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현안보다 거대 공약 반복 SNS 중심 선거전 속 유권자 피로감 확산
대구 최대규모의 기초자치단체(인구 52만8000명)인 달서구청장 선거가 정책 경쟁 없이 너무 싱겁게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각 후보들이 대구시 신청사와 산업단지 혁신, 녹지 조성 등 대형 청사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주민의 피부에 와 닿는 의제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달서구청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후보, 국민의힘 김용판 후보, 무소속 김재흥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여야와 무소속이 맞붙는 구도지만, 시민들은 “후보별 차이를 체감하기 어렵다”거나 “누가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선명하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김성태 후보는 ‘문화가 꽃피는 달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구경북 행정통합 시대를 대비한 신청사 중심 기능 강화와 두류공원 국가도시공원 지정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성서산단 경쟁력 강화와 문화·관광 기반 도시 전환도 주요 공약이다.
국민의힘 김용판 후보는 대구시 신청사를 원안대로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성서산단 구조 대전환, 학산 일대 ‘달서숲’ 조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주거·문화를 결합한 도시 재편과 행정 혁신, 복지·교육 환경 개선도 함께 약속했다.
무소속 김재흥 후보는 태양광·ESS 중심의 에너지 산업 육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분산에너지 도시 조성과 에너지 사업 수익의 지역 환원 등을 공약하고 있다.
세 후보의 상당수 공약이 거시적이고 ‘광역 행정 영역’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신청사와 행정통합, 국가도시공원 지정, 대규모 에너지 사업 등은 중앙정부와 대구시 협조 없이는 구청단위에서 현실화 하기가 쉽지 않은 사업들이다.
달서구 한 주민은 “집에 배달된 공보물을 보면 출퇴근 시간 교통 문제나 성서 지역 경기 침체 같은 현실적인 의제는 찾아 볼 수 없다"면서 “공약이 대부분 거시적인 내용 중심이다 보니 실제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교통 체증과 주차난, 노후 주거지 정비, 골목상권 침체 같은 현안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는다는 비판인 것이다.
현재 달서구 주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성서산단 노후화와 청년 유출, 상권 침체, 서남부권 교통 포화, 학령인구 감소 등 구조적 과제가 누적되고 있다. 대구 최대 자치구라는 겉치레에 비해 미래 비전과 생활 정책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구시장 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낮은 데다 결과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까지 겹치면서 선거 긴장감 자체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막판까지도 정책 대결보다는 조직과 지지층 중심 선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