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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소풍처럼, 남은 날은 꽃길만” ···포항 어버이주간보호센터 어르신 서예전 열려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5-10 09:08 게재일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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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산림조합 숲갤러리서 5월 20일까지···39명 어르신의 ‘진솔한 마음’ 담은 45점 전시
포항서예가협회 붓사랑봉사단 지도 아래 피어난 황혼의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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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장기요양기관인 어버이노인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 39명이 서예 45점을 선보이는 ‘어버이주간보호센터 어르신 서예작품전’이 오는 5월 20일까지 포항시산림조합 숲갤러리 2층에서 열린다. /독자 제공

“살아보니 세상이 눈 깜짝할 새더라”, “그래도 우리 많이 웃자”, “남은 인생은 소풍처럼 즐겁게.”

삐뚤빼뚤하지만 힘이 들어간 붓끝마다 한 평생 풍파를 견뎌온 어르신들의 진심이 묻어난다. 화려한 기교는 없어도, 먹향 가득 배어 나온 글귀에는 세상 그 어떤 명필보다 깊은 울림이 담겨 있다.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 위치한 재가장기요양기관인 어버이노인주간보호센터(센터장 배귀옥) 어르신들이 신록이 짙어가는 5월을 맞아 특별한 나들이에 나섰다. 오는 5월 20일까지 포항시산림조합 숲갤러리 2층에서 열리는 ‘어버이주간보호센터 어르신 서예작품전’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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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주간보호센터 어르신 서예작품전’을 관람하는 시민들의 모습. /독자 제공

이번 전시회에는 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 39명이 정성껏 준비한 서예 작품 45점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장 벽면을 채운 “아름다운 세상 즐겨요”, “항상 꽃길만”과 같은 문구들은 어르신들이 스스로에게, 그리고 가족과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응원이다.

어버이주간보호센터는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과 인지 기능 유지를 위해 꾸준히 서예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2025년까지는 포스코 붓글씨봉사단이 어르신들의 손을 잡아줬고, 올해부터는 포항서예가협회 ‘붓사랑봉사단’이 바통을 이어받아 매주 수요일마다 어르신들과 먹을 갈고 화선지를 채우며 교감해 왔다.

지도강사 김일란 서예가 “어르신들의 글씨는 삶 그 자체”
이번 전시를 위해 어르신들을 지도해 온 김일란 서예가(포항서예가협회)는 전시장을 둘러보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처음 붓을 잡으실 때는 손이 떨려 선 하나 긋기 힘들어하셨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본인의 인생관이 담긴 문장을 당당히 써 내려가시는 모습을 뵈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어르신들의 서예는 단순히 글자를 쓰는 행위가 아니라,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끄집어내는 치유의 과정입니다. 비록 획이 조금 비뚤고 투박할지라도, 그 안에는 세상을 향한 순수한 애정과 진솔함이 꽉 차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쓴 예술입니다.”


배귀옥 어버이주간보호센터장은 이번 전시가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 센터장은 “치매나 노인성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붓글씨를 통해 집중력을 되찾고, 본인의 이름이 걸린 작품이 전시되는 것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약과 같다”며 “아름다운 오월, 많은 시민이 오셔서 어르신들이 전하는 따뜻한 인생 메시지를 공유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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