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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어떤 게 정치인에게 치명적일까?

한상갑 기자
등록일 2026-06-10 10:36 게재일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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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당선인 상당수가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당선인 상당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고발과 진정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정가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수사 결과에 따라 당선 무효나 직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당선인들에게는 무엇보다 민감한 사안이다.

정치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법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은 가장 날카로운 칼날로 꼽힌다.

두 법 모두 정치인의 당락(當落)과 진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흔히 “공직선거법은 자리를 잃게 하고, 정치자금법은 정치 생명을 잃게 한다”는 말이 회자된다. 그만큼 두 법이 정치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결이 다르다.

공직선거법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질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허위사실 공표, 불법 선거운동, 기부행위 등 선거 과정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한다. 특히 현직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에게 선거법은 곧 생존의 문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자체가 무효가 되고 직을 잃게 된다.

그래서 선거법 재판은 정치인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정치 일정도 제대로 짜기 어렵고, 재선이나 차기 선거 구상 역시 불확실성 속에 놓인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단체장직 상실은 곧 지역 행정의 공백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파장이 더욱 크다.

반면 정치자금법은 정치 활동에 사용되는 돈의 흐름을 규율한다. 후원금, 선거비용, 회계 처리 등 정치와 자금의 관계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다. 언뜻 보면 행정적·회계적 규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권 비리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법적 처벌 때문만이 아니다. 불법 정치자금은 곧 정치인의 도덕성과 직결된다. 유권자들은 실수로 인한 선거법 위반보다 돈 문제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불법 후원금 수수, 기업 자금 유입, 회계 조작 등의 의혹은 법원 판결 이전에 이미 정치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정치사에서 많은 인물이 선거법보다 정치자금 문제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선거법 위반은 때로 과열된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정치자금 문제는 권력과 돈의 부적절한 거래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법적 책임을 벗더라도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결국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정치인을 압박한다. 하나는 직위를 위협하고, 다른 하나는 신뢰를 무너뜨린다. 하나는 당선무효라는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하나는 정치적 명예와 미래를 잃게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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