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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모 살해 뒤 캐리어 유기” 20대 부부 구속⋯법원 “도주 우려”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하천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부부가 2일 구속됐다. 대구지법 손봉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사위 조모 씨(27씨와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딸 최모 씨(26)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손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조씨는 지난 2월부터 장모(사망 당시 54세)를 지속적으로 폭행하다 숨지게 한 뒤, 지난 달 18일 오전 아내 최씨와 함께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대구 북구 칠성교 인근 신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범행 이후 시신 은닉과 유기 과정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부부는 시신이 담긴 캐리어가 발견된 지난달 31일 긴급 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조씨는 “장모가 집안에서 시끄럽게 굴고 물건을 정리하지 않아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한 두 사람은 취재진 질문에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오전 9시 20분쯤 대구북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조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숙였고, “왜 폭행했느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어 모습을 드러낸 최씨 역시 “어머니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법원은 공범 간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두 사람을 분리해 심문했으며, 이들은 각각 별도 동선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사망 경위, 공모 여부 등을 추가로 규명하는 한편,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구속된 이들은 대구 북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로 조사를 받는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2

동덕지구대 경찰관들, 신속한 대피 유도와 발화지점 특정으로 대형 참사 막아

대구 경찰의 발 빠른 초동 조치로 대형 인명피해를 예방했다. 2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8시 24분쯤 “건물 내부에 가스 냄새가 나고 연기가 차오른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덕지구대 경찰관들은 4분 만인 오후 8시 27분쯤 현장에 도착했으며, 당시 5층 규모 원룸 건물 내부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가 가득 차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즉시 가스 밸브를 차단한 뒤 건물 내부로 진입해 1층부터 5층까지 전 세대를 일일이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잠들어 있거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거주자 15명을 신속히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인명 구조를 마친 경찰관들은 곧바로 발화 지점 확인에 나섰고, 수색 끝에 302호를 발화 지점으로 특정했다. 이후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즉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날 화재로 302호 내부가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경찰의 신속한 초동 조치 덕분에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황정현 대구중부경찰서장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주저 없이 현장에 뛰어들어 시민의 생명을 보호한 동덕지구대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2

출소 두 달 만에 아내 감금·폭행⋯조폭 30대 구속기소

출소한 지 두 달 만에 배우자를 감금·폭행하고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까지 어긴 30대 조직폭력배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2부는 감금치상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배우자인 30대 여성 B씨를 차량과 모텔 등에 감금하고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도 피해자를 협박하고 폭행하는 등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법원이 내린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명령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결과 A씨는 출소 이후 B씨와 관계를 이어가려 했으나, B씨가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말다툼 끝에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은 당초 가정폭력 사건으로 일부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의견이 적용돼 불구속 송치됐으나, 검찰이 보완수사에 착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검찰은 A씨가 임시조치를 어기고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위협을 가한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25일 A씨를 체포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의 임시조치를 위반한 가정폭력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원칙에 따라 보완수사를 통해 범행 전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김재욱·나채복기자

2026-04-02

기후 변화에 흔들리는 ‘식목일’···날짜 조정 움직임에 의견 분분

정부가 기후변화를 이유로 4월 5일로 정해진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자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4월 5일 식재 시 뿌리 활착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식목일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전북 정읍·고창) 의원이 지난달 3일 대표발의한 산림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식목일을 3월 21일로, 국민의힘 김예지(비례) 의원이 지난달 20일 대표 발의한 국가기념일에 관한 법률안에는 식목일을 3월 20일로 앞당기자는 내용이 담겼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나무 식재 적정 기온(약 6.5℃)에 도달하는 시점이 과거보다 빨라지면서 현재는 3월 중순으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통계를 보면, 전국 3월 평균 기온은 2000년대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2020년대 들어 약 8℃ 수준까지 올랐다. 대구·경북지역도 비슷한 흐름이다. 산림청도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2월 ‘기후변화에 따른 나무 심기 적기 변화 모니터링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식재 적기 변화를 분석 중이다. 전문가들부터 나름의 이유로 의견이 갈렸다. 이도형 영남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나무 식재 시기는 평균기온보다 생장 이전인지 이후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대구의 경우 4월 5일이면 이미 뿌리 활동이 시작된 상태여서 이때 옮겨 심으면 스트레스를 받아 생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3월 식재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과 수종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고, 특정 날짜를 일괄적으로 정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공동훈 대구대 스마트원예학과 교수는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기온 현상을 보이는 상황으로 완전히 정착된 기후로 보기는 어렵다”며 “식목일 날짜를 앞당기거나 유지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시민들의 인식도 단순한 찬반으로 갈리지 않는다. 김민석씨(39·포항시 남구 대이동)는 “3월에도 나무를 심는 경우가 많아진 건 맞지만 날씨가 들쭉날쭉해 언제가 적기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시기 조정 논의는 필요하다”고 했다. 김상우씨(36·포항시 북구 장성동)는 “날짜를 바꾸는 데 행정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점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고, 이영호씨(68·포항시 북구 흥해읍)는 “지금은 식목일이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며 “굳이 바꿀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훈씨(52·포항시 남구 효자동)는 “날짜 조정보다 실제 식재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고, 차임조씨(74·포항시 남구 해도동)는 “지역마다 기온 차이가 있는 만큼 전국적으로 같은 날짜를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별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포항시는 식목행사를 해마다 일정하게 운영하지 않고 여건에 따라 시기를 조정해 왔다. 2024년에는 3월 31일, 2023년에는 4월 16일에 행사를 진행했다. 도시숲조성팀 관계자는 “식목일인 4월 5일보다 이른 시기에 식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며 “식재 시기를 앞당기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규·김국진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2

“민간요법도 불법”⋯포항해경, 양귀비·대마 밀경작 집중 단속

포항해양경찰서가 양귀비 개화기와 대마 수확기를 맞아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포항해경은 이달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넉 달간 어촌 마을과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양귀비·대마 밀경작 및 불법 사용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바닷길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과 내·외국인 해양 종사자들의 투약 및 유통 행위까지 포함해 마약류 확산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양귀비와 대마는 강력한 환각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마약류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해안가와 도서 지역에서는 여전히 배앓이 치료 등 민간요법이나 관상용이라는 이유로 몰래 재배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포항해경은 지난해에만 21건을 적발해 양귀비 647주를 압수해 전량 폐기한 바 있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허가 없이 대마와 양귀비를 재배·매매·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근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해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강력한 단속을 펼칠 것”이라며 “어촌 마을 등에서 불법 재배 의심 사례를 발견하면 즉시 해양경찰관서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2

증조부는 3기, 증손자는 1327기···창설 77년 만에 첫 ‘4대 해병’ 탄생

해병대 창설 77년 역사상 처음으로 4대 ‘해병 가문’이 탄생했다. 3대가 해병인 경우는 58 가문이 있었지만, 4대 해병은 해병대 역사상 처음이다. 2일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따르면, 이날 포항 행사연병장에서 열린 수료식에서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단 신병 1327기 김준영 이병이 ‘4대 해병’이라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김 이병의 증조할아버지인 고(故 )김재찬 옹(병 3기)은 6·25전쟁 당시 제주에서 자원입대해 인천상륙작전과 도솔산지구전투 등에 참전한 후 하사로 전역했다. 할아버지인 김은일 옹(병 173기)은 베트남전 추라이 전투에 투입돼 공을 세웠다. 아버지 김철민씨(병 754기)는 김포반도 최전방에서 수도 서울 서측방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김준영 이병은 “핏줄로 시작된 해병의 길이지만, 이 길의 완성은 나의 몫이라 생각한다”라며 “4대 해병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해병대 역사의 한 줄을 책임지는 ‘무적해병’이 되겠다”고 말했다. 제주 가파도에서 수료식을 찾은 할아버지 김은일씨는 “해병대 역사 속에서 4대가 각자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라며 “손자 뿐만 아니라 1327기 해병들 모두가 강인한 해병으로 나라를 지키고 건강히 전역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버지 김철민씨는 “가족의 이름으로 이어온 해병대의 명예를 아들이 이어가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며 “선배 해병들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하는 강인한 해병으로 성장해 무사히 전역하길 바란다”고 아들을 격려했다. 김수용 교육훈련단장은 “해병대가 준 4군 체제의 위상을 확립해 가는 중요한 시점에 신병 1327기가 그 주역이 되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2

“끝내 입 닫은 ‘캐리어 시신’ 부부”⋯영장심사 내내 침묵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부부가 법원에 출석했지만, 취재진 질문에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2일 오전 대구지법에서는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사위 조모 씨(27)와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딸 최모 씨(26)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심사는 공범 간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각각 분리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 23분쯤 조씨가 먼저 대구북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섰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다. 어두운색 재킷에 슬리퍼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장모가 집안일을 도와줬는데 왜 폭행했느냐”는 질문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차량에 오르기 직전 취재진을 노려보는 듯한 눈빛만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약 5분 뒤 모습을 드러낸 최씨 역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별다른 표정 없이 이동했다. “어머니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끝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차량에 나눠 타고 법원으로 향했다. 오전 9시 35분쯤 법원에 도착한 조씨는 ‘피의자 변호인 접견실’로 이동해 변호인과 접견을 진행했다. 같은 시각 최씨는 동선 분리를 위해 청사 외부에 머물며 대기했다. 조씨는 오전 10시 15분쯤 접견을 마치고 심문 법정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도 “범행 당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을 예상했느냐” 등 질문이 쏟아졌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어 오전 10시 17분쯤 최씨도 법정으로 향했지만, “시신 유기에 왜 가담했느냐”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법원은 두 사람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심리한 뒤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말 대구 도심 하천인 신천에서 여행용 가방에 담긴 시신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수사 결과 숨진 피해자는 최씨의 어머니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조씨가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부부가 함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범행 이후 시신을 훼손·은닉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사건의 잔혹성과 패륜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공모 여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추가로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2

경북농협 ‘농촌 왕진버스’ 출발···의료 공백 해소 앞장

경북농협이 지난 1일 칠곡군 약목면사무소에서 ‘2026년도 농촌 왕진버스’ 경북지역 첫 일정을 시작했다. 농촌 왕진버스는 농협중앙회가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협력으로 추진하는 전국 단위 농촌복지 사업으로,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양·한방 진료, 구강검사, 안과 검진 등 다양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왕진버스에서는 △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한방 진료 △연세대 스포츠재활연구소의 근골격계 질환 관리 △홍제그랑프리안경원의 시력검사 및 안경 지원 등 전문적인 의료 지원이 이뤄졌다. 행사를 공동주관한 안원주 약목농협 조합장은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병원 방문이 어려운 농업인들에게 직접 찾아오는 의료서비스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주원 경북농협 본부장은 “농협은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농촌 지역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내실있는 농촌복지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농협은 올해는 도내 16개 시·군, 45개 농축협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농촌 의료복지 향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02

“해충보다 익충 더 많이 죽여”⋯포항북부소방서, 봄철 불법 소각 집중 단속

포항북부소방서가 영농철을 앞두고 관행적으로 이어지는 논·밭두렁 태우기와 쓰레기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에 나섰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봄철 발생하는 화재의 23.3%가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농가에서 병해충 방제를 목적으로 행하는 논·밭두렁 소각은 실제 해충 제거 효과(11%)보다 거미, 톡토기 등 농사에 유익한 익충을 사멸시키는 효과(89%)가 훨씬 커 오히려 농작물 생육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달 포항시 북구 송라면과 양덕동 일대에서는 농산물 등을 소각하다 소방차가 오인 출동하는 사례가 2건 적발되기도 했다. 현행 ‘소방기본법’ 및 ‘경상북도 화재예방조례’에 따르면, 화재로 오인할 만한 소각 행위로 소방차를 출동하게 할 경우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포항북부소방서는 소방 차량을 활용한 홍보 방송과 예방 순찰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김장수 포항북부소방서장은 “봄철은 한순간의 부주의가 소중한 산림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계절”이라며 “불법 소각 금지 등 화재 예방을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2

4월 봄 나들이 차량 증가⋯주말·낮 시간대 교통사고 ‘주의’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3년(2023~2025년) 4월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자 수는 연평균보다 낮지만 주말과 낮 시간대 인명 피해 비율은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4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3년간 총 29명으로 연평균(35명)보다 적었으나, 주말 사망자 비율은 34.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 평균 주말 비율인 21.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간대별로는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사망자가 6명으로 전체의 20.7%를 차지해 역시 연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국도로공사는 기온 상승으로 활동량이 늘고 피로감이 증가하면서 졸음운전 위험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 사고 사례에서도 졸음운전과 정체 구간 추돌사고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평택제천선과 수도권제1순환선, 올해 4월 서산영덕선 등에서 졸음운전이나 정체 상황에서의 연쇄 추돌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4월에는 교통량과 정체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평균 하루 교통량은 3월 499만 대에서 4월 520만 대로 4.2% 늘었고, 최대 정체 길이도 219㎞에서 272㎞로 24.2% 증가했다. 도로 보수작업 증가에 따른 작업장 사고 위험도 커지는 시기다. 최근 3년간 4월 작업장 교통사고는 총 19건으로 월평균(9.5건)의 두 배 수준이며, 상반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겨울철 이후 도로시설물 정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4월은 보수작업이 많은 시기로 작업장 구간에서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졸음 취약 시간대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안전 운전을 실천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낮 시간대(12~15시) 사이렌 및 음성 안내 시스템을 운영하고, CCTV 모니터링 강화와 사고 취약 구간 시설 정비 등 교통안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02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장모 살해·유기한 사위와 딸 구속영장

대구에서 50대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하천변에 유기한 20대 사위와 이에 가담한 딸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1일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로 사위 A씨에 대해, 시체유기 혐의로 딸 B씨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위 A씨는 평소 함께 거주하던 장모 C씨(50대)가 집안 내에서 소음을 발생시키고 물건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어오다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둔기를 사용하지 않고 주먹과 발만으로 C씨를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예비 부검 결과에 따르면 숨진 C씨의 몸에서는 갈비뼈와 골반 등 여러 부위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인을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사’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발견 당시 외관상 뚜렷한 타살 흔적이 보이지 않았던 점을 토대로 폭행 전후 독극물 사용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약독물 정밀 검사를 추가로 진행 중이다. 숨진 C씨는 사건 발생 전까지 남편과 떨어져 대구 중구 소재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딸 부부와 함께 생활해왔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18일 낮 주거지에서 숨진 C씨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약 20분 거리인 북구 칠성동 잠수교 인근 신천변까지 도보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30분쯤 “신천에 캐리어가 떠다닌다”는 주민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캐리어 안에서 옷을 입은 상태의 C씨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시신에는 신분증 등 소지품이 없었고, 경찰은 지문과 DNA 감식을 통해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경찰은 C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정밀 분석해 딸 부부가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확보했다. 경찰은 당일 오후 9시쯤 딸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 문제 등 재산 관련 다툼으로 인한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피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추가 가담 여부 등을 보강 수사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엄정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1

대구경실련, 시민제보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처리 결과 공개 촉구

대구경실련이 대구시의회는 시민이 제보한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 과제와 그 처리 결과를 누리집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 대구경실련에 따르면, 대구시의회는 지난해 9월 22일부터 10월 21일까지 인터넷, 우편, 방문, 전화, 팩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제보를 접수했다. 제보 대상은 시정 및 교육행정의 위법·부당 사항, 주요 시책·사업 개선 필요 사항, 시비 보조금 부당 수령·예산 낭비 사례, 시민 생활 불편 사항 등이다. 시민들은 상당한 노력과 관심을 들여 제보를 제출한다. 제보 접수 기간 동안 대구시의회는 시민이 누리집을 통해 제출한 과제와 내용을 그대로 공개했다.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 회원들이 제보한 ‘대구시 알박기 채용비리 인사의 진상 및 책임 규명’ 등 14개 과제 내용도 공개됐다. 하지만 1일 현재, 대구시의회 누리집 ‘참여마당/행정사무감사’에는 시민제보 과제의 처리 결과가 게시되지 않았다. 경실련 회원들의 제보 내용은 물론 처리 결과도 통보받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자신이 제보한 사안이 실제 행정사무감사에 반영되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 대구시의회 누리집 ‘참여마당/시민소통방’에는 2013년 5월 이후 시민이 제기한 민원과 처리 결과만 공개되고 있다. 대구경실련 관계자는 “행정사무감사 시민제보는 ‘민원’이 아니어서 처리 결과를 공개하거나 제보자에게 통지할 의무는 없지만, 그럼에도 시민이 제보한 과제와 처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대구시의회의 태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시민제보 과제와 처리 결과를 반드시 의회 누리집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1

대구노동청, 지역 내 AI특화공동훈련센터 3곳 지정⋯중소기업 무료 AI 훈련 제공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의 일환으로 처음 도입되는 ‘AI특화공동훈련센터’를 대구·경북지역에 3곳을 지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센터는 지역 내 대기업과 거점 대학이 보유한 우수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무료 AI 특화 훈련을 제공한다. 훈련은 자동차, 철강·금속 제조, 로봇 제조 등 지역 전략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제조공정 불량 예측, 데이터 대시보드 구축 등 실습 중심으로 운영된다. 선정된 기관은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아진산업(주), 포항공과대학교+경북ICT융합산업진흥협회,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3곳이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사업계획 심사를 통해 운영 방향과 지원 규모를 확정하고, 센터당 연간 약 5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관계 부처와 협업해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지역 기업의 AI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대구노동청은 4월 중 약 600곳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 전환 수준 진단을 실시하고, 5월부터 본격적인 공동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육 과정은 HRD4U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각 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황종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인공지능(AI)이 산업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와 재직자 모두 AI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1

코레일 대구본부, 레일택배함 경주역 신규 설치⋯1일 서비스 개시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는 1일부터 철도역을 활용한 생활물류 서비스 확대를 위해 ‘레일택배’ 무인택배함을 경주역에 새로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레일택배는 철도역 내 무인택배함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철도 기반 생활물류 서비스다. 이용자는 온라인으로 접수와 결제를 완료한 뒤 역사 내 무인택배함에 물품을 넣으면 배송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요금은 제주 및 도서산간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동일하게 2500원으로, 일반 택배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집하 기준 익일 배송이 기본이며, 접수 가능한 물품 규격은 40×40×20㎝ 이내, 무게는 최대 5㎏까지다. 대구지역에서는 동대구역에서 이미 레일택배 서비스가 운영 중이며, 이번 경주역 추가 도입으로 경북권 철도 이용객들의 생활물류 편의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주역 서비스 개시를 통해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은 여행 중 구매한 특산품이나 개인 물품을 간편하게 발송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공사는 향후 이용 수요와 운영 여건을 고려해 서비스 대상 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관계자는 “경주역 레일택배 서비스 도입으로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철도역에서 더욱 편리하게 생활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확대해 국민 편의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1

신인 작가들의 ‘문학과 미술의 만남’ 행사 가져

문장인문학회(대표 장호병)는 지난달 28일 신인 작가들 상호 간의 친목 교류와 문학적 감수성 고양을 위해 ‘문학과 미술의 만남’ 행사를 실시하였다. 문장인문학회는 계간 ‘문장’을 활성화하고 저변 확대를 위해 결성된 중견 문학단체다. 이번 신인 작가들의 봄 투어는 당일 오전 10시에 대구간송미술관에서 단체 기념사진 촬영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다음으로 미술관 내부로 들어가 신윤복의 미인도 AI, 장승업의 삼인문년(三人問年) 전시를 둘러보고 11시부터 20분간 미술관 전문해설사로부터 간송 전형필과 소장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달성군 가창면 소재 ‘고향칼국수집’으로 이동하여 옻닭 삼계탕과 치자 밥을 먹고 자기소개와 자신의 문학 활동 및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다양한 형태의 문학 입문 동기와 현재까지의 활동, 장차 작가로서의 포부 등을 나름대로 자세하게 발표하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장호병 문장인문학회 대표는 문학인으로서 유머스럽고 멋진 표현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맛남은 만남’이라고 전제하면서 만남을 통하여 맛난 창작활동에 신선한 자극을 공유하는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주문하였다. 동석한 본회의 주간, 김석 시인은 “여러분들이 발표하는 작품 수준이 좋아지면 문장의 위상도 자동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우리 함께 훌륭한 잡지 ‘문장’을 만들어 가자”라고 당부했다. 멀리 서울에서 참가한 김국현 시인은 ‘문장’이 문청 시절, 문학의 고향처럼 푸근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고 회고하고, 이영옥 문장 편집위원은 연재 중인 ‘그림 속 비밀을 찾아서’의 모티브를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수성구 청호로에 위치한 국립대구박물관을 관람하였다. 회원들은 삼삼오오 뒷뜰에 특별 전시된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석조물을 감상하며 봄꽃 속에서 문정을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윤일환 신인 작가는 “오늘 이 행사가 꽃들이 만개한 아름다운 봄날에 선배, 동료 문학 동호인들과 함께하니 너무 즐겁고 행복하였으며 앞으로 선배들의 뒤를 이어 문장인문학회를 빛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4-01

꽃피는 봄날, 삼대가 함께 웃는 윷놀이 한 판

멍석 깔린 앞마당에서 한바탕 윷놀이가 펼쳐진다.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봄 햇살 아래, 다섯 살배기 아이부터 일흔을 훌쩍 넘긴 어른까지, 집안 식구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세 세대가 한자리에 둘러앉으니 그 자체로도 한 폭의 풍경이다. 조용하던 시골 동네에 사람 사는 소리가 봄바람을 탄다. “나도, 나도” 다섯 살배기 고사리 손에 굵은 윷가락이 버겁다. 결국 두 개씩 두 번에 나눠 던진다. 결과는 ‘모’. “모다! 모다!” 어른들의 함성이 터지고, 아이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도 한 번 더 던지라는 말에 금세 의기양양해진다. 작은 손에서 시작된 놀이가 온 마당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마당 한편에는 매화와 살구꽃이 흐드러지고, 다른 한편에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이 차려진다. 새우를 넣은 오리불고기와 참가자미 회국수에 떡볶이와 각종 김치, 과일과 술까지 더해지니 그 자체로 잔치 분위기다. 올해는 칠순을 맞은 어른을 위한 축하 자리도 함께 마련됐다. 이날은 해마다 꽃피는 삼월에 열리는 집안 모임, 화수회(花樹會)가 있는 날이다. 한때는 백 명 넘게 모이던 자리였지만, 이제는 직계 가족이 모인 삼대가 자리를 채운다. 규모는 줄었어도 정은 외려 더 두텁다. 요즘 세대에게 화수회라는 이름은 다소 낯설다. 그러나 그 뿌리는 깊다. 집안의 결속을 다지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손들의 삶의 도리를 전하기 위해 이어져 온 전통적인 모임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생활 방식이 다른 젊은 세대의 참여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화수(花樹)는 ‘꽃나무’라는 뜻을 지닌다. 그 유래 또한 흥미롭다.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 당나라 시절, 위씨 집안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버지가 남긴 땅을 두고 아들들이 서로 사양하다 보니, 결국 그 땅은 경작되지 못한 채 비어 있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자 그곳에는 자연스럽게 꽃나무(박태기나무)가 무성하게 자란다. 이를 본 집안사람들이 그 아래 모여 즐기며 화목을 다졌다고 한다. 욕심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오히려 더 큰 기쁨이 피어난 셈이다. 윷놀이는 그 중심에 있다. 단순한 놀이 같지만 그 안에는 묘한 긴장감과 웃음이 함께한다. 한 번의 던짐에 희비가 엇갈리고 팀을 나눠 응원하다 보면 금세 한마음이 된다. 결과가 좋으면 환호가 터지고 좋지 않아도 웃음으로 넘긴다. 이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세대 간의 벽은 허물어진다. 어른들의 덕담은 변함이 없다. “건강이 최고다” “서로 아끼며 살아라”. 단순한 인사 같지만 오랜 삶에서 우러난 당부다. 아이들이 지금은 그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따뜻한 그 목소리와 분위기는 마음 어딘가에 남는다.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되었을 때, 같은 말을 건네게 될지도 모른다. 해가 기울 무렵, 음식은 거의 비워지고 웃음소리는 한결 잦아들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채워진 느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꽃은 피었고, 또 한 번 윷가락은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제례 문화가 점차 사라져 가듯 화수회 또한 기성세대를 끝으로 희미해질지 모른다. 이런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가족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 된다. 함께했던 하루의 온기가 각자의 삶으로 이어져, 이 작은 전통이 오래 남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어머님의 봄은 방안에 머물고

마루에 털썩 앉았다. “저기, 진달래”라는 남편의 말에 시선을 돌린다. 마당 한쪽 마른 가지 끝 진홍빛, 남편은 시답잖은 나의 표정에 실망하는 눈치다. 일주일 전 방촌마을 강둑에 피기 시작하던 벚꽃과 개나리를 보고도 그저 ‘아, 봄이네’라며 스쳤다. 강물의 반짝이는 윤슬과 연두색 버들가지에 잠깐 가슴이 뛰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마음 한쪽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올봄, 나의 세상은 온통 회색이다. “어무이는 좀 어떻더노?” 남편의 물음에 “여전하시지. 안 드시려는 걸 겨우 계란찜을 해드렸더니 겨우 몇 술 뜨셨어.”라고 대답했다. 대구에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어머님은 “나는 우짜노, 이제 나는 우짜노···.”라고 넋두리를 했다. 그 말이 가시처럼 마음에 박혔다. 빨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왔다. 어머님이 병원에서 집으로 오신 지 3주째다. 손목뼈 골절로 병원 문을 두드린 지는 한 달이다. 요양병원에서 옆 침대 환자들이 실려 나가는 것을 보며, 당신도 저들과 같이 될까 두려워 집으로 오겠다고 고집을 피우셨다. 시골집엔 아주버님과 조카, 남편까지 남자뿐이라 병간호가 막막했다. 다행히 요양보호사님이 평일에 세 시간씩 도와주시지만, 저녁 시간과 주말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다. 4월부터 나가기로 했던 직장도 포기했다. 농사일에 부엌일로 지쳐가는 남편을 외면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손길 없이는 돌아눕지도 못하는 어머님을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시골집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누워 지내는 어머님의 몸은 물먹은 나무처럼 무겁다. 하루에 두 번, 요양보호사님과 내가 번갈아 가며 어머님의 뒤처리를 해드린다. 아직 정신이 맑으신 어머님은 당신의 치부를 아들들에게 보이지 못하신다. 내가 대구에 머무는 날엔 불편함을 견디며 하루 한 번의 처치로 버티셔야 한다. 그 고단한 기다림 탓일까, 어머님의 살결에 붉은 욕창이 돋기 시작했다. 더 심해지면 패혈증까지 올 수 있다는데, 마음이 타들어 간다. 어머님은 4남 2녀를 두셨다. 며느리가 넷에 사위가 둘이다. 지금 어머님 곁을 지키는 자식은 둘뿐이고, 며느리는 나 혼자다. 조카와 질녀, 큰딸이 가끔 다녀가며 손을 보태지만, 나머지 형제들은 병원 문안 이후로 소식이 없다. 서운함이 불쑥 치밀다가도 이것이 요즈음의 현실인가 싶어 입술을 깨문다. 집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이 드문 세상이다. 시설이 더 나으리라 생각하지만, 어머님은 병원 이야기만 나오면 완강히 고개를 저으신다. 자식의 손길이 닿는 집이 어머님에겐 끝까지 지키고 싶은 안식처인 모양이다. 잠시 대구에 나왔지만, 마음은 이미 청송의 방 한구석에 가 있다. 어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며 활짝 핀 벚꽃 아래 잠시 멈춰 섰다. 모든 것이 시들하게 느껴지는 올봄이지만,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꽃잎이라도 눈에 담아보려 애쓴다. 바깥출입 한 번 못 하시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이 사소한 꽃구경조차 죄스럽지만, 이렇게라도 우울한 기분을 달래야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 어머님의 내일에 정말 희망은 없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을 접고, 내일 청송에 갈 때는 노란 후리지아 한 다발을 사기로 마음먹는다. 향기 없는 진달래 대신, 방 안 가득 봄의 냄새를 채워드리고 싶다. 어머님의 마음에 핀 욕창이 그 향기에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다면, 나의 회색빛 봄에도 노란 물감 한 방울이 번져갈지도 모르겠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영화계의 어린왕자, ‘인턴’

3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3월 30일,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 영화 ‘인턴’이 상영됐다. 서구문화회관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달 마지막 월요일 저녁, ‘리마인드 명화산책’이라는 이름으로 무료 영화 상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간 지역주민들은 숨가쁘게 달려온 한달을 여유롭게 마무리하는 기회를 얻는다. ‘30세 CEO와 70세 인턴의 이야기.’ 얼핏 보면 가볍고 익숙한 설정처럼 보인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다룬 듯 하지만, ‘인턴’은 이런 표면적인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세대와 직급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인간다움’을 잔잔하고도 깊이 있게 전한다. 주인공 벤은 우연히 신문에서 ‘노인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다. 은퇴 이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친구들의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삶 속에서 그는 다시 출발선 앞에 선다. 벤의 시간은 늘 천천히 흐른다. 말투도, 걸음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여유롭고 단정하다. 반면 그가 인턴으로 들어간 회사의 CEO 줄스는 완전히 다른 속도로 살아간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그녀는 늘 무언가를 놓칠까 봐 전전긍긍 살아간다.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업무를 이어가며, 하루의 끝에서도 노트북을 놓지 못한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우리는 흔히 갈등이나 충돌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예상에서 한 발짝 비켜선다. 벤은 줄스를 바꾸려 하지 않고, 줄스 역시 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배우려 하지 않는다. 대신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조용히 바라보고, 이해하고, 조금씩 스며든다. 그런 과정은 눈에 띄게 극적이지도 빠르지도 않게 흘러간다. 줄스가 벤에게 익숙해질수록 누구에게도 가지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끼고 믿을만한 대상으로 의지하게 된다. 이 영화를 처음 봤던 20대에는 솔직히 그 감정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저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고 부딪혀보니 영화 속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특히 줄스가 겪는 갈등은 깊이 공감되는 지점이었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 완벽하게 해내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그리고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상처까지. 그 모든 감정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마주할 수 있는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후반부, 남편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가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화해하는 장면은 오래 여운으로 남는다. 무너질 것 같았던 관계가 다시 이어지는 순간, 단순한 용서를 넘어서는 감정들이 느껴졌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다시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을 수 있는 용기, 그 장면을 보며 참고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영화를 처음봤던 그 순간에는 그저 지나치던 장면이, 이제는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영화는 극적인 장면 없이, 줄스가 벤에게 이야기를 채 전하기도 전에 끝난다. 그래서 여운이 더욱 크게 남았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며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바꾸는 힘이 아니라,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인턴’은 마지막까지 조용히 전하고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산불로부터 소중한 목조 문화재 지킨다”⋯포항북부소방서, 봉강재 합동소방훈련

포항북부소방서는 1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기계면에 위치한 목조 국가유산인 ‘봉강재’에서 산림 인접 국가유산 보호와 초기 대응태세 확립을 위한 ‘2026년 상반기 산불 및 목조국가유산 합동소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목조 문화재와 인근 산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관계인의 초기 대응 능력을 높이고 유관기관 간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해 화재 진압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마련됐다. 훈련에는 포항북부소방서를 비롯해 포항시 북구청 산불진화대, 기계면 행정복지센터, 봉강재 관계자 등 인원 130여 명과 장비 11대가 대거 동원됐다. 주요 훈련 내용은 △최초 발견자의 화재 초기 초동 조치 △목조 건축물 구조에 특화된 화재 진압 및 산불 연소 확대 방지 △중요 물품 반출 및 현장 복구 활동 △유관기관 합동 주민 대피 및 산불 진화 훈련 등으로 구성됐다. 김장수 포항북부소방서장은 “목조 건축물은 화재 시 연소 확대가 매우 빨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합동 훈련으로 공조 체계를 공고히 하여 소중한 국가유산과 산림 자원을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