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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존재와의 대화”… 사진가 최영귀, 개인전 ‘MONOLOGUE’ 개최

한상갑 기자
등록일 2026-05-14 10:42 게재일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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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갤러리토마 6월 2일부터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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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귀 作.

“사진에 갇힌 그때의 지금과 여기들은 서로 대화하고 메아리치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갑니다. 고정되지 않는 삶의 의미를 드러내며 유예된 삶의 감각을 지속하게 하죠”

상실(喪失) 이후에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감정의 흔적을 사진으로 붙잡아온 사진가 최영귀가 대구에서 개인전 ‘MONOLOGUE’(모노로그)를 선보인다.

대구 중구의 갤러리토마는 오는 6월 2일부터 17일까지 최영귀 개인전 ‘MONOLOGUE’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7년간 이어온 동명(同名)의 연작(連作)을 중심으로 상실 이후 지속되는 시간과 기억의 구조를 사진과 설치 작업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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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귀 作.

최 작가의 작업은 갑작스러운 배우자의 죽음이라는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는 부재와 애도의 시간을 자신의 신체와 일상의 공간 속에서 기록해왔지만, 단순한 자전적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 사진은 사건을 재현하는 기록이 아니라, 사라진 존재와 계속 관계를 맺으려는 감각의 매개로 기능한다.

전시의 중심이 되는 ‘MONOLOGUE’ 연작은 기억이 공간에 남겨지는 방식과 감정이 축적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숲길과 침실, 식탁 아래, 옷장 같은 사적 공간을 배회하며 상실 이후의 감각을 호출하고, 사진 속 인물은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끝내 완전히 붙잡히지 않는다. 존재는 드러나는 동시에 유예되고, 기억은 선명해질수록 더욱 불완전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회(石灰)와 유리, 투명 오브제 등이 조형 언어로 등장한다. 작가는 강원도 전통 장례문화인 ‘회닫이’에서 착안한 석회의 이미지를 통해 기억을 봉인하고 보호하는 행위를 시각화했다. 흰색으로 덮인 표면은 단순한 은폐가 아니라 사라진 존재를 붙잡기 위한 조용한 의식처럼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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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귀 作.

최근 작업에서는 사진의 평면성을 넘어 설치미술 형식으로 확장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투명한 형상과 비어 있는 구조물은 육체가 사라진 뒤에도 지속되는 감각의 잔영을 드러내며, 관객들은 작품 사이를 거닐며 지나간 시간과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의 층위를 마주하게 된다.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2011년 ‘겨울 여행’을 시작으로 ‘MONOLOGUE’, ‘MONOLOGUE II’, ‘MONOLOGUE III’ 등 개인전을 이어왔다. 또 중국 다리국제사진전 최우수 포트폴리오상과 부산국제사진제 베스트 포트폴리오상, 대구사진비엔날레 우수 포트폴리오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여성사진가협회(KOWPA) 이사로 활동 중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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