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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경북 9일 아침 영하권 쌀쌀⋯동해안 중심 비·눈

대구·경북은 9일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늦은 오후부터 경북 북동 산지와 동해안에 곳에 따라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경북 중·북부 지역에는 정오부터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 울릉도·독도는 대체로 흐린 가운데 저녁까지 가끔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9~10일 경북 동해안과 울릉도·독도 5㎜ 미만, 경북 북동 산지 1㎜ 안팎으로 예보됐다. 예상 적설량은 경북 북동 산지 1㎝ 미만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쌀쌀하겠다. 새벽부터 아침 사이 일부 지역에는 서리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농작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낮 최고기온은 7~11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해상에서는 동해 앞바다의 물결이 0.5~2.5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1.0~2.5m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겠다”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9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봄은 입으로 말하지 않고 꽃으로 온다

계절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몸짓으로 힌트를 준다. 그 대표적인 몸짓이 바로 꽃이다. 그래서 봄은 ‘본다’고 해서 봄이다. 말로 “나 봄이오” 하지 않고, 꽃을 쓱 내밀며 슬쩍 알려준다. “왔어.” 김춘수 시인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었다고 했지만, 봄꽃들은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먼저 피어버린다. 인간이 알아보든 말든, 봄은 이미 자기 할 일부터 한다. 봄꽃의 면면도 화려하다. 동백꽃, 생강나무꽃, 산수유꽃, 매화,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자두나무꽃, 복사꽃, 앵두꽃, 목련까지. 풀꽃으로는 보춘화, 복수초, 얼레지,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나도바람꽃, 앉은부채, 노루귀, 할미꽃, 제비꽃, 봄맞이꽃, 냉이, 꽃다지, 처녀치마···. 이쯤 되면 봄은 꽃으로 인력 동원령을 내린 셈이다. 세시풍속이 해마다 되풀이되듯, 식물도 봄이 오면 어김없이 새 삶을 시작한다. 식물에게 봄은 새해 첫 출근날이다. 지각도 결근도 없다. 가장 성실한 출근자는 복수초다. 눈 속에서도 고개를 불쑥 내민다. “나 여기 있소.” 복수초(福壽草)는 이름부터 야무지다. 복 받을 ‘복’, 오래 살 ‘수’. 이쯤 되면 꽃이 아니라 덕담이다. 땅꽃, 얼음새꽃, 눈색이꽃, 설연(雪蓮) 등 별명도 많다. 이름이 많은 건 그만큼 눈에 띄었단 뜻이다. 추위 속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 봄꽃 계의 선구자다. 매화는 또 어떤가. 아무리 추워도 향기를 흥정하지 않는다. “이 정도 날씨면 할인 좀 하지?” 해도 매화는 묵묵부답이다. 그래서 고절한 선비에 비유된다. 사군자의 맏형답게 말수가 적고, 향기는 깊다. 양기를 상징하는 봄의 대표 꽃답게 병풍과 도자기, 시 속에서 늘 당당한 자리를 차지해 왔다. 흰매, 홍매, 만첩매까지— 단아한데 종류도 꽤 다양하다. 겉보기보다 다채로운 성격이다. 경칩과 춘분 무렵엔 진달래가 등장한다. 참꽃, 두견화라고도 불린다. 먹을 수 있어서 ‘참’이고, 못 먹으면 ‘개’다. 꽃도 세상살이가 냉정하다. 연분홍빛 꽃잎이 잎보다 먼저 피어 봄을 재촉한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덕분에 이 꽃은 전국민적 정서를 하나쯤 품고 사는 국민 꽃이 되었다. 진달래는 피는 순간부터 이미 시 한 편을 안고 있다. 입춘에서 우수 무렵엔 동백꽃이 차례다. 겨울 끝자락에 피어 봄을 미리 예고하는 성급한 전령사다. 선운사의 동백은 미당 서정주의 시 한 줄 덕분에 명소가 되었다. 시가 관광 안내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꽃보다 노래가 먼저 남아버린, 참 인간적인 풍경이다. 동백나무는 예부터 당산제의 주인공이었고, 혼례상에도 올랐다. 꽃이 곧 기원이고 약속이었다. 봄날 하면 역시 벚꽃이다. 봉오리가 맺히는가 싶더니 쌀 튀밥 터지듯 몽글몽글 터진다. 화려함으로는 단연 1등이다. 문제는 성격이다. 짠 하고 나타났다가 꽃샘바람 한 번 불면 우수수 떠난다. 벚꽃은 오자마자 이별을 준비하는 꽃, 봄꽃 계의 건달이 틀림없다. 그래서 시인들은 벚꽃만 보면 아쉬워진다. “봄날은 간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왕벚나무의 기원지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반갑다. 벚나무는 꽃만 예쁜 게 아니라 목재도 단단해 국궁과 팔만대장경 경판의 재목으로 쓰였다. 겉도 속도 실한 꽃이다. 봄은 이렇게 꽃으로 말한다. 떠들지 않아도 충분히 시끄럽고, 설명하지 않아도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같은 봄을 맞으면서도, 매번 새롭다. 봄은 늘 꽃을 앞세우고 오기 때문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08

예절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 물음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매만지는 손길에는 언제나 ‘예(禮)’가 깃들어 있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품격과 배려가 스며 있을 때, 비로소 사회는 조화와 아름다움을 얻는다. 빠르고 효율이 우선되는 시대에, 예를 배우고 전하는 일이 무슨 의미냐 묻는 이도 있겠지만, 바로 그렇기에 예는 더욱 귀하고 절실한 것이다. 지난 7일, 대구 중구 명륜동 우리예절원에서 열린 (사)예절교육원의 제22회 예절지도자과정 입교식은 그 의미를 다시 새긴 자리였다. 강병욱 감사의 사회로 정연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방종현고문과 김윤숙 씨의 하모니카 연주로 식전 행사 축하의 분위기를 띄웠다. 남주현 원장의 인사말과 함께 예절의 참뜻을 새기고자 모인 이들의 마음이 한자리에 모였다. 축사에 나선 채희탁 연구회장, 최병한 성균관장, 방종현 고문은 각각의 삶 속에서 예를 실천해온 선배로서, “예절은 타인을 위한 도리가 아니라 나를 위한 수양의 길”임을 일깨웠다. 이번 30여 명의 입교생 가운데는 여러 전문직 종사자들이 함께하며, 현대 사회 속에서 ‘실천하는 예’의 가치를 넓히고자 하는 기대가 크다. 특히 스물여덟의 황신혜 양은 교육생 중 최연소이지만, 누구보다 진지한 눈빛으로 전통예절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어머니의 권유로 입교하게 되었지만, 배움의 과정 자체가 큰 기쁨이 될 것 같다”는 그녀의 말 속에는 세대와 시대를 잇는 따스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건설업을 운영하는 한대곤씨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속에서 예절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배우고 실천한다는 마음에 입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예절원은 2005년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부설 전통예절교육원으로 재편된 이래, 622명의 예절지도자를 길러냈다. 관혼상제 예법, 제례와 차례 예절, 생활예절과 인성교육까지. 그 교육 과정 하나하나는 단순한 형식을 넘어 인간다운 삶의 품격을 되새기게 한다. 예절지도사과정은 1년이며 엄정한 시험을 치른 뒤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그 중심에는 전 박영순 원장의 노고가 고스란히 스며있었다. 이날 총동창회 김하윤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김명희, 류인수 김순임 졸업생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새 출발을 축하했다. 예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마음의 근육이다. 예절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의 물음 앞에 서는 일이다. 제22회 입교생들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각자의 삶 속에서 피워내길, 그리고 그 향기가 사회 곳곳에 은은히 스며들길 바란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08

“30살의 인지로 즐거운 노후를”

대구 서구 어르신들의 배움과 도전을 응원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비원노인복지관(관장 권덕환)은 지난달 27일 복지관 강당에서 ‘9·9·3·3 구구삼삼 행복대학’ 3기 졸업식 및 4기 입학식을 개최했다. ‘구구삼삼 행복대학’은 ‘30살의 인지로 3번 산다’는 의미를 담은 노년기 인지 활동 특화프로그램이다. 어르신들이 배움을 통해 인지 능력을 활성화하고 스스로 삶을 재설계하도록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체계적인 학습과 참여형 수업으로 자존감과 활력을 높이는 평생학습 과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3기 졸업생 30명과 4기 입학생 30명이 참석했다. 성웅경 서구 부구청장과 이금태 서구의회 부의장, 오연환 운영위원장, 이규근 기획행정위원장, 김한태 사회도시위원장 등 지역 관계자들도 함께해 어르신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행사는 복지관 사회교육 프로그램 ‘댄스난타’ 팀의 식전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경과보고 영상 상영, 졸업장 및 모범상 수여, 기념사와 축사, 수료생 소감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영상에는 지난 1년간의 수업과 활동 모습이 담겨 큰 박수를 받았다. 학위복을 갖춰 입은 졸업생들은 설렘과 자부심 속에 졸업장을 받았다. 3기 졸업생 대표 강명조 학생은 “행복대학에서의 시간은 또 다른 청춘이었다”며 “배움을 통해 제2의 인생을 더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복대학은 인지 향상 교육을 중심으로 인문 교양, 건강 관리, 소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다. 참여 어르신들은 학습을 통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고, 또래와의 교류를 통해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유대감도 함께 키워왔다. 권덕환 관장은 “행복대학은 어르신들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는 배움의 장”이라며 “졸업생들의 새 출발을 축하하고, 4기 입학생들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제2의 인생을 지원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30살의 인지로 3번 산다’는 슬로건처럼, 행복대학은 어르신들에게 또 한 번의 청춘을 선물하고 있다. 배움으로 다시 시작하는 노년의 도전이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08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 봄 학기 개강

2026학년도 대구예술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 제14기 수요대학 및 목요대학 봄 학기 개강식이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대구시 동구 평생교육원 강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개강식에는 160여 명의 수강생이 참석한 가운데, 1부에서는 국민의례, 학장 인사, 봄 학기 강의 일정표 소개가 진행됐으며, 2부에서는 학장 특강과 수요대학·목요대학 학생회 임원 선거가 이어졌다. 이에 앞서 개강 축하 행사도 1부와 2부로 나뉘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부에서는 수요대학과 목요대학 가요동아리 소속 20여 명의 수강생이 화려한 복장과 꾸준히 연마한 뛰어난 실력으로 세 곡의 가요를 선보여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김대성 지도교수의 지휘 아래 완벽한 하모니를 선보이며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2부 행사는 40분간의 1교시로 진행됐으며, 공무원연금공단 정흥조 지도교수가 이끄는 플루트 뮤즈앙상블 연주단이 공연을 맡았다. 이 연주단은 교사 및 공무원 출신 단원들로 구성됐으며, 모두 플루트 연주 경력 20여 년의 베테랑이었다.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실력으로 유명 가곡을 차례로 연주하며, 강의실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특히 정흥조 단장이 이끄는 뮤즈앙상블 단원들은 수요대학과 목요대학의 축하 공연에 3년 연속 참여하고 있으며, 요양병원·노인 대학 등에서도 재능 기부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종식 학감은 신입생 환영 행사에서 본 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니어아카데미가 교양과정과 가요교실로 구성돼 있으며, 매 학기 새로운 강사진을 폭넓게 초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교육원 7층에 위치한 쾌적한 강의실을 갖추고 있으며, 매월 현장학습과 연 1회 반별 합창대회를 진행하는 등 타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우수한 역량을 갖춘 기관임을 강조했다. 이날 수요대학에서는 이신생 학우가 학생회장에 새롭게 선출되었으며 목요대학에는 전년도에 이어 김화순 학우가 만장일치로 재선출돼 연임의 영광을 안았다. 목요대학 김화순 학생회장은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는 학생들의 구성도 타 대학에 비해 젊고 품격 있는 수강생들로 이뤄져 있으며 대학교 평생교육원 당국과 학장, 학감, 직원 간의 유기적이며 조직적인 운영으로 다른 어느 시니어 교육기관 보다 격조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3-08

소년의 희생 뒤에야 허물어진 ‘행정 칸막이’

지난달 13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로에서 발생한 오시후 군(13)의 참사<본지 2월 20·24·25·26·27일자 5면 보도> 이후 그동안 “법적 준공 전이라 관리권이 없다”며 안전 시설 설치를 미루던 포항시가 사고 보름 만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본지 취재 결과, 포항시는 사고 이후 그토록 강조하던 ‘행정 절차’를 건너뛰는 예외적 집행을 통해 뒤늦은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시는 이인지구가 민간 주도 개발 구역이라는 이유로 시설물 인수인계와 관리권 승계를 미뤄왔으나 본지 연속 보도가 이어지자 태도를 바꿨다. 포항시는 지난 1일 자로 교통지원과를 통해 ‘행정예고와 별도로’ 달전초등학교 개교에 맞춰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을 완료했다. 특히 사고 지점은 당초 학교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구역이었으나 시는 어린이보호구역 범위를 사고 지점까지 확장해 고시했다. 예산 문제로 확답을 피하던 북구청의 태도도 연속 보도 이후 급변했다. 사고 현장 불법주정차 단속 카메라 설치 요구에 “설치비 3000만 원은 추경 예산을 신청해봐야 한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북구청 건설교통과는 정부에 특별교부세(특교세)를 신청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으로 돌아섰다. 북구청 측은 “특교세가 교부되면 바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과 합동으로 해당 구간에 대한 상시 주차 단속에 돌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내부의 업무 숙련도 문제를 꼽았다. 시 관계자는 “담당자가 업무 미숙으로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에 대한 행정예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업무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규모 민간 도시개발 사업지라도 주요 도로와 어린이 보호구역 등 시민 안전을 위한 시설물에 대해선 준공 전이라도 시가 직접 인수해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8

대구·경북 8일 아침 영하권 쌀쌀⋯낮부터 기온 올라

대구·경북은 8일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쌀쌀하겠지만 낮부터 기온이 점차 오를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대구·경북은 대체로 맑다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지겠다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8~12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보통’ 수준이 예상된다. 해상에서는 동해 앞바다의 물결이 0.5~2.5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1.0~2.5m로 일겠다. 이번 주에도 비나 눈 소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월요일인 9일 밤부터 경북 동해안에는 곳에 따라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울릉도·독도는 대체로 흐린 가운데 늦은 새벽부터 저녁 사이 가끔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10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이다. 9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2도, 낮 최고기온은 6~11도로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동해 앞바다의 물결은 0.5~2.0m, 동해 안쪽 먼바다의 파고는 1.0~2.5m로 전망된다. 10일은 가끔 구름이 많겠고 경북 동해안에는 이른 새벽까지 곳에 따라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2도, 낮 최고기온은 9~13도로 예보됐다. 11일은 대체로 흐리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4도, 낮 최고기온은 10~14도로 예상된다. 12일은 맑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도, 낮 최고기온은 8~12도로 전망된다. 13일과 14일은 구름이 많겠고 아침 기온은 영하 1~6도, 낮 기온은 10~16도로 평년(최저기온 영하 1~5도, 최고기온 11~16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8

포항북부서, 스쿨존 ‘숙취 운전’ 집중 단속⋯면허취소 등 2건 적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포항북부경찰서가 숙취 운전 집중 단속과 시설 점검에 나섰다. 포항북부경찰서는 6일 곡강초등학교를 포함한 지역 내 초등학교 3개소를 방문해 스쿨존 주변 숙취 운전 단속과 교통안전 시설물 점검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단속에서는 면허 정지 1건과 면허 취소 1건 등 총 2건의 음주운전 사례가 적발됐다. 경찰은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고등과 라바콘을 활용해 차량 서행을 유도하는 ‘지그재그식’ 단속과 장소를 수시로 옮기는 ‘스팟식’ 단속을 병행했다. 단속과 함께 진행된 시설 점검에서는 안전표지, 노면 표시, 신호기, 과속·미끄럼 방지 시설 등 스쿨존 내 위험 요소를 면밀히 살폈다. 경찰은 관계기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미비한 시설물에 대한 즉각적인 개선과 정비를 논의했다. 또 경찰은 음주운전 외에도 신호 위반,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현장 지도를 강화했다. 도로 전광판(VMS)과 버스 정보 안내 시스템(BIT) 등을 활용한 전방위적 홍보 활동도 이어갈 방침이다. 포항북부서 관계자는 “숙취 운전 단속을 포함해 스쿨존 내 법규 위반 행위를 주기적으로 계도하고 시설을 점검할 것”이라며 “어린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6

포항 검·경·선관위, 지방선거 ‘AI 흑색선전’ 엄정 대응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내 선거관리위원회, 경찰과 함께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선거 사범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세웠다고 6일 밝혔다. 지난 5일 포항지청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검찰과 포항 남·북구 및 울릉군 선관위, 포항 남·북부경찰서 관계자 13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기관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재정비했다. 특히 유관기관들은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딥페이크(가짜 영상·음성)를 악용한 흑색선전의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AI 기술 악용 허위사실 유포 △선거 관련 폭력 △금품 수수 △공무원·단체의 선거 개입을 ‘4대 중점 단속 대상’으로 규정하고 수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며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6개월이라는 짧은 공소시효를 고려해 실시간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고 단속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과 적법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기로 했다. 포항지청은 현재 선거 사범 전담수사반을 편성해 단계별 특별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비상근무는 공소시효 완성일인 올해 12월 3일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6

대구 서구 주민들, 6·3 지선 앞두고 김상훈 의원와 출마예정자에 ‘수십 년 악취’해결 요구하고 나서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가 6일 오후 국민의힘 김상훈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상훈 의원과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에게 악취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단체는 “대구 서구 주민들은 수십 년간 반복되는 복합악취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며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당선되면 이 서구지역 악취 문제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 ‘주민여러분, 저를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이번에는 확실합니다. 염색공단 이전, 제가 2년 앞당기겠습니다’ 등의 약속만 반복하고, 실제 문제 해결은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실행할 자신이 없다면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6·3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서구 지역 예비후보자들에게 △악취 문제 최우선 공약 채택 △정밀 조사와 상시 모니터링 △악취 유발 시설 강력 관리 △주민 참여 협의체 구성 △정책 추진 상황 공개 등을 요구했다.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는 “깨끗한 공기는 특권이 아닌 시민의 권리”라며 “후보자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약을 기록하고 평가해 시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연대는 여야 정당 등 후보자들이 확정되면 서구주민들의 악취 해결이 닮긴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06

“포항만의 차별화된 랜드마크, 도시 시스템 혁신 시급”

경북 인구의 절반을 품은 핵심 도시 포항. 하지만 구도심 쇠퇴와 신도심 분산이 겹치며 ‘도시 발전의 중심’을 잃었다. 포항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펴오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랜드마크 건축·도시재생 전문가인 조관필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로부터 포항의 도시재생의 현실과 문제점, 해법을 진단해 봤다. □ 섬처럼 흩어진 자산을 하나로 엮어라 조 교수는 포항의 위기를 “결핍이 아닌 해석의 부재”에서 찾았다. 죽도시장과 육거리, 대학 캠퍼스, 산업단지, 해안 등 포항의 주요 자산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각각의 섬처럼 존재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와 관련해 “20세기 기능주의가 남긴 효율 중심의 분리 정책이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포항이 가진 학문, 산업, 해양의 축을 연결해 “우연한 만남과 교류가 일어나는 경험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시대에 사람들은 온라인 정보보다 현장에서의 체험을 더욱 갈구하기 때문에 도시 재생은 “장소가 주는 물리적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 빌바오에서 배우는 랜드마크의 진짜 의미 도시 재생의 상징으로 꼽히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사례를 들어 조 교수는 랜드마크의 본질을 설명했다. 그는 “빌바오의 성공은 미술관 자체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준비된 시스템 덕분이었다”고 진단하고 교통망과 문화 프로그램, 지역 커뮤니티가 함께 작동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포항이 추진하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특급호텔 프로젝트도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도시의 동선과 경제, 문화를 어떻게 재편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드마크는 “포항만의 이야기를 담은 물리적 증거”여야 하며, 건축가의 철학, 공공과 민간의 협력 과정 자체가 도시 브랜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구도심은 추억이 아닌 미래의 자산 조 교수는 포항시의 청년 천원주택, 영국 학교 유치 등 정책을 언급하며 “구도심 재생과 산업 재편을 연계한 특단의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도시 기반을 구축하려면 주거 환경 개선뿐 아니라 경제·문화적 활력을 동시에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도시장 활성화 사례로 일본 오사카의 신사이바시 상점가 공실률이 2024년 2월 0%를 기록한 것을 들며 “죽도시장도 이 사례를 도입해 활성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도시의 영혼을 되살리는 작업 조 교수는 포항의 도시 재생 방향으로 “구도심을 ‘과거의 흔적’이 아닌 ‘미래의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관광 인프라와 산업 재편을 연계해 경제적 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시민과 방문객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조 교수는 “철강도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문화와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포항의 랜드마크는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시의 심장이 뛰려면 정책의 실행력과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단기적 개발 계획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포항의 미래는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철학과 비전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다. 포항이 어떤 도시로 나아갈지, 그 선택은 이제 포항의 시민들과 리더들에게 달려 있다고 제언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3-05

“돈 써도 안 들린다”⋯1초에 1원 ‘선거 ARS’, 차단 앱에 막혀 메아리

선거철이면 후보자들이 문자와 ARS 전화를 통해 이름 알리기에 나서지만 최근에는 통신사 스팸 차단 서비스와 전화 식별 애플리케이션이 확산되면서 실제 유권자에게 전달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자 측도 이런 현실을 알지만 현행 선거운동 방식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아 같은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경북매일 취재를 종합하면 통신사들은 스팸 의심 번호 표시나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스팸 번호로 신고하면 데이터가 공유돼 다른 이용자에게도 같은 번호가 의심 번호로 표시된다. 대표적으로는 가입자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발신자 정보를 표시하는 ‘T전화’와 스팸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후후’가 활용된다.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스팸 번호를 등록해 정보를 공유하는 ‘더콜’ 등도 선거철 신규 번호 식별에 주로 사용되는 서비스다. 젊은 층에서는 이런 앱을 활용해 처음부터 전화를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후보자 측이 발송한 ARS 전화 상당수는 연결되기 전에 스팸 표시가 붙거나 차단된다. 유권자가 직접 받지 않는 이상 홍보 메시지가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다. 직장인 최모(40·수성구 범어동)씨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회사 연락일 수도 있어 확인은 하지만 대부분 스팸 의심 번호로 뜬다”며 “선거 관련 전화라는 걸 알고 수신거부를 하게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후보자들이 ‘1초에 1원’ 꼴인 발송 비용을 들여 물량 공세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대안 부재’에 있다. 다른 홍보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문자와 ARS 홍보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는 것. 한 선거 관계자는 “요즘은 스팸 차단 서비스 때문에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며 “효과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후보를 알릴 방법이 많지 않아 계속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구조 자체가 이런 방식을 반복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장우영 대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는 관심도와 집중도가 높아 후보를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이름이 알려지지만 지방선거는 구조적으로 그렇지 않다”며 “후보자 입장에서는 짧은 기간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 문자나 전화 같은 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지도를 단기간에 올리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선거가 임박해 도구를 활용한 집중 홍보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 지역사회와의 꾸준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5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 고령 뇌병변장애인 돌봄체계 구축 위한 ‘두리번, 두리봄’ 공동생산위원회 출범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심지영)은 5일 복지관에서 도농복합형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고령장애인 맞춤형 돌봄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두리번, 두리봄’ 사업의 공동생산위원회 협약식과 위촉식을 열었다. ‘두리번, 두리봄’ 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의 지원을 받아 2025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포항 지역 고령 뇌병변 장애인 8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체계 구축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참여자의 욕구에 맞춘 식사 지원, 건강 관리, 의료 연계, 단체 활동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원을 펼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포항시 복지정책과, 포항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협회 포항시지회, 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 해도동 새록새로상가번영회 등 유관기관이 참여해 협약을 체결했으며, 호미곶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와 사업 참여자 및 가족들도 함께 참석해 공동생산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행사는 공동생산위원회 위원 소개를 시작으로 협약 및 위촉식, 사업 추진 계획 안내, 네트워크 회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고령 장애인의 지역사회 여가 활동과 일상생활 지원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며 지역 기반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공동생산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협력해 통합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해 참여자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항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돌봄 모델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돌봄체계 구축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 심지영 관장은 “이번 공동생산위원회 출범은 지역사회가 함께 고령 장애인의 삶을 지원하는 협력 구조를 만드는 의미 있는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포항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돌봄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으며, 이를 통해 고령 장애인이 지역 내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회의와 협력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 가능한 돌봄 모델을 발전시키고, 고령 장애인을 위한 지역 중심 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05

“세 번째 스무 살, 스텝에 실어 보낸다”⋯5060 흔드는 ‘120BPM’의 유혹

“원, 투, 쓰리, 포! 발 뒤꿈치 들고 미끄러지세요!” 지난 4일 저녁 8시, 포항시 북구의 한 댄스 교실. 영하권의 칼바람이 무색하게 연습실 열기는 후끈했다. 빠른 비트의 음악이 흐르자 머리가 희끗한 중년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뒤꿈치와 앞꿈치를 번갈아 옮기며 바닥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셔플댄스’다. 2000년대 초반 배우 장근석 등이 유행시키며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춤이 최근 5060세대의 ‘삶의 비타민’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열풍은 수치로 증명된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 수업은 입소문을 타더니 연말부터 수강생이 200여 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인 당근마켓 게시판에도 ‘함께 셔플 댄스 출 동네 친구 모집’ 글이 연일 올라올 정도로 확산세가 가파르다. 현장에서 만난 하유정 대한셔플댄스협회 포항 지부장(53)은 “50~60대 여성들은 자녀를 독립시킨 뒤 찾아오는 지독한 외로움, 이른바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다”며 “이곳에서 비슷한 처지의 또래들과 땀 흘리며 노는 ‘커뮤니티’가 형성되다 보니 우울할 틈이 없다는 분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수강생 김미정 씨(56)는 이 춤에 매료돼 인생의 2막을 다시 쓰고 있다. 초급반에서 시작해 최근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김 씨는 “누군가의 할머니가 아닌 ‘선생님’으로 불리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며 “셔플은 내게 운동 이상의 비타민”이라고 말했다. 중년 셔플 열풍의 비결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화려한 상체 율동이나 고난도 턴(turn)이 적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중년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의 라이프스타일이 ‘생존’에서 ‘유희’로 완연히 넘어왔다고 진단한다. 김정규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유튜브나 카카오톡 등 SNS가 발달하면서 특정 문화가 세대 내에서 확산되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며 “2030 세대가 ‘두바이 초콜릿’ 같은 유행에 민감하듯, 5060세대 역시 디지털 환경에서 동료 의식을 확인하며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경제적 배경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지금의 5060세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산과 여유를 많이 가진 풍요로운 세대”라며 “먹고사는 절박한 문제에서 해방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재미’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5

대구·경북 기름값 하루 새 ‘급등’⋯정부 담합·사재기 점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대구·경북 지역 주유소 기름값도 하루 새 큰 폭으로 뛰었다. 이에 정부는 담합·사재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 점검에 나선다. 5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77원대로, 하루 만에 50원 넘게 상승했다. 대구와 경북 지역 역시 평균 가격이 1700원 후반대까지 치솟으며 1800원선에 근접한 주유소가 빠르게 늘고 있다. 휘발류 가격이 ℓ당 2000원대를 하는 곳도 등장했다. 경유 가격도 동반 상승해 화물차·건설장비 등 현장 체감 부담이 크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역 운전자들은 “며칠 전보다 체감상 2~3000원 이상 더 들어간다”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중심으로 석유시장 점검을 강화한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분이 실제 반영되기 전 가격을 미리 올리는 ‘선제 인상’이나 지역 단위 담합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2023년 유가 급등기에도 범부처 점검단이 가동된 바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수준의 현장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는 통상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지만, 이번에는 전쟁 우려와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일부 주유소가 가격을 빠르게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름값은 항상 오를 때만 빠르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 개인 화물차를 운행하는 한 운전자는 “유가가 하루 사이 이렇게 오르면 운임에 반영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북 지역 물류업체 관계자 역시 “유류비 상승이 곧바로 배송비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대구경북 지역의 체감 물가와 자영업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5

대구·경북 통합, 여야 책임론⋯시민단체 ‘즉각 사과·법안 폐기’ 촉구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는 4일 성명을 통해 “여야 모두 대구·경북 통합을 자초한 책임을 지고,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법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대구경북통합특별법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본회의에도 상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면서 “이번에 제출된 특별법은 통합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민주주의 결여와 법안 내용의 문제, 반민주적 요소가 매우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경북 통합 법안이 일부 지역 제안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상임위에서 통과됐다”면서 “이를‘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른 횡포’이자 ‘날치기 폭거’라고 비판하며, 법안 내용이 주민 생활과 기존 제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양당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국민을 무시한 채 진행한 이번 대구·경북특별법을 즉각 폐기하라. 그것만이 그동안 저지른 죄악에 대한 유일한 수습방안이다”며 “혹여라도 또 다시 주민들의 권리와 의견을 묵살하고 야합을 통해서 3월중에 다시 법안 상정을 시도한다면 헌정사와 지방자치사에 길이 남을 반역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04

대구·경북 전세사기 피해 1546건⋯청년층 집중 피해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지난 2월 한 달간 501건을 추가로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한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도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건수는 총 3만 6950건이다. 이 가운데 대구는 845건, 경북은 701건으로 집계돼 지역 내 누적 피해 규모는 1546건에 달했다. 피해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대구·경북 역시 전국적인 전세사기 확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연령별로는 40세 미만이 전체의 76.01%를 차지해 청년층 피해가 두드러졌다. 특히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가 많은 20~30대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29.3%), 오피스텔(20.8%), 다가구주택(18.1%) 순으로 피해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고 임대차 구조가 복잡한 주택에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증금 규모는 3억 원 이하가 97.6%로 대부분을 차지해 서민 주거 기반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피해 회복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피해주택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6475호가 매입된 가운데, 대구 395호, 경북 231호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LH가 주택을 매입한 뒤 공공임대로 전환해 최대 10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경매 차익을 보증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주거 안정을 지원받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는 지자체를 통해 신청하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대구 전세피해지원센터 등에서 상담과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된 사례도 1만 2650건에 달했으며, 보증보험 등을 통해 보증금 회수가 가능한 경우 등 5787건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4

대구TP, 종합감사서 부적정 20여 건 적발

대구시감사위원회가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인사·계약·사업관리 등 기관 운영 전반에서 20여 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내부 규정과 관련 법령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일부 사업은 사전 검토와 승인 절차가 미흡한 상태에서 추진됐고, 사업 변경 과정에서도 적정한 심의 없이 진행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동일 직급 직원 간 임금 역전 현상이 수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TP는 2021년 10월 ‘인사관리규칙’ 제33조를 개정해 직원 표준연봉표를 상향 조정하면서 직급별 연봉 하한액을 인상했다. 그러나 기존 재직자의 연봉은 개정된 하한액에 맞춰 조정하지 않은 반면, 신규 입사자에게는 인상된 하한액을 적용하면서 동일 직급 내에서 후배 직원의 연봉이 선배 직원보다 높은 ‘임금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개정된 연봉 범위는 6·5급(연구원) 3000만~4000만 원, 4급(주임연구원) 3600만~5000만 원, 3급(선임연구원) 4300만~6000만 원, 2급(책임연구원) 5100만~7000만 원, 1급(수석연구원) 6100만~8000만 원으로 상향됐다. 감사 결과, 당시 연봉표 개정은 예산 확보나 객관적 산출 근거 없이 원장의 구두 지시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2024년 재단 자체 감사에서 인사팀장과 담당자가 각각 견책과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문제는 2025년 11월까지도 임금 역전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연봉 조정 이전에 입사한 선임급 11명, 주임급 21명, 연구원급 2명 등 총 34명이 동일 직급임에도 후배 직원보다 낮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주임급 직원의 경우 연봉 하한액과의 격차가 최대 642만 8000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분야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특정 용역 및 물품 계약에서 경쟁 입찰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거나, 수의계약 사유가 불명확한 사례가 지적됐다. 사업비 집행과 정산 과정에서도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일부 사업에서는 예산 집행 기준을 벗어난 지출이 이뤄졌고, 정산 서류가 미비하거나 증빙 관리가 부실한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기관은 지적 사항에 대해 관련자 신분상 조치와 함께 시정·주의 등 행정 조치를 요구했다. 또 동일 직급 간 임금 역전 해소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단계적 이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4

12년 공백 넘어 다시 잇는 문예지 ‘호미곶’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해바다 호미곶. 그 기운을 품고 한동안 멈춰 있던 문학의 숨결이 다시 살아났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포항지역 국어국문과에서 발간하던 문예지 ‘호미곶’이 2013년 5호 이후 12년 만에 6호를 세상에 내놓으며 끊겼던 전통을 다시 이었다. ‘호미곶’ 문집은 2009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13년 5호까지 발간되며 지역 학우들의 문학적 열정을 담아냈다. 일과 가정,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여건 속에서도 틈틈이 써 내려간 시와 수필, 단편들은 배움에 대한 갈증과 삶의 온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한때 경상북도 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으며 활발히 이어졌으나, 여러 사정이 겹치며 발간이 중단됐다. 현재 방송대는 학위 취득보다 자기계발과 평생학습을 목적으로 등록하는 학습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지원 학생 수는 감소 추세에 있어 학과 활동과 학회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국문과 역시 선배들이 일궈 온 전통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재학생들이 뜻을 모았다. 학우는 물론 동문 선후배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원고를 청했고, 선배들 또한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기꺼이 글을 보탰다. 그렇게 모인 원고들이 한 권의 문집으로 묶였고, 지난해 12월, 창간호를 발간한 동문 김두섭을 비롯한 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호미곶’ 6호 발간식과 국문인의 밤을 열었다. 서울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참석한 이호권 지도교수는 현장에서 격려를 전하며 재학생들에게 든든한 힘이 됐다. 이번 6호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목소리가 담겼다. 사회 경험이 녹아있는 중장년 학우의 사색적인 수필과 오랜 꿈을 다시 붙잡은 만학도의 시, 지역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단편 등이 담겼다. 단순한 작품집을 넘어 세대를 잇는 기록이라는 평가다. 총 200부가 제작돼 학우와 동문 선후배 그리고 2026년 포항지역 국문과 신입생들에게 배포됐다. 김일산 학회장은 “이번 문집 발간은 ‘재개’가 아니라, 앞으로의 열정을 다시 밝히는 출발”이라며 “선배들이 지켜온 전통을 이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예지 발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고 수집부터 교정, 편집, 디자인, 인쇄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자발적인 참여와 회비, 작은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들이 펜을 다시 든 이유는 선배들의 전통을 잇고, 감성이 통하는 사람들과 서로의 언어를 나누기 위해서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학습자들이 모이는 방송대는 그 자체로 하나의 공동체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문학 활동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지역 문화의 활성화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 ‘호미곶’이 이를 보여준다. 한 권의 문예지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다시 글을 쓰게 하는 용기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잊고 지냈던 꿈을 떠올리게 하는 불씨가 된다. 무엇보다 함께 읽고 공감하는 경험은 삶을 한층 더 충만하게 만든다. 이는 곧 지역사회의 작은 자산이 된다. 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일 것이다. 12년의 공백을 넘어 다시 이어진 ‘호미곶’의 전통이 또 한 번 중단이 아닌 지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 결단이 지역 문화의 또 다른 씨앗으로 싹을 틔웠다. ‘호미곶’의 맥이 더는 멈추지 않고 오래도록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6-03-04

눈을 눈으로만 바라볼 수 있게 된 날

몇 일 전, 몇 년 만인지 대구에도 반가운 눈이 내렸다. 버스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가던 중, 비틀걸음으로 앞자리에 앉으신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눈이 와서 길도 미끄럽고 참 불편한데도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네. 내가 우습지요?” “아니요. 저도 눈이 오니까 아이처럼 좋네요.” 수줍게 건네는 말씀에 내 얼굴에도 실실 웃음이 번졌다. 버스에 오르기 전, 이미 휴대폰 가득 눈 내리는 거리의 풍경을 담아둔 터였다. 할머니의 웃음은 그저 눈이 주는 설렘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그 순수한 반가움이 우리를 잠시 동심으로 데려다준 듯했다. 사실 저녁 모임을 마치고 청송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아침부터 하늘이 희뿌연 것이 예사롭지 않아 아들과 함께 “꼭 눈 올 날씨 같다”라며 걱정을 했다. 눈이 내리면 밤늦게 운전하기가 쉽지 않을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에 베란다 밖을 보니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시내 운전조차 버거운 상황이라 결국 청송 가는 것은 포기했다. 약속 장소까지도 버스를 타고 가려고 한 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 길은 녹은 눈으로 질퍽하였지만, 하얗게 채색되는 주변을 보노라니 마음은 오히려 들떴다. 우산을 쓰는 둥 마는 둥 아파트 주변의 눈 풍경을 담기에 바빴다. 점점 더 거세지는 눈발에도 버스는 거침없이 달렸다. 밤이 되면 이 설경을 못 볼까 아쉬워 달리는 차 창밖을 부지런히 살폈다. 주변 산은 이미 완전한 백색이었다. 정류장에 내려 걷다 보니 신발 속으로 차가운 물이 스며들었지만, 발바닥에 닿는 푹신한 눈의 느낌이 오히려 즐거웠다. 가지마다 하얀 꽃을 피운 나무들을 보며 연신 동영상을 찍고 사진을 남겼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아직 한 시간이나 여유가 있었다. 다행히 근처에 작은 공원이 있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푹푹 내 발자국을 새기며 걷노라니, 오랜만에 아무런 근심 없이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눈길을 걷다 보니, 문득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의 나는 너무 빨리 철이 들어버린 아이였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이 버거웠던 시절,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막노동하시던 아버지는 공치는 날이었다. 눈이 오면 어른들 걱정하는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눈싸움하며 뒹구는 동네 아이들 틈에 끼고 싶은 속마음을 누르고, 어른처럼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눈 오는 날은 내게 줄곧 불편한 날이 되었다. 농부의 아내로 사는 지금도 여전히 날씨엔 민감하다. 줄기차게 내리는 장맛비나 농작물이 기지개를 켜는 3, 4월에 느닷없이 내리는 눈은 반갑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겨울 눈은 대지를 적셔 이듬해 농사를 돕는 귀한 선물이라는 것을. 운전이 조금 불편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고, 조금 늦게 움직이면 그만이다. 온통 하얘진 세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 동심을 잃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나지막이 위로를 보낸다. 불편한 걱정들은 모두 눈 아래 묻어두고, 나는 지금 대구의 이 귀한 눈을 온전히 반기고 있다. /손정희 시민기자

2026-03-04

바로크의 음표를 그리다

2월의 마지막 금요일, 대구 비원뮤직홀에서 따스한 봄을 맞이하는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바로크 바이올린, 바로크 첼로, 그리고 클라브생이 어우러진 ‘앙상블 바로크 튜티 앤 솔로’가 지역 주민들에게 봄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비원뮤직홀에서 실력 있는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던 터라, 이번 공연도 기대를 한껏 품고 기다렸던 시민기자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원뮤직홀 3기 입주음악가인 우창훈 첼리스트가 연주와 곡 해설을 동시에 맡았다. 그의 재치 있는 입담은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의 분위기를 한층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악기는 바로 ‘클라브생’이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 해설자가 이 악기에 대해 설명해 주었는데, 클라브생은 그랜드 피아노와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현을 뜯는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여서 피아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또, 바이올린과 바로크 바이올린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다. 바로크 바이올린은 양의 창자로 만들어지며, 그로 인해 독특한 음색을 지닌다. 해설자의 17~18세기 유럽으로 떠나보자는 말과 함께 륄리의 ‘아르미데의 파사카유’가 연주되었다. 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진 연주라면 다소 단조롭고 지루할 수도 있지만, 클라브생이 함께 어우러지며 곡이 훨씬 밝고 다채로워졌다. 각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연주되는 모습은 듣는 이를 전혀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 특히 바로크 바이올린과 바로크 첼로는 일반적인 바이올린과 첼로보다 부드럽고 중후한 음색을 자랑해,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바흐의 ‘첼로 독주 모음곡’을 지나 비발디의 ‘라폴리아 사단조’가 연주되었고, 그 순간 관객들 사이에서 소리 없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빠른 선율 속에서 바이올린과 첼로의 현란한 활시위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특히 첼로의 강렬한 연주가 인상 깊었고, 온몸으로 음악을 즐기는 연주자들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감정이 이입되었다. 인터미션을 지나 후반부에서는 르클레르의 우아한 궁정음악이 연주되었다. 이 곡은 푸른 숲에서 듣는 맑은 새소리가 느껴졌다. 때문에 숲을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는 듯, 복잡한 상념이 떠올랐고 곡의 후반부에선 그런 생각들을 맑게 흘려보내듯 후련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실제로 숲속을 거닐며 감정을 정리하는 경험을 한 듯했다. 마지막 곡은 우리에게 익숙한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이 연주되었다. 연주 전 해설자는 비발디에게 ‘여름’이란, 뜨거운 태양 아래 지쳐 있는 농부와 그 이후 찾아오는 폭풍을 그린 곡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마치 곡 속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악장에서 손가락이 안 보일 수 있으니 꼭 실종신고를 해달라는 우창훈 첼리스트의 농담을 증명하듯, 빠르고 격렬한 연주가 인상적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함께 공연을 관람한 친구 우석이는 “연주자가 빠르게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마다 활시위 끝에서 음표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며 깊은 인상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무대는 단순한 연주를 넘어, 눈앞에 음악이 그려지는 듯한 생생한 순간을 선사했다. 2월의 끝자락에서 만난 바로크 선율은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한 봄기운을 남기며 오래도록 기억될 공연으로 자리했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