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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 최고가’ 포항 쓰레기 봉투···시민 부담 완화 노력은 ‘글쎄’

포항시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은 경북에서 가장 비싸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포항시가 쓰레기 배출량을 제대로 줄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쓰레기 배출량이 줄면 시민이 부담할 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 포항시가 배출감소를 위해 제대로 노력하는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20ℓ 기준 포항의 종량제봉투 가격은 900원으로 대구시(670원) 보다 230원 비싸다. 또 구미시(600원) 보다 300원, 경주시(350원) 보다 550원, 군위군(240원) 보다 무려 660원 비싸다. 2022년 이후 동결됐지만, 경북 평균(313원)을 훌쩍 넘는다. 임동욱 포항시 청소행정팀장은 “‘사용자 부담 원칙’에 기반하며 수거비 외에도 한국환경공단이 부과하는 폐기물 처리 부담금, 소각·매립 비용, 인건비가 모두 포함된다”며 “2018년부터 새로 생긴 부담금이 특히 크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의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 지침’에 따르면 지자체는 생활폐기물 처리비용과 지역 여건을 반영해 주민부담률을 산정하고 봉투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지자체가 생활폐기물 등을 소각 또는 매립할 때 발생량에 따라 부담금을 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폐기물 발생량이 많은 도시일수록 구조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포항시는 인구 약 50만 명, 공업·항만 기능을 갖춘 도시라는 점에서 생활·산업폐기물 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포항시의 재정 구조도 ‘비싼 봉투’의 이유다. 포항의 2024년 청소예산 재정자립도는 30.2%다. 2023년에는 34.7%였다. 지자체가 청소·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등에 쓰는 총 예산 가운데 지방세·세외수입 등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는 비율을 뜻하는 청소예산 재정자립의 비율이 높을수록 외부 의존도가 낮고 자립적 재정 운영이 가능하다. 생활폐기물 처리비용 중에 시민이 직접 부담하는 비율인 주민부담률도 37.7%에 달한다. 쓰레기 처리비용의 3분의 1 이상이 시민의 지갑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포항시는 환경관리원 300여명의 인건비만 연간 200억원에 생활폐기물 수거 대행비가 80억 원에 달하는데 반해 봉투 판매 수입은 연 130억 원에 그쳐 재정 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포항의 도시 구조도 비용을 끌어올린다. 공단 지역과 원룸촌, 상가 밀집지와 항만이 공존하는 복합도시인 포항은 수거 효율이 떨어지고 처리비용은 그만큼 늘어난다. 다른 지자체들이 주민 부담을 줄이려고 종량제봉투 가격 인하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임동욱 청소행정팀장은 “종량제봉투 정책은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구분해 버리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시민 참여가 높아야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재호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적정한 부담이 있어야 시민들이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행정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쓰레기 배출 감량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포항의 원룸촌과 주택가에는 여전히 재활용품과 음식물쓰레기가 뒤섞인 봉투가 쌓인다. 한 시민은 “생활비 부담만 더 커졌다”라고 꼬집었다.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박칠용 의원은 “인구 감소와 시민 배출 의식 향상 때문에 포항의 쓰레기 배출량이 감소한 것이지, 포항시의 노력이 주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3

경비원 폭행하고 괴롭힌 아파트 입주자 대표⋯검찰 송치

경비원을 폭행하고 괴롭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회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23일 고용노동부 대구 서부지청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A씨가 지난 7월 술에 취한 상태로 경비실을 찾아 경비원 B씨와 언쟁을 벌이다 가슴을 밀쳐 넘어트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B씨에게 예초 및 전지작업, 도색, 지하계단 청소 등 부당한 업무를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 행위를 했다. 또 관리소장에게 “B씨가 스스로 그만두게 할 것”과 “명예훼손 및 모욕감을 준 점에 대하여 반성하고 아파트의 위계질서를 존중하겠다”는 내용의 각서에 B씨의 서명을 받아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서부지청은 B씨의 진정을 접수한 뒤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전문위원회’ 등을 거쳐 A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폭행 혐의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성호 고용노동부 대구서부지청장은 “경비원들에 대한 입주자 대표의 부당한 업무지시, 폭언, 폭행 등 직장내 괴롭힘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하며,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엄정히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0-23

선혜원(鮮慧院), 한옥의 고요와 현대 예술의 호흡

서울 삼청동에 자리한 한옥 선혜원은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사저로 사용되던 곳이다. 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SK의 미래를 논의하던 이 공간은 3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한다. ‘선혜원 아트프로젝트’의 첫 전시로 김수자 작가의 개인전 ‘호흡-선혜원’(2025년 9월 3~10월 19일)이 열렸다. 입구에는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한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시선을 위로 두니 ‘선혜원(鮮慧院)’이라 새겨진 현판이 위엄 있게 걸려있다. 이 곳은 경흥각(京興閣), 하린당(賀隣堂), 동여루(同輿樓) 세 동이 디귿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선경(鮮京)을 흥하게 한다’는 뜻의 경흥각, ‘이웃을 돕는다’는 하린당, ‘사회와 함께 한다’는 동여루. SK의 창업 철학이 깃든 이름들이다. 한옥의 격조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고요하고도 품격 있는 기운으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가파른 계단 끝에서 마주한 창연문(昌演門)은 마치 사찰의 일주문을 연상시킨다. 경건한 분위기의 문을 지나면 높고 기품 있는 지붕 선을 가진 경흥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눈길을 끄는 지붕 위 잡상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긴다, 왼편의 ‘建賢戠人源株百(건현시인원주백)은 SK그룹 창업주와 후계자 그리고 100주년(2053) 등을 상징하며, 오른편에는 SUPEX(Super Excellent)의 경영철학을 형상화한 토우들이 놓여 있다. 잡상은 조선시대 궁궐 건축에서나 볼 수 있는 상징물로 선혜원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경흥각 내부에 들어서면 한옥의 품격이 곧 예술이 된다. 바닥 전체가 거울로 마감되어 천장의 목재 구조와 관람객의 모습이 끝없이 반사된다. 현실과 허상의 경계가 사라진 공간에서 관람자는 ‘걷는 행위’ 자체로 작품의 일부가 된다. 전통과 현대, 개인과 타자가 공존하는 시공간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경흥각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전환시킨 작가의 대표 연작 ‘보따리’는 이동, 정체성, 기억을 품는다, 여행을 하거나 이사를 할 때 소지품을 천에 싸서 묶는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 도구 ‘보따리’를 현대 미술 언어로 끌어올려 이주와 디아스포라 그리고 삶의 흔적을 담는 이동식 보금자리로 재해석 한다. 거실 역할을 하는 하린당에는 조선백자 달항아리에서 모티브를 얻은 반구형도자기가 전시 되어 있다. 두 그릇을 맞붙인 비대칭 구조는 보름달의 차고 기우는 모습, 그리고 보따리를 연상시킨다. 지하1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는 해와 달이 상징적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아래층에 전시된 세 개의 ‘보따리’ 작품이 또 다른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화장실조차도 예술의 일부다. 전시 관람 후 동여루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며 바라본 경흥각 전경은 웅장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절제의 미를 보여준다. 한때 재벌이 거주하던 사저이자 기업의 역사를 품은 이 한옥이 이제는 예술의 무대로 거듭난다. 김수자의 개인전 ‘호흡-선혜원’은 전통과 현대, 공간과 인간의 ‘숨’을 하나로 엮는다. 시간별 예약제로 운영되는 덕분에 관람객은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한옥의 고요함을 만끽하며 유유자적한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 선혜원은 기업의 철학이 예술로 승화된 공간으로 앞으로 더 많은 작가와 더 깊은 예술이 머무는 ‘예술의 성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3

‘봉화 보부상 한마당’ 현장 가보니

2025년 제5회 봉화 보부상 한마당축제가 지난 18일 500여 명의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보부상 위령제로 시작해 길놀이, 전통민요 공연, 봉화 보부상 마당놀이, 보부상 퀴즈 등으로 신명 나고 즐거운 축제가 진행되었다. 조선 시대 봉화군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내성행상단은 대한제국 시기 상무사로 정비되면서 봉화 상무사로 활동했다. 이 보부상단의 문화와 유물을 보존하고 문화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정례화 된 축제였다. 조선시대 보부상은 전국에 걸쳐 있었으며 구한말에는 상무사로 전국 모든 군에 설치하였고 봉화 상무사는 1860년경 조직되어 봉화군과 울진군 장시를 관리했다. 보부상은 복장, 인사법, 직업윤리, 조직체계와 규율을 갖고 1960년대까지 봉화·울진 십이령과 봉화군 물야면 애전마을에서 명맥을 유지했었다. 조선 보부상의 풍속은 그 자체가 한국의 상인문화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독특하고 다양했다. 봉화 상무사를 통해 고유한 우리의 상인문화, 전통시장 문화를 보존하고 지역의 문화적 자원으로 콘텐츠화해 올해 5회째 축제를 열었다. 축제가 열린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애전마을은 봉화 보부상들의 활동 거점 중 한 곳으로 보부상 합동 위령비가 있는 곳이다. 애전마을의 보부상들은 홀아비 보부상들이 대부분이며 이들의 이름은 조선시대 보부상의 작명 관행과 일치하는 성과 출생지 지명을 합친 이름을 사용했다. 이 보부상들은 처자식이 없이 홀아비로 살다가 자신들의 논과 밭을 마을에 남기고 죽었고, 마을 사람들이 경작하고 토지세를 모아 80년 이상 추모제사를 이어가고 있다. 예전 보부상들이 살았던 삶터는 댐이 생기면서 수몰되었지만 마을 인근에 위령비를 세워 매년 합동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댐의 좌측으로 8기 이상의 보부상 묘가 있었으나 2000년대 댐 공사가 시작되면서 사라졌다. 애전마을은 강원도 영월, 울진 흥부장, 충북 단양, 봉화의 내성장, 안동, 영주, 풍기 등 150리길 내외의 중간지점으로 소설가 김주영의 소설 ‘객주’에서 주인공인 보부상 천봉삼이 정착한 곳으로 묘사하고 있는 곳이다. 애전마을 위쪽에는 보부상이 주인이었을 사기점이 있었으며, 조선 성종 때 보부상이 발견했다는 오전 약수탕이 있는 곳이다. 이런 귀중한 자원들과 애전마을 삶터, 주막 등을 재현한 기념관 또는 역사관 건립이 필요해 보인다. 보부상들은 엄격한 행상 윤리와 가치 규범, 조직의 실천규범을 두고 구성되었으며 특히 조직원 상호간의 유기적 관계를 강조해 병든 사람은 구해주고 죽은 사람은 장례를 치러주며 서로 호형호제했다. 또한, 윗사람을 공경하는 가치 규범과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관리되었다. 봉화 보부상들의 상부상조 정신과 토지를 남겨 기부로 이어진 교훈이 길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3

가을의 속삭임, 성주에서 만난 예술의 온기

지난 11일, 추석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 만학도 동기들은 가을 기운이 부드럽게 스며든 경북 성주군 월항면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과거 문예지 출판 기념회를 함께 치렀던 인연을 따라, 변화한 공간을 기대하며 찾은 복합 문화공간이 있었다. 그 이름은 아트리움 모리와 브런치 카페 트리팔렛이다. 고요한 시골 마을 어귀에 위치한 아트리움 모리는 한때 제조 시설이던 공간을 완전히 정리하고 복합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해 있었다. 본관 전시장 아트리움 모리, 미디어 및 설치 중심의 아트스페이스 울림, 청년 작가 레지던시 공간 유촌창작스튜디오, 문화·상업 기능을 함께 지닌 아틀리에 샘, 그리고 자연스러운 연결의 축인 브런치 카페 트리팔렛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공간을 연 구복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흔들림 없이 우직한 산처럼, 여린 작가와 맑고 투명한 작품들을 듬직하게 품어주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그 말처럼, 아트리움 모리는 단지 전시만 보여 주는 장소가 아니라 감각과 기억을 담아내는 ‘예술의 그릇’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본관에서는 임도 작가의 개인전 ‘잠 못 드는 이들의 나이테’가 전시 중이었다. 우리는 한 작품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버려진 나뭇가지 하나, 조용히 쌓인 결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며 작가의 내면과 깊게 마주하려는 듯한 집중이 이어졌다. 작품은 말없이 속삭였고, 우리는 그 침묵을 듣고자 귀 기울였다. 본관을 나와 아트스페이스 울림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선 두 개의 전시가 만학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첫 번째는 구영웅 작가의 작품 ‘Particles – 별, 고을’. 집 모양의 캔버스를 중심으로, 빛나는 판이 중첩되어 화면을 채웠다. 영웅신화처럼 찬란한 색채가 공간을 가로지르며, 관람자는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갈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두 번째로는 노진아·서해영·제승규 등 23인의 조형 작가들이 참여한 기획전 ‘Paradox’. 이 전시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설치 장치와 관람객 간 상호작용이 시도된다. 우리도 장치와 눈빛과 대화로 소통을 시도했는데, 인공지능이 응답할 때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이 공간에 스며들었다. 전시 관람 후 우리는 카페 트리팔렛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유리로 둘러싸인 실내에서 들판과 산의 풍경이 시야에 펼쳐지고, 자연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었다. 더불어 전시장과 카페를 연계한 관람 할인제도는 방문객이 공간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며 머무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이어 주었다. 한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역의 예술 생태계 속에서, 아트리움 모리처럼 지속성과 정체성을 가진 복합 문화공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귀한 일이다.” 그의 말처럼 모리는 2022년 개관 이후 전시 규모를 점차 확장했고, 청년작가 공모전 ‘모리 영 아티스트’를 운영하며 레지던시 공간까지 갖춘 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왔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공간을 마련하는 이 복합 문화공간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다만, 공간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 측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구복순 대표의 초심과 의지 외에도, 지자체의 지원과 관심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날의 동기생들의 나들이는 단순한 문화 체험을 그 이상으로, 예술과 삶이 조용히 섞이는 순간을 만나는 기회였다. 아트리움 모리와 트리팔렛은 그 감성을 오래도록 간직해 줄 추억의 장소로 우리들 마음에 새겨졌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3

APEC 정상회의 최종 점검···외교통상각료·최종고위관리회의 개최

2025 APEC 정상회의의 마지막 점검을 위해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와 최종고위관리회의(CSOM)가 경주에서 개최된다. CSOM은 오는 27∼28일, AMM은 오는 29∼30일 열릴 예정이다. AMM은 정상회의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종 점검 성격의 각료급 회의다. APEC 각급 기관의 올해 활동 및 의장국 핵심 성과, 사무국 운영, 고위관리회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각각 세션 1과 세션 2의 의장을 맡아 공동 주재한다. 세션 1(혁신과 번영)에서는 디지털 협력을 통한 지역 도전과제 대응 및 공동 번영 방안을, 세션 2(연결)에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역내 공급망 강화 및 무역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한다. 21개 회원국의 외교·통상 장관을 비롯해 아세안(ASEAN),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등 APEC 옵서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초청 국제기구 대표로 참석한다. 올해 고위관리회의와 산하회의체 및 14개의 분야별 장관회의·고위급 대화 등의 주요 논의 결과와 올해 APEC 성과를 반영한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것이 목표이다. CSOM에서는 정부가 올해 APEC 정상회의 핵심 성과물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 관련 논의 현황과 정상회의·각료회의 준비 상황을 회원들과 공유한다. 또 서비스 경쟁력, 인터넷·디지털 경제·구조개혁 등 각종 산하 회의체의 연간 활동 성과와 협력 과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합동각료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박형남기자

2025-10-23

국방부 ‘해병대 準 4군 체제’로 전환 추진

국방부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해병대 준(準) 4군 체제 전환’을 추진한다. 포항에 있는 해병대 1사단의 작전통제권을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해병대사령부로 원복해 상륙작전·신속대응 전담부대로 개편하기로 했다. 해병대 준4군 체제 전환과 해병대 1사단의 1군단 승격을 요구해온 포항시 해병대전우회는 “매우 미흡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23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년 초에 해병대를 해군에 두면서도 ‘국군조직법’에 있는 해병대의 고유임무를 재정의해 ‘준4군 체제’의 개념을 정립할 예정이다. 국군조직법 제3조(각군의 주임무 등)는 해군은 상륙작전을 포함한 해상작전, 해병대는 상륙작전을 주임무로 명시하고 있다. 내년에 국군조직법의 해당 조항을 개정해 해병대 고유임무를 ‘도서방위, 상륙 및 신속대응 작전’으로 재정의해 역할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향후 국방개혁에 따른 미래 부대구조 개편과 연계해 해병대사령부 예하 사단·여단 전반의 작전지휘구조도 재정립한다. 2028년까지 해병대 1사단의 작전통제권을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해병대사령부로 원복해 상륙작전·신속대응 전담부대로 개편한다. 국방부는 사령관 등 해병대 사기 진작과 위상 강화를 위해 사령관 등 고위급의 합참 등 주요지휘관 보직으로의 진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2027년에는 해병대사령부의 참모들이 겸직하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정보·작전·화력 참모 전담 조직을 새로 편성해 서북도서 방위작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방침이다. 고한중 포항시 해병대전우회장은 “'K-방산의 거점'이라 자부하는 포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매우 미흡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1·2사단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된 1973년 이전에 갖고 있던 해병대의 위상을 복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계획”이라면서 “해병대 1군단 창설 없이 해병대가 ‘K-국방’의 선봉에 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3

‘도지정 문화유산이 뭐길래’···칠포진성은 ‘반발’, 고현성은 ‘기대 솔솔’

포항지역 도지정 문화유산을 놓고 주민들 사이에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칠포진성’의 성벽과 맞닿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포항시가 칠포진성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강력하게 반발했고, 포항시는 주민 반발을 이유로 해당 절차를 중단했다. 조선 전기 수군 진성인 칠포진성은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아 지역 차원의 보존과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보호구역 설정에 따른 건축·증축·보수·형질변경 제한 등의 규제를 우려한 주민들이 반대한 것이다. 포항시 문화유산활용팀 관계자는 “학술적 가치가 큰 칠포진성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주민 공감대 형성 이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포항시 남구 오천읍 원리에 있는 고려 토성 ‘고현성’의 ‘도지정 문화유산’ 승격 절차에 대해서는 마을 주민들이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고 있어 칠포리 주민들과 대조를 보였다. 칠포진성은 성벽이 주택과 맞닿아 있어 생활권 제약이 불가피했지만, 고현성은 대부분 임야나 방치된 사유지로 민가가 드물다. ‘보존은 규제’라는 인식이 ‘보존은 보상’이 된 셈이다. 포항시는 조례에 따라 ‘고현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 건축행위 허용기준(안)’을 공고하고, 31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고 있다.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적 절차다. 한 주민은 “놀리던 땅을 시에서 사 준다면 그게 더 낫다. 공원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유산활용팀 관계자는 “고현성은 주거지와 떨어져 있고, 일부는 과거 개발 중 발굴된 땅이라 지정 후 시가 매입하면 낫다는 의견도 있다”며 “일부 소유주는 건축 제한을 우려하지만, 전체적으로 반대 일색은 아니다. 보상 절차가 명확해지면 찬성 여론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도지정 문화유산이 되면 토지 매입과 정비가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로는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처럼 성곽 공원 형태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며 “고현성 사례를 계기로 문화유산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공존의 행정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2

채 해병 특검, 경북경찰청 등 10여 곳 압수수색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22일 서울 경찰청 본청과 경북·대전·전남경찰청 등 전국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2023년 고(故)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 조사기록이 국방부로 되돌아간 경위와 지난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불송치 결정의 배경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특검은 이날 수사관 10여 명을 투입해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와 형사과 등 당시 수사팀 사무실을 중심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수사에는 당시 경북경찰청장이던 최주원 치안감(현 대전경찰청장), 김철문 치안감(현 전북경찰청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이던 이 모 경무관(현 전남청 수사부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2023년 채 상병 순직 당시부터 지난해 불송치 결정에 이르기까지 사건 처리 과정에 관여한 인물들이다. 2023년 8월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초동 조사기록을 경북청에 이첩했다. 그러나 경북청은 이첩된 지 몇 시간 만에 국방부 검찰단의 요청을 받고 기록을 다시 돌려보냈다.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한 뒤 재이첩했고, 경북청은 지난해 7월 임 전 사단장에 대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 외부의 개입이 있었는지, 그리고 경찰 수사권이 적정하게 행사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경북청이 국방부 검찰단에 기록을 넘기는 과정에 의문이 있고, 이후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수사하는 과정도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0-22

“저녁시간 손님 다 돌려보냈다”… 영양군 읍내 ‘가스 불통’ 피해

영양군 영양읍내 전역이 갑작스러운 ‘가스 불통’ 사태에 휩싸였다. 영양읍내 한 주택 굴착공사 중 지하 가스관이 파손되면서 예고 없이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사고는 지난 21일 오후 5시쯤 발생해 약 2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이때문에 영양읍내 식당과 피자점, 치킨점, 카페 등 상인들과 주민 수백여 명이 저녁 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직후 영양시티에너지측은 “영양읍 동부리에 거주하는 김모씨가 자택 정비를 위해 굴착 장비를 사용하던 중 가스관이 손상돼 공급이 중단됐다”며 “즉시 안전 조치를 취하고 복구 인력을 투입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정상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스가 끊긴 시점은 퇴근과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인 시간대였다. 영양읍내 식당이며 피자, 치킨점과 빵집·분식점 등 소상공인들은 영업을 중단하거나 손님을 돌려보내야 했다. 영양읍내 시장에서 한식점을 운영하는 조모씨(66)는 “손님이 몰리던 시간인데 음식조리를 할 수 없어 모두 돌려 보냈으며 예약받은 손님들께도 사정을 얘기하고 취소통보 했다”며 “장사 망친 건 둘째치고 예고도 없이 이렇게 가스가 끊기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39)는 “커피머신과 오븐이 전부 가스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멈춰서 영업을 접었다”며 “이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관리 부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 책임은 회피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영양읍 주민 김모씨(56)는 “가스는 생활의 필수 기반시설인데, 사전 안내도 없이 중단된 건 명백한 관리 부실”이라며 “공급업체도 문제지만, 이런 사고를 예방·감독해야 할 행정기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현행 규정상 가스 공급업체는 지역 배관망 관리 및 긴급 복구 체계를 유지해야 하고, 지자체는 안전 점검과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다. 그럼에도 사고 발생 즉시 주민들에게 사전 안내나 긴급 알림 문자는 발송되지 않았다. 영양군 관계자는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피해 상황이 확인되는 대로 영양시티에너지측과 협의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 불신은 여전하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설비 파손을 넘어 기초 인프라 관리 체계의 허술함과 위기 대응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지방 중소도시일수록 기반시설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사전 경보 시스템과 긴급 안내 체계를 상시화해야 한다”며 “가스시설 인근에서 공사를 할 경우 사전 협의·안내 절차를 강화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스 공급은 이날 저녁 7시 무렵부터 순차적으로 복구됐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5-10-22

산불특별법 통과에 131개 시민·환경단체 강력 반발

131개 시민·환경단체가 2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와 재건을 위한 특별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산불특별법이 산불 피해 복구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각종 개발 특례 조항을 통해 산림 난개발을 조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 개정과 시행령 보완을 촉구했다. 특히, 법안의 구조적 결함을 지적하며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 즉 거부권을 요청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법 제41조부터 제61조까지를 ‘산림투자선도지구 개발 패키지’라 부르며, 골프장·리조트·호텔·관광단지 같은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둔갑시켜 각종 인허가를 일괄 의제하고, 환경영향평가 심의기한을 45일로 단축해 검토 절차를 무력화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55조는 민간사업자에게 토지를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제56·57조는 보전산지의 행위제한과 보호구역 지정 해제를 가능케 한다. 제30조는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위험목 제거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사유재산권과 생태적 회복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날 녹색연합의 임성희 팀장은 “복구라는 명분 아래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하고, 산지전용과 보전산지에서의 행위제한에 대한 특례를 보장하며, 위험목이라는 명목으로 벌채를 허용하면서 각종 위락시설을 위한 규제완화를 보장하고 있다”며 “재난을 기회로 삼아 각종 규제들을 그야말로 불태워버리는 독소조항은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다양성재단의 성민규 연구원은 “피해 주민을 돕겠다던 특별법이 난개발의 면허장이 돼 버렸다”며 “법이 통과되자마자 경북도지사가 골프장, 리조트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이 그 증거다. 불탄 숲이 곧 투자 기회가 되고, 재난이 돈이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시민 단체들은 법안의 심의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도지사가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같은 시·도지사 산하 심의회를 통해 스스로 승인하는 구조는 중앙의 견제가 사라진 자기심의 체계이며, 행정절차라는 외피 속에 지자체 중심 개발권의 폭주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관계부처 협의와 산림청 심의,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의무화했으니 난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시민단체들은 “심의회는 독립적 통제기구가 아니며, 관계부처 협의도 단순 통보 절차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린피스의 최태영 캠페이너는 “이번 결정으로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까지 보호지역 30% 지정’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며 “법안을 만든 산불특위와 여야 국회는 공동의 책임을 지고 독소조항 삭제와 개정 작업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국회와 정부, 대통령실에 △국회는 즉시 산불특별법 개정 논의에 착수해 제30조, 제55조, 제56·57조, 제60조 등 개발 특례 조항을 전면 삭제할 것 △산림청과 환경부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난개발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통제 장치와 주민동의 절차를 마련할 것 △이재명 대통령은 거부권 포기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개발특례 조항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재검토할 것 등을 골자로 한 공식 성명서를 제출하며, 독소조항이 개정되고 난개발을 막을 시행령이 제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2

7조4000억 효과… 대기업부터 지역기업까지 마케팅 열기 ‘활활’

2025 APEC 행사 기간에 펼쳐질 기업 마케팅의 열기가 크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 정상 및 경제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기업들은 자신들의 특징을 살린 제품 등을 내세워 세계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는 31일 열리는 갈라 만찬에서 5만 발의 불꽃과 2000대의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쇼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공중·수상 드론 연출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다. 현대차그룹은 각국 정상 및 장관급 인사 등 참가자들을 위한 의전차량 192대를 제공한다. 제네시스 G90, G80,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등으로 구성된 지원 차량은 친환경 기술력과 품격을 동시에 보여줄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호텔과 여행, 케이터링 등과 관련된 인프라를 총동원한다. 롯데호텔서울과 시그니엘부산이 정상회의와 CEO 서밋의 오찬·만찬을 담당하고, 롯데제이티비는 포항 영일만항에 크루즈 두 척을 띄워 숙박을 지원한다. 기업들은 국내외에서 APEC 홍보전도 벌이고 있다. LG는 지난달 말부터 경주 시내버스 70대에 APEC 홍보 래핑을 진행하며 '달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았다. 서울 광화문·시청·명동 등 7곳의 대형 전광판과 뉴욕 타임스 스퀘어,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적 랜드마크에서도 공식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쿠팡은 공식 홍보 협력사로서 APEC 로고가 인쇄된 배송 박스와 포장재 5000만 개를 제작해 전국 로켓배송에 활용하며 생활 속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LG생활건강은 '더후' 화장품을, 에이피알은 '부스터 프로'를 협찬하며 K-뷰티의 위상을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참가자 배우자 프로그램 'K뷰티&웰니스' 행사를 돕는다. 농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신라면 1만개를 협찬 한다. LG생활건강은 생수 9만6000병을 행사 기간 지원한다. 교촌치킨, 옥동식, 청년다방, 미정당, 부창제과 등은 행사장 인근에서 푸드트럭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알린다. 경북의 우수기업과 물품도 글로벌 무대에 오른다. 해당기업은 경주축산농협 천년한우 육포, 상복명과원 전통 디저트(경주빵·찰보리빵·계피빵·녹차빵), 성왕이앤에프 원목 펜 접시, 세영정보통신 투어 가이드 통신 장비, 로진 소백산수 생수이다. 다미 생활자기 식기세트, 대본 전통차티백, 울릉샘물 울림워터 생수 등도 포함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딜로이트 컨설팅과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APEC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7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APEC 21개 회원국이 전 세계 총 GDP의 60%를 차지하고 무역 또한 전 세계 물량의 50%를 차지하는 만큼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무대"라며 "우리 기업들이 여러 비즈니스를 위해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2025-10-22

‘K-자율주행 기술’ 세계 무대에 선보인다

기아, KGM 등 국내 대표 완성차의 하드웨어에 자율주행 전문기업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K-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장인 경주 보문단지 일대에서 운행한다. 셔틀을 운행하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산화율 90% 이상을 달성한 순수 국산 자율주행기술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셔틀은 보문단지 순환형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순환형 등 2개 노선으로 운행하고, 이미 지난달 10일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정식 운행했다. APEC 주요 회의가 열리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는 보문단지 출입이 통제됨에 따라 일반 시민 탑승은 제한하고 정상회의 참석자 및 대표단 등 APEC 공식 참가자들을 대상으로만 운행한다. 11월 2일부터는 다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운행을 제개한다. APEC 주요 회의 개최 전후로 경주교통정보센터 자율주행 예약 누리집(its.hyeongju.go.kr/autobook) 또는 정류장 QR코드 스캔을통해 당일 예약 후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예약하지 않아도 현장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번 운행을 앞두고 운행구간 내 위험 요소를 사전 점검하고, 자율주행차 사고조사위원회 및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비상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자율주행 셔틀 제작사 대상으로 사고 발생 비상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차량 작동상태를 점검하고, 행사 기간 중 사고 발생 때 즉각 대응을 위해 행사 기간 중 현장 대기 등 모든 안전조치를 철저히 이행할 계획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2

APEC 크루즈 정박료 6500만원⋯영일만항-대한상의 협의 완료

속보=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포항 영일만항을 크루즈 2척을 해상 숙박시설로 활용하기 위한 부두 사용료(본지 15일자 2면 보도)가 최종 확정됐다. 사용료 조정 문제가 원만히 정리되면서 APEC 회의 지원 준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포항영일만신항㈜(PICT)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협의를 거쳐 정박료를 6500만 원(부가세 별도)으로 조정하고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PICT는 애초 안전관리 구역과 대기장소, 셔틀버스 운행 공간 등 부대시설 사용을 포함해 약 3억원 규모의 사용료를 산정했지만, 국가행사라는 점을 고려해 금액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대한상의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3번과 4번 선석에 중국과 일본 크루즈 2척을 정박시켜 해상 숙박시설로 운영한다. 7만t급(850객실)과 2만6000t급(250객실) 규모의 크루즈는 ‘플로팅 호텔’ 형태로 운영하며, 회의 참가자와 운영 인력이 이용할 예정이다. 상업용 컨테이너 부두가 국가행사 숙박시설로 전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영일만항의 새로운 활용 모델로 평가된다. PICT 관계자는 “국제적인 행사에 협조한다는 취지에서 금액을 조정했다”며 “여객부두가 아닌 상업부두를 사용하지만, 화물 처리에 지장이 없도록 내부 일정을 세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주 APEC과 연계해 영일만항이 해상 숙소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한다”라며 “무엇보다 안전관리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도 “양측이 충분히 협의한 끝에 6500만 원으로 결론이 났다”며 “입항이 임박한 만큼 현장 점검과 운영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PICT 관계자는 “이번 계기를 통해 영일만항의 국제적 활용 가능성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2

스키장 안전모 쓴 해경⋯산업용 보호구 대신 ‘일상용’ 지급 논란

해양경찰청이 현장 함정요원들에게 산업용 보호구 대신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키장 안전모’를 지급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현장 근무자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장비가 일반용품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 해경에서 자료에 따르면, 해경은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함정용 안전모 전량을 스키용 안전모 모델로 구입·보급했다. 최근 5년간 보급된 스키용 안전모는 총 6503개, 구입비는 4억4099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해당 안전모가 KC 인증을 받은 ‘운동용 안전모’, 즉 일상생활용 제품이라는 점이다. KC 인증은 일반 소비재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산업현장 근로자 보호구에 부여되는 KCs 와는 엄연히 다르다. 해경은 과거 함정요원에게 KCs 인증 산업용 안전모를 지급했지만, 2021년부터 KC 인증 스키용 안전모로 전면 교체했다. 사실상 산업용 보호구를 일상용 안전장비로 대체한 셈이다. 이 문제는 내부 감사에서도 이미 지적됐다. 해경 감사담당관실이 올해 4월 작성한 ‘현장 기본업무 관리실태 결과보고’ 에서는 “임무활동 시 현장요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보호구(안전모)는 산업안전보건법상 KCs 인증 또는 그 이상의 성능 장비를 구입·보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해경은 실무적 이유를 들어 스키용 안전모 도입을 정당화했다. 해경 관계자는 “함정요원의 임무수행 시 착용감과 활동성을 높이고, 주·야간 제약 없이 착용 가능하도록 시인성과 내구성을 고려해 KC 인증 제품을 보급했다”며 “향후 산업현장에 적합한 보호구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해경의 행정 편의적 판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희용 의원은 “산업안전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스키용 안전모를 현장 함정요원에게 지급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이라며 “위험에 상시 노출되는 함정요원의 경우 착용 편의성보다 유사시 생명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경의 업무 특성상 파도, 충돌, 화재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산업용 보호구 기준에 맞는 장비 지급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철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2

고슬고슬 방금 지은 하얀 쌀밥에 특별한 가자미 조림 ‘이맛이야!’

김떡순을 아는가, 동생은 김튀순. 학교 앞 분식집의 메뉴를 줄여서 부르는 이름이다. 하굣길에 김밥, 떡볶이, 순대를 친구들과 다 시켜서 나눠 먹곤 했다. 학교마다 교문 앞에는 분식집이 꼭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하듯 학생들은 꼭 들러 어묵을, 라면을, 쫄면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아마 시작은 분식이었으나 지금은 백반집이 된, 이름만 분식일 뿐 밥이 맛있는 집이 있다. 영덕 야성초 옆에 자리했다. 토마토라고 하면 신세대, 도마도라고 알면 쉰세대라는데, 간판에 신세대와 쉰세대를 섞어서 ‘도마토 분식’이라고 붙었다. 간판도 외관도 바래서 장사 안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낡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관에 손님이 벗어놓은 신발이 가득하다. 거실과 방에 앉은뱅이 테이블이 두 개 놓인 아담한 가게이다. 벽에 영화 그랑블루 포스터가 걸렸다. 1988년 뤽 베송 감독의 영화다. 오래된 노포라는 듯 창문이며 벽지, 장판, 벽에 불을 켜는 스위치도 시골 외할머니댁에 온 듯하다. 심지어 에어컨도 없다. 그래서 한여름에는 이곳에 가기가 쉽잖다. 하지만 오래되었을 뿐 끈적거리지도 않고 찌든 냄새도 없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자마자 영덕에 사는 언니와 함께 찾았다. 근처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에 맞춰 가면 두 명이 한 테이블 차지하는 게 미안해서 한소끔 지나갔다. 메뉴는 주문할 필요도 없다. 몇 명인지만 말하면 알아서 차려준다. 자리에 앉으면 먼저 물을 내온다. 생수병에 든 것은 갈색 물, 보리차다. 이 집은 물 맛집이다. 반찬이 먼저 나왔다. 무생채, 오뎅볶음, 콩나물무침, 초록색의 나물은 그때그때 나는 제철 나물무침, 배추겉절이, 한 장 한 장 양념 바른 깻잎무침, 멸치볶음이거나 코다리조림일 때도 있고, 도라지무침. 나물 반찬은 모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다듬고 데치고 무치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슬로우푸드다. 그러고도 맛이 없는 음식점이 많지만 도마토 분식은 다 맛나다. 그리고 이 집만의 특별한 반찬으로 가자미조림이 때깔 좋은 양념을 입고 군침을 삼키게 했다. 가자미조림이 뭐 그리 특별하냐고 되묻는다면, 나는 보통 다른 집에서 가자미조림에 손을 대지 않았다. 두 손 다 써서 애를 써도 발라지지 않으려고 바싹 붙어서 입에 들어오는 것보다 버려지는 게 많고 열 손가락에 양념이 손톱 사이에 다 스며들어 기분도 찜찜해지기 때문이었다. 도마토 분식의 가자미는 성격 좋은 시누처럼 젓가락으로 발라도 슬 벗겨진다. 간도 딱 맞아서 사장님께 늘 더 주실 수 있냐고 물어보면 덤을 주신다. 하지만 워낙 비싼 재료란 걸 안다. 반찬과 함께 대접에 고슬고슬하게 방금 한 밥이 나온다. 구 첩 반찬을 넣고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내며 마지막에 상에 오르는 된장찌개를 넣고 비벼 먹으라고 대접에 밥을 주는 거다. 밥은 먹고 싶은 만큼 더 먹어도 된다. 하지만 먼저 깻잎 한 장 떼서 하얀 쌀밥에 싸서 맛본다. 그래, 이 맛이야! 구 첩 반찬을 골고루 먹다 보면 밥이 모자라 떠오고, 보탠 밥에 찬이 모자면 또 더 준다. 어느새 배가 턱까지 차오른다. 문 앞에는 후식으로 믹스커피를 셀프로 타서 먹도록 했다. 말 잘하면 근처에 단체배달도 한다고 했다. 도마토 분식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 일요일은 휴무이니 미리 연락해 보는 게 좋다. 주차 공간은 따로 없고 바로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있고, 길가에 적당히 대야 한다. 영덕읍 덕곡4길 5-1이며 네이버에는 ‘도마토’를 ‘토마토’로 고쳐 적어놓았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1

역사의 흔적을 걷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자리한 일본인 가옥거리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좁은 골목을 따라 늘어선 목조 가옥과 일본식 기와지붕, 미닫이문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구룡포에 정착하며 남긴 생활의 흔적을 지금의 우리에게 전한다. 이 거리가 형성된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 구룡포가 동해안 어업의 중심지로 성장하면서부터다. 일본인들은 이곳에 대거 정착해 어업권을 장악했고, 집과 상점을 짓고 마을을 형성했다. 그 시절의 흔적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역사를 증언하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구룡포 근대역사관은 꼭 들러볼 만한 장소다. 이곳은 1920년대 일본 상인의 저택을 리모델링해 만든 전시관으로,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비롯해 구룡포 근대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내부에는 생활용품, 가구, 어업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어 외형과 함께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일상을 살았는지를 생생히 체감할 수 있다. 거리 한쪽에 놓인 계단에는 당시 구룡포항을 조성하는데 기여한 이주 일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들이 떠난 후, 구룡포 주민들은 시멘트를 발라 그 흔적을 모두 지워버려 시멘트가 발린 돌기둥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서면 만날 수 있는 충혼탑은 해방 이후 지역을 지켜낸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일본인들이 남기고 떠난 흔적 위에 세워진 충혼탑은, 그 자체로 시대가 남긴 상처와 극복의 역사를 함께 보여준다. ‘구룡포’는 ‘아홉 마리의 용이 바다로 승천했다’는 전설로부터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를 형상화한 9마리 용 조각상이 구룡포를 지키듯 서 있어, 마치 전설 속 장면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듯한 특별한 인상이 남았다. 이곳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더 잘 알려진 장소가 되었다. 주인공 동백이 운영하던 가게 ‘까멜리아’의 배경을 비롯해 극의 주요 장면들이 바로 이 거리에서 촬영되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게 되었고, 일본인 가옥거리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문화·관광적 가치를 동시에 지니게 되었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기념품 가게들도 여럿 만날 수 있다. 포항 바다를 형상화한 소품부터 재미있는 디자인의 상품까지 다양한 기념품이 즐비했는데, 시민기자 역시 집게 모양 빨간 볼펜으로 추억을 챙겼다. 손에 쥐자 마치 이곳에서의 기억을 집어 온 듯한 기분이 들어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특별한 상징이 되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계단에 새겨진 이름과 충혼탑, 그리고 근대역사관과 용 조각상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역사와 전설을 되새기게 했고, 드라마 촬영지와 기념품 가게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추억을 선물해줬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거리는 기억을 간직하고 나누는 일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1

요즘 달라진 결혼식 풍경

주말에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2주 전에 도착한 모바일 청첩장엔 짧은 소개 글과 부모님의 성함과 당사자의 이름, 예식장의 지도와 함께 축의금 송금 계좌번호도 따라왔다. 축의금을 직접 손으로 건네면 아날로그의 맛이 있지만 축의금을 받고 봉투를 열어 직접 돈을 세고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이 적잖이 신경 쓰이는 일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결혼식장으로 향하기 전 바로 송금한다. 최근에는 절도 방지를 위해 키오스크를 설치한 결혼식도 있다지만 축하해야 할 일에 돈이 앞서는 것 같아 아직까지는 내키지 않는 풍경이다. 버진로드에 장식한 꽃들은 딱 필요한 만큼만 있어 예식을 보기에 편하고 기분까지 좋아졌다. 신랑 측 하객이었지만 평소에 신랑 측인지 신부 측인지 별생각 없이 지인들 따라 앉았던 자리도 신부 측은 하객 기준으로 오른쪽이라는 것도 알았다. 버진로드로 입장하는 신부의 위치와 같은 방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식은 경쾌하게 흘러갔다. 예식 선언과 신랑 부모가 덕담을 한다. 신부가 입장할 차례가 되자 당연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신부는 홀로 입장했다. 그 모습이 새로웠지만 당당해 보였다. 결혼식 후 식사하며 지인에게 이야기를 하니 요즘은 신부가 홀로 입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손을 넘겨잡는 게 부계사회의 전통에 따라 아버지의 보호 아래에 있다가 남편에게 인도된다는 의미를 Z세대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한다면 신랑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냐고. 결혼식은 주례 없는 결혼식이었다. 주례사를 듣는 대신 신랑 신부는 서로에게 보내는 마음의 편지를 낭독했다. 신부가 신랑에게 마음 깊이 사랑한다는 말로 끝맺자, 하객들은 박수로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신랑과 신랑 친구들의 노래와 춤으로 이어졌다. 한 편의 작은 공연이었다. 결혼식 당사자들이 진정으로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공연 중간 추임새처럼 웃고 즐거운 눈빛을 보내는 하객들도 결혼식에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어 모두 즐거웠다. 주례가 없는 결혼식도 요즘의 대세가 된 결혼식 풍경이다. 예전의 주례와 주례사를 떠올려 보면 결혼식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지만 확실히 지루했다. 은사님이나 사장님 등 자신이 잘 아는 분이라도 훈화 같은 말씀에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내용은 기억나지도 않고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멋진 주례사대로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 많던 주례사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30분이 안 되는 짧은 결혼식 시간이 지루했던 주례사를 조용히 사라지게 만든 것도 있다. 여기에 2030 세대들은 자신들만의 결혼식을 만들어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늦은 나이에 하는 결혼이 많아지면서 더욱 그런 분위기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주례였는데 우리의 전통결혼식에도 주례는 원래 없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서양의 문화가 들어오면서 결혼식에도 주례가 생긴 거였다. 요즘은 결혼식을 간단하게 하고 본인들의 결혼식에 집중하려는 분위기로 인해 주례가 없어지고 있다. 결혼식도 시대를 반영한다. 주례와 주례사 없는 결혼은 누군가 나이 지긋한 분의 권위에 기대어 하는 약속보다 주인공들이 자신들이 하는 말로 서로에게 전하는 약속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환영하는 시대다. 결혼식을 끝내고 첫걸음을 내딛는 한 쌍의 앞날이 행복하길 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1

미세먼지 저감 숲가꾸기 사업 도심 아닌 농촌·산지에 80% 이상 집중

도심 생활권의 대기 질 개선을 목표로 추진된 ‘미세먼지 저감 숲가꾸기 사업’이 본래 취지와 달리 농촌·산지에 집중되며 개발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문경 주흘산 정상에서 시행된 사례는 사업의 실효성과 공익성을 둘러싼 논란을 키우고 있다. 21일 산림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171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미세먼지 저감 숲가꾸기 사업’은 전국 15만5785ha에 걸쳐 솎아베기와 가지치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업의 목적은 도시 내·외곽 산림의 수목 밀도를 조절해 미세먼지 흡착·차단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1762곳의 사업 대상지를 분석한 결과 도심지(동·읍 단위)는 15.3%에 불과한 반면 농촌·산지(리 단위)는 8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업의 핵심인 ‘생활권 인접 산림’이라는 기준이 사실상 무시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 개발사업의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 정황도 확인됐다. 문경 주흘산 관봉(해발 1000m)에서 시행된 사업의 경우 미세먼지와는 거리가 먼 산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숲 가꾸기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작업 현장 사진과 현지 조사 사진을 비교한 결과 큰나무 위주의 간벌로 인해 식생이 단순화되고 산림 구조가 훼손된 정황이 확인됐다. 이는 생태적 가치의 하락 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도시 숲 수목 분포에 따른 대기 중 미세먼지 대기오염 특성 분석 논문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수목의 밀도가 높고 수목의 높이가 높은 지역일수록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높았다. 결국 이번 사업은 미세먼지 저감을 명분으로 시행됐으나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생태 가치 하락과 개발규제 회피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생활권과 거리가 먼 산 정상에서 미세먼지 저감 숲 가꾸기를 시행한 것은 공익을 가장한 개발규제 회피 행위”라며 “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고, 사후 모니터링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 위임사업이라 하더라도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는 주무 기관으로서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고, 부적절한 사업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1

“산불피해 컸지만 쏟아지는 경북 송이" 예상 밖 ‘대풍’

올해 경북 북부 지역 송이 생산이 급증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송이 산지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송이 작황은 예년 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봄 초대형 산불이 경북 북부를 휩쓸었을 때 올 송이 생산 급감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으나 최근 생산량을 보면 이 예측은 빗나갔다. 21일 산림조합중앙회 등에 따르면 영덕군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1만3125㎏(공판 물량 기준)의 송이가 거래돼 작년 같은 기간(8901㎏) 보다 크게 증가했다. 공판 거래액은 23억8544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9억4818만 원)보다 약 20% 늘었다. 산림조합 공판 기준으로 13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송이가 거래된 영덕은 올해 송이 출하 초기 작황이 부진해 한때 선두를 문경에 내주기도 했지만 뒤늦게 쏟아지면서 1위를 탈환했다. 안동시와 청송군은 영덕 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안동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6785㎏의 송이를 거래해 작년 같은 기간(1271㎏) 보다 5배 넘게 늘었고, 청송은 6092㎏으로 작년 같은 기간(1315㎏) 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청송의 공판 거래액도 12억2661만 원으로 작년 같은기간(3억3583만 원) 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이들 지역 역시 지난 3월 말 유례없이 큰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소나무가 자라는 산이 대규모로 훼손되면서 당시 송이 생산이 급감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올해 송이 거래량이 예상 밖으로 급증한 것은 산불 이후 송이 생장에 유리한 기상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9월 이후 한달여째 내리고 있는 비는 송이 서식에 가장 중요한 포자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산에서 나온 송이가 지난해 산불 피해지역에서 나오던 송이 생산량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많이 생산됐다. 산불이 비껴간 봉화군도 예외가 아니다. 올들어 지금까지 3057㎏의 송이가 거래돼 작년 같은 기간(493㎏) 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안동지역 한 임업인은 “올해는 여름 내내 비가 적당히 내려 토양이 촉촉했고, 9월 들어 일교차가 커지면서 송이가 예년보다 훨씬 많이 올라왔다”며 “작년에 비해 산이 한결 건강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윤식·이도훈기자

2025-10-21