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종이 제조 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목재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내구성을 높이고 생산 비용은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화학공학과 한지훈 교수 연구팀은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RAMP융합연구단 최용석 선임연구원, 전남대 석유소재화학공학과 변재원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목재 가공 부산물인 ‘리그닌(lignin)’을 활용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성능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로 널리 쓰이는 ‘PBAT’는 석유 기반 원료를 사용해 생산 비용이 높고 환경성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리그닌 등 식물 추출 천연 소재를 혼합하는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소재 간 결합력(계면 상용성)이 낮아 혼합량이 늘어날수록 플라스틱의 강도가 약해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리그닌의 화학 구조를 개질해 PBAT 복합재와 최적의 결합을 이루는 ‘페놀화 리그닌(phenolated lignin)’을 개발했다.
실험 결과, 페놀화 리그닌은 PBAT 내에 최대 20wt%(중량 백분율)까지 균일하게 분산됐으며 플라스틱이 찢어지지 않고 버티는 힘인 인성(toughness)도 기존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기술·경제성 및 환경성을 평가한 결과,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PBAT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1% 감소하고 생산 비용은 약 12%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개발된 페놀화 리그닌은 자외선 등 빛을 차단하는 차광 효과가 우수해 햇빛 차단과 토양 온도 유지가 필수적인 농업용 멀칭 비닐 필름이나 기능성 포장재 등 고부가가치 자재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지훈 포스텍 교수는 “리그닌의 화학적 변형을 통해 플라스틱과의 상용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친환경 플라스틱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석 KIST 선임연구원은 “친환경 소재가 성능과 경제성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