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 일어날 상황 천운으로 피한 셈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당일인 26일 붕괴 1분30초 전까지 고가 아래 철로로 승객을 태운 열차 59대가 통과했다.
아찔한 대형 참사가 일어날뻔 한 상황을 천운으로 모면한 것이다. 위험성이 감지된 이후에도 아무런 통제 없이 승객을 태운 열차가 12시간가량 무방비로 오갔는데도 어느 기관도 모르고 있었다.
28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서소문 고가 붕괴 당일인 지난 26일 새벽 2시30분부터 사고가 일어난 오후 2시30분 사이에 승객을 태운 채 해당 구간 아래 철로를 통과한 열차는 총 59대에 달했다. 열차 종류별로는 KTX 등의 고속열차 28대, 무궁화호 등 전동열차 31대였다.
승객을 태우지 않고 기관사만 탑승한 열차까지 합치면 모두 166대의 열차가 사고 직전까지 이곳을 지나다녔다.
반복된 열차 진동이 붕괴를 앞당겼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가가 무너지기 5분 전에는 승객 42명이 탑승한 KTX 열차가 고가 아래를 통과했고, 사고 1분 30초 전에는 무궁화호 열차가 이 구간을 지나는 등 아찔한 순간이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26일 오전 2시30분께 상판 절단 작업 도중 15, 16번 거더 사이에서 약 29㎜의 처짐과 단차가 확인됐다. 시는 곧바로 공사를 멈추고 강판을 덧대 보강했다. 이 사실은 오전 7시30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처음 보고됐고, 오후 1시40분부터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긴급 안전점검이 시작됐다. 하지만 점검을 시작한 지 약 50분 만에 구조물이 무너졌다.
코레일 측은 “당일 새벽 야간작업 시 단차가 발생한 사실과 그로 인해 주간에 안전진단을 시행한다는 그 어떤 내용도 시공사나 서울시로부터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고가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철도·도로 등 통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합동 안전진단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