로 만든 공을 찼다. 한국전쟁으로 일시 중단되었다가 1954년 광복절, 다시 모여 1979년까지 공차기는 이어졌다. 그러나 1980년과 1981년 극심한 가뭄과 냉해로 개최하지 못했다. 1982년 다시 시작하여 2019년까지 운동장을 뜨겁게 달구었다.코로나19로 인하여 2019년 8월 15일 개최한 후 3년 만에 다시 모였다. 회(會)가 거듭되면서 올해는 제69회 면민친선축구대회·제25회 윷놀이대회·제14회 팔씨름대회로 더욱 풍성해졌다.축구는 토성2리 외 20개 마을에서 출전하여 토성2리와 만석2리가 결승전을 겨루어 토성2리가 우승했다. 윷놀이는 냉수1리 외 21개 마을에서 출전하여 만석2리와 우각1리가 겨루어 우각1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팔씨름은 상읍1리 외 21개 마을에서 출전하여 만석2리가 우승을 거두었다. 시상식을 마친 후 ‘고고장구’로 시작된 신명 난 무대가 이어졌으며 초대가수와 무용단들이 흥을 돋우었다. 노래자랑은 16명의 참가자 중 고운 옷을 차려입고 ‘꽃 타령’을 맛깔스럽게 부른 상읍2리에서 최고상을 받았다.틈틈이 행운권추첨으로 참가자들을 설레게 했다. 행운권 당첨선물은 TV·전동예초기·농약뿌리는 전동분무기·김치냉장고·선풍기들로 다양했다. 실제로 농촌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이었다. 선물을 받은 사람들도 받지 못한 사람들도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흥겨운 마당이었다. 빼앗긴 내 땅을, 내 나라를 찾았으니 그날도 오늘처럼 흙을 만지며 통곡하듯 노래 부르고 춤추었으리라. 해마다 광복절이면 타지에 있는 사람들도 고향으로 와서 선조들이 그랬듯이 광복의 기쁨을 나누며 한마당 축제를 펼친다. 무더위와 가뭄이 이어진 가운데 축제장은 신명으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고향 어르신들과 이웃의 안부도 묻고, 어릴 적 동무들도 만나 목청껏 소리 지르며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뛰고 응원했다. 연로하신 분들도 보행보조기를 밀고 나와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운동장에서 이들을 바라보며 흐뭇해했다.모든 경기에서 승리와 패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4강에 진출하는 마을마다 상품은 돼지 1마리씩 주어진다. 설령 4강에 진출하지 못한 마을일지라도 상품을 받은 마을에서 나누어주니 신광면 전체가 잔치다.다만, 공을 차는 경기장은 먼지 풀풀 나는 흙 운동장이었다. 선수들이 달리면서 넘어질 때마다 먼지가 뽀얗게 일어났다. 수년 전에는 학교운동장에 우레탄이 깔려있었으나 환경문제가 있어 걷어 낸 후, 흙 운동장 그대로라고 한다. 국내에서 광복절 축구를 지금까지 이어오는 곳은 유일할 것이다. 광복,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며 마음껏 공도 차고 지역민들이 축제를 펼칠 수 있는 운동장 건립이 면민들의 숙원이라고 했다. 포항시 북구 신광면민들의 ‘광복축구’는 대대손손 이어지리라 믿는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8-30

‘화합의 소리’ 와촌 옹골찬농악단을 찾아

문헌에 따르면 농악은 농촌에서 농부들이 두레를 짜서 일을 할 때 연행하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마다 고유의 특징을 갖는 형식으로 발달해 왔다고 한다. 경산에도 농악 전통을 이어가는 와촌 옹골찬농악단(단장 전영배)이 있다. 지난 주말 곧 열릴 갓바위축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 중인 옹골찬농악단을 찾았다.옹골찬농악단 단원은 전영배 단장 외 28명의 하양, 와촌 거주민으로 이뤄졌다. 하양과 와촌은 물론 경산시 각종 행사에 참여해 흥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에 이들은 ‘경산시 행사의 감초’로 불린다. 그들은 갓바위축제, 전국체전, 경상북도 농악대전 등 굵직한 행사와 지신밟기, 풍년기원제, 정월대보름 행사 등 종횡무진 지역을 누비고 있다.열정적인 활동 덕에 2019년 경상북도 농악경진대회에서도 입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들의 단합된 힘과 열정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전 단장은 “회원들은 모두 농사를 짓는 지역민입니다. 학원이나 교습소를 찾아 배울 여건이 안 되지요. 하지만 우리에겐 열정이 있습니다. 내 고향과 이웃의 단합을 위해 힘든 줄 모르고 밤을 새워 연습할 때도 많습니다”라며 “빠르게 가지 못해도 단단하게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겁니다”라며 환히 웃었다. 전 단장의 말에서 애향심과 자긍심이 묻어나왔다.농사일의 고단함을 잊고 농악에 빠진 옹골찬농악단 대원 A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장단에 어른들의 주름진 얼굴이 펴지는 걸 보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힘이 솟아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서 농악이 풍물놀이인 동시에 봉사활동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느꼈다.전영배 단장은 2019년 설립해 지금까지 농악단을 운영해온 어려움과 소망을 조심스럽게 꺼냈다.전 단장은 “열악한 활동비가 문제입니다. 참여만으로도 고마운데 회비를 걷을 수는 없었습니다.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에서 어르신들이 고생한다며 주는 용돈과 시에서 지원해주는 100만원이 전체 예산입니다.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지요”라면서도 “어려움 속에서도 옹골찬농악단은 고향을 지키기 위한 계획이 있습니다. 경산시 청소년들에게 농악의 전통을 계승시키고 도시와 농촌간의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원으로 길러보고 싶습니다”라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분기별로 경로당을 찾아 지역·기업 봉사단체와 연계해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잔치를 열어주고 싶다는 것도 옹골찬농악단이 가진 꿈이다. 지역이 화합하고, 그 화합의 힘이 행복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그들의 하늘빛 꿈이 보기 좋았다.검게 그을린 얼굴에 흐르는 땀이 옷을 적셔도 씩씩한 단장이 이끄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흥겨운 가락과 춤사위를 들려주고 보여준 옹골찬농악단과 만난 시간은 즐거웠다. 오랜만에 우리 가락 속에서 의미 있는 한때를 보냈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8-28

한여름 펼쳐진 탁구인들의 즐거운 잔치

무더위가 한 풀 꺾였는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운동하기 좋은 날씨다. 지난 20일부터 제27회 경북도지사기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영덕군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21개 시·군 탁구 동호인과 각 협회이사, 응원단까지 약 700여 명이 참가했다.대회는 일반볼과 라지볼로 나눠 진행됐다. 일반볼은 20대~60대, 라지볼은 60~70대 각 연령별로 남녀 2명씩 참가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잠시 중단되었던 탁구대회가 울진에서 가까운 영덕군에서 열려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장으로 향했다.진행부에서 정해준 경기 일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개인전 준비를 했다. 경북도지사기 탁구대회는 시부와 군부를 분리하여 경기를 진행한다. 일반볼인 경우 시부와 군부가 동시에 진행됐던 예년과 달리 시부 경기 이후 군부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이 지나서야 군부 경기가 시작됐다.울진군 선수들은 더위와 기다림에 지쳤지만 최선을 다해 예선 경기를 치뤘다. 결국 개인전은 20대와 60대 경기만 마무리하고 30대~50대 본선 경기는 다음 날로 미뤄졌다. 경북탁구협회의 진행시간 착오로 인하여 울진군 30대 여자 대표 선수는 당일 울진으로 귀가했다가 본선 경기를 위해 다음 날 다시 아이 둘을 데리고 영덕국민체육센터로 향하는 열정을 보였다.본선 결과 일반볼 20대 여자 1위, 30대 여자 1위, 3위, 40대 남자 2위, 3위, 40대 여자 2위, 3위, 50대 남자 1위, 3위, 60대 여자 1위, 라지볼 60대 여자 3위, 70대 남자 3위, 70대 여자 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단체전은 일반볼인 경우 남녀 5단식 경기, 라지볼인 경우 남녀 2단식 1복식으로 진행됐다. 라지볼은 첫째 날 남자단체전 3위, 여자단체전 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단체전은 상대팀과의 오더싸움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다. 치열한 오더싸움, 선수들의 우수한 실력과 열정으로 남녀 단체전 모두 1위를 차지했다.결국 울진군은 종합 1위라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은 처음 있는 일이며 대회 3연패까지 달성하는 쾌거를 보였다. 울진군탁구협회 하진석 회장은 “참여해주신 선수단과 직전 회장님, 울진군탁구협회 임원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특히 미뤄진 본선 경기를 위해 아이 둘을 데리고 울진과 영덕을 오간 30대 여자 대표선수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이번 대회로 인해 탁구 실력을 재정비하고 탁구를 즐기는 동호인들끼리 화합해 울진군 탁구가 발전하길 기대한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08-28

금관총 시범 전시회를 다녀오다

경주의 핫한 관광코스인 황리단길 건너편. 동그란 타원형의 건물이 생겼다. 황금의 나라 신라를 보여주는 금관이 최초로 발견된 금관총이다. 금관총은 경주지역 신라 돌무지덧널무덤 중 유일하게 무덤 주인을 알 수 있는 고분이다.지상 1층 규모 575.90㎡ 면적으로 신라 고분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금관총이 지난 16일부터 시범 전시에 들어갔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휴관일은 1월 1일, 설날, 추석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겼을 땐 문화재도 무사하지 못했다. 금관총 또한 일제에 의해 불과 나흘 만에 유물만 수습되어졌다. 그로 인해 봉분 대부분이 무너졌고 수많은 고고학 정보들이 사라져버렸다.이후 94년 만인 지난 2015년 국립중앙박물관 주도로 재발굴 조사가 이뤄졌고, 7년간의 복원과 정비를 마쳤다.경주시에 따르면 2015년 금관총 재발굴은 신라사 연구에 큰 성과를 안겨주었다. 마립간 시기(356~514) 신라의 정치 구조와 사회 성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돌무지덧널무덤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한다.특이할 점은 고분 축조에 쓰였던 4m가 넘는 목조가구를 실물 크기로 재현하고 축조 기술을 전시관 내부 설계에 반영한 것이다.건물 입구에는 금관총 보존 전시공간을 알리는 점자 안내판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문화재해설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바깥의 여름 햇살과 현대적 외관의 잔상이 사라지기도 전 시간 이동이라도 한 듯 과거 봉분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입구 쪽 모니터로 금관총에 관한 간단한 설명 동영상 감상부터 시작했다. 모니터 앞에 의자가 배치돼 있어 노약자들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구조다. 그리고 옆으로 손잡이가 달린 모니터 같은 낯선 기계가 있다.해설사의 도움으로 증강현실로 구현된 돌무지덧널무덤 축조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화면을 정면으로 맞추면 자동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입구 우측으로 디스플레이 기계들이 놓여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총 4개 국어를 제공해 외국인들도 편하게 감상하고 있었다.3개의 디스플레이 기계는 무덤의 주인으로 알려진 이사지 왕은 누구인가에 대해 4가지 가설과 금관총의 유적, 유물 등에 대해 차례로 알아 볼 수 있게 돼있다.화면 크기와 사용방법, 내용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그리고 가장 안쪽에 모니터가 하나 더 있는데 축조과정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다른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관람객의 편의를 제공한 섬세함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08-28

포항 흥해읍 생명수 ‘둠벙’·‘연당’ 관리 허술

여름 땡볕에 반려견과 흥해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곳. 연못인 것 같기도 하고, 샘인 것 같기도 한데 물속에 수많은 물고기가 숨어서 논다. 그 위에 이끼가 적잖이 떠 있어 고여있는 물인 것 같기도 한데, 한쪽에서 물이 샘솟고 있다. 한편에 미나리밭, 다른 한편에선 부들도 보인다. 이곳이 무언가 이야기를 가진 곳일 것 같은데 아무런 표식조차 없다. 뜨거운 날씨에 밭매러 온 어르신에게 물으니 ‘꼬내기 둠벙’이라고 한다. 꼬내기는 고양이를 부르는 경상도 방언인데 왜 ‘꼬내기 둠벙’이라고 지었을까, 궁금하다.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가뭄 현상이 심화하면서 둠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태·환경적 가치도 새삼 높이 평가된다. 그런데 여기 ‘꼬내기 둠벙’은 흔히 말하는 ‘웅덩이’나 ‘연당(연못)’보다는 땅에서 자연스럽게 물이 계속 샘솟고 있으니 샘의 의미가 강하다.하지만 흥해에 있는 둠벙 또는 연당을 전하는 기록은 없다.김용수 흥해향토청년회 지도회장에 따르면 흥해는 예전에 바다여서 샘이 많다고 한다. 그 많던 샘 중에서 현재는 연당 또는 벌샘이라고 불리는 곳과 꼬내기 둠벙, 그리고 새말리 참샘 만이 존재한다.벌샘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예전에 해초가 자라서 마을 아낙들이 장에 가서 팔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그런데 아쉬운 점은 생명수 취급받던 둠벙이나 연당이 현재는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 나온다. 그러다 보니 관리가 안 되고 버려지는 지경에 이르렀다.둠벙이나 연당이 가지는 공동체성, 생명성을 새롭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벽과 바닥을 더 파내고 새롭게 정비한다면 이끼가 끼지 않고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환경을 가꿀 수 있을 것 같다.흥해는 지진으로 인한 특별재생사업으로 경제활성화 및 공동체 회복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주민공모사업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주민공동체가 주가 되어 사업을 진행하지만, 지난 3년간 늘 같은 단체들과 주민들만 반복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새롭게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자원을 창의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재생’보다는 ‘창생’으로 흥해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흥해 도시재생사업에서 이 부분을 다루면 어떨까 생각한다. 청년이나 중년 세대가 부족하고 어르신들만 거주하다 보니 어르신 맞춤 공공근로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함께 그들이 가진 그곳의 애착 공간으로써 스토리를 만들고, 흥해가 가진 자연환경과 인문 문화자산을 관리한다면 어떨까 제안한다.공간이 주는 힘은 크다. 이미 둠벙과 연당과 샘에는 수많은 사람의 공간이 주는 스토리가 있다. 이러한 공간이 주는 의미를 흥해 지명과 연결하여 멋진 이름을 짓는다면 재생을 넘어 창생의 가치를 가질 것이다.샘솟는 흥해, 그 속에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흥해를 꿈꿔본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8-23

‘수도권 물 폭탄’ 놀란 포항시민들 지역 수방대책 우려

지난 8일 수도권에 115년 만에 물 폭탄이 휩쓸고 지나갔다. 하루 400mm 가까운 강수량을 보였는데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는 언제든지 우리 포항지역에도 나타날 수 있어 포항시에서는 제대로 된 대책이 있는지 우려되고 있다.포항이 속한 영남지방은 8월 말이나 9월 추석을 전후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2020년도 마이삭과 하이선이 있었다)가 빈번하기 때문에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를 반면교사로 삼아 취약지역을 점검하고 수방 대책도 세워야 한다. 포항지역은 북구의 많은 산사태 취약지역(175개소)과 인명피해 우려지역(19개소)은 상습 침수뿐 아니라 지반침하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로 반복적인 침수피해를 겪는 지역은 송도동, 해도동, 상대동, 유강, 효자지구, 죽도동, 용흥동 감실골, 구 포항역 일대, 장성동, 창포동, 우현동, 중앙동 등으로서 집중호우 피해 예방이 가장 필요한 곳이다.이번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는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국지성으로 이동하며 퍼붓는 이런 폭우는 예측이 어려울뿐더러, 짧은 시간에 막심한 피해를 낳는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앞으로도 국지성 집중호우와 같은 기후재난이 더 잦아질 것은 분명하다. 제대로 된 수방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수도권에서처럼 통제 불능의 자연재해 앞에 많은 인명피해 발생은 물론 도시 기능의 마비로 아수라장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수도권의 기습적인 폭우를 본 시민 정모(39) 씨는 “고향 동네가 이번에 물난리가 났다. 친구 집도 피해를 입었는데 이런 폭우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니 무섭다. 여기 포항에서 이런 물 폭탄이 쏟아진다면 어떻게 될지, 제대로 된 방지 대책은 있는지 궁금하다. 작년 8월에도 퇴근하는 길에 집중호우가 와서 우현 사거리 일대가 물이 차서 앞이 안 보인 적이 있었다. 경차가 멈출까 걱정하며 겨우 지나왔던 기억이 있다”며 “안전지대는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갑자기 발생하는 이런 자연재해에 대해 일상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포항시에도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자연재해는 철저한 예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자체에서는 정부의 지침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대비하는 자주 방재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동네의 위험지역은 오랜 기간 살아온 주민들이 가장 잘 안다. 주민센터나 관리사무소, 경로당 등을 통하여 사전 점검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집중호우 같은 자연재해에서 비롯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8-23

최세윤 의병대장 추모식 열려

최세윤 의병대장기념사업회(이사장 이상준)는 최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향교 태화루에서 제3회 최세윤 의병대장 추모식 및 전국한시 지상 백일장 시상식을 거행했다.이날 행사에는 강성미 경북남부보훈지청장, 한상호 북구청장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과 시의원, 흥해향교 전교 등 내빈 50여 명이 참석했다.작은 고을 흥해(포항)의 아전이던 최세윤(1867~1916·흥해 곡강 출신)은 1906년 3월부터 1911년 9월까지 약 5년간 활약한 산남의진(山南義陣·문경새재 이남 지역에서 활약한 의진)의 제3대 의병대장이다. 그는 을사오적이 외교권을 일제에 통째로 넘겨주자 항일투쟁에 나섰고 “백성의 주인인 나라를 백성이 나서서 지켜야 한다”는 소박한 깨달음이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영천과 포항을 중심으로 일제에 항거한 산남의진은 초대 정용기 대장이 1907년 9월 포항 죽장면 입암 전투에서 의병 40여 명과 함께 순국했고, 제2대 정환직 대장은 포항 죽장면 상옥리에서 체포되어 대구형무소로 가던 중 영천에서 사살됐다. 이후 제3대 의병대장으로 추대된 최세윤은 1911년 9월 포항 장기면 용동에서 체포돼 대구형무소를 거쳐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산남의진은 영남 일대의 대표적인 의병 진영이고 최세윤을 비롯한 수천 선열들의 희생과 정신은 독립군으로 거듭나 대한민국을 건국하는 초석이 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분들의 활약상은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그 정신마저 잊혀질 위기다. 포항에 최세윤을 비롯한 산남의진 의병 추모비 건립이 꼭 필요한 이유다.최세윤 의병대장기념사업회 이상준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조촐하게나마 추모식과 백일장을 개최하는 것은 선열의 업적을 잊지 않으려는 발버둥”이라고 말했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2-08-23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봉화 우구치계곡

여름 휴가철. 유동인구가 많이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그동안 움츠렸던 활동들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하루 1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처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상당수 피서객은 불안한 마음에 해변에서조차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는 사람 많이 모이는 피서지보다 한적한 계곡에서 조용한 피서를 즐기는 것이 좀 더 안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한적한 계곡을 다녀왔다.녹음이 짙푸르고 장마가 끝나가는 여름. 봉화의 끝이기도, 시작점이기도 한 춘양면 우구치의 산길은 지저귀는 산새들과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한없이 듣기 좋은 피서지다.봉화의 최북단으로 강원도 영월군과 접해있는 우구치는 골 따라 띄엄띄엄 집들이 자리하고 고랭지배추가 주작물인 한적한 오지 산골 마을이다. 백두대간 구룡산 1천345m, 민백산 1천212m, 산동산 1천179m에서 흘러내린 물이 우구치계곡을 만들고 더 내려가면 영월 내리천으로 연결이 되는 곳으로,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이기도 하다.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우구치계곡이기에 아껴두고 숨겨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봉화 백두대간수목원에서 88번 도로를 따라 영월 방면으로 도리기재를 넘으면 깊은 산골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우구치계곡이 도착한다. 붉은 몸에 용비늘 같은 껍데기로 치장한 춘양목이 먼저 반기는 곳이다.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을 닮았다고 하여 우구치라 불리는 이곳은 한때 우리나라 2번째 가는 금광으로 많은 사람이 붐볐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조용하고 소박한 고지대 산골마을이다.도리기재를 넘다보면 좌측에 금정수도라는 터널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광물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폐쇄됐다. 이 고개를 넘으면 호젓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거기엔 군데군데 자리를 잡은 텐트들이 보인다.숲이 품어주는대로, 계곡이 자리를 내어주는 곳에 자리를 잡고 노지 텐트를 치면 온전한 자유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된다.바위 사이를 흐르는 비단 같은 물줄기 아래로는 옥처럼 푸르고 넓은 소가 드리워 경탄을 자아내는 풍경이다. 캠핑카도 보이고, 피라미 잡는 가족들도 보인다. 평화로운 풍경이다.마음 같아서는 한 사나흘 그곳에 자리를 잡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일상의 번잡함을 털어버리고 계곡 속에 묻혀 신선처럼 머물다 가면 어떨까?우구치는 개발되지 않은 숨은 계곡이라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다 보니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곳이다. 한 번 오면 꼭 다시 찾는다는 우구치계곡.바람에 스쳐온 소나무 향이 싱그럽고 옥빛 맑은 계곡물이 시원함을 주는 이곳은 고향마을의 어릴 적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곳일지도 모르겠다.계곡과 숲에서 피서를 즐기면서 가깝게 있는 백두대간수목원과 여름 산타마을을 방문해도 좋다.산 속 맑은 공기, 맑은 물, 바람 소리, 산새들 소리 가득한 우구치계곡에서 코로나19가 주는 피로감을 씻어보면 어떨까. /류중천 시민기자

2022-08-21

치유와 상생의 공간 경산 대부잠수교 정원

경산시 하양읍 대부잠수교 금호강 둔치는 계절 따라, 시간 따라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봄에는 청보리와 유채, 여름은 해바라기와 칸나, 가을엔 코스모스가 피어나고 금호강 정든 물빛 위에 한가로이 노니는 철새들의 모습에서 평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저녁에는 해넘이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천상정원이다.숨 막히는 여름 태양이 강렬할수록 꽃잎이 눈부시게 피어나는 해바라기와 칸나를 보러갔다. 시간을 조금 비껴간 탓에 만개한 모습보다는 씨앗이 알알이 맺혀가는 모습이었지만 그 또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이른 아침인데도 노랗고 빨갛게 피어나는 꽃잎들. 그 사이 금호강 물빛 위로 한가로이 놀고 있는 새들이 이루어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인상적이었다.이곳을 지날 때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오르곤 했다. 도심 가까이 있으면서 사계절 어느 때나 삶에 지친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곳. 경산시민에게 가지와 몸통을 모두 내어주고 결국 뿌리까지 내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축복이 함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이곳은 넓고 편리한 무료 주차장이 준비돼 있고, 푸드트럭도 있어 가족단위의 나들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걷기운동은 물론 자전거 타기도 가능하다.금호강 종주 자전거길(69.7㎞) 중 경산 하양읍 대부잠수교∼대구 수성구 매호천 구간(18.6㎞)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어 경산 시내 방면이나 대구 수성구 방면 시민들은 라이딩을 즐기며 휴식도 가질 수 있다.바삐 살다가 한 번씩 휴식이 필요할 때 봄에는 푸른 청보리밭으로, 여름에는 노란 해바라기와 붉은 칸나로, 다가올 가을에는 코스모스로 손님맞이를 하고 있는 경산시 금호강변을 찾아보면 휴식다운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장관을 이루는 해넘이를 바라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경산시민들에게 선물 같은 이곳이 더 많이 개발돼 치유와 상생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8-21

독립운동의 꽃 ‘안동무궁화’

안동댐 월영교 옆에 자리한 월영공원에는 안동 3·1운동 기념비가 있다. 안동지역에서 펼쳐진 3·1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해 광복 40주년인 1985년 8월 15일 세운 기념비다. 안동 3·1운동은 1919년 안동·예안·도산·임하·풍산장터 등에서 열렸는데 3차 시위에는 안동군민 대부분이 참가할 정도로 안동사람의 나라사랑은 특별했다.그 기념비 옆에는 특별한 꽃이 심겨 있다. 바로 ‘안동무궁화’다. 일제강점기에 유림 선비들이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며 예안향교에 심었던 희귀 재래종 무궁화의 후계목으로, 1999년 한국 무궁화 품종 명명위원회에서 ‘안동’으로 명명해 ‘안동무궁화’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안동무궁화’는 앙증맞고 신비로운 자태로 인해 ‘애기무궁화’로도 불리며 예안향교에서 그 뿌리가 시작된 터라 ‘예안향교무궁화’로도 불린다.안동무궁화는 일반 무궁화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고 꽃은 작지만 선명한 단심과 단아한 자태로 선비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꽃이다. 보통 무궁화의 크기가 7.5E7AF 정도인데 안동무궁화는 500원 동전 크기 정도다. 또 새벽에 피어나 해가 지면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보통의 무궁화와 달리 안동무궁화는 밤낮으로 4~5일 동안 꽃을 피우는 게 특징이라 한다.독립운동의 혼이 깃든 나라꽃 ‘안동무궁화’를 보존·보급하고자,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3월 1일 순수 민간운동단체인 안동무궁화보존회(회장 민홍기)가 창립됐다. 안동무궁화보존회는 지난 5년간 맥이 끊길 위기의 안동무궁화의 품종 복원 및 보존을 위해 힘써왔고 안동 3·1운동 기념비 외에도 육사 시비가 있는 안동민속박물관 야외에 안동무궁화 동산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 28일에는 ‘독립정신의 표상, 안동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2022 안동무궁화 축전’을 열어 안동무궁화의 위상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안동무궁화는 현재 월영공원, 안동민속박물관 야외를 비롯해 예안향교, 병산서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임청각 앞뜰과 와룡초등학교, 안동초등학교 등 심겨 그 단아한 멋을 뽐내고 있다. 절개의 꽃 안동무궁화가 안동을 비롯한 전국 각지로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