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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로또’의 역설…동해 덮친 참치 대풍에도 쿼터 막히고 헐값 폭락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6-11 16:41 게재일 2026-06-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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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동해안에서 잡힌 참다랑어. /강구수협 제공

기후변화로 경북 동해안에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사상 최대 규모로 쏟아지고 있다. 이틀 새 200t이 넘는 참치가 그물에 걸리며 ‘풍어’를 맞았지만 어민들은 웃지 못한다. 

엄격한 어획 쿼터(할당량) 탓에 자칫 전량 폐기 처분될 위기에 처한 데다 한꺼번에 쏟아진 물량을 소화할 유통 인프라가 없어 위판 가격이 6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11일 경북도와 지역 수협에 따르면, 최근 이틀간 울진과 영덕 앞바다에 설치된 정치망(바다에 고정해 놓은 그물)에 참다랑어 220여 t(약 2000마리)이 걸려들었다. 이는 지난해 7월 영덕에서 기록한 역대 최대 물량(181t)을 뛰어넘는 수치다. 

출현 시기도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빨라졌다. 

한 어민은 위판장을 가득 메운 참치 떼를 보며 “수십 년 배를 탔지만 동해안에 이렇게 큰 개체가 무더기로 난 것은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단기간에 어획 물량이 집중되면서 ‘바다의 로또’로 불리던 참다랑어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당 1만 5000원 선이던 위판가는 공급 과잉이 발생하며 최근 최저 2300원에서 5000원 선까지 떨어졌다. 대량 어획 시 신선도를 유지할 초저온 냉동 시설이나 가공·수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수급 조절에 실패한 탓이다. 

어획 쿼터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참다랑어는 국제수산기구의 자원관리 대상 어종으로 국가별 할당량을 초과하면 바다에 버려야 한다. 실제 지난해 잡힌 181t은 쿼터 초과로 전량 폐기됐다. 올해 도내 정치망 배정 쿼터는 350t이었으나 연이은 조업으로 소진율이 95%에 육박했다. 

도는 해양수산부에 긴급 요청해 쿼터를 520t(울진 312.6t, 영덕 161.9t, 포항 43.4t 등)으로 대폭 늘려 당장의 폐기 사태는 막았다. 현재 확대된 쿼터 소진율은 70.7%다.

동해안 참다랑어 급증은 ‘수온 상승’이 주원인이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정어리, 고등어 등 먹잇감을 따라 대형 참치 떼가 북상했다. 

영덕 강구수협 관계자는 “과거에는 작은 개체가 많이 잡혔는데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지난해부터는 대형 참다랑어가 대거 포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산업계는 어획 증가 속도를 반영한 현실적인 지역별 쿼터 확대와 유통 인프라 구축을 촉구하고 있다. 경북도는 가격 붕괴를 막기 위해 최근 수협, 유통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수매부터 가공, 수출까지 연계하는 민관협력 유통체계 구축에 나섰다. 

경북도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당초 도에 배정된 쿼터량이 95%가량 소진돼 해양수산부에 긴급히 추가 배정을 요청해 물량을 늘렸다”며 “지난해 377t이던 쿼터를 올해 어획량 증가에 맞춰 선제적으로 확대한 만큼 앞으로도 쿼터 확보와 안정적인 유통망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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