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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정치·경제 아노미’의 부산물이다

심충택 기자
등록일 2026-05-05 18:03 게재일 2026-05-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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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경제적 혼란이 주도하는 아노미(무규범) 상태로 병들어 가고 있다. 민주당의 입법독주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시스템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대다수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삼성전자 노조는 1인당 7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권력에 의해 법과 도덕이 붕괴되고, 대부분 국민이 빈부격차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살맛을 잃고 있으니 그야말로 온 사회가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정치·경제적 아노미는 극단적인 사회병리 현상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일차적으로 나타나는 게 ‘아동학대’다. 가장 쉬운 분풀이 대상이 가까이 있고 힘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아침에는 TV를 켜니 자신이 낳은 생후 8개월 된 아들의 머리를 리모컨으로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30대 엄마(경기도 시흥시)가 구속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대 이런 짓을 저질렀다니 충격적이다. 아마 아이를 둔 모든 부모가 이 뉴스를 듣고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다.

대구에서도 지난 3월 25일 생후 42일 된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30대 친아버지에게 징역 13년 형이 선고되는 사건이 있었다. 선고 공판이 열리던 당일에는 대구지방법원 앞에 아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길게 늘어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남 일이다’ 외면하지 마시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는 추모글을 남기기도 했다.

‘아노미 사회’의 부산물인 가족해체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아동학대 사건 건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학대 내용도 잔인해지는 추세다. 부모들의 반복된 학대로 숨진 아이가 최근 5년간 207명이나 된다. 매년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50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17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제 아동학대로 판정된 634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체학대(313건)’가 가장 많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주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대 의심 신고가 두 번 이상 접수된 아동이 6795명에 이른다. 신고가 접수된 전체 아동 4만3050명 가운데 15.8%에 해당한다. 세 차례 이상 신고된 아동도 2433명이었고, 114명은 열 번 넘게 신고가 접수됐다.

이처럼 아동학대가 구조적인 사회병리현상으로 굳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이를 너무 경시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동학대 사건은 사회가 방관하게 되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사회학자 중에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발생한 6시간의 악몽 같은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 사회를 극단적인 아노미 상태로 몰아가는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정치 아노미’라는 용어가 생긴 이유다. 실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작된 민주당의 일방적인 사법 질서 파괴는 우리 사회의 상식과 법적·도덕적 규범을 마치 모래성처럼 무너뜨리고 있는 중이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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