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작가회 문학소재 발굴차 봄날 답사 구미성리학역사관, 채미정, 해운사 등 둘러 봐
지난 11일 문장작가회(회장 이병욱)는 문학적 소재 발굴을 위한 답사로 금오산을 찾았다. 화창한 봄날 아침 9시, 벚꽃 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계절의 정취를 가슴에 안고 출발한 여정은 시작부터 따뜻한 배려로 물들었다. 사무국장 김숙현, 편집국장 고경아, 재무국장 임미숙이 정성껏 준비한 간식은 길 위의 소소한 기쁨을 배가시키며 일행의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했다.
첫 답사지인 구미 성리학역사관에서는 전문 해설사의 안내 속에 조선 정치이념의 근간을 이룬 성리학의 흐름을 되짚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되었다. 성리학의 뿌리가 이 지역에서 비롯되었음을 상기시키며, 야은 길재를 필두로 점필재 김종직, 신당 정붕, 송당 박영, 여헌 장현광에 이르는 학맥이 조선 사림 정치의 중심축을 형성했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사육신의 한 사람인 하위지와 생육신의 인물 이맹진 또한 구미 출신이라는 사실은 영남 인재의 산실로서 구미가 지닌 역사적 위상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이어 찾은 채미정은 자연과 절의가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정면과 측면이 각각 3칸으로 이루어진 팔작지붕의 정자는 고려 멸망 이후 불사이군의 절의를 지킨 길재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이곳에 서린 그의 정신은 단순한 역사적 기억을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도덕적 지표로 남아 있다. 채미정 입구에 새겨진 시조 한 수는 오백 년 왕조의 흥망을 초월한 인간사의 허무와 성찰을 절절히 전하며, 방문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답사단은 다시 야은 역사체험관으로 이동했다. 2020년 개관한 이 공간은 길재의 학문과 충절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교육의 장으로, 다양한 사료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성리학의 정신적 근간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해석하게 한다.
금오산이라는 이름 또한 흥미로운 유래를 지닌다. 본래 ‘대본산’이라 불리던 이 산은 신라 승려 아도화상이 황금빛 까마귀, 곧 태양의 상징인 금오가 노을 속으로 날아드는 모습을 보고 ‘금오산’이라 명명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곧 이 산이 지닌 영험함과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일행은 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약 10분 만에 해운사에 도착했다. 이 사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로, 신라 말 도선 국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도량이다. 임진왜란의 화마로 소실된 뒤 오랜 세월 방치되었으나, 근대에 이르러 재건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해발 450m 절벽에 자리한 도선굴은 수행과 피난의 역사가 중첩된 장소로, 난세 속에서도 생명을 지켜낸 민초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찾은 대혜폭포는 수직 27m 높이에서 쏟아지는 장쾌한 물줄기로 답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명금폭포’라는 별칭처럼, 떨어지는 물소리는 산천을 울리며 자연의 위엄을 실감케 했다. 일행은 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답사는 단순한 탐방을 넘어,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정신이 어우러진 총체적 체험의 장이었다. 문학은 결국 삶과 시대를 비추는 거울임을 상기할 때, 금오산에서의 하루는 문장작가회 회원들에게 깊은 사유의 원천이자 새로운 창작의 밑거름으로 자리할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