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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기면 확실하다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습니다”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5-03 18:12 게재일 2026-05-0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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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젊은 철강인의 열정이 내일을 만든다
‘STEEL THE NEXT’ : (19) EIC기술부 조수민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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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민 사원이 전기실을 점검하고 있다.

거대 시스템 움직임의 시작점은 ‘전기’
전기기술섹션 전력설비 관리 업무는
멈춤없이 돌아가는 일상을 지키는 일

- 자기소개를 해달라.

 

포항제철소 EIC기술부 전기기술섹션에서 전력설비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조수민 사원이다. 제철소는 수만 개의 설비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시스템이다. 그 모든 움직임의 시작점에는 항상 ‘전기’가 있다. 아주 작은 부품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전체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책임감으로, 현장에 나가 설비들을 꼼꼼히 점검하며, 엔지니어로서 가장 중요한 기본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제철소의 뜨거운 불꽃이나 거대한 설비에 주목하지만, 우리 부서는 그 모든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뒤에서 묵묵히 ‘보이지 않는 설비’를 지키고 있다. 설비가 계획된 공정대로 멈춤 없이 돌아가는 것, 그 당연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내가 현장에서 매일 하고 있는 일이다.

- 포항제철소 EIC 기술부는 어떤 부서인지, 그리고 맡고 있는 업무는? 

 

EIC기술부는 포항제철소 내 전기·계장·제어 설비의 상태를 진단하고,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조직이다. 설비가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분석해 원인을 찾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도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전력 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설비 진단과 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상 운전 중인 설비에서 갑작스러운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즉시 현장으로 이동해 상황을 파악한다. 단순히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와 동시에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 대책까지 수립하는 것이 주요 핵심 업무다.

- 1열연, 3·4소결 공장 등 주요 설비의 교체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고 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공장의 차단기나 계전기 등 제철소 내의 주요 전기기기들을 정밀하게 살피고 점검하면서 현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열연과 3·4소결 공장의 전기실 교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은 내 엔지니어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

당시 해당 공장의 케이블을 비롯한 주요 전기기기를 전면 교체해야 하는 대규모 작업을 진행했는데, 나는 1열연 프로젝트의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설비 선정 기준을 수립하는 등 전 과정을 함께했다. 모든 공정을 직접 설계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배움도 컸다. 수없이 도면을 검토하면서 누락된 부분을 보완했고, 현장의 목소리와 선배들의 조언을 설계에 녹여내며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물론 공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과 마주하며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이러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설비를 운용하는 차원을 넘어, 전체 시스템과 구조를 조망하는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 치열하게 고민했던 당시의 경험은 현재 내가 현장에서 마주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로소 EIC 기술부의 일원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1열연, 3·4소결 공장 전기실 교체 참여
전체 시스템 구조 조망하는 시각 확장
현장서 마주하는 문제 해결 자산으로

- 다양한 구성원들과 협업하며 일하고 있을 텐데, 본인만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나 조직 적응 전략이 있다면? 

 

조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단연코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 신뢰는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소통에서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라고 본다. 나는 선배들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배우며 스스로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저 수동적으로 단순히 도움만 받는 후배에 머무르지 않고, 선배들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가르쳐주고 싶은 ‘가치 있는 구성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평소 선배들과의 유대감을 쌓는 데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또한 선배들에게 질문을 할 때도 스스로 고민한 과정을 함께 공유하며, 선배들의 노하우를 내 것으로 흡수해 배움을 확장하려 노력한다. 또한, 체육대회나 부서 내 소통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현장 밖에서 쌓은 친밀감은 업무 현장에서의 원활한 협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느낀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언젠가 동료들 사이에서 ‘조수민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나의 최종 목표다. 기술적인 역량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라는 점을 현장에서 매일 깨닫고 있다.
 

조직 생활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신뢰’
선배들이 시간 투자해 가르쳐 주고 싶은
‘가치 있는 구성원’으로 성장 위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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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민 사원이 동료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업무 외에도 자격증 취득이나 E-Tap 학습 등 자기계발에 매우 열정적이라고 들었다. 그런 노력이 실제 현장 업무나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는가?

 

나는 꾸준한 학습이 곧 업무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EIC 기술부의 업무는 설비 이상 신호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인 만큼, 무엇보다 ‘정확한 판단력’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변수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습과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이다. 감각이나 경험에만 의존해서는 대형 설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전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력 계통 해석 프로그램인 ‘E-Tap’을 틈틈이 익히며 이론과 현장 데이터를 연결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현장에서 확실한 차이를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설비의 이상 징후를 마주하면 ‘아마 이럴 것이다’라는 추측 정도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데이터 기반으로 ‘이러한 이유로 문제가 발생했다’고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론적 토대가 탄탄해지니 현장의 복잡한 문제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게 되었다. 꾸준한 학습으로 익힌 지식은 자격증이라는 결과물도 얻었지만, 현장에서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안내해주는 가장 든든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기술적 깊이를 더해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엔지니어로 성장하고 싶다.

- 현장에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 보람을 느꼈던 사례가 있는지? 당시 상황과 해결 과정을 소개해달라. 

 

1열연 교체 프로젝트 시운전 도중 설비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된 적이 있다. 특정 계전기의 설정값이 제조 단계에서 고정되어 있었는데,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채 현장에 적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처음 겪는 상황이었지만, 관련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원인 분석부터 차근히 진행했다.

당시 문제가 된 부분을 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조사와 협의해 포항제철소에 최적화된 ‘POSCO 전용 접점 리스트와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유사한 계전기를 사용하는 다른 현장에도 적용 가능한 ‘표준화된 기준’을 마련하게 되었고, 결국 시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에는 막막했지만,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현장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사실은 지금도 큰 보람으로 느끼고 있다.
 

‘POSCO 전용 접점 리스트·프로그램’
새롭게 구축해 ‘표준화된 기준’ 마련
시행착오획기적 감소··· 가장 큰 보람

- 바쁜 업무 속에서 나만의 ‘워라밸’은 어떻게 챙기고 있는지? 포항이 첫 타지 생활이라고 들었는데 적응기도 궁금하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내게 19살의 포항행은 큰 도전이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타지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에 가족들의 걱정이 무엇보다도 컸을 것이다. 특히 할아버지께서는 손녀가 낯선 환경에서 고생하지 않을까 염려하셨지만, 누구보다 나를 믿고 응원해주시기도 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포스코의 든든한 복지제도가 큰 힘이 되었다. 기숙사 제공과 월세 지원 등 안정적인 주거 환경 덕분에 초기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현장 동료들이 타지에서 온 나를 친동생처럼 살뜰히 챙겨주었다. 덕분에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현장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업무 외 시간에는 활동적인 취미로 에너지를 얻는다. 포항시 여자 야구단에서 2년째 활동 중이며, 개인 테니스 레슨도 꾸준히 받고 있다. 또한, 사내 건강증진센터와 물리치료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도 나만의 비결이다.

이제 포스코는 내게 직장이나 일터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따뜻한 동료들과 함께 삶을 꾸려가며, 이곳에서 엔지니어로서의 꿈을 키워가는 지금, 나는 포항을 제2의 고향처럼 느끼고 있다.

- 마지막으로 현장 엔지니어로서 성장 목표와 철강산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말해달라.

 

현장에서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바람이자 목표다. 특히 “저 사람에게 맡기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장의 기준이 되는 기술자로 성장하고 싶다.
포항제철소에는 한 분야를 수십년 동안 연구하며 갈고닦아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지닌 명장님들이 많다. 기술은 물론 현장을 대하는 태도와 소통의 기술까지, 명장님들이 걸어온 길을 배우며 성장하고 싶다. 지금은 기본기를 다지며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이지만, 언젠가 나 또한 명장님들처럼 나만의 전문성을 구축하여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목표다.

철강업은 화려하지 않은 겉모습을 보이지만 우리 사회의 모든 산업을 지탱하는 든든한 뼈대 같은 존재다. 현장에서 직접 일해보니 우리가 만드는 철이 사회 곳곳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포항제철소는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는 곳이다. 현장에서 땀 흘리며 느끼는 철강산업의 의미야말로 이 일이 가진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철강은 스마트 공장으로 진화
현장 설비·공정의 완벽한 이해를 넘어
대체 불가능 기술자되는 것 최대 목표

앞으로의 철강 현장은 데이터와 기술이 더해진 스마트한 공장으로 진화할 것이다. 나는 현장의 설비와 공정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 효율을 높이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기술이 아무리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을 동시에 책임지는 대체 불가능한 기술자로 성장할 것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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